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달 17일 새벽 경남 진주에서 방화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당초 임금 체불이 원인이라고 밝혔으나, 중앙일보가 사건 첫날부터 배경을 추적해 안인득이 정신자활센터에서 유사한 폭력을 휘둘렀다는 점, 이웃 주민과 갈등이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사실을 단독 취재했습니다.
사건 한 달 전, 이웃 주민 집에 찾아가 오물을 뿌리는 영상도 단독으로 입수해 가장 먼저 보도했습니다. 범행 전부터 이어져온 그의 기행을 접하면서 12살 여자아이까지 살해할 정도로 끔찍한 일을 벌인 안인득의 동기와 행적에 주목했습니다.
안인득은 도대체 누구일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그의 가족과 접촉해 생애를 파악했습니다. 어렵게 말문을 여는 가족들을 보면서 이들의 목소리도 전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결국 우리 사회 시스템 문제가 무엇이고, 전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막지 못했는지 파헤쳤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각 단계마다 드러난 사회 제도의 미비점을 짚는 방향으로 기획 내용을 넓혔습니다.
이를 위해 진주 현장 사건팀, 사회안전망의 문제를 짚는 복지행정팀, 사법체계의 미비점을 짚은 법조팀이 협력해 ‘살인범’ 안인득의 생애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사건 다음날인 4월 18일부터 24일까지 사건 직전의 전조, 사회제도적 미비점, 개선방안을 11개면에 걸쳐 담았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1) 참사의 ‘전조’를 파악하다
취재팀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안인득이 이전에도 비슷한 범행을 벌였다는 진술과 영상을 확보해 그의 범죄가 분명한 전조현상이 있었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사건 초기 안인득이 임금체불에 불만을 갖고 범행을 벌였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지만 그가 지역자활센터에서 직원과 이웃주민을 폭행한 사실, 윗집에 벌인 기행을 담은 영상을 단독 보도하면서 그의 범죄가 분명한 징후를 보였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이미 참사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공공임대주택을 관리해야 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찾아가 안인득을 강제 이주시켜달라고 하소연했고, 친형도 안인득을 강제 입원시키려 검찰청 민원실과 법률구조공단에 찾아갔으나 거절을 당했다는 점을 단독 취재했습니다. 취재 내용은 사회 시스템이 미리 갖춰져 있다면, 이번 참사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주요 증거이기도 했습니다.
(2) 안인득의 42년을 따라가다
안인득이 올해 초까지 7번 경찰 신고를 받거나 입건된 사실을 파악한 뒤 취재 범위를 그의 전 생애로 넓혔습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취재팀이 사건 직후 그의 동생을 만났고, 18일에는 노모와 형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안인득의 출생 당시 환경부터 학창시절, 20대 초반에 겪은 부상과 폭력 범죄, 치료감호소 수감과 반복된 산업재해까지 베일에 싸였던 그의 생애를 알려줬습니다.
안인득 가족은 처음에는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참사는 있을 수 없다는 진정성을 보여주자 결국 마음을 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관심 가질 내용이지만 안인득 가족이 지켜달라고 한 비밀은 끝까지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을 통해 최근 2년간 안인득의 폭력 성향을 더욱 심해졌고 가족들마저 강제입원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가족은 그의 생애를 설명해 준 중요한 취재원이었지만 크로스체크는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진주시 행정기관과 기업 등의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나섰고, 입수한 자료와 진술을 비교한 결과 가족의 설명이 사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안인득의 친구와 지인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확인을 거쳤습니다.
(3) ‘선정성’을 포기하고 ‘솔루션’을 선택하다
사건 다음날 안인득의 생애를 파악한 취재팀은 현장에서 벌어지던 단독 경쟁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내부 논의 끝에 취재팀은 안인득 사건을 단순히 관심을 받기 위한 소재로 소모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분명한 문제 지적과 대안을 포함한 완성된 기획물로 만들자는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를 위해 4월 18일부터 주말까지 가십성 보도를 지양하고 법무부와 복지부, 전문가를 접촉하며 문제의 본질을 짚는 데 할애했습니다.
안인득의 생애와 사건 직전 5차례 걸쳐 강제입원에 나섰지만 실패한 형의 이야기를 담은 4월 23일 보도를 시작으로 경찰과 지역 보건 체계의 허점(24일), 부실한 치료감호소의 실태, 행정입원 활성화와 사법입원 도입을 촉구(25일)를 연달아 ‘안인득 어떻게 괴물됐나’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보도했습니다. 사건의 전말과 문제점, 대안을 담은 솔루션 저널리즘의 전통에 충실한 기획이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중앙일보> 취재팀의 보도를 통해 사건 초기 잔혹한 범행과 임금체불 불만에 집중했던 분위기는 정신질환자 관리 체계 부실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옮겨갔습니다. 사건 당일 보도한 안인득의 자활센터 폭행사건과 윗집 이웃을 향한 이상행동‧폭행은 현장 취재에 나선 대부분 언론이 인용‧추종보도 했습니다.
특히 조선‧동아 등 경쟁 매체는 물론 부산일보처럼 지역에서 탄탄한 취재 네트워크를 구축한 언론도 중앙일보를 인용 보도했습니다. 첫날 입수한 영상은 대부분 매체들이 활용했습니다. ‘68차례 조현병 치료’ 안인득 노모가 흐느끼며 한 말(국민), 가족마저 고개 내저은 안인득…“자기는 살고 싶다더냐”(세계), 안인득 노모 “조금도 봐주지 말고 벌해주세요”(YTN), 번번이 거절된 안인득 강제입원…오늘 합동 영결식(MBN) 이외 20여개 기사가 중앙일보의 취재를 인용했습니다.
22일 시작된 ‘안인득, 어떻게 괴물 됐나’ 시리즈를 통해 알려진 안인득 가족의 진술은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 메인에 오르고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지키는 등 그의 생애를 걸쳐 드러난 문제점에 독자들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기자협회보도 5월 1일 ‘성숙한 태도 보인 조현병 환자 보도’라는 제목으로 <중앙일보 4월 23일자>를 인용해 ‘안씨가 관리를 받아야 할 진주 정신센터는 370명의 정신질환자를 관리해야 하지만 직원은 10명이고, 3명만 정규직이라는 사실, 기존 직원 중 2명은 일을 맡은 지 1년도 안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보도는 사건의 근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함축적으로 보여준다’고 소개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취재팀의 기획보도를 통해 안인득 사건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전문가 그룹과 정책 입안자들의 움직임도 이어졌습니다. 이와 함께 보도를 통해 드러난 안인득의 생애를 바탕으로 범죄심리분석가, 정신의학자 등 학계 전문가들의 활발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신분열증 환자 관리를 맡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중앙일보 보도 이후 다음과 같은 조치와 정책을 냈습니다.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 환자 일제 점검
-경찰이 주민 대상위협행위 신고 의심사례 점검 조치할 때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 적극 개입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 확충 및 전문성 강화 위해 처우개선
-정신재활시설 확충, 정신응급의료기관 지정 확대
-만성환자 사례관리팀 설치, 집중사례관리 서비스 운영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응급출동팀 배치, 경찰 소방과 협조체계 구축
-비(非)자의 입원 개선
또한 경찰청은 4월 23일 보건복지부와 국장급 회의를 열어 다음과 같은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112신고 시 정신보건센터와 연계 강화
-서울‧대구‧부산 등 전국 5개에 불과한 야간 정신보건센터 확대
-본인‧가족 동의가 있어야만 정신보건센터에서 정신질환 환자 정보를 알 수 있는 현재 시스템 보완
법무부는 전국에서 1곳뿐인 치료감호소인 공주 국립법무병원을 위해 추경 예산이 편성될 경우 비상대기소 리모델링, 1인당 연간 146만원에 불과한 의료비 확충을 위해 국회와 협의할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공공기관‧학회 등이 중앙일보 보도 이후 정신질환자 사고 예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보건복지부에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위한 정책 마련 권고(5월 1일)
-대한의사협회, 사법입원제도 도입 및 외래치료명령제 강화 촉구(4월 23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법입원제를 골자로 한 정신건강복지법 촉구 성명(4월 22일)
-민갑룡 경찰청장, 반복적 위협행위 일제점검 지시(4월 22일)
-LH, 위험도 높은 입주민 퇴거 가능케 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마련(4월 19일)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 경찰의 강제입원 권한 강화한 ‘정신건강증진법 개정안’ 발의(4월 19일)
-복지부, 정신질환자 치료ㆍ관리체계 강화 위해 경찰청ㆍ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조체계 구축(4월 19일)
5.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보도를 앞두고 범죄의 특성상 안인득의 옹호로 비춰지지 않도록 엄정한 자세를 유지하고, 주요 취재원인 안인득 가족과 주변인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가 가지 않는데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폭넓은 현장 취재와 심층 보도를 이어가면서도 다른 관련자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본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과 <중앙일보>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지난달 29일 사내 특종상을 수상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중재 피신청 등 해당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4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 심사에서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 등 세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는 휴대전화 속에서 독버섯처럼 퍼져나간 중대한 사회 현안을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집요하게 이슈화했고, 끈질긴 취재를 통한 후속 보도로 사건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일행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국내외 피해 여성을 직접 만나 장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사건의 전모와 심각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들의 성폭행 규모와 유형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판단, 후속 보도를 통해 경찰수사를 이끌어낸 데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는 심사위원들이 조선일보의 단독보도인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조선일보 보도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건축 건물에 대한 대출과정과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 등을 집요하게 취재해 고위공직자의 해이한 부동산 보유과정을 낱낱이 파헤쳤다는 점을 평가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보도는 김 전 대변인이 정부가 수많은 부동산 규제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투자를 억제하는 와중에 재개발 건물을 샀다는 점,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와 그 과정에서의 대출 의혹에 관한 후속 기사를 3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함으로써 대변인 사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점이 수상을 확정짓는 결정타가 됐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타 언론과의 최초 보도시간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고, 치열한 취재정신과 후속 보도에 따른 파급 효과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은 전문성 부족 등에 따른 취약 분야인 제약부문에서 집중적인 추적보도를 펼친 결과, 국내의 취약한 신약 허가과정의 의혹을 파헤쳤다는 점이 인정돼 수상작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제약분야의 특성상 난해한 전문용어 해석과 신약 개발과정 분석에 따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약 검증과정의 허점과 관련 논문의 문제점을 낱낱이 분석하는 등 집요한 취재를 통한 보도가 돋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의학전문기자를 중심으로 인보사의 성분과 허가 과정에 대한 집중 취재를 시작해, 인보사의 핵심 성분인 ‘293세포’가 종양 유발 가능성 세포라는 사실을 파헤치는 등 끈질긴 후속보도를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이웃, 주민과의 갈등 속에 벌인 폭력이 살인까지 이어진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보도한 중앙일보의 <‘안인득 어떻게 괴물됐나’…42년 안인득을 따라가 참사 전조 파악>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범인이 이웃 주민 집에 찾아가 오물을 뿌리는 영상을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하는 등 그의 평소 기행과 끔찍한 사건을 벌인 범행과정 전반을 집중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조현병 환자가 벌일 수 있는 심각한 범행에 대한 높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됐다. 또 매 단계마다 드러난 사회 제도의 미비점을 조목조목 짚는 방향으로 기획 내용의 범위를 넓힌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 됐다.
한겨레신문의 <여의도 농부님, 사라진 농부들>은 국회의원의 농지매입 과정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수작이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평가였다. 국회의원 재산 공개내역을 통해 파악한 국회의원 소유의 논과 밭을 제보자, 취재원, 조력자 없이 오직 노트북 한 대를 들고 홀로 전국을 돌아 발로 뛰는 현장 취재를 통해 파악해낸 결과라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중앙언론사의 기자가 전국 각지의 지역 취재현장을 누비며 심층취재를 통해 보도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한 부산일보의 <미군, 부산항 8부두 생화학 실험의혹> 보도는 미국 국방부가 부산항 8부두에서 올해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 생화학 실험이 포함된 이른바 ‘주피터 프로젝트’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을 미 국방부의 문건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이 보도는 문건에서 이 프로젝트가 ‘살아있는 매개체’ 실험이 포함돼 있다고 명시된 가운데 미국 내 사막 한가운데서 하는 실험을 부산항 8부두와 같은 인구밀집 지역에서 한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는 전문가의 우려도 제기했다. 다만, 이번 보도는 ‘생화학 실험’의 실행 여부를 실체적으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주한미군 관련 보도의 특수성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을 집요하게 취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최종 수상작 결정이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