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제보]
“이건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한테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정돕니다.”
졸업앨범 업체 복수의 제보자들로부터 확보한 대구경북 지역 초중고등학교의 졸업앨범 커버 유해성분 검사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중금속인 납,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기준치의 최대 150배를 초과한 졸업앨범 커버. 명백한 불법입니다. 성분검사서를 본 지역 전문가는 앨범 커버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피부를 통해 유해성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취재 결과 졸업앨범, 특히 만 13세 이하 아동- 즉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지급되는 졸업앨범은 산자부 소관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따라 ‘공급자적합성 확인서’라는 양식을 통해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등에 대한 안전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뿐이었습니다. 기준만 있고, 현실은 딴판인 겁니다.
해당 특별법의 주무부처인 산자부는 학교 현장에 곧장 납품되는 졸업앨범을 비롯한 교구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 측의 어린이제품 안전성 확보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그것 또한 그뿐이었습니다. 교육청은 팔짱만 꼈고, 졸업앨범 발주 공고를 내고 사들이는 주체인 일선 학교들은 무지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통화한 초등학교 가운데 이같은 내용을 알고 있는 담당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법만 있고, 현장에서는 유해물질 범벅 졸업앨범이 판을 치는데, 아무도 지킬 생각도 확인할 생각도 하지 않는 이상한 현실. 피해는 오롯이 아이들의 몫이 되고, 지체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졸업앨범 유해성 실태와 구매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가 걸러지지 않은 이유, 시스템의 문제 등 연속 보도를 이어나갔습니다. 일선 학교와 교육청, 지역 의원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전수조사와 산자부의 대책 마련으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와 관련된 취재원은 일체의 이해관계 등이 없음을 밝히며, 직접 현장 취재하였습니다.
다른 특이사항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관련 선행보도 없습니다.
제보 단독 보도로 타 매체 후속 취재 없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을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일선 학교의 졸업앨범 공고의 안전 기준 관련 서류 명시 여부, 그리고 공급자 적합성 확인서 제출 여부 등을 일괄 조사하였습니다. 각 교육청은 향후 조달청을 통한 졸업앨범 발주 공고에 안전 기준 명시를 의무화하고, 일선 학교에서 졸업앨범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홍보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또 지역 학부모 시민단체, 전교조, 졸업앨범협동조합 등에서 자체적으로 금년도 졸업앨범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후 전수조사를 거쳐 3월 국회 상임위에서 산자부 장관도 이와 관련한 문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한 상태입니다. 계속해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지켜보겠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연속 보도는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때 인체 피해가 훨씬 치명적인 만 13세 이하 아동을 위해 특별법으로 마련된 제도의 허술한 구멍을 짚어내고, 명백히 법적 기준 규제 대상이지만 방치돼 있던 졸업앨범의 유해 성분 문제를 지적해 사회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법만 있고 이를 방치했던 산자부와 교육부, 이에 대해 알지조차 못한 일선 학교들. 아이들의 피해만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전수조사와 산자부의 문제 파악 그리고 대책 마련 약속을 이끌어낸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며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졸업앨범뿐만 아니라 그간 관리에서 소홀했던 어린이제품 안전 기준 대상 품목에 대한 관심을 환기했다는 점에서도 사내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해 보도하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와 관련한 외부 지원,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6회 전체 총평
‘제366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56편이 응모해 9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 부문에는 우수한 응모작이 많아 총 4편이 수상작에 뽑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쏘카 비협조 초등생 성폭행 사건>(채널A 사회부 김철중·구자준·박건영·김은지·남영주 기자), <육군 22사단 해안가 뚫렸다…신원 미상자 CCTV 포착>(채널A 외교안보국제부 강은아·황하람 기자), <신현수 靑 민정수석 두 달 만에 사의표명>(CBS 정치부 조은정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채널A의 초등생 성폭행 사건 보도는 맘 카페에 올라온 사연을 흘려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취재한 기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보도는 공유차량업체와 경찰이 조금 더 면밀하고 신속하게 판단했다면 막을 수 있는 범죄였다는 점과 용의자 검거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드러난 안이한 대응을 고발했다. 시민의 공분을 개인정보보호법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로 이끌어간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채널A는 북한 남성이 바다를 통해 이동한 뒤, 해안으로 올라와 배수로를 지나 월남한 문제를 단독 보도해 취재보도 부문에서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군 관련 보도는 정보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자칫 묻힐 수 있는 군의 경계 실패 문제를 고발한 채널A의 보도는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CBS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 보도 역시 취재가 어려운 권력의 심층부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두 보도는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내부의 문제점을 고발해 해당 기관의 발표를 끌어내고 개선을 촉구함으로써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아동성추행 실형 선고받은 동화작가의 책 출판, 대출 열람 관련>(한겨레신문 디지털콘텐츠부 최우리 기자) 보도는 성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동화책 작가의 작품이 판매되고 도서관에 납품되어 대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보도 이후 출판사가 책을 회수, 반품 조치하고, 서점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그동안 책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경우 도서관의 대응은 어느 정도 기준이 있지만, 저자에 대한 법적 판단의 경우 논의가 거의 없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단발성 아동성추행 사건으로 보도하지 않고 가해자가 쓴 작품에 대한 출판과 유통, 활용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촉발한 한겨레의 문제 제기는 유용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월마트선 취급 않는 ‘새끼 오징어’ 이마트선 불법 아니라며 ‘세일 중’ 등 총 16편>(이데일리 소비자생활부 전재욱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데일리는 ‘총알 오징어’로 판매되는 새끼 오징어 어획 유통에 초점을 맞춰 대형마트, 홈쇼핑, 이커머스 등의 판매 현황을 보도했다. 기존 새끼 오징어 어획과 유통관련 보도는 현실을 개선하지 못했으나 이데일리는 발로 뛰는 보도로 여러 업체의 판매 중단 약속과 해수부의 점검 강화, 실태조사라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심사위원회는 생활밀착형 아이템을 통해 환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소비자 리터러시의 효과를 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2년 전부터 기획 부동산을 둘러싼 문제를 꾸준하게 천착한 <기획부동산의 덫>(서울경제신문 사회부 조권형 기자, 정치부 박진용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보도는 부동산 매수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기획부동산 사기 현실을 보여주는 등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다양한 사기수법과 피해 상황을 다각도로 보여줘서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시민의 구제를 이끌었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사안으로 국회 입법 추진, 정부 실태조사, 경찰 수사 등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21년간 형을 살고 나온 두 남자의 무죄 주장을 귀 기울여 듣고 꼼꼼하게 기록을 검토하여 해당 이슈를 처음으로 보도했던 일요신문에도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올해 2월4일 무죄선고를 받은 사건의 시작과 끝을 기록하고 보도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일요신문 일요신문i팀 문상현 기자)보도는 재심 청구를 위한 증거수집과 재심 본안 재판 내용, 새 증거가 갖는 의미 등을 기록해 보도했고, 재심법원은 보도를 통해 공개한 새 증거들을 전부 인정했다. 심사위원회는 타사에서도 해당 사안을 다뤘으나, 국가권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첫 보도부터 꾸준하게 해당 사안에 집중한 일요신문의 노력에 높은 평가를 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접대 경찰과 청탁금지법, 6개월 추적기>(kbc광주방송 기동탐사부 이상환·고우리 기자, 보도영상부 김형수 기자) 보도는 6개월간의 취재로 경찰의 골프 접대 실체를 드러내고 전남경찰청의 봐주기식 감찰 문제를 바로잡았다. 여기에 또 다른 경찰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간부와 술자리를 가졌고, 수십만원의 술값을 제철소 협력사 임원이 계산했음을 고발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결 없는 도시계획위원회”..‘아파트 공화국’ 전락한 광주>(광주MBC 취재부 김철원·우종훈 기자, 영상취재부 이정현 기자) 보도는 인구 145만명 광주가 6대 광역시 중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아진 배경에는 도시계획위원회의 거수기 노릇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광주MBC는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에 착안해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여 년간의 광주시 도시계획위원 명단을 확보,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는 지역의 권력을 철저히 감시하고 그들의 부적절한 유착을 견제하여 지역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두 지역 언론의 끈질긴 취재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