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1월 10일 퇴근 중인 기자한테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설계개반본부가 김천으로 이전될 위기에 놓였답니다.”, “어디요? 원자력.. 머요?”, “본사가 김천에 있는 한전기술 산하 원자력설계...”, “그럼 그거 노무현 정부 때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으로 옮긴 거 아녜요?”, “그렇긴 한데 이건 성격이 다릅니다. 원전 기술력이 상당히 저하될 우려가.. 그것도 당장 3월, 총선 전에 이전한대요.”
전화 내용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김천으로 이전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랴?’ 당장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원자력설계개발본부(이하 원설본부)가 소속도 아닌 원자력연구원 안에 있는 것부터 무슨 일을 하는 지, 왜 김천으로 그렇게 빠르게 이전을 추진하는 지 등 모든 게 백지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원설본부의 김천 이전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데다, 이를 강제 추진한 해당 지역구 의원의 정치적 이익 말고는 어떤 타당성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경기도 용인에서 김천으로 옮긴 한전기술 본사와 달리, 원설본부는 지방에서 지방으로의 이전인데다, 세계 3위의 원전 기술력과 원자력 생태계 파괴, 보안유출 등의 우려가 높고, 심지어 이를 감지한 10년 차 고경력 연구원들이 이미 지난 연말 2명이나 퇴사했고, 이전하면 퇴사를 고려한다는 이야기들을 접해들으니 더 지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꼬박 하루, 원설본부와 원전기술 본사, 원자력연구원, 관련 국회의원실, 산업자원부, 송언석 의원 발언 확보 등 대형 사건사고에 준하는 취재 끝에, 여당 실세 의원 몇 마디에 단 3개월 만에 이전이 졸속 추진됐고, 연구원과 가족 1천여 명은 집도 장만하지 못한 채, 김천으로 반강제적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에는 총 7명의 익명취재원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기사에 적시했다시피 모두 원설본부 연구원들이자, 대전시·산업자원통상부 담당 부서 관계자들입니다. 특히 연구원들은 취재기자와는 어떤 이해관계도 없으며, 모두 자발적으로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과 원전 협업 기능 약화, 점진적인 우수 인력 유출 등을 우려하는 당사자들이었습니다. 또한 대전시, 산업부 관계자들은 업무 특성상 신분 노출을 꺼려해서 부득이 익명 처리했습니다. 특히 원설본부 연구원들은 발언의 특성 상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불이익 때문에 취재에 소극적인 것이 일반적인데 오히려 젊은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지방에서 지방으로 이전의 부당함’이나 ‘일방적이고 반강제적인 막무가내 이전의 고충’ 등을 진심어리 게 토로하는 생활인들이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대전MBC는 본 ‘원설본부 졸속·강제 이전’을 1월 19일 최초 보도했습니다. 본 보도 이전 타사의 선행뉴스나 어떤 보도도 없었습니다. 본 보도가 19일 금요일에 나간 후 한전기술노조와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실 등이 함께 22일 월요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원설본부 졸속·강제 이전’을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연합뉴스나 뉴스1 등 통신사는 물론 대전일보와 충청투데이, 중도일보 등 지역 주요 일간지와 세계일보 등 중앙지, TJB(대전방송)까지, 원설본부 이전의 부당함을 담은 후속 보도가 22일과 23일에만 수십 건 이어졌고, 대전시의 입장 발표와 이상민 의원-이장우 시장과의 회동을 전후한 지금까지 원설본부 졸속 이전과 원전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기획 기사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대전 유성을 지역구로 하는 국민의힘 이상민 의원이 본 보도 이후 1월 23일 이장우 대전시장과의 현안 논의 자리에서 이 문제를 회담 첫 머리에서 제기해 주요 공감대로 확산됐고, 뒤늦게 사태 심각성을 파악한 대전시도 원설본부 대전 잔류 의견을 담은 친전을 지난 1월 26일 대통령실에 보냈습니다. 조승래 의원은 또 1월 26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을 만나 요지부동이던 이전 강행 방침에서 ‘유연한 재고’라는 입장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원설본부와 관계된 원자력연구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등 7개 원자력 유관 기관 조합원으로 구성된 원자력노동조합연대는 공동성명을 내고, 핵심 기술인력 유출과 현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나아가 원자력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들을 내기 시작햇고, 원설본부 31개 관련 연구기관, 회사들로 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대전시와 한전기술노조는 나아가 대전시민사랑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이전 계획 백지화를 촉구하는 집회와 피켓팅, 거리선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나아가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은 두 차례나 김천으로 이전했다가 업무 비효율과 협업기능 약화로 대전으로 재이전한 원설본부의 이전 시도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대전MBC 보도에서처럼 원설본부 이전계획 변경이 필요하고, ‘같은 지방에서 지방으로의 이전’이나 ‘현저한 기술력 저하가 우려될 때 ’이전 대상에서 예외‘ 조항 등을 담은 ’지방분권균형발전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취재는 국가보안시설인 원자력연구원 안에 위치해 있어 접근이 쉽지 않은 원자력설계개발본부에 들어가 20여 명의 연구원들을 심층 취재해 보도의 깊이와 신뢰도를 높였고, 정치권의 힘의 논리로 국가과학기술의 경쟁력이 크게 하락할 뻔한 사건을 공론화시키고, 실제 이전 작업을 잠정 중지시킴과 동시에 대전시민 145만 명을 감시자로 만들고, 정부 고시와 관련법 개정 작업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을만합니다.
또한 국가보안시설에 들어가 취재를 함에 있어서 원자력연구원 등을 통해 하루 전 출입절차나 노출 가능 연구동 등의 충분한 협의 안에서의 취재, 촬영을 진행해 언론윤리강령 위반이나 관련기관들의 문제제기 역시 없음을 확인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대전MBC 기자들이 본 취재를 함에 있어서 어떤 외부의 물질적, 재산적 지원이 없었고, 한전기술본사나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 측으로부터도 반론 또는 이의제기도 없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 신청 여부 또한 없습니다.
차량 엔진에 해당하는 연구를 하는 원설본부와 규제, 관련 기관, 회사들이 집적돼 있어야
세계 3위의 대한민국 원전 생태계가 유지, 발전될 수 있다는 점을 수면 위로 끌러올리고,
깜깜이 추진되던 이전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이 의미가 큽니다.
더구나 대전 또한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인 혁신도시로 지정된 만큼 지역에서 지역으로의 이전 문제점 또한 이번 보도를 통해 공론화시켰고, 관련 기관과 정치권 차원에서 제도 개선에 착수하도록 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대전MBC는 원설본부 이전이 원천 무효화되고 현 위치에 잔류해 해체기술과 더볼어 세계 3위인 우리 원전 기술이 안정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후속 보도를 이어갈 것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401회 전체 총평
제401회(2024년 1월)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11개 부문에 58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3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채널A의 <대통령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채널A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위원장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시기, 다각도의 취재로 여권 상층부의 갈등 상황을 단독 보도했다. 특히 다수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팩트체크와 균형감 있는 보도를 위해 노력했다. 4월 총선의 큰 변수로서 보도의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는 8편이 출품됐는데, 한국일보의 <서민금융기관의 민낯, 새마을금고의 배신>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창립 60년을 맞은 새마을금고가 본연의 역할인 서민 대상 대출을 등한시하고 거액의 기업 대출에 몰두하거나 뇌물로 얼룩진 초유의 사태를 취재했다. 전국 지역 금고 1189곳 경영공시 자료를 전수 분석하는 등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를 팀플레이로 이끌어냈다. 그동안 단발적으로 다뤄왔던 사안을 종합 보도했고, 울산, 경남 거제와 고성, 전북 남원과 세종, 경기 안산과 광명 등 지역 금고의 문제점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밀도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 등 편집에서도 돋보인 수작으로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12편의 작품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은 서울신문의 <잠시만 부모가 되어주세요> 보도가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위탁부모 2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위탁부모 17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또 전문가, 현장 공무원, 상담사 등 114명 실태조사를 통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짚어본 데 이어 제도 활성화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위탁부모가 맡아 양육하다가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거나 위탁가족 품에서 성인이 된 경우 등 사례 중심 보도로 몰입력을 높였다. 좌담회까지 많은 취재 분량에도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사립대는 누구의 것인가? 이사장과 족벌왕국> 보도가 수상했다. MBC는 292개 전체 사립대에 대해 설립자 친인척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지, 설립자 일가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세습이 진행 중인지 등을 정보공개 청구해 집중력 있고 구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자의 발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카메라를 들고 현장감 있게 취재한 노고와 끈기가 돋보인 가치 있는 보도였다고 손꼽혔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3개 작품이 도전했는데, 부산일보의 <이재명 대표 피습 추적, 흔들린 지역 의료> 보도가 선정됐다. 부산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서울대병원 전원 배경을 최초로 보도했다. 동시에 피의자 동선 추적에도 집중해 계획범죄를 증명할 단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단은 지역 응급의료 실태와 전원 체계를 파고들어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 의미 있는 기사라고 평가했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민주주의 피습 직후> 보도는 이재명 대표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 방문이라는 통상적인 정치 일정이 순식간에 끔찍한 피습 사건 현장으로 바뀐 긴박한 상황을 포착했다. AP, 로이터 등 통신사를 통해 각국의 주요 외신에도 국내 제1야당 대표의 정치테러 사건 현장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이번 제40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가 언론의 책무임을 잊지 않았다. 정면 승부하는 현장 보도, 저널리즘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는 있다. 이미 다뤄졌던 주제라도 얼마나 공정하고 디테일하게, 기자의 정성과 노력이 담겼는지가 새로움의 원천이다. 오늘도 기자의 진심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