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경향신문 신년기획 ‘중도, 그들은 누구인가’는 한국 사회가 진영으로 나뉘어 정서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도층에 주목한 기획입니다.
최근 유력 정치인에 대한 잇따른 테러에서 보듯 소모적 갈등과 대립을 반복하는 정치가 한국 사회를 극단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보·보수에 속하지 않은 ‘중도’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이러한 위기 의식의 발로입니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중도를 이야기하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보·보수가 대결하는 구도에서 중도 유권자가 선거의 승자를 결정한다는 현실적 이유에서입니다. 장기 패널 여론조사에서도 스스로를 중도로 생각하는 시민이 늘고 있습니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한쪽 이념에 매몰되지 않은 중도가 균형을 잡아줄 것이란 기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도에 대한 정치권의 구애와 사회적 관심에 비해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와 분석은 빈약했습니다. 중도는 단일한 집단인가, 중도는 정치와 사회에 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가, 중도는 어떤 투표 행태를 보이는가. 과연 중도는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는가.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이 ‘중도 대해부’에 나선 이유입니다.
막연한 중도층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했습니다. 기존 전화 설문조사로는 문항 열 개 남짓도 묻기 어렵고, 대면 인터뷰로는 많은 의견을 청취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선 중도층의 구체적 의견과 선호를 분석하기 위해 총 173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대규모(전국 1533명 대상) 웹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설계와 분석의 심층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자문단(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박선경 고려대 글로벌한국융합학부 교수, 신현기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 허석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을 구성해 중도층에 대한 정교한 탐구를 시작했습니다.
■보도 과정
취재팀은 설문조사와 전문가 분석, 시민 인터뷰 등을 통해 중도가 단일한 집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중도의 성격에 대한 학술적 연구는 있었지만, 이들의 구체적 실체를 언론이 규명해낸 것은 처음입니다. 기획 전반에 걸쳐 이번 기획에서 밝힌 두 중도 집단(방관자와 심판자)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중도의 모습을 그려나갔습니다.
1회에선 한국 중도층의 실체를 제시했습니다. 중도층이 투표도 안하고 입장도 없는 수동적 존재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진보·보수 못지않게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은 집단을 중도 내부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전체 유권자 다섯 명 중 한 명(21%)으로 적지 않은 규모였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잘잘못을 가려 결정을 내리는 ‘심판자 중도’입니다. 기존 정치권 강경파들이 온건한 중도층에 대한 고려없이,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는 데 대해 데이터를 통해 비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발견입니다.
2회에선 한국 사회 보수-중도-진보가 사회적 의제·정책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현안 각각에 관한 여론 지형을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념 성향별 정책 선호도를 실증적으로 대비했습니다. 대체로 ‘진보는 진보답게, 보수는 보수답게’ 답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중도층 여론은 진보·보수의 입장 사이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중도가 일정한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특히 중도는 이념에서 자유로운 만큼 정책 선호에 있어 ‘양가적’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시민들의 현안들에 대한 입장차를 확인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의 시작이 될 수 있고,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 정책 경쟁을 하는데 있어서도 유의미합니다.
3회는 총선을 앞두고 현실 정치 전망을 했습니다. 기존 정치 설문조사가 정권 ‘안정론 대 견제론’을 물어보는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선 ‘여야 심판론’을 각각 물었습니다. 현재 정부·여당과 거대 야당 둘 다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큰 상황을 고려했습니다. 네 유형으로 분류한 각 심판론에서도 중도층의 ‘캐스팅보터’ 역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낮은 호감도에선 현재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4회는 정치인과 일반인의 이념적 분포를 비교해 의미있는 시도였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었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일반 시민 대상 여론조사 문항의 일부를 뽑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앞서 실시한 시민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를 했습니다. 국회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단순 의견 취합이 아닌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례적인 시도입니다. 그 결과 정치인들이 일반 시민들보다 정치인들이 이념적으로 양극화되어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종 정책에 관한 시민사회 내 견해차보다 국회 내 이견의 폭이 더 넓다는 사실이 확인한 것입니다.
5회부터는 양극화된 현실을 넘어서기 위한 고민과 제언을 담았습니다. 5회에선 정치권의 표심 구애 대상에서도 벗어나있는 ‘비자발적 중도’가 왜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었는지에 대해 전했습니다. 6회에선 ‘소셜디자이너 두잉’과 함께 참가자들이 서로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역할 실험’을 시도했습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로부터 의미있는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보여줬지만, 이념에 따라 나뉜 분열의 골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설문조사에서 ‘지지정당이 다른 사람과 직장동료/친구/배우자로 지낼 수 있을지’ 묻는 질문으로 확인한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도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7회에선 생애 첫 투표를 앞둔 청소년 정당인을 통해 ‘하고 싶은 정치’, 팬덤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현직 국회의원을 통해서는 ‘하기 싫은 정치’의 모습을 들었습니다. 마지막 8회 집담회에선 전문가들의 밀도있는 분석을 통해 현실 정치 변화를 위한 제언을 정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별도의 제보자 없이 자체적으로 기획을 구성했습니다. 숫자만 나열된 전형적인 여론조사 기사의 틀을 피하기 위해 시민 인터뷰와 현장 취재를 병행했습니다.
설문조사 응답자 40명을 대상으로 심층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답변의 구체적 이유를 듣고, 그들의 선호를 파악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기사의 신뢰성을 위해 사전 동의를 받고, 인터뷰이 대부분을 실명으로 등장시켰습니다.
지난해 12월13일부터 올해 1월4일까지 21대 국회의원(총 298명 가운데 구속 중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2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59명(53.5%)이 답변을 완료한 ‘국회의원 설문조사’는 저널리즘의 역할에 충실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현재 한국사회 현안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이들의 이념 성향은 어떠한 지를 살펴보기 위해 각 의원실에 일일이 접촉해 설문을 요청했습니다. 긴 조사 기간에도 과반을 약간 넘긴 응답률에서 보듯 쉽지 않은 취재였고, 언론에서 이 정도 답변을 끌어낸 것도 드문 사례입니다. 21대 국회에 대한 역사적 기록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단편적인 인터뷰가 아닌 시민 30명을 한 자리에 모아 상호작용을 하도록 한 인지실험도 흔치 않은 시도였습니다. ‘비자발적 중도’로 명명한 지방 산단 청년들의 정치적 선택에 주목한 것도 의미있는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 2회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은 정책 현안 질문을 인터랙티브 콘텐츠 ‘당신의 정치 성향 깐부는?’(https://www.khan.co.kr/kh_storytelling/2024/polisurvey/)으로 제작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시민들이 자신의 답변을 통해 스스로 이념 위치를 확인하고, 설문 결과와 비교하도록 해 정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시도였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정치적 양극화와 시민들의 이념 성향 이슈는 끊임없이 언론에서 다루는 이슈이기 때문에 관련 보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중도층’에 주목해 그들의 실체를 규명하고, 양극화를 넘어설 방안을 모색한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정치를 주제로 한 담론 기획의 특성상 타사에서 직접적으로 후속 보도를 이어가진 않았습니다. 다만 소셜미디어나 포털, 온라인커뮤니티에서 기사를 소재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학계나 정치권에선 이례적으로 중도층을 다룬 기획에 주목해 자료 공유 요청들이 있었습니다. 전문가 자문단의 제안에 따라 한국사회과학자료원(KOSSDA),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에 설문자료를 아카이빙해 연구자들과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기획과 관련한 후속 제도 개선 등은 없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당사자의 취재 동의를 우선으로 하고 언론 윤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심각한 상황에서 편가르기나 싸움 붙이기가 되지 않도록 기사의 균형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1회 전체 총평
제401회(2024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3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채널A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시기, 다각도의 취재로 여권 상층부의 갈등 상황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다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팩트체크와 균형감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했다. 4월 총선의 큰 변수로서 보도의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는 8편이 출품됐는데, 한국일보의 <서민금융기관의 민낯, 새마을금고의 배신>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창립 60년을 맞은 새마을금고가 본연의 역할인 서민 대상 대출을 등한시하고 거액의 기업 대출에 몰두하거나 뇌물로 얼룩진 초유의 사태를 취재했다. 전국 지역 금고 1189곳 경영공시 자료를 전수 분석하는 등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를 팀플레이로 이끌어냈다. 그동안 단발적으로 다뤄왔던 사안을 종합 보도했고, 울산, 경남 거제와 고성, 전북 남원과 세종, 경기 안산과 광명 등 지역 금고의 문제점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밀도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 등 편집에서도 돋보인 수작으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12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은 서울신문의 <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보도가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위탁부모 2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위탁부모 17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또 전문가, 현장 공무원, 상담사 등 114명 실태조사를 통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본 데 이어 제도 활성화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위탁부모가 맡아 양육하다가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위탁가족 품에서 성인이 된 경우 등 사례 중심 보도로 몰입력을 높였다. 좌담회까지 많은 취재 분량에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보도가 수상했다. MBC는 292개 전체 사립대에 대해 설립자 친인척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지, 설립자 일가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세습이 진행 중인지 등을 정보공개 청구해 집중력 있고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자의 발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카메라를 들고 현장감 있게 취재한 노고와 끈기가 돋보인 가치 있는 보도였다고 손꼽혔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3개 작품이 도전했는데, 부산일보의 <이재명 대표 피습 추적, 흔들린 지역 의료> 보도가 선정됐다. 부산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서울대병원 전원 배경을 최초로 보도했다. 동시에 피의자 동선 추적에도 집중해 계획범죄를 증명할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지역 응급의료 실태와 전원 체계를 파고들어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민주주의 피습 직후> 보도는 이재명 대표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 방문이라는 통상적인 정치 일정이 순식간에 끔찍한 피습 사건 현장으로 바뀐 긴박한 상황을 포착했다. AP, 로이터 등 통신사를 통해 각국의 주요 외신에도 국내 제1야당 대표의 정치테러 사건 현장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가 언론의 책무임을 잊지 않았다. 정면 승부하는 현장 보도, 저널리즘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는 있다. 이미 다뤄졌던 주제라도 얼마나 공정하고 디테일하게, 기자의 정성과 노력이 담겼는지가 새로움의 원천이다. 오늘도 기자의 진심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