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 단독 기획
1월 5일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원통리의 한 커피숍 상인의 눈물은 큰 울림이었다.
“제재나 규제만 있지. 뭔가를 해보려면 이건 이래서 안돼. 상수원보호지역이나, 군사지역이야 할 수 없어. 이러거든요. 규제 속에서 살고 있으니까 내가 너희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게 없다는 거예요. 그러면서도 뭔가를 해보려고 하면 이건 이래서 안 돼. 누가 여기서 희망을 꿈꾸며 살겠어요.”
그래서 접경지 개발 사업이 어떻게 진행돼 왔고, 지금은 어떤지 취재를 시작했다.
- 휴전선, 민간인통제선과 맞닿아 있는 접경지역. 접경지역은 2019년부터 국방개혁으로 추진되는 군부대 통폐합 과정이 진행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접경지역의 위기감은 지난해 군 장병 위수지역 해제와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조되었고, 주민의 일상에 구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제적 어려움이다. 그래서 접경지역 지방자치단체와 강원도 광역자치단체는 정부의 지원, 국비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살기 위해서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감했다. 국가 안보의 이유와 산림 환경 보호의 이유 등등으로 재산권 행사의 제약과 개발의 제약 등의 국가적 부담을 감수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 접경지역이 생긴 이후 정부에서는 도서지역, 섬의 발전을 지원하는 것처럼 접경지역에도 균형발전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한해 천억 원 이상이다. 그런데도 지금 여전히 지원이 필요하다는 원성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며 그동안 10년 이상 지원된 돈은 어디에 어떻게 쓰인 걸까? 국가의 돈과 자치단체의 돈을 합하면 더 큰 금액이 될 것이다. 그 돈은 정말로 제대로 쓰이고 있는 건 지 집중 취재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강원도 화천에서 20년 가까이 이장을 맡고 있는 한 이장님의 한 인터뷰는 접경지의 현실이었다.
"지어 놓고 건물을 그냥 공으로 놀리는 곳이 더 많고. (이용하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어요. 그나마 시설이나 남아 있지요. 소득 사업은 완전히 원점이에요.”
그동안 수천억 원이 투입된 접경지 개발 사업의 현 주소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1월 중순, 강원도 양구의 자연치유센터를 찾아갔다. 행정안전부와 양구군, 강원도가 접경지역 개발 예산을 사용해 만든 건물이다. 예전 군부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테라피 치유 센터와 주민 목욕탕, 숙박동을 지은 곳이다. 하지만 시설은 문을 닫았다. 주민들은 2년도 이 시설을 운영하지 못했다. 대대적이었던 개장식과는 차이가 확연했다. 주민들은 시설을 운영할 줄도 홍보할 줄도 회계 정리를 할 줄도 몰랐다. 시설 운영을 위해 주민이 참여하는 법인도 만들지 않았다. 품앗이 형식으로 서로 돌아가면서 시설을 관리해왔다. 그러다가 주민들은 적자의 불화 속에 시설 운영을 하지 않기로 했고, 양구군은 시설을 일반 사업자에게 임대를 주기로 했다. 철원도 인제도 강원도가 만든 접경지 개발을 위한 농촌체험관과 특화 마을, 관광지 조성이 하나같이 이런 상황이었다. 접경지 개발 사업으로 만들어진 대형 신축 건물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취재는 올해 1월부터 시작했다. 강원도와 철원, 고성, 양구, 인제, 화천 등 접경지역 자치단체, 국토부, 행정안전부 지역균형발전과, 국방부 등이 주요 취재 대상이었다. 접경지역 개발을 위한 예산은 여러 명목으로 나눠지고, 쪼개지고, 다시 다른 예산과 합쳐져서 쓰였다. 하나의 큰 항목으로 전체의 윤곽을 알기 어려웠다.
그래서 접경지 개발 사업 예산 중 가장 큰 부분인 특수상황지역 개발 사업 목록을 단독 입수해 구조를 분석했다. 10년 전부터 시작된 사업의 90% 가까이가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건물을 신축하는 사업이 대다수인 것이다. 그리고 지역의 특색에 초점을 맞춘 특성화 사업은 10%대에 머물고 있었다. 수십 억 원씩 들이는 건물 조성에 예산을 다 써버리고는 다른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사업은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는 말 그대로 돈 타령이다. 작은 농촌지역 자치단체에는 재정 상황이 열악하니 정부의 돈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물론 중앙정부 역시 관리 소홀 책임도 크다.
접경지역의 경제 상황에서 시작해 강원도에만 있는 ‘군 장병 우대업소 지원 사업’과 평화마을 조성 사업, 제대군인 정착촌 조성 사업, 특수상황지역 개발 사업, 상점 컨설팅 사업 등 접경지역 핵심 개발 사업을 연이어 취재했다. 그리고 그 실태를 낱낱이 보도했다. 또 뉴스 보도의 파장이 커지면서 스튜디오 앵커 대담 형식으로 심층 보도하기도 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다.
KBS춘천에서는 접경지역이 현재 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 그동안 이뤄진 접경지역 개발 사업의 면면을 낱낱이 추적한 단독 뉴스이다. 특히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 목록 리스트를 확보해 단독 보도했다.
KBS의 연속보도가 이어지면서 춘천MBC가 ‘군 장병 인센티브 효과는?’ 이라는 보도를 했다. 이미 KBS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G1강원민방도 접경지의 경제 상황을 보도했고, 강원일보와 강원도민일보 등은 접경지역의 핵심 개발 사업인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 예산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뉴스를 연이어 보도했다. 또 사설을 통해서 접경지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하기도 했다. (타 매체 반향은 별도 첨부함)
4. 사회에 끼친 영향
KBS춘천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강원도는 급히 접경지역(평화지역) 사업 기자 설명회를 열었다. 또 보도자료(강원도, 2021년 평화지역 기반시설 확보를 위한 모든 역량 집중)를 내며 접경지역 개발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밝혔다.
특히 그 안에는 접경지역의 시설 조성에 치우치지 않고 특성화하고, 기존 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소프트웨어적인 보완책을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포함시켰다. KBS뉴스에서 지적한 내용들이다.
이후 강원도의회에서는 올해 ‘평화지역개발촉진지원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강원도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접경지 사업의 실효성을 재점검해 사업의 성과, 주민 소득 향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강원도 역시 개발 사업에 소홀이 있었다는 등 일련의 지적에 공감한다며 지속적인 접경지역 발전이 가능하도록 보완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접경지역의 개발 사업을 현장성 있게 취재하고, 치밀하게 분석하고, 대안까지 제시한 점에서 언론사의 역량과 영향력을 발휘한 보도로 평가받고 있다.
6. 기타 고려사항
-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다.
회차 심사평
제366회 전체 총평
‘제366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56편이 응모해 9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 부문에는 우수한 응모작이 많아 총 4편이 수상작에 뽑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쏘카 비협조 초등생 성폭행 사건>(채널A 사회부 김철중·구자준·박건영·김은지·남영주 기자), <육군 22사단 해안가 뚫렸다…신원 미상자 CCTV 포착>(채널A 외교안보국제부 강은아·황하람 기자), <신현수 靑 민정수석 두 달 만에 사의표명>(CBS 정치부 조은정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채널A의 초등생 성폭행 사건 보도는 맘 카페에 올라온 사연을 흘려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취재한 기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보도는 공유차량업체와 경찰이 조금 더 면밀하고 신속하게 판단했다면 막을 수 있는 범죄였다는 점과 용의자 검거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드러난 안이한 대응을 고발했다. 시민의 공분을 개인정보보호법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로 이끌어간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채널A는 북한 남성이 바다를 통해 이동한 뒤, 해안으로 올라와 배수로를 지나 월남한 문제를 단독 보도해 취재보도 부문에서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군 관련 보도는 정보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자칫 묻힐 수 있는 군의 경계 실패 문제를 고발한 채널A의 보도는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CBS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 보도 역시 취재가 어려운 권력의 심층부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두 보도는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내부의 문제점을 고발해 해당 기관의 발표를 끌어내고 개선을 촉구함으로써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아동성추행 실형 선고받은 동화작가의 책 출판, 대출 열람 관련>(한겨레신문 디지털콘텐츠부 최우리 기자) 보도는 성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동화책 작가의 작품이 판매되고 도서관에 납품되어 대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보도 이후 출판사가 책을 회수, 반품 조치하고, 서점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그동안 책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경우 도서관의 대응은 어느 정도 기준이 있지만, 저자에 대한 법적 판단의 경우 논의가 거의 없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단발성 아동성추행 사건으로 보도하지 않고 가해자가 쓴 작품에 대한 출판과 유통, 활용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촉발한 한겨레의 문제 제기는 유용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월마트선 취급 않는 ‘새끼 오징어’ 이마트선 불법 아니라며 ‘세일 중’ 등 총 16편>(이데일리 소비자생활부 전재욱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데일리는 ‘총알 오징어’로 판매되는 새끼 오징어 어획 유통에 초점을 맞춰 대형마트, 홈쇼핑, 이커머스 등의 판매 현황을 보도했다. 기존 새끼 오징어 어획과 유통관련 보도는 현실을 개선하지 못했으나 이데일리는 발로 뛰는 보도로 여러 업체의 판매 중단 약속과 해수부의 점검 강화, 실태조사라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심사위원회는 생활밀착형 아이템을 통해 환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소비자 리터러시의 효과를 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2년 전부터 기획 부동산을 둘러싼 문제를 꾸준하게 천착한 <기획부동산의 덫>(서울경제신문 사회부 조권형 기자, 정치부 박진용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보도는 부동산 매수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기획부동산 사기 현실을 보여주는 등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다양한 사기수법과 피해 상황을 다각도로 보여줘서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시민의 구제를 이끌었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사안으로 국회 입법 추진, 정부 실태조사, 경찰 수사 등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21년간 형을 살고 나온 두 남자의 무죄 주장을 귀 기울여 듣고 꼼꼼하게 기록을 검토하여 해당 이슈를 처음으로 보도했던 일요신문에도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올해 2월4일 무죄선고를 받은 사건의 시작과 끝을 기록하고 보도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일요신문 일요신문i팀 문상현 기자)보도는 재심 청구를 위한 증거수집과 재심 본안 재판 내용, 새 증거가 갖는 의미 등을 기록해 보도했고, 재심법원은 보도를 통해 공개한 새 증거들을 전부 인정했다. 심사위원회는 타사에서도 해당 사안을 다뤘으나, 국가권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첫 보도부터 꾸준하게 해당 사안에 집중한 일요신문의 노력에 높은 평가를 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접대 경찰과 청탁금지법, 6개월 추적기>(kbc광주방송 기동탐사부 이상환·고우리 기자, 보도영상부 김형수 기자) 보도는 6개월간의 취재로 경찰의 골프 접대 실체를 드러내고 전남경찰청의 봐주기식 감찰 문제를 바로잡았다. 여기에 또 다른 경찰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간부와 술자리를 가졌고, 수십만원의 술값을 제철소 협력사 임원이 계산했음을 고발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결 없는 도시계획위원회”..‘아파트 공화국’ 전락한 광주>(광주MBC 취재부 김철원·우종훈 기자, 영상취재부 이정현 기자) 보도는 인구 145만명 광주가 6대 광역시 중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아진 배경에는 도시계획위원회의 거수기 노릇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광주MBC는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에 착안해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여 년간의 광주시 도시계획위원 명단을 확보,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는 지역의 권력을 철저히 감시하고 그들의 부적절한 유착을 견제하여 지역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두 지역 언론의 끈질긴 취재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