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취재/단독기획
1980년 1월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승조원 전원이 실종된 해양경찰 경비정 ‘72정’ 침몰 사고가 있었다는 취재원 말을 듣고 본격적인 기획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신군부 시절, 해경 경비정끼리 충돌해 경찰관 17명이 실종된 '대형사고'였지만, 유족들은 설명도 듣지 못했고, 당시 보도도 나오지 않아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참사였습니다.
KBS강릉 취재팀은 2018년 4월부터 20여 차례 단독·연속 보도를 이끌어왔고, 당시 수사기록과 관련 영상, 영결식 사진 등을 추가 입수해 2019년 4월 30일 다큐멘터리(시사기획창)를 제작해 방송했습니다.
사고 이후 39년이 지난 지금까지 희생자도, 침몰한 경비정도 바닷속에 방치된 상황을 조명하면서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규명하고, 사고 원인과 인양 가능성 등을 들여다보며, 무엇보다 72정 탐색에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보도 내용>
시사기획창 ‘39년만의 귀환’은 1980년 1월 23일 동해 최북단 해상에서 침몰한 해양경찰 60톤급 '72정'의 의혹 전반을 다뤘습니다. 2018년 4월부터 계속된 20번 넘는 단속·연속보도의 확장판입니다.
1979년 신군부의 12.12군사반란 이후 40여 일 만에 발생한 이 사고로, 당시 경찰관과 전경 등 모두 17명이 실종됐지만, 관계기관은 시신 없는 영결식을 진행하는 등 서둘러 사고를 마무리한 것으로 새롭게 취재됐습니다. 또 당시 지역 주재기자 등을 직접 확인한 결과, 군부를 포함한 관계기관의 압박과 보도지침 등으로 침몰 사고를 기사화되지 못한 정황도 파악했습니다.
취재진은 특히 1980년 작성된 충돌 상황도 등 수사기록 일체와 최초 발생보고 문서 등 40년 가까이 묻혀있던 다량의 비공개 문서를 입수해 관련 의혹을 추적했습니다. 사고 당시 72정이 어떤 지시를 받고 항해중 침몰했는지, 또 침몰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또 이와 관련해 당시 정권을 잡은 신군부가 침몰 사고를 어떻게 축소했는지 등도 설득력 있게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던 ‘72정 추정 선박’의 영상을 확보해 보도하고, 40년 가까이 바다에 잠든 순직자들을 대하는 국가의 역할과 의무는 무엇인지 등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72정 유족과 해경 관계자 등 실명 취재원을 인용했고, 복수의 관련 전문가 취재를 통해 팩트를 재확인하며 진실을 파악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 없고, 직접 현장 취재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현충일 해경 위령제 같은 단순 추념 보도 등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39년 전 72정 침몰 당시 문서를 대거 입수해 분석하는 등 직접적 기획보도나 연속보도 등은 없었습니다.
단독 기획보도 특성상 보도 초반 타매체 반향은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KBS연속보도 이후 청와대가 ‘72정’을 찾겠다고 공식 답변한 이후 여러 매체가 폭발적으로 관련 내용을 기사화했고, 시사기획창(19년4월30일) 방송을 전후해 여러 매체가 관련 내용을 받아 기사화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39년 전 침몰한 해경 72정으로 추정되는 선체를 찾았습니다. 앞서 정부는 KBS연속보도 이후 지난해 말, ‘72정’을 찾겠다고 공식 답변했습니다. 이후 탐색에 나선 해경 등 관계기관은 지난달, 72정으로 추정되는 선체를 발견했습니다. 해경은 현재 유족들과 선체 인양 및 유해 수습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천980년 작성된 수사기록 등을 입수해, ‘가해선’과 ‘피해선’ 등 사고 원인을 바로잡아, 그동안 가해선박 탑승자 유족이라는 등 근거 없는 소문에 시달렸던 72정 순직자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이와 함께 군사정권 이후로 39년 넘게 바닷속에 방치되고 있는 해경 경비정 ‘72정’의 실체와 관련 의혹을 공론화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취재진은 이번 시사기획창 제작 과정에 입수한 국가기록원 옛 문서 등을 해경에 제공해, 향후 선체 인양과 해경 조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 보도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하면서, 40년 가까이 바다에 잠들어있는 잊혀진 해상 순직자들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앞서 취재진은 기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해경 '72정' 침몰 사고를 지난해부터 단독·연속 보도했습니다. 또 이번 <시사기획창>을 통해 당시 수사기록 일체를 입수해 공개하는 등 '해경 72정'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켰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KBS 보도를 계기로 청와대와 정부가 72정을 찾겠다고 공식 답변했고, 실제 지난달부터 진행된 탐색작업을 통해 72정 추정 선체를 찾기도 했습니다. 결국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여론 형성을 주도했다고 평가합니다.
현 정부는 비무장지대 유해 발굴 추진 등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유해 발굴 등은 대부분 육상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72정’탐색은 현 정부 출범 이후 해상 순직자에 대한 첫 유해 수습 시도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특히 관련 전문가들조차 ‘72정’의 침몰에 대해 잘 몰랐으며, 향후 해상 순직자 유해 발굴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동해안 최북단이라는 지역 특성상 ‘72정’ 외에도 1974년 북한과 교전 중 고성 앞바다에서 침몰한 863함 등 잊혀진 해경·해군 함정들이 있습니다. ‘72정’ 이후 바닷속에서 잠든 해상 순직자들에 대한 유해 수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지난달 72정 탐색 설명회와 관련해 전 언론사가 모인 자리에서, 유족들은 이례적으로 “KBS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보도해줘서 정말 고맙다”라며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시했습니다.
또 함께 자리했던 국회의원 2명은 물론 심지어 동해해양경찰청장도 모두발언을 통해 ‘지역KBS 보도로 72정 탐색이 이뤄졌다’며, 지역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과 뉴스 관련해 외부 지원 없었고 반론 신청이나 중재위 피신청 사항 등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4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 심사에서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 등 세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는 휴대전화 속에서 독버섯처럼 퍼져나간 중대한 사회 현안을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집요하게 이슈화했고, 끈질긴 취재를 통한 후속 보도로 사건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일행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국내외 피해 여성을 직접 만나 장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사건의 전모와 심각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들의 성폭행 규모와 유형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판단, 후속 보도를 통해 경찰수사를 이끌어낸 데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는 심사위원들이 조선일보의 단독보도인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조선일보 보도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건축 건물에 대한 대출과정과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 등을 집요하게 취재해 고위공직자의 해이한 부동산 보유과정을 낱낱이 파헤쳤다는 점을 평가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보도는 김 전 대변인이 정부가 수많은 부동산 규제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투자를 억제하는 와중에 재개발 건물을 샀다는 점,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와 그 과정에서의 대출 의혹에 관한 후속 기사를 3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함으로써 대변인 사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점이 수상을 확정짓는 결정타가 됐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타 언론과의 최초 보도시간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고, 치열한 취재정신과 후속 보도에 따른 파급 효과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은 전문성 부족 등에 따른 취약 분야인 제약부문에서 집중적인 추적보도를 펼친 결과, 국내의 취약한 신약 허가과정의 의혹을 파헤쳤다는 점이 인정돼 수상작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제약분야의 특성상 난해한 전문용어 해석과 신약 개발과정 분석에 따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약 검증과정의 허점과 관련 논문의 문제점을 낱낱이 분석하는 등 집요한 취재를 통한 보도가 돋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의학전문기자를 중심으로 인보사의 성분과 허가 과정에 대한 집중 취재를 시작해, 인보사의 핵심 성분인 ‘293세포’가 종양 유발 가능성 세포라는 사실을 파헤치는 등 끈질긴 후속보도를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이웃, 주민과의 갈등 속에 벌인 폭력이 살인까지 이어진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보도한 중앙일보의 <‘안인득 어떻게 괴물됐나’…42년 안인득을 따라가 참사 전조 파악>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범인이 이웃 주민 집에 찾아가 오물을 뿌리는 영상을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하는 등 그의 평소 기행과 끔찍한 사건을 벌인 범행과정 전반을 집중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조현병 환자가 벌일 수 있는 심각한 범행에 대한 높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됐다. 또 매 단계마다 드러난 사회 제도의 미비점을 조목조목 짚는 방향으로 기획 내용의 범위를 넓힌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 됐다.
한겨레신문의 <여의도 농부님, 사라진 농부들>은 국회의원의 농지매입 과정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수작이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평가였다. 국회의원 재산 공개내역을 통해 파악한 국회의원 소유의 논과 밭을 제보자, 취재원, 조력자 없이 오직 노트북 한 대를 들고 홀로 전국을 돌아 발로 뛰는 현장 취재를 통해 파악해낸 결과라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중앙언론사의 기자가 전국 각지의 지역 취재현장을 누비며 심층취재를 통해 보도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한 부산일보의 <미군, 부산항 8부두 생화학 실험의혹> 보도는 미국 국방부가 부산항 8부두에서 올해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 생화학 실험이 포함된 이른바 ‘주피터 프로젝트’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을 미 국방부의 문건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이 보도는 문건에서 이 프로젝트가 ‘살아있는 매개체’ 실험이 포함돼 있다고 명시된 가운데 미국 내 사막 한가운데서 하는 실험을 부산항 8부두와 같은 인구밀집 지역에서 한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는 전문가의 우려도 제기했다. 다만, 이번 보도는 ‘생화학 실험’의 실행 여부를 실체적으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주한미군 관련 보도의 특수성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을 집요하게 취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최종 수상작 결정이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