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30대 초중반으로 구성된 경제부 금융팀 기자들이 모이면 주로 나누는 이야기는 ‘투자’였습니다. 성공한 투자 이야기는 드물었고 대부분 실패기가 대화의 중심이었습니다. 전세 사기를 당한 사례는 멀리서 찾지 않아도 주변에 수두룩했고, 투자 실패는 당장 팀원들 본인의 사례였습니다. 전세사기와 투자 실패에서 시작된 대출의 늪은 이미 정해진 결말이었습니다. 이 굴레의 주인공은 주로 청년들이었고, 이들은 학교 교육과정부터 사회생활을 하기까지 금융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취재는 시작됐습니다. 실패한 주식 투자자, 전세사기 피해자, 리딩방 피해자 등 피해 사례를 수집했습니다. ‘빚투’로 아파트 보증금은 날리고 손실을 본 30대부터 월급의 80%를 주식 투자했다가 반 토막 났다는 직장인까지 사례는 다양했습니다. 세종시에서 대규모로 오피스텔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한 사례도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유망한 종목을 추천한다는 리딩방은 회비만 월 100만원이 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리딩방에서 찍어준 종목은 테마주나 작전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유혹에 투자자들이 모였습니다.
유튜브에서 추천한 종목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서 손실을 본 MZ 세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유튜브에 떠다니는 허위 정보로 주식을 산 이들도 있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본보의 <BOA 가짜 보고서에 흔들…물어버린 에코개미> 기사가 보도된 후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직접 확인해 가짜 보고서임을 확인한 사례가 대표적이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국내 특정 종목의 매수를 추천했다는 가짜 보고서가 유통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자,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허위 문서임을 확인한 것입니다.
한 달에 수백만원씩 하는 주식 리딩방 피해자들 사례도 수집했습니다. 고수익을 낸다는 광고를 내놓고 정작 투자금만 편취하는 업체들이 수두룩했습니다. 투자 실패는 불법 대출로 이어졌습니다. 고금리로 빌린 돈보다 많은 돈을 갚은 이들은 대부업자들의 협박에도 시달렸습니다. 이 같은 사례들은 1월 9일 1면 기사 <“빚투가 어때”…청춘이 위험하다>와 3면 기사 <불법 사금융까지 손대…빚 무서운 줄 모르는 ‘금융 문맹’>, 1월 12일 1면 기사 <유튜버가 사라면 산다…깡통 차는 ‘묻지마 투자>와 3면 기사 <유튜버 강한 팬덤에 ’무한 신뢰‘…기존 전문가 불신도 한몫>, <“200만원 결제 땐 월 4배 수익 정보” 한탕 유혹 ’거액 유료 리딩방‘ 활개>로 기사화됐습니다.
사례자들을 통해 잇따르는 투자 실패와 늘어나는 대출의 원인을 물었더니 공통적으로 ‘금융교육의 부재’를 이유로 꼽았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물론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 직장인이 된 뒤에도 제대로 된 금융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능 경제를 선택하지 않은 한 고등학생은 교사가 “외고생들 응시가 많으니 다른 과목을 선택하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고교 교사는 “수능 경제를 가르치려면 2~3개 과목 수업을 준비해야 해 교사도 피한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실제 수능 경제를 선택한 학생은 전체 응시자 중 1.1%에 불과했습니다. 구조적 문제가 금융교육을 가로막고 있던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취재 내용은 1월 10일 본보 1면 <“힘든 과목 굳이 뭐하러 배우나” 수능 경제, 교사도 학생도 외면> 기사로 보도됐습니다.
학교 안 금융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현상을 마주하고 학교 밖 금융교육 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방학 중 금융감독원을 찾은 고등학생들이 금융교육을 받는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금융교육을 진행한 금융감독원 강사는 금융교육이 일회성에 그쳐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시간 제약으로 준비한 강의도 다 전달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날 교육을 받은 학생들도 15명에 불과했습니다. 금융교육의 양과 질 모두 아쉬웠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현장 취재가 아니면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금융교육이 진행되는 군부대 현장도 찾아갔습니다. 육군본부의 취재 허가를 받아 찾은 백마부대 장병 교육 현장은 열악했습니다. 제대로 된 교육 장소가 없어 교회 시설에서 금융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마저도 교육이 1시간밖에 진행되지 않아 장병들은 예·적금 같은 기초적 금융교육밖에는 받지 못했습니다. 강사는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투자 방법에 대한 설명은 10분도 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휴대전화 사용으로 코인이나 주식 투자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장병들에게 적합한 교육이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현장 취재 내용은 1월 10일 8면 <민간이 도맡은 금융교육, 일회성 한계…소수 학생만 혜택>, 1월 15일 8면 <병사들 오른 월급 재테크 필요한데…10명중 8명 “교육 전무”> 기사로 보도됐습니다.
선진국의 금융교육은 한국보다 훨씬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영국은 교과 과정에 금융교육을 포함했고, 미국 역시 금융 관련 교육을 의무화했습니다. 싱가포르, 호주도 금융교육을 선진적으로 도입한 사례로 꼽힙니다. 해외 사례는 1월 15일 8면 <영국, 초등 1년생부터 학습…싱가포르, 금융교육 ‘롤모델’>과 <금융, 국영수 못지않게 중요…학교에서부터 교육 시작해야>로 소개됐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이해력 조사 문항도 그대로 지면에 실었습니다. 독자 스스로가 ‘금융 문맹’인지 확인해 보라는 취지였습니다. 금융투자협회 한재영 금융투자교육원장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중단된 금융 교원 연수 재개 소식 등을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투자 실패나 금융 사기로 피해를 본 취재원의 경우 취재원 요구에 따라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조선비즈 <청년빈곤시대> 시리즈와 헤럴드경제 <미래를 저당잡힌 청년들> 시리즈 등이 본보 기획기사 이후 보도됐습니다. 금융이해력 조사, 금융 지식이 부족해 피해를 본 청년들의 사례 등 유사한 보도 방식을 취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금융감독원은 본보의 <부실한 금융교육, 빈곤의 시작> 시리즈 보도 이후 군부대 교육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10명 중 8명은 입대 후 경제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실태를 재점검하는 차원입니다. 금감원 금융교육국은 내부적으로 금융교육 개선안을 마련 중으로, 상반기 중 개선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금융위원회는 본보의 금융교육 시리즈 이후 금융교육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하는 ‘e-금융교육센터’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서민금융진흥원, 예금보험공사와 함께 콘텐츠 제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역시 디지털 경제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기업 방문 등 체험활동 프로그램과 군 장병을 위한 경제교육 체계와 청년 경제교육 콘텐츠를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청년과 군 장병의 경제교육 수강을 장려하기 위해 수료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국민일보 독자위원회는 금융교육 시리즈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국민일보 독자위원회 회의에서 해당 시리즈가 금융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다뤘다고 평가했습니다. 정무경 위원장은 “MZ세대의 이야기, 금융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다뤘다”고 했고, 김의경 위원은 “금융교육 시리즈를 재밌게 봤다”며 주변에 금융 교육이 부족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1회 전체 총평
제401회(2024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3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채널A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시기, 다각도의 취재로 여권 상층부의 갈등 상황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다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팩트체크와 균형감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했다. 4월 총선의 큰 변수로서 보도의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는 8편이 출품됐는데, 한국일보의 <서민금융기관의 민낯, 새마을금고의 배신>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창립 60년을 맞은 새마을금고가 본연의 역할인 서민 대상 대출을 등한시하고 거액의 기업 대출에 몰두하거나 뇌물로 얼룩진 초유의 사태를 취재했다. 전국 지역 금고 1189곳 경영공시 자료를 전수 분석하는 등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를 팀플레이로 이끌어냈다. 그동안 단발적으로 다뤄왔던 사안을 종합 보도했고, 울산, 경남 거제와 고성, 전북 남원과 세종, 경기 안산과 광명 등 지역 금고의 문제점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밀도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 등 편집에서도 돋보인 수작으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12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은 서울신문의 <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보도가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위탁부모 2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위탁부모 17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또 전문가, 현장 공무원, 상담사 등 114명 실태조사를 통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본 데 이어 제도 활성화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위탁부모가 맡아 양육하다가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위탁가족 품에서 성인이 된 경우 등 사례 중심 보도로 몰입력을 높였다. 좌담회까지 많은 취재 분량에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보도가 수상했다. MBC는 292개 전체 사립대에 대해 설립자 친인척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지, 설립자 일가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세습이 진행 중인지 등을 정보공개 청구해 집중력 있고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자의 발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카메라를 들고 현장감 있게 취재한 노고와 끈기가 돋보인 가치 있는 보도였다고 손꼽혔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3개 작품이 도전했는데, 부산일보의 <이재명 대표 피습 추적, 흔들린 지역 의료> 보도가 선정됐다. 부산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서울대병원 전원 배경을 최초로 보도했다. 동시에 피의자 동선 추적에도 집중해 계획범죄를 증명할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지역 응급의료 실태와 전원 체계를 파고들어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민주주의 피습 직후> 보도는 이재명 대표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 방문이라는 통상적인 정치 일정이 순식간에 끔찍한 피습 사건 현장으로 바뀐 긴박한 상황을 포착했다. AP, 로이터 등 통신사를 통해 각국의 주요 외신에도 국내 제1야당 대표의 정치테러 사건 현장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가 언론의 책무임을 잊지 않았다. 정면 승부하는 현장 보도, 저널리즘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는 있다. 이미 다뤄졌던 주제라도 얼마나 공정하고 디테일하게, 기자의 정성과 노력이 담겼는지가 새로움의 원천이다. 오늘도 기자의 진심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