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0),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10월 거점국립대인 전북대 총장선거는 유난히 시끄러웠다. 선거권 문제를 시작으로 당시 현직 총장에 대한 경찰 내사설이 불거지면서 고소고발이 난무했다. 선거가 끝난 뒤 받은 제보 문건은 충격적이었다. 경찰청 본청의 경감급 수사팀장이 대놓고 현직 총장에 대한 비리를 알아내겠다며 전북대 교수들을 접촉한 핵심 증거들이 들어있었다. 총장 내사설의 진원지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같은 일이 벌어진 건 총장선거 기간이었다. 경찰이 총장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① 치열한 총장선거…경찰, 특정 교수들에게 접근
전북대 총장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지 며칠 지나지 않은 10월 17일. 경찰청 본청 수사국 범죄정보과 팀장 김 모 경감은 전북대 교수 1명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남호 총장 비리와 관련해 통화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같은 방법으로 이틀 동안 총장 후보자인 교수 3명까지 모두 4명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 뒤 문자 내용은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경찰의 총장 내사설로 불거졌다. 선거기간 내내 내사설은 선거판을 뒤흔들며 곧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이 때문에 이남호 총장은 결국 선거에서 졌다. 이같은 상황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 의도한 것인가.
경찰의 선거 개입 논란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② 왜 하필 이 4명의 교수일까
경찰이 접촉한 교수들 가운데 1명은 현 총장과 사이가 좋지 않다. 나머지 총장 후보 3명은 현 총장과 경쟁관계다. 그런데 경찰관은 이 4명을 콕 찍어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났다. 그것도 가장 민감한 시기인 선거운동 기간에 서울에서 전주까지 내려왔다.
경찰은 선거기간인줄 모르고 첩보수집 활동을 하다가 뒤늦게 알게된 뒤 곧바로 접었다고 해명했다.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궁색한 변명이었다. 초보 경찰관도 아닌 경감급 팀장이 첩보활동 규정까지 어겨가면서 벌인 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현 총장에 대한 경찰의 비리 조사가 선거판에서 쟁점화되길 원한 게 아니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무리해가며 첩보수집을 할 이유가 없다.
③ 잇단 전북대 교수 성명서 발표
첫 보도가 나가자 전북대 교수 33명은 1차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찰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또 총장 당선자가 나서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놨다.
며칠 뒤 2차 성명서에서는 선거 개입 의혹은 물론 경찰을 끌어들인 대학 내 특정세력을 밝히기 위해 엄중하고 신속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청와대와 교육부에도 제출했다.
④ 때늦은 압수수색...‘봐주기 수사’ 논란
두 달 넘게 보도가 이어졌지만 경찰 수사는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졌다. 경찰은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전북대 한 교수를 압수수색했다. 한 달 뒤에는 전현직 교수 4명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는 듯 했다. 전북경찰청장까지 나서서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6개월 만에 내린 결론은 전현직 교수 2명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는 것이었다. 경찰청 본청 김 경감은 물론 압수수색당한 교수 3명까지 모두 빠져나갔다.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자를 위해 확인되지 않은 현 총장의 비리 의혹을 유포한 혐의는 인정됐지만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사 결과였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검찰 수사 결과도 경찰과 다를 바가 없었다. 검경의 수사 결과는 오히려 새로운 논란을 더 부추겼다.
전현직 교수들과 김 경감의 연결고리에 민평당 고위당직자와 전직 경정급 경찰관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또 경찰 조사를 받은 전현직 교수들은 물론 김 경감까지 모두 당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하거나 일정 기간의 저장 내용이 모두 삭제돼 있었다.
이 때문에 최근 민주당은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자 민평당이 반박하는 등 정치권의 갈등까지 불러일으켰다. 고발인으로 나선 전북대 교수들도 발끈하며 권익위에 대검찰청에 재고발을 계획하고 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는 전혀 없었다. 첫 보도가 나간 다음 날 한겨레에서 같은 내용의 기사를 다뤘다. 전주방송의 단독 보도가 시작되자 많은 매체들이 앞다퉈 취재에 나서기 시작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경찰이 거점국립대 총장선거 기간에 현직 총장의 비리를 알아내겠다며 대학을 찾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놓고 경쟁관계에 있는 교수들을 만난다는 것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같은 경찰들조차 바보같은 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같은 행위를 밝혀내면서 여전히 남아있는 경찰의 구시대적 첩보수집 활동에 경종을 울렸다.
경찰 수사의 민낯도 드러났다. 6개월이나 수사를 하면서 잡아낸 건 전현직 교수 2명 뿐이었다. 아무리 휴대전화를 바꾸고 내용을 지웠다 하더라도 바닥 수사를 제대로 했다면 초라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수사를 지휘한 검찰 역시 마찬가지다.
전북대 교수들의 부끄러운 행태도 여실히 밝혀졌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는 행태 탓에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기소된 2명의 교수 가운데 1명은 몸통이 따로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더 큰 진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획보도가 이어지는 동안 언론 윤리 강령 기준에 어긋나는 부분은 없었다.
6. 기타 고려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44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의 제34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 결과 총 6편의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 심사에서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 등 세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SBS의 <정준영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비리>는 휴대전화 속에서 독버섯처럼 퍼져나간 중대한 사회 현안을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집요하게 이슈화했고, 끈질긴 취재를 통한 후속 보도로 사건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일행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국내외 피해 여성을 직접 만나 장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함으로써, 사건의 전모와 심각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들의 성폭행 규모와 유형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판단, 후속 보도를 통해 경찰수사를 이끌어낸 데 대한 심사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조선일보의 <‘고위공직자 재산 추적’ 연속 보도>는 심사위원들이 조선일보의 단독보도인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조선일보 보도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건축 건물에 대한 대출과정과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 등을 집요하게 취재해 고위공직자의 해이한 부동산 보유과정을 낱낱이 파헤쳤다는 점을 평가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보도는 김 전 대변인이 정부가 수많은 부동산 규제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투자를 억제하는 와중에 재개발 건물을 샀다는 점, 부동산 투기 축소 신고와 그 과정에서의 대출 의혹에 관한 후속 기사를 3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함으로써 대변인 사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점이 수상을 확정짓는 결정타가 됐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타 언론과의 최초 보도시간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고, 치열한 취재정신과 후속 보도에 따른 파급 효과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SBS의 <인보사, 종양 유발 위험…허가 과정의혹>은 전문성 부족 등에 따른 취약 분야인 제약부문에서 집중적인 추적보도를 펼친 결과, 국내의 취약한 신약 허가과정의 의혹을 파헤쳤다는 점이 인정돼 수상작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제약분야의 특성상 난해한 전문용어 해석과 신약 개발과정 분석에 따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신약 검증과정의 허점과 관련 논문의 문제점을 낱낱이 분석하는 등 집요한 취재를 통한 보도가 돋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의학전문기자를 중심으로 인보사의 성분과 허가 과정에 대한 집중 취재를 시작해, 인보사의 핵심 성분인 ‘293세포’가 종양 유발 가능성 세포라는 사실을 파헤치는 등 끈질긴 후속보도를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이웃, 주민과의 갈등 속에 벌인 폭력이 살인까지 이어진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보도한 중앙일보의 <‘안인득 어떻게 괴물됐나’…42년 안인득을 따라가 참사 전조 파악>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범인이 이웃 주민 집에 찾아가 오물을 뿌리는 영상을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하는 등 그의 평소 기행과 끔찍한 사건을 벌인 범행과정 전반을 집중적으로 파헤침으로써, 조현병 환자가 벌일 수 있는 심각한 범행에 대한 높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됐다. 또 매 단계마다 드러난 사회 제도의 미비점을 조목조목 짚는 방향으로 기획 내용의 범위를 넓힌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 됐다.
한겨레신문의 <여의도 농부님, 사라진 농부들>은 국회의원의 농지매입 과정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수작이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평가였다. 국회의원 재산 공개내역을 통해 파악한 국회의원 소유의 논과 밭을 제보자, 취재원, 조력자 없이 오직 노트북 한 대를 들고 홀로 전국을 돌아 발로 뛰는 현장 취재를 통해 파악해낸 결과라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중앙언론사의 기자가 전국 각지의 지역 취재현장을 누비며 심층취재를 통해 보도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한 부산일보의 <미군, 부산항 8부두 생화학 실험의혹> 보도는 미국 국방부가 부산항 8부두에서 올해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어 생화학 실험이 포함된 이른바 ‘주피터 프로젝트’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을 미 국방부의 문건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이 보도는 문건에서 이 프로젝트가 ‘살아있는 매개체’ 실험이 포함돼 있다고 명시된 가운데 미국 내 사막 한가운데서 하는 실험을 부산항 8부두와 같은 인구밀집 지역에서 한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는 전문가의 우려도 제기했다. 다만, 이번 보도는 ‘생화학 실험’의 실행 여부를 실체적으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주한미군 관련 보도의 특수성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을 집요하게 취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최종 수상작 결정이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