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6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56편이 응모해 9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 부문에는 우수한 응모작이 많아 총 4편이 수상작에 뽑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쏘카 비협조 초등생 성폭행 사건>(채널A 사회부 김철중·구자준·박건영·김은지·남영주 기자), <육군 22사단 해안가 뚫렸다…신원 미상자 CCTV 포착>(채널A 외교안보국제부 강은아·황하람 기자), <신현수 靑 민정수석 두 달 만에 사의표명>(CBS 정치부 조은정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채널A의 초등생 성폭행 사건 보도는 맘 카페에 올라온 사연을 흘려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취재한 기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보도는 공유차량업체와 경찰이 조금 더 면밀하고 신속하게 판단했다면 막을 수 있는 범죄였다는 점과 용의자 검거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드러난 안이한 대응을 고발했다. 시민의 공분을 개인정보보호법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로 이끌어간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채널A는 북한 남성이 바다를 통해 이동한 뒤, 해안으로 올라와 배수로를 지나 월남한 문제를 단독 보도해 취재보도 부문에서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군 관련 보도는 정보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자칫 묻힐 수 있는 군의 경계 실패 문제를 고발한 채널A의 보도는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CBS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 보도 역시 취재가 어려운 권력의 심층부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두 보도는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내부의 문제점을 고발해 해당 기관의 발표를 끌어내고 개선을 촉구함으로써 언론 본연의 역할을 수행했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아동성추행 실형 선고받은 동화작가의 책 출판, 대출 열람 관련>(한겨레신문 디지털콘텐츠부 최우리 기자) 보도는 성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동화책 작가의 작품이 판매되고 도서관에 납품되어 대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보도 이후 출판사가 책을 회수, 반품 조치하고, 서점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그동안 책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경우 도서관의 대응은 어느 정도 기준이 있지만, 저자에 대한 법적 판단의 경우 논의가 거의 없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단발성 아동성추행 사건으로 보도하지 않고 가해자가 쓴 작품에 대한 출판과 유통, 활용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촉발한 한겨레의 문제 제기는 유용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월마트선 취급 않는 ‘새끼 오징어’ 이마트선 불법 아니라며 ‘세일 중’ 등 총 16편>(이데일리 소비자생활부 전재욱 기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데일리는 ‘총알 오징어’로 판매되는 새끼 오징어 어획 유통에 초점을 맞춰 대형마트, 홈쇼핑, 이커머스 등의 판매 현황을 보도했다. 기존 새끼 오징어 어획과 유통관련 보도는 현실을 개선하지 못했으나 이데일리는 발로 뛰는 보도로 여러 업체의 판매 중단 약속과 해수부의 점검 강화, 실태조사라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심사위원회는 생활밀착형 아이템을 통해 환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소비자 리터러시의 효과를 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2년 전부터 기획 부동산을 둘러싼 문제를 꾸준하게 천착한 <기획부동산의 덫>(서울경제신문 사회부 조권형 기자, 정치부 박진용 기자) 보도가 선정됐다. 보도는 부동산 매수자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기획부동산 사기 현실을 보여주는 등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다양한 사기수법과 피해 상황을 다각도로 보여줘서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조차 모르는 시민의 구제를 이끌었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 사안으로 국회 입법 추진, 정부 실태조사, 경찰 수사 등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21년간 형을 살고 나온 두 남자의 무죄 주장을 귀 기울여 듣고 꼼꼼하게 기록을 검토하여 해당 이슈를 처음으로 보도했던 일요신문에도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올해 2월4일 무죄선고를 받은 사건의 시작과 끝을 기록하고 보도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일요신문 일요신문i팀 문상현 기자)보도는 재심 청구를 위한 증거수집과 재심 본안 재판 내용, 새 증거가 갖는 의미 등을 기록해 보도했고, 재심법원은 보도를 통해 공개한 새 증거들을 전부 인정했다. 심사위원회는 타사에서도 해당 사안을 다뤘으나, 국가권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첫 보도부터 꾸준하게 해당 사안에 집중한 일요신문의 노력에 높은 평가를 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접대 경찰과 청탁금지법, 6개월 추적기>(kbc광주방송 기동탐사부 이상환·고우리 기자, 보도영상부 김형수 기자) 보도는 6개월간의 취재로 경찰의 골프 접대 실체를 드러내고 전남경찰청의 봐주기식 감찰 문제를 바로잡았다. 여기에 또 다른 경찰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간부와 술자리를 가졌고, 수십만원의 술값을 제철소 협력사 임원이 계산했음을 고발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결 없는 도시계획위원회”..‘아파트 공화국’ 전락한 광주>(광주MBC 취재부 김철원·우종훈 기자, 영상취재부 이정현 기자) 보도는 인구 145만명 광주가 6대 광역시 중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아진 배경에는 도시계획위원회의 거수기 노릇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광주MBC는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에 착안해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여 년간의 광주시 도시계획위원 명단을 확보,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는 지역의 권력을 철저히 감시하고 그들의 부적절한 유착을 견제하여 지역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두 지역 언론의 끈질긴 취재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쏘카 비협조 초등생 성폭행 사건
채널A 사회부 구자준 기자
‘견지망월’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달을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본다는 뜻입니다. 저는 목적을 잊은 채 수단에 집착하는 이 ‘견지망월’의 태도가 이번 ‘쏘카 비협조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낳았다고 봅니다. 법과 절차를 지키고 따라야 하지만 그건 모두 사람이 살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순 없습니다.
쏘카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앞세워 피의자의 신원정보 제공을 거부한 사이 만 13세 미만 아동은 범행을 당했습니다. 분명히 막을 수 있었는데, 그 법 때문에 막지 못했습니다. 경찰이 절차를 앞세워 범행 후 사흘이 지나도록 남성을 붙잡지 못하는 동안 피해 아동 부모의 속은 타들어갔습니다. 더 빨리 잡을 수 있었는데, 그 절차 때문에 하지 못했습니다.
쏘카도, 경찰도, 피해 아동 부모에게 한 말은 모두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법과 절차가 존재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다면,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겪고 있는 부모에게 어쩔 수 없단 말을 하진 못했을 겁니다. 이번 사건이 단지 쏘카라는 한 업체나 개인정보보호법이라는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길 바랍니다. 날마다 늘어나는 규제와 절차에 휩쓸려 본질을 잊고 살진 않는지, 우리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육군 22사단 해안가 뚫렸다…신원 미상자 CCTV 포…
육군 22사단 해안가 뚫렸다…신원 미상자 CCTV 포착
채널A 외교안보국제부 강은아 기자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 공개가 제한됩니다, 모두 말씀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국방부를 출입하며 가장 많이 듣는 말들입니다.
기밀과 보안으로 똘똘 뭉친 출입처들은 정말 작은 팩트 하나 확인이 쉽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출입하며 신뢰를 쌓은 취재원과 또 다른 루트의 맥이 닿는 취재원들을 통해 이중, 삼중으로 팩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에 취재한 ‘22사단 북한 남성 귀순’ 사건도 국방부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진돗개가 발령됐다’는 딱 한 마디였습니다. 제진검문소 인근에서 CCTV에 포착됐다는 사실도, 심문 과정에서 ‘북한에서 왔다’고 말했다는 것도, 발생 시간 등등 모두 제2, 제3의 루트를 통해 확인한 내용들입니다.
국방부·합참과 같은 출입처는 정보 접근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경계 실패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면 국민은 알권리를 그대로 침해당합니다. 기밀, 보안이라는 명목으로 취재 환경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더 열심히 취재하겠습니다.
“외교안보 사안은 100% 확인하기 어렵다. 2중, 3중으로 취재해 진실이라는 믿음이 80% 이상일 때 보도한다”는 선배의 말씀을 늘 되새깁니다.
신현수 靑 민정수석 두 달 만에 사의표명 CBS
신현수 靑 민정수석 두 달 만에 사의표명
CBS 정치부 조은정 기자
청와대는 ‘구중궁궐’이라는 말이 있다. 수동적인 취재 환경에서 높은 담을 넘어온 팩트는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이었다. 부임한 지 불과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통령의 최측근이 청와대를 나간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청와대는 반나절 만에 이를 모두 인정했고 문 대통령이 만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파는 이어졌다. 신 수석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추미애 라인’ 핵심 검사들을 유임, 영전시키는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한 데 대해 회의를 느껴 사표를 던졌다. 이른바 ‘민정수석 패싱’이었다. 이번 보도로 여권 내부에서조차 검찰 개혁의 온도차가 커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상기됐고, 정권에 긴장감을 부여했다.
이번 기사가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 신호탄’이라는 일각의 해석이 붙기도 했지만 오히려 레임덕을 조금이라도 늦추는 계기가 됐다고 자부한다. 권력기관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을 안에서 더 곪기 전에 외부로 표출시킴으로써 이를 건강하게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구중궁궐’로 불리는 청와대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소리소문없이 감춰지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는 점에서도 이번 기사에 각별한 의미를 느낀다.
아동성추행 실형 선고받은 동화작가의 책 출판, 대출…
아동성추행 실형 선고받은 동화작가의 책 출판, 대출 열람 관렬
한겨레신문 디지털콘텐츠부 최우리 기자
자신이 가르치는 아동을 성추행한 동화작가가 재판에 넘겨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뉴스 가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소 소식을 전한다고 해서 피해아동 가족의 고통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1심 선고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와 재판부 정기 인사로 선고가 늦어지는 중 가해자가 꾸준히 책을 출판하는 모습을 보며 불합리하다고 느꼈습니다. 서점에서는 그의 책이 계속 팔렸고, 도서관에서는 가해자의 책 수십 권을 쉽게 열람, 대여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큰 잘못을 한 사람이 동화작가로서 수많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말해도 되는 것일까, 그 고민을 사회와 함께 풀어가고 싶었습니다. 부장 김남일 선배 등 한겨레 여러 동료들이 함께 고민해주셔서 의미있는 기사를 쓸 수 있었습니다.
한겨레 기사 이후 여러 언론이 같은 문제의식을 전했습니다. 시상식 전날 기자상 수상 소식을 피해아동 아버지께 전하자 아버지는 “함께 힘을 모아주신 다른 기자님들 (기사) 또한 많은 위로가 되었다. 용기낼 수 있게 해주신 마음 감사드린다”고 하셨습니다. 언론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회의적 고민을 하는 시대지만, 아직도 기자들이 할 일이 남아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월마트선 취급 않는 ‘새끼 오징어’ 이마트선 불법…
월마트선 취급 않는 ‘새끼 오징어’ 이마트선 불법 아니라며 ‘세일 중’ 등 총 16편
이데일리 소비자생활부 전재욱 기자
동네 횟집에서 만난 오징어는 주먹만 했습니다. 누가 봐도 어미를 잃은 새끼였습니다. 며칠 전 밥 먹다가 본 녀석과 또래쯤 됐습니다. 문뜩 든 생각입니다. ‘이렇게 작은 걸 왜 먹지.’
취재해 보니 새끼 오징어를 잡고, 팔고, 먹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문제는 우리가 먹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점이었습니다.
소비자의 무지는 죄가 아니었습니다. 총알 오징어라는 별칭을 붙여 눈과 귀를 가린 어민의 욕심과 상인의 상술 탓이 컸습니다. 제도의 불비는 이 현상을 묵인했습니다.
잡지 않는 게 최선인데, 어려우면 안 팔고 안 먹으면 됩니다. 기사는 소비자를 주체로 내세워 총알 오징어에 방탄조끼를 입히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움직이자 유통사가 호응하고, 제도가 따라왔습니다.
다행히 새끼 오징어를 왜 살려야 하는지에 의문을 갖는 독자는 없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은 있기 마련입니다. 기자가 소속한 부서는 이렇습니다. 모두의 공감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새끼 생선이 수난당하지 않도록 더 애쓰겠습니다.
그간 취재를 응원해준 가족과 정인, 그리고 데스크 이하 소비자생활부 동료에게 고맙습니다.
기획부동산의 덫 서울경제신문
기획부동산의 덫
서울경제신문 정치부 조권형 기자
“서민 대상 범죄는 제일 나중에 수사한다.” ‘지분 쪼개기’ 기획부동산을 취재해온 지난 2년간 수사기관 공무원들에게 여러 차례 들은 말입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주로 다단계 사기라 가해자·피해자 구분이 어렵다는 점, 서민 피해자들은 목소리를 낼 줄 모른다는 점, 서민 대상 범죄는 수사 성과를 높게 쳐주지 않는다는 점 등으로 짐작됩니다. 기획부동산들이 토지 지분을 연 1조원어치 넘게 팔면서 그간 무탈했던 배경에는 이런 형사 사법의 지연이 있었습니다.
기사를 보고 연락 온 기획부동산 피해자가 수십 명입니다. 대부분 제보가 아니라 도움 요청이었습니다. 수사기관 공무원이나 변호사 지인이 있었다면 물어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불똥이 기획부동산으로 튀었습니다. 철저한 수사 뒤에 서민 대상 범죄 수사 시스템 보완도 이뤄지길 바랍니다.
취재를 지원해주신 이현호·안현덕 법조팀장, 한영일·최형욱·김정곤 사회부장께 감사합니다. 끝까지 취재할 수 있도록 보도의 의미를 거듭 일깨워준 박진용 기자에게 공을 돌립니다. 이 문제를 처음 포착했고 취재에 한몸처럼 임한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께 이 글을 헌사합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 일요신문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
일요신문 일요신문i팀 문상현 기자
2016년 2월이었습니다. 분홍색 보따리를 든, 시각장애로 앞을 잘 보지 못하는 남자와 그의 팔을 꼭 붙잡고 있던 덩치 큰 남자를 만났습니다. 보따리 매듭을 풀자 누렇게 바랜 수백 장에 달하는 서류 뭉치가 나왔습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 수사·재판기록이었습니다. 마주앉은 두 남자는 이 사건의 범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살인범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살인을 했다는 증거가 단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유죄 확정판결의 유일한 증거였던 두 남자의 자백은 경찰의 고문과 폭행을 이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했던 허위 자백이었고, 검찰과 법원에서 바로잡으려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21년 넘게 복역한 후에 세상에 나온 이들은, 여전히 누구도 자신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지만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했습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의 시작과 끝을 전부 기록했습니다. 증거수집부터 재심 본안 재판 등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2016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5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탐사보도에는 무고한 사람을 처벌하지 않도록 한다는 형사재판의 최고 이념이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재판을 통해 그 이념이 되살아나는 역설적이면서도 극적인 장면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접대 경찰과 청탁금지법, 6개월 추적기 kbc광주방…
접대 경찰과 청탁금지법, 6개월 추적기
kbc광주방송 기동탐사부 이상환 기자
“술 마시고 골프 친 게 죽을죄는 아니잖아요. 보도만 안 나가면 괜찮을 텐데.”
골프와 술자리 접대 경찰을 취재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경찰들의 말이다. 보도만 안 나가면 알아서 사건을 잘 마무리하겠단 경찰 고위 간부의 말이 목에 가시처럼 걸렸다.
이제는 ‘제 식구 감싸기’란 말을 쓰기도 민망할 정도가 됐다. 수법도 진화했다. 입증되지 않은 현금 거래로 골프 접대 수수 금액을 낮추고, 시민감찰위원회를 동원해 청탁금지법을 무력화시켰다. 그들이 만든 철옹성을 하나하나 해체해 반박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수습기자 때부터 10년 넘게 출입한 경찰, 자치경찰제와 국가수사본부 출범으로 권한이 더 커진 경찰이 이래선 안 된단 심정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3명이 숨진 광양제철소 폭발사고 수사 경찰과 포스코 간부의 부적절한 술자리까지 드러내면서 파급력이 커졌다. 쉽게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은밀한 접대, 그리고 이를 감추려는 경찰 조직의 부끄러운 모습은 언제, 어디서든 반복될 수 있다. 특히 감시의 눈이 적은 지방은 더 그렇다. 이번 보도와 수상이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닌 시민의 안전과 원칙을 지키는 경찰로 거듭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부결 없는 도시계획위원회”..‘아파트 공화국’…
“부결 없는 도시계획위원회”..‘아파트 공화국’ 전락한 광주
광주MBC 취재부 김철원 기자
광주는 무등산의 도시다. 광주시민들은 도시 어디에서 봐도 보이는 1187미터의 무등산의 도시에 살고 있음을 큰 자랑이자 행복으로 여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광주는 아파트의 도시가 되고 말았다. 불쑥불쑥 키를 높여가는 아파트 때문에 무등산은 이제는 ‘어느 방향에서든 볼 수 있는 산’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접하게 된 시민단체의 보도자료 한 장에서 광주 도심 난개발의 원인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잡게 됐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광주시 법정위원회인 ‘도시계획위원회’에 특정인사들이 계속 선임되고 있음을 지적한 보도자료를 냈고 취재진은 이 위원회가 최근 2년 동안 상정된 건축관련 안건들 가운데 단 한 건의 ‘부결’ 없이 모두 통과시켰다는 사실을 길어올렸다.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에 달려 있는 자금의 규모는 적게는 수조원, 많게는 십수조원에 달하기에 권한이 막강하다. 그만큼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지만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었다. 다행인 것은 광주MBC 보도 이후 도시계획위원회를 향한 기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더불어 제 역할을 하는 지역 시민단체의 존재 역시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