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MBC는 지난 1월 28일부터 4개월째 ‘버닝썬 게이트’ 보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버닝썬 관련 사건을 취재하던 중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버닝썬에 빈번하게 출입하고, 버닝썬 직원(MD)들과 어울리면서 필로폰을 비롯한 마약류를 투약한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이런 말을 해 준 사람은 한 두명이 아니었습니다. 황 씨가 일반 연예인은 아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 잘 알려진 인물이고, 국내 대기업 3세인만큼 충분히 취재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MBC는 황하나 씨가 지난 2011년 대마초 흡입으로 한 차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황 씨와 관계된 과거 판결문들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황하나 씨가 2015년 9월 당시 대학생이었던 조 모씨의 필로폰 투약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확인한 해당 사건의 판결문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하룻밤 사이 한 명이 투약하기에 너무 많은 양의 마약류를 조 씨 혼자 투약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한 것은 판결문에 마약류를 공급한 인물로 적시된 황하나 씨가 이 건과 관련해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황하나 씨는 당시 기소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마약류를 투약한 사람보다 공급한 사람을 더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상식인데, 검찰이 황 씨를 재판에 넘기지도 않았다는 건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재벌3세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부실수사, 봐주기 특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습니다.
취재진은 본격적으로 황하나 씨 주변 인물들을 찾기 시작했고, 황 씨와 친분이 있는 제보자를 접촉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2015년 당시 황하나 씨가 마약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영상, 그리고 황 씨가 자신의 경찰 고위층과의 인맥을 자랑하는 녹취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방송된 “우리 아버지가 경찰청장과 베프”라고 말하는 황하나 씨 목소리는 그대로 전파를 탔고, 대중들의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4월 2일 첫 보도를 시작으로 MBC는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의혹과 석연찮은 경찰의 수사 과정을 집요하게 취재했습니다. 황하나 씨는 MBC의 첫 보도가 나간 지 이틀 만에 긴급체포 됐고, 곧 구속됐습니다.
황하나 씨의 구속은 또 다른 사건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유명 연예인 박유천 씨의 마약투약 의혹이 드러난 것입니다. MBC는 황하나 씨 사건을 맡은 경기남부경찰청을 취재하는 동안 황 씨가 “박유천 때문에 마약을 다시 하게 됐다”고 진술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이 자신을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박유천 씨는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어 본인은 마약을 결코 한 적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MBC는 이미 경찰이 박유천 씨의 마약투약 혐의점을 잡고 수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박 씨의 기자회견과 관계없이 경찰이 황하나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고, 곧 경찰이 박 씨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경찰은 박유천 씨가 필로폰을 구매한 정황, 박 씨 손등에 주사자국 등을 증거로 확보하고 있었는데, MBC는 이런 경찰 수사 과정을 차례로 보도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박유천 씨의 필로폰 양성반응까지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박유천 씨는 구속됐고 한사코 부인해 오던 마약 투약 혐의도 전부 인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팀은 최초 황하나 씨 마약류 투약과 경찰 유착 의혹을 보도하는 동안 익명의 취재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취재원이 황하나 씨와 상당기간 친분을 유지하면서 황 씨의 평소 언행과 행동을 지켜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보자는 취재진과 만나 황하나 씨의 마약투약 의혹에 대한 구체적 정황들을 설명했습니다. 시간과 장소는 물론 당시 상황에 대해 명확하게 기억해 진술했기 때문에 제보자의 증언을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제보자는 또 황 씨가 한창 마약을 투약하던 당시 지인들과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을 취재진에 제공했습니다.
MBC는 황 씨가 평소 SNS에 남긴 글과 황 씨를 안다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추가 취재, 그리고 사건을 맡아 수사하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에 대한 취재를 거쳐 황하나 씨의 마약류 투약 의혹에 대해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별도로 황하나 씨가 준 필로폰을 혼자 투약했다고 판결문에 적시된 조 씨에 대해서도 알아보던 도중 핵심 관계자로부터 또 다른 제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 씨와 친분이 있다는 이 익명의 제보자는 조 씨가 황하나 씨로부터 1억원의 현금을 받고, 황하나 씨의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에 함구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제보해 줬습니다. 이를 근거로 MBC는 당시 사건이 석연치 않게 무마된 과정에 대해서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MBC가 황하나 씨의 마약류 투약 의혹과 경찰유착 의혹에 대해 처음 보도하기 전날(4월 1일) <일요시사>에서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냈습니다. 해당 보도 역시 황하나 씨가 등장하는 판결문을 근거로 작성됐고, 황 씨를 소환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황 씨가 마약류에 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영상이나, 황 씨가 주변에 자신의 인맥을 자랑했다는 녹취 등에 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MBC가 처음으로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의혹 영상과 경찰 유착 의혹 관련 녹취를 공개하자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매체들이 황 씨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SBS와 KBS 등 지상파 경쟁 매체를 비롯해 종합편성채널들, 그리고 수많은 인터넷 매체들이 황하나 씨의 관련 의혹 보도에 뛰어들었습니다.
박유천 씨의 마약류 투약 의혹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MBC가 경찰 수사 내용을 토대로 연일 단독보도를 쏟아낸데 이어, 박 씨의 마약류 양성반응 결과 보도는 방송이 나가자마자 모든 언론들이 MBC 보도 내용을 그대로 받아 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황하나 씨에 대한 MBC의 보도가 시작되자 지지부진했던 경찰 수사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등 황하나 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은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지만, MBC 보도가 나간 지 이틀 뒤 황하나 씨는 병원 폐쇄병동에서 긴급체포 됐습니다. 경찰 수사를 ‘입원’이라는 방법으로 피해보려 했던 황 씨의 꼼수는 돈과 권력이 있으면 공권력을 비껴갈 수 있다고 믿는 철없는 재벌3세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경찰도 2015년 9월 조 모씨 판결문 사건에서 황하나 씨를 기소하지 않고, 심지어 소환조사 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종로경찰서 수사관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MBC 보도의 정점은 박유천 씨의 구속이었습니다. 팬들과 언론 앞에서 결백을 주장했던 박유천 씨의 말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박 씨는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게 됐고 소속사와 계약도 해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박 씨의 구속은 일개 연예인의 몰락을 넘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마약류를 접할 수 있다는 우리 사회의 취약점을 보여준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유명인의 마약 투약 사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경찰의 마약류 단속도 확대됐습니다. SK와 현대가 3세가 변종대마를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황하나 씨와 마찬가지로 재벌3세들의 일탈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방송인 로버트 할리 씨 역시 마약 투약 혐의가 드러나면서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MBC 보도 이후 재벌가와 연예인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마약 수사와 단속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MBC가 ‘버닝썬 게이트’를 처음 보도하면서부터 유지한 원칙은 ‘유명인을 끌어들여 관심몰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이번 황하나 씨와 박유천 씨 보도가 자칫 이 원칙을 위배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황하나 씨 사건을 보도하는 동안 초점을 맞춘 부분도 단순히 황 씨가 마약류를 투약했다는 점이 아니라 사건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분이었습니다. MBC는 이에 대해 끊임없이 파고들어 반복적으로 의혹을 제기했고, 그 결과 경찰 역시 과거 종로경찰서 수사관들이 경찰이 황하나 씨가 남양유업 3세라는 사실을 알면서 봐줬다는 것을 시인했습니다.
박유천 씨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많은 언론들이 마약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박 씨가 머리 색깔을 몇 번 바꿨는지 보도하는 동안 MBC는 경찰이 확보한 증거들이 무엇인지 확인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이에 취재진은 박 씨가 마약 중간상 계좌에 돈을 입금하고, 마약류를 찾아오는 CCTV를 경찰이 확보했다는 사실을 다른 언론사보다 앞서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박유천 씨의 마약류 양성반응을 확인했다는 결정적 보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경찰 수사 내용을 근거로 MBC가 박유천 씨의 마약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동안 박 씨의 변호사가 MBC의 보도가 거짓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박 씨가 모든 혐의를 자백하면서 변호사는 결국 박씨의 변호를 그만 둔다 선언했습니다.
MBC는 또 2015년 9월 황하나 씨의 마약 공급 의혹 사건과 관련해 사건의 당사자인 조 씨로부터 언론중재위원회 손해배상청구 받았지만, 중재위는 불성립 결론을 내렸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4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 심사에서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 등 세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는 휴대전화 속에서 독버섯처럼 퍼져나간 중대한 사회 현안을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집요하게 이슈화했고, 끈질긴 취재를 통한 후속 보도로 사건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일행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국내외 피해 여성을 직접 만나 장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사건의 전모와 심각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들의 성폭행 규모와 유형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판단, 후속 보도를 통해 경찰수사를 이끌어낸 데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는 심사위원들이 조선일보의 단독보도인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조선일보 보도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건축 건물에 대한 대출과정과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 등을 집요하게 취재해 고위공직자의 해이한 부동산 보유과정을 낱낱이 파헤쳤다는 점을 평가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보도는 김 전 대변인이 정부가 수많은 부동산 규제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투자를 억제하는 와중에 재개발 건물을 샀다는 점,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와 그 과정에서의 대출 의혹에 관한 후속 기사를 3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함으로써 대변인 사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점이 수상을 확정짓는 결정타가 됐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타 언론과의 최초 보도시간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고, 치열한 취재정신과 후속 보도에 따른 파급 효과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은 전문성 부족 등에 따른 취약 분야인 제약부문에서 집중적인 추적보도를 펼친 결과, 국내의 취약한 신약 허가과정의 의혹을 파헤쳤다는 점이 인정돼 수상작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제약분야의 특성상 난해한 전문용어 해석과 신약 개발과정 분석에 따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약 검증과정의 허점과 관련 논문의 문제점을 낱낱이 분석하는 등 집요한 취재를 통한 보도가 돋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의학전문기자를 중심으로 인보사의 성분과 허가 과정에 대한 집중 취재를 시작해, 인보사의 핵심 성분인 ‘293세포’가 종양 유발 가능성 세포라는 사실을 파헤치는 등 끈질긴 후속보도를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이웃, 주민과의 갈등 속에 벌인 폭력이 살인까지 이어진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보도한 중앙일보의 <‘안인득 어떻게 괴물됐나’…42년 안인득을 따라가 참사 전조 파악>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범인이 이웃 주민 집에 찾아가 오물을 뿌리는 영상을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하는 등 그의 평소 기행과 끔찍한 사건을 벌인 범행과정 전반을 집중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조현병 환자가 벌일 수 있는 심각한 범행에 대한 높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됐다. 또 매 단계마다 드러난 사회 제도의 미비점을 조목조목 짚는 방향으로 기획 내용의 범위를 넓힌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 됐다.
한겨레신문의 <여의도 농부님, 사라진 농부들>은 국회의원의 농지매입 과정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수작이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평가였다. 국회의원 재산 공개내역을 통해 파악한 국회의원 소유의 논과 밭을 제보자, 취재원, 조력자 없이 오직 노트북 한 대를 들고 홀로 전국을 돌아 발로 뛰는 현장 취재를 통해 파악해낸 결과라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중앙언론사의 기자가 전국 각지의 지역 취재현장을 누비며 심층취재를 통해 보도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한 부산일보의 <미군, 부산항 8부두 생화학 실험의혹> 보도는 미국 국방부가 부산항 8부두에서 올해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 생화학 실험이 포함된 이른바 ‘주피터 프로젝트’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을 미 국방부의 문건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이 보도는 문건에서 이 프로젝트가 ‘살아있는 매개체’ 실험이 포함돼 있다고 명시된 가운데 미국 내 사막 한가운데서 하는 실험을 부산항 8부두와 같은 인구밀집 지역에서 한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는 전문가의 우려도 제기했다. 다만, 이번 보도는 ‘생화학 실험’의 실행 여부를 실체적으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주한미군 관련 보도의 특수성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을 집요하게 취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최종 수상작 결정이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