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⑤ 기타(단독 기획 추적 보도)
SBS는 지난해 11월 ‘SBS 8뉴스’와 뉴미디어 칼럼‘취재파일’을 통해 정부의‘비대면 바우처 플랫폼’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돼 세금 낭비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코로나로 어려운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비대면·디지털화를 돕겠다며 2년간 5,990억 원 예산을 집행하려 한 보조금 사업이다. 중기부가 화상회의와 재택근무 등 6개 분야 비대면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공급 기업’을 선정해 이를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수요기업) 16만 곳과 연결해주는 것으로, 수요기업이 공급기업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정부로부터 400만 원씩 지원받는 것이다.
현장취재를 통해 SBS는‘예산 소진’이란 목적 앞에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엉터리 서비스가 정부 지원금 규모에 맞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 했다. 나아가 수요-공급기업 간 현금·현물 주고받기 등 유착으로 보조금이 셀 수 있다고 전했다. 요컨대 ‘지대추구 행위’가 우려된다는 내용이었다. 보도 뒤 국회 예결특위는 올해 사업 예산을 720억 원 삭감했고, 중기부는 민관합동 조사단을 꾸려 수요-공급기업을 전수 조사해 부정을 적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보도는 363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문제는 잇단 보도가 지나간 뒤였다. 전수 조사를 통해 부정 기업을 추려 검찰 고발하고 잘못 집행된 보조금을 환수하겠다던 정부 발표에도 수요-공급기업 간 바우처 부정은 더 극성스러워졌다. 정부 대책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던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부정에 어느새 정부까지 ‘부정을 자진 신고하면 보조금 환수만 진행하겠다’는 발표로 형사 고발 방침을 스스로 거둬들이기에 이르렀다. SBS가 추적 보도를 통해 바우처 사업 본격화에 따른 보조금 부정 실태를 밝히고, 검찰 고발 등 정부 후속 조치를 촉구해야 한다고 판단한 이유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SBS는 우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윤영석 의원)을 통해 현재 시점의 보조금 집행 내역을 파악했다. 보도 당시 전체 361개 공급기업 가운데 318개 기업이 바우처 플랫폼을 통한 매출 2,083억 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단돈 5만 8,000원어치를 파는 데 그친 곳도 있지만, 석 달 새 292억 원어치를 판 1위 기업을 비롯해 상위 10개 기업이 챙긴 보조금 소득만 1,200억 원에 달했다. 보조금을 특정 공급기업들이 독식한 셈이었는데, 라디오 광고 등으로 알려진 기업도 있지만 '이런 회사도 있었나?' 싶은 곳이 많았다.
해당 기업들의 구체적인 판매 내역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업 기밀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다행히 취재윤리상 신원을 밝힐 수 없지만, 수요-공급기업 간 모든 바우처 신청과 결제 상황에 정통한 한 취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해당 취재원이 제공한 실시간 바우처 결제 내역은 충격적이었다. 한 교육기업은 각각 200만 원, 400만 원 하는 재택근무 애플리케이션 2개를 약 1,800개 기업에 팔아 72억 원 매출을 올렸는데, 대부분 수요기업이 미용실과 족발·보쌈집, 순댓국집처럼 도무지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곳이었다. 심지어 개인택시가 구매한 경우도 46건, 1,840만 원어치에 달했다. 엑셀 프로그램을 통해 바우처 결제 시간과 수요기업을 분석해보니 서울 남대문시장, 경기 연천군 ○○시장 등 같은 소재지에 있는 동일 업종이 같은 날 동시 구매한 경우가 많았다. 회원들을 동원할 수 있는 시장 상인회나 미용사 단체, 개인택시 조합 등을 상대로 공급기업이 '영업' 한 정황이었다.
현장취재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0여 명이 제각각 앱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난 남대문시장 한 패션상가 상인들은 정작 자기가 앱을 산 사실 자체를 몰랐다. “상인회가 ‘자기들이 시키는 대로 하면 10만 원 씩 주겠다’ 해서, 이름 빌려준 거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에선 업주 홀로 운영하는 미용실이 대거 재택근무 앱을 구매했다. "미용사 단체 지회에서 '해야 한다'고 연락 와 30만 원 받기로 하고 가입해줬다"고 한 업주는 털어놨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인들에게 10~20만 원을 쥐어주기로 약속하고 자신들은 최대 4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챙기는 공급기업들의 부정 실상이 드러난 것이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를 통한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동원했다. 어렵게 접촉한 전직 아르바이트 직원은 바우처 가입과 신청 모두 “내가 알아서 했다”고 폭로했다. 중기부가 대표적인 부정행위로 지목한 바우처 대리신청/결제가 공공연히 벌어지는 것이었다. 이 직원은 다른 아르바이트 직원들과 사무실에 모여 상인회 등이 제공한 개인정보를 받아 하루 80건~100건 씩 부정 결제를 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공급 기업은 한 둘이 아니어서, 한 기업은 아예 버젓이 중소벤처기업부 이름을 명함에 파 넣고 영업을 할 정도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벌어지는 대규모 이상 가입을 중기부와 중기부의 수요기관 심사 업무 대행기관은 알아채지 못 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심사업무 대행기관 고위 관계자는 “중기부가 (작년) 8만 개 수요기업을 빨리 만들라고 지시하는데 5~6명이서 심사하는 덴 한계가 있다”고 말해, 이 거대한 부정이 졸속 사업에 따른 당연한 귀결임을 스스로 토로했다.
위 내용을 SBS 8뉴스 2월 2일 보도와 7일 인터넷 칼럼(취재파일)으로 연속 보도했다. 보도 한 달 뒤 중기부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부정행위 정황 9건 수사 의뢰’제하 보도자료와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SBS 보도로 확인된 부정 공급기업 9개사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또 ‘부정행위 조기경보 기능’을 도입해 부정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공표하는 등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국회도 움직였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3월 8일 산자중위 업무보고를 통해 이 문제를 지적했다. 한무경 의원은 상임위원들과 함께 SBS 보도를 시청하고 권칠승 중기부 장관을 상대로 문제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권 장관은 “기획에 좀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보조금 부정 수급이란 범죄행위에 대한 발본색원”을 약속했다.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한 끈질긴 추적보도에 따른 결과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 없음.
●SBS 보도 뒤 중기부가 내놓은 추가 대책과 검찰 수사의뢰 내용을 연합뉴스와 KBS, 문화일보, 매일경제, 전자신문 등 주요 방송·신문·통신·전문매체가 두루 보도. (아래 일부 기사 링크. 전체 기사 링크 별첨)
★연합뉴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12239153
★KBS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6&aid=0011000293
★문화일보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1&aid=0002462516
★한국경제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5&aid=0004508317
★전자신문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30&aid=0002931562
5. 사회에 끼친 영향
[중소벤처기업부]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SBS 보도 이후 추가 대책마련에 들어가. 전수조사를 통해 SBS가 보도한 부정 공급기업 9개사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고 공식 브리핑으로 밝혀. 또 “향후 플랫폼의 ‘부정행위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해 사전 적발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철저한 현장조사와 관용 없는 일벌백계를 통해 엄단해나갈 방침”이라고 공언.
부정 공급기업 9개사에 대해 수사의뢰. 1개사는 바우처 공급기업 선정을 즉시 취소, 6개사는 서비스 판매 중지 조치 예정.
바우처 대리 신청/결제 사전 차단 위해 플랫폼 속 동일인이 1개 업체만 신청 가능하도록 휴대전화 본인확인 중복 차단 기능 추가. 서비스 활용계획 입력 의무화. 공급기업 가격 부풀리기와 공급-수요기업 간 유착 최소화 위해 바우처 지원한도를 200만 원으로 낮춰 2개 이상 공급기업 상품 구매 의무화.
수요기업 DB분석 통한 상시모니터링 기능 강화로 '부정행위 조기 경보' 기능 강화. 100여명 규모 국민모니터링단 구성해 공급기업 서비스 체험·평가해 3월 말부터 공개 예정.
[국회]
국회 상임위에서 SBS 보도를 거론하며 주무부처 장관에게 문제 시정을 요구. 주무부처 장관이 “범죄행위 발본색원”을 약속.
- 지난 3월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업무보고에서 한무경 의원은 상임위원들과 함께 SBS 보도를 시청한 뒤 권칠승 중기부 장관에게 문제 시정을 요구.
이에 권 장관은 “기획에 문제가 좀 있었다”고 인정한 뒤 “보조금 부정수급이란 범죄행위를 발본색원하겠다”고 약속.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경제부 소속일 때 최초 보도를 통해 720억 원 예산 삭감이란 결과를 끌어낸 데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탐사보도부로 소속을 옮긴 뒤 정부 대책이 잘 적용되고 있는지, 추적 보도를 해 부정 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의뢰라는 후속대책을 이끌어 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저널리즘 원칙과 윤리를 지켰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 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66회 전체 총평
‘제366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56편이 응모해 9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 부문에는 우수한 응모작이 많아 총 4편이 수상작에 뽑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쏘카 비협조 초등생 성폭행 사건>(채널A 사회부 김철중·구자준·박건영·김은지·남영주 기자), <육군 22사단 해안가 뚫렸다…신원 미상자 CCTV 포착>(채널A 외교안보국제부 강은아·황하람 기자), <신현수 靑 민정수석 두 달 만에 사의표명>(CBS 정치부 조은정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채널A의 초등생 성폭행 사건 보도는 맘 카페에 올라온 사연을 흘려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취재한 기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보도는 공유차량업체와 경찰이 조금 더 면밀하고 신속하게 판단했다면 막을 수 있는 범죄였다는 점과 용의자 검거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드러난 안이한 대응을 고발했다. 시민의 공분을 개인정보보호법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로 이끌어간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채널A는 북한 남성이 바다를 통해 이동한 뒤, 해안으로 올라와 배수로를 지나 월남한 문제를 단독 보도해 취재보도 부문에서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군 관련 보도는 정보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자칫 묻힐 수 있는 군의 경계 실패 문제를 고발한 채널A의 보도는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CBS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 보도 역시 취재가 어려운 권력의 심층부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두 보도는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내부의 문제점을 고발해 해당 기관의 발표를 끌어내고 개선을 촉구함으로써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아동성추행 실형 선고받은 동화작가의 책 출판, 대출 열람 관련>(한겨레신문 디지털콘텐츠부 최우리 기자) 보도는 성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동화책 작가의 작품이 판매되고 도서관에 납품되어 대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보도 이후 출판사가 책을 회수, 반품 조치하고, 서점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그동안 책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경우 도서관의 대응은 어느 정도 기준이 있지만, 저자에 대한 법적 판단의 경우 논의가 거의 없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단발성 아동성추행 사건으로 보도하지 않고 가해자가 쓴 작품에 대한 출판과 유통, 활용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촉발한 한겨레의 문제 제기는 유용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월마트선 취급 않는 ‘새끼 오징어’ 이마트선 불법 아니라며 ‘세일 중’ 등 총 16편>(이데일리 소비자생활부 전재욱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데일리는 ‘총알 오징어’로 판매되는 새끼 오징어 어획 유통에 초점을 맞춰 대형마트, 홈쇼핑, 이커머스 등의 판매 현황을 보도했다. 기존 새끼 오징어 어획과 유통관련 보도는 현실을 개선하지 못했으나 이데일리는 발로 뛰는 보도로 여러 업체의 판매 중단 약속과 해수부의 점검 강화, 실태조사라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심사위원회는 생활밀착형 아이템을 통해 환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소비자 리터러시의 효과를 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2년 전부터 기획 부동산을 둘러싼 문제를 꾸준하게 천착한 <기획부동산의 덫>(서울경제신문 사회부 조권형 기자, 정치부 박진용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보도는 부동산 매수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기획부동산 사기 현실을 보여주는 등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다양한 사기수법과 피해 상황을 다각도로 보여줘서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시민의 구제를 이끌었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사안으로 국회 입법 추진, 정부 실태조사, 경찰 수사 등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21년간 형을 살고 나온 두 남자의 무죄 주장을 귀 기울여 듣고 꼼꼼하게 기록을 검토하여 해당 이슈를 처음으로 보도했던 일요신문에도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올해 2월4일 무죄선고를 받은 사건의 시작과 끝을 기록하고 보도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일요신문 일요신문i팀 문상현 기자)보도는 재심 청구를 위한 증거수집과 재심 본안 재판 내용, 새 증거가 갖는 의미 등을 기록해 보도했고, 재심법원은 보도를 통해 공개한 새 증거들을 전부 인정했다. 심사위원회는 타사에서도 해당 사안을 다뤘으나, 국가권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첫 보도부터 꾸준하게 해당 사안에 집중한 일요신문의 노력에 높은 평가를 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접대 경찰과 청탁금지법, 6개월 추적기>(kbc광주방송 기동탐사부 이상환·고우리 기자, 보도영상부 김형수 기자) 보도는 6개월간의 취재로 경찰의 골프 접대 실체를 드러내고 전남경찰청의 봐주기식 감찰 문제를 바로잡았다. 여기에 또 다른 경찰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간부와 술자리를 가졌고, 수십만원의 술값을 제철소 협력사 임원이 계산했음을 고발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결 없는 도시계획위원회”..‘아파트 공화국’ 전락한 광주>(광주MBC 취재부 김철원·우종훈 기자, 영상취재부 이정현 기자) 보도는 인구 145만명 광주가 6대 광역시 중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아진 배경에는 도시계획위원회의 거수기 노릇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광주MBC는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에 착안해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여 년간의 광주시 도시계획위원 명단을 확보,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는 지역의 권력을 철저히 감시하고 그들의 부적절한 유착을 견제하여 지역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두 지역 언론의 끈질긴 취재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