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국립공원 팔공산에 수천t 폐기물이 매립됐다?]
“동네에서 성토 작업이 벌어지는 곳이 있는데 악취가 너무 심해요. 불법 폐기물 아닌가 싶어요.”
지난해 9월 18일, 대구 동구 진인동의 한 주민으로부터 제보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진인동 378번지 일대의 임야에서 불법 폐기물 매립이 의심되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곧바로 찾아간 현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분뇨와 화학약품이 뒤섞인 악취가 먼저 취재진을 덮쳤습니다. 냄새의 근원지는 거무죽죽한 흙무더기. 들끓는 파리 떼와 바닥에 고인 검붉은 침출수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코를 찌르는 악취 때문에 “근처만 지나가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주민들의 증언으로 추정한 폐기물 규모만 수천t에 육박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해당 부지에 인접한 제방 바로 아래로 자연하천인 ‘능성천’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능성천은 상수원보호구역을 거쳐 공산정수장이 있는 공산댐까지 이어집니다. 특히 현장 방문 이후로 비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조속한 조치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이에 현장 조사, 진인동 주민들, 임야 소유주, 성토업체 대표 등을 모두 만나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폈습니다. 특히 불법 폐기물 매립 현장 취재의 경우에는 한국녹색환경협회,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에 동행 협조를 구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려 노력했습니다. 당시 현장에 동행했던 구본호 한국녹색환경협회장은 “사토와 폐기물을 섞어서 불법으로 매립한 사실이 명백해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팔공산 자락에 시꺼먼 폐기물…“취수원까지 흘러갔을 듯”>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팔공산 인근에서 불법 폐기물이 매립되고 있음을 알린 첫 보도였습니다. 이 보도를 계기로 구청 등 관계기관은 해당 부지에 대한 성분 검사에 나서게 됐습니다.
[연휴 틈타 ‘증거인멸’…끈질긴 보도로 실체 파헤쳐]
이번 사건의 불법성을 확신하게 된 것은 취재 착수 이후 문제의 성토업체가 보인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취재 초반부터 업체는 “승인을 받은 재활용 흙”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본지는 9월 21일과 추석 연휴 기간인 10월 1, 2일에 업체가 부지에 매립한 폐기물을 몰래 파내 수거한 정황을 파악했습니다. 업체에서는 “원상복구를 하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증거 인멸 행위라 볼 소지가 다분한 상황이었습니다. 아울러 폐기물을 빼가는 과정에서도 관할 구청의 허가를 구하지 않는 등 불법적인 소지가 있음도 확인했습니다. 이에 추가 취재에 돌입, <팔공산 폐기물 매립 의혹 업체, 연휴 틈타 몰래 파내다 딱 걸려>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곧이어 대구지방환경청과 환경보건연구원의 ‘지정폐기물 검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유해 물질이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에 지역 환경단체와의 논의 끝에 환경부 지정 토양오염조사기관에 ‘토양오염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해당 조사에서는 카드뮴, 비소, 불소 등 7개 항목에서 기준치 이상의 독성 물질 및 중금속 수치가 검출됐다는 결과가 나왔고, <‘독성 불소’ 기준치 94배…팔공산 토양오염 확인>이란 제목으로 이를 보도했습니다.
결국 동구청과 경찰은 각각 토양오염 조사를 실시했고, 각종 독성물질‧중금속 수치가 법적 기준을 훌쩍 넘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환경사범 구속기소 이끈 보도…사태 수습은 현재진행형]
지난 1월에는 검찰이 불법 매립한 성토업자 A(71) 씨를 폐기물관리법위반죄 등으로 지난 22일 구속 기소했고, 범행에 관여한 폐기물 처리업체 운영자 B(39) 씨와 운반기사 C(44) 씨를 폐기물관리법위반죄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는 사실을 확인, 23일 <팔공산 인근 폐기물 2500t 불법매립 3명 법정행>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후부터 후속 기사를 통해 대구 동구청 등 관계기관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1월 30일에는 업체 측이 해당 부지에 약 2천900t의 토양을 반출해갔다는 사실을 파악, 폐기물 처리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살폈습니다. 그 결과 처리 계획서, 배출자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등 절차가 무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상황에 대한 구청의 답변은 황당했습니다. 당초 해당 부지의 매립물이 폐기물이라고 판단했던 구청이 폐기물이 아니라는 업체의 말만 믿고 절차를 무시한 반출을 허용해줬다는 얘기였습니다. 이에 <"폐기물 맞지만 아니다?" 절차 무시한 동구청>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 관할 구청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과정에서 원칙적으로 취재원의 실명을 사용했으며 일부 이름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는 주민은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익명을 사용할 경우에도 해당 취재원이 어떠한 직책을 맡았는지 등을 최대한 명시했습니다. 최초 제보자 및 다른 취재원들과는 이해관계가 전혀 없습니다. 지난해 환경 담당 신중언 기자와 동구청 담당 김주원 기자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이후에는 김지수 기자가 관련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본지 단독보도로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9월 25일 첫 보도 이후 2월 6일까지, 네이버 ‘팔공산 폐기물’ 검색 기준으로 관련 조선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연합뉴스, YTN 등 타매체 보도는 약 45건이 있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연속보도는 대구 동구청과 경찰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게 기여했습니다. 아울러 환경사범들에 대한 사정기관의 수사와 기소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번 보도는 지역사회에서 나름의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동구청장은 취재진에게 직접 연락을 해 해당 부지의 원상복구 및 재발 방지를 직접 약속했습니다. 지난 2월 1일엔 이러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안전 관련 시민단체인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팔공산 자락 불법 폐기물 매립 연속보도는 대구 동구 팔공산 일대에서 암암리에 벌어지던 불법 폐기물 매립의 실체를 고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만약 끈질긴 보도를 이어가지 않았더라면 이번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묻혔을 테고, 환경사범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울러 후속보도를 통해 관계기관의 대처 미흡 등을 지적하며 경찰 수사 등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또 검찰에서 환경사범 일당 4명을 기소함으로써 잠재적 범행을 억제하는 역할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고, 취재원을 보호했으며 중립적인 자세로 취재‧보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없었습니다. 외부 지원도 받지 않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1회 전체 총평
제401회(2024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3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채널A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시기, 다각도의 취재로 여권 상층부의 갈등 상황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다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팩트체크와 균형감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했다. 4월 총선의 큰 변수로서 보도의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는 8편이 출품됐는데, 한국일보의 <서민금융기관의 민낯, 새마을금고의 배신>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창립 60년을 맞은 새마을금고가 본연의 역할인 서민 대상 대출을 등한시하고 거액의 기업 대출에 몰두하거나 뇌물로 얼룩진 초유의 사태를 취재했다. 전국 지역 금고 1189곳 경영공시 자료를 전수 분석하는 등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를 팀플레이로 이끌어냈다. 그동안 단발적으로 다뤄왔던 사안을 종합 보도했고, 울산, 경남 거제와 고성, 전북 남원과 세종, 경기 안산과 광명 등 지역 금고의 문제점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밀도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 등 편집에서도 돋보인 수작으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12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은 서울신문의 <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보도가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위탁부모 2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위탁부모 17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또 전문가, 현장 공무원, 상담사 등 114명 실태조사를 통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본 데 이어 제도 활성화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위탁부모가 맡아 양육하다가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위탁가족 품에서 성인이 된 경우 등 사례 중심 보도로 몰입력을 높였다. 좌담회까지 많은 취재 분량에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보도가 수상했다. MBC는 292개 전체 사립대에 대해 설립자 친인척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지, 설립자 일가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세습이 진행 중인지 등을 정보공개 청구해 집중력 있고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자의 발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카메라를 들고 현장감 있게 취재한 노고와 끈기가 돋보인 가치 있는 보도였다고 손꼽혔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3개 작품이 도전했는데, 부산일보의 <이재명 대표 피습 추적, 흔들린 지역 의료> 보도가 선정됐다. 부산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서울대병원 전원 배경을 최초로 보도했다. 동시에 피의자 동선 추적에도 집중해 계획범죄를 증명할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지역 응급의료 실태와 전원 체계를 파고들어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민주주의 피습 직후> 보도는 이재명 대표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 방문이라는 통상적인 정치 일정이 순식간에 끔찍한 피습 사건 현장으로 바뀐 긴박한 상황을 포착했다. AP, 로이터 등 통신사를 통해 각국의 주요 외신에도 국내 제1야당 대표의 정치테러 사건 현장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가 언론의 책무임을 잊지 않았다. 정면 승부하는 현장 보도, 저널리즘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는 있다. 이미 다뤄졌던 주제라도 얼마나 공정하고 디테일하게, 기자의 정성과 노력이 담겼는지가 새로움의 원천이다. 오늘도 기자의 진심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