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흔히 산불은 원인이 나오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산 인근 민가는 늘 피해만 보고 살아야 할까요? 취재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마치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치부되는 산불 발생에 의문을 던지고, 원인 규명에 최대한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산불도 어느 화재 사건처럼 제대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지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대책도 제시하고, 이후에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불 사고에도 ‘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이번 고성·속초 산불은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전신주에서 불꽃이 튀는 영상이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알려진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제 관심사는 전신주를 관리하는 한국전력공사에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전이 관리하는 전신주에서 고성·속초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왜’ 불이 발생했는지 최대한 답을 찾고자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단독]고성 산불 원인이 '미세먼지'?…한전 책임회피 논란
사고원인을 취재하던 중 한전이 경찰 조사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진술을 했다는 사실을 단독으로 파악했습니다. 한전이 경찰 조사에서 ‘미세먼지’를 꺼내 들고 나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경찰은 사고가 난 곳 외에 ‘덮개 안(개폐기와 리드선과의 접합점)’에서 나뭇가지와 먼지 등 이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혀 한전의 시설관리 소홀 문제를 더욱 강하게 제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고성 산불원인 '쟁점'…"한전 책임 자유로울 수 없어"
한전에서 주장했다고 알려진 ‘미세먼지’ 가능성이 실제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지 전문가들 입장을 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말을 아꼈지만, “개폐기 등을 관리하는 주체는 한전인 만큼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책임론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단독]고성 산불 책임론 대두된 한전, 정작 안전점검은 '외주화'
‘그렇다면 한전은 안전점검을 제대로 했을까?’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직접 확인해야 했습니다. 한전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취재진에게 “직접 한전에서 잘 관리하고 있다”고 몇 차례 말했습니다. 한전 측에 계속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한전은 안전점검이 이뤄졌다는 날짜가 포함된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료에는 당초 한전에서 확인해준 정밀 안전점검 날짜와 다르게 적혀있는 것은 물론, 안전점검이 외주화로 진행됐다는 정보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특히 취재결과 정밀 안전점검에 걸리는 시간은 고작 55초로,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지적하고, 이를 관리했다는 한전의 역할과 책임을 꼬집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전문가는 모두 실명으로 처리했습니다. 다만 경찰과 한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모두 익명 처리했습니다. 경찰과 국과수는 이름이 알려질 경우 뜻하지 않게 외부에서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전은 언론담당 부서와 취재가 이뤄졌기에 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언론담당 부서는 곧 ‘한전의 입장’을 전하는 곳으로, ‘한전 관계자’로 처리했습니다. 내부정보를 공개한 관계자의 경우는 이름이 밝혀질 경우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볼 수 있어 역시 익명으로 다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취재.
한전에서 정밀 안전점검이 이뤄졌다고 주장한 날짜에 제대로 점검이 이뤄졌는지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사고가 난 곳 바로 맞은편에는 주유소가 있는데, 이곳에 설치된 CCTV 화면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가 나가기 전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SBS 등에서 한전의 책임론을 지적하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다만 타 언론매체와 달리 취재진은 한전이 경찰 조사에서 이물질로 ‘미세먼지’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점을 확인해 보도에 이르렀습니다. 또 경찰 확인 결과 ‘덮개 안(개폐기와 리드선과의 접합점)’에서 나뭇가지 등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사실도 보도했습니다.
보도 이후 타 언론매체는 미세먼지, 나뭇가지 등 이물질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다뤘습니다. 또 취재진 보도 이후 ‘경찰 수사력’에 대한 부분이 집중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취재진은 한전에서 정밀 안전점검이 55초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안전점검을 외주화 줬다는 내용을 처음 보도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연속보도가 한전의 안전점검 관리 전반에 경종을 울렸다는 데서 보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한전은 아직 경찰 수사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안전점검 관리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산불 원인을 제공한 한전의 책임론을 더 뚜렷하게 제기하도록 관심을 집중시켰다는 점에서 취재진 보도가 사회에 영향을 미쳤다고 파악됩니다.
한전 김종갑 사장은 산불 발생 20일, CBS노컷뉴스 보도 10여 일이 지나 처음 이재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형사적인 부분에서 책임이 없다고 해도 민사적인 부분에서 한전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습니다. 당장 피해를 본 이재민들로서는 여전히 부족한 답변이었지만, 한전에서 일부 책임을 통감하는 발언을 이끌어낸 것은 의미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왜’ 산불이 발생했는지 답을 찾는 과정에 조금이나마 일조했다고 자평합니다. 한전의 주장과 그 주장의 타당성, 관리가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근거 등을 찾아 나가면서 꾸준히 문제제기하고 공론화했습니다. 특히 타 언론매체에서 안전점검과 관련해 국회의원 자료를 받아 보도할 때, 취재진은 끝까지 한전 내부 자료를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이는 사건에 더 깊숙이 들어가려는 의지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육안점검도 아닌 정밀점검이 오히려 소요 시간이 짧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다만, 안전점검이 얼마나 짧게 이뤄졌는지에 관심이 쏠려 ‘안전점검의 외주화’ 문제가 더 많이 공론화되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설치도 중요하지만, 점검이 어떻게 ‘잘’ 이뤄지느냐에 따라 사고를 막을 수도 혹은 키울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재민들의 눈물을 온전히 닦아주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모두 준수했고 취재 과정에서의 문제 소지 역시 없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4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 심사에서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 등 세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는 휴대전화 속에서 독버섯처럼 퍼져나간 중대한 사회 현안을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집요하게 이슈화했고, 끈질긴 취재를 통한 후속 보도로 사건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일행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국내외 피해 여성을 직접 만나 장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사건의 전모와 심각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들의 성폭행 규모와 유형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판단, 후속 보도를 통해 경찰수사를 이끌어낸 데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는 심사위원들이 조선일보의 단독보도인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조선일보 보도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건축 건물에 대한 대출과정과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 등을 집요하게 취재해 고위공직자의 해이한 부동산 보유과정을 낱낱이 파헤쳤다는 점을 평가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보도는 김 전 대변인이 정부가 수많은 부동산 규제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투자를 억제하는 와중에 재개발 건물을 샀다는 점,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와 그 과정에서의 대출 의혹에 관한 후속 기사를 3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함으로써 대변인 사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점이 수상을 확정짓는 결정타가 됐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타 언론과의 최초 보도시간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고, 치열한 취재정신과 후속 보도에 따른 파급 효과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은 전문성 부족 등에 따른 취약 분야인 제약부문에서 집중적인 추적보도를 펼친 결과, 국내의 취약한 신약 허가과정의 의혹을 파헤쳤다는 점이 인정돼 수상작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제약분야의 특성상 난해한 전문용어 해석과 신약 개발과정 분석에 따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약 검증과정의 허점과 관련 논문의 문제점을 낱낱이 분석하는 등 집요한 취재를 통한 보도가 돋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의학전문기자를 중심으로 인보사의 성분과 허가 과정에 대한 집중 취재를 시작해, 인보사의 핵심 성분인 ‘293세포’가 종양 유발 가능성 세포라는 사실을 파헤치는 등 끈질긴 후속보도를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이웃, 주민과의 갈등 속에 벌인 폭력이 살인까지 이어진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보도한 중앙일보의 <‘안인득 어떻게 괴물됐나’…42년 안인득을 따라가 참사 전조 파악>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범인이 이웃 주민 집에 찾아가 오물을 뿌리는 영상을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하는 등 그의 평소 기행과 끔찍한 사건을 벌인 범행과정 전반을 집중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조현병 환자가 벌일 수 있는 심각한 범행에 대한 높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됐다. 또 매 단계마다 드러난 사회 제도의 미비점을 조목조목 짚는 방향으로 기획 내용의 범위를 넓힌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 됐다.
한겨레신문의 <여의도 농부님, 사라진 농부들>은 국회의원의 농지매입 과정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수작이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평가였다. 국회의원 재산 공개내역을 통해 파악한 국회의원 소유의 논과 밭을 제보자, 취재원, 조력자 없이 오직 노트북 한 대를 들고 홀로 전국을 돌아 발로 뛰는 현장 취재를 통해 파악해낸 결과라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중앙언론사의 기자가 전국 각지의 지역 취재현장을 누비며 심층취재를 통해 보도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한 부산일보의 <미군, 부산항 8부두 생화학 실험의혹> 보도는 미국 국방부가 부산항 8부두에서 올해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 생화학 실험이 포함된 이른바 ‘주피터 프로젝트’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을 미 국방부의 문건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이 보도는 문건에서 이 프로젝트가 ‘살아있는 매개체’ 실험이 포함돼 있다고 명시된 가운데 미국 내 사막 한가운데서 하는 실험을 부산항 8부두와 같은 인구밀집 지역에서 한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는 전문가의 우려도 제기했다. 다만, 이번 보도는 ‘생화학 실험’의 실행 여부를 실체적으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주한미군 관련 보도의 특수성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을 집요하게 취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최종 수상작 결정이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