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YTN 사회부 김우준 기자
“언젠가 터질 줄 알았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제약사들의 임의 제조’ 모두가 문제인 줄 알고 있었지만,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제약업계의 고질병이었습니다. ‘관행’, ‘끼리끼리’란 수식어 속에 불법은 습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확실한 뇌관을 건드려야지만, 문제를 끄집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악성 뿌리가 땅속 깊게 단단히 자리 잡은 만큼 확실한 물증으로만 캐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전 취재에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입니다.
한 번 잡힌 문제는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딸려 나왔습니다. 스모킹 건 이른바 ‘제약사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게 신의 한 수가 됐습니다. 1년여간 뿌려둔 ‘취재 덫’이 빛을 발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임의 제조’ 지시가 명확히 담긴 내부 문건을 확보한 뒤 취재에 들어가자 제약사는 순순히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문건이라는 확실한 팩트를 무기 삼아, 협회와 다른 제약사 등 다방면으로 알아보았고, 다른 제약사들의 임의 제조 정황이 담긴 내부문건 등을 추가로 확보 수 있었습니다.
뇌관을 터트린 뒤에서야 민낯을 드러낸 ‘제약사 임의 제조’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적나라한 현실과 감독기관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의 압박 속에 식약처는 유달리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보도 당일 곧바로 문제가 된 의약품을 판매 정지를 내린 데 이어, 이틀 만에 강제수사로 전환했습니다.
불법이 관행화된 이면에는 제약사를 감독하는 식약처의 관리 부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업계 전반의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끝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섰던 이유였습니다. ‘why’라는 의심을 나침반 삼아 구조적인 문제를 깊숙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깊게 취재한만큼 핵심을 찌를 수 있었습니다. 제약사와 식약처 간의 유착 의혹에 이어, 제도적 미비점까지 연이어 보도했고, 결국 국회, 식약처 등 관계 당국을 모두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첫 보도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어선 지금까지도 후속 제도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식약처는 중소 제약사를 점검한 데 이어, 대형 제약사에 대한 불시 점검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몇 명은 취재기자와 긴밀히 연락하며, 제도 개선책 등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속보도가 관행이란 타성 속에 이어진 악습의 고리를 끊어내는 가위질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당장은 아플 수 있어도, 올바른 고리로 다시 연결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연속보도를 할 때마다 원하는 바람입니다. ‘이번만큼’은 꼭 변화하길.
LH 땅투기 수사 핵심 ‘강 사장’ 및 지역농협 연루…
LH 땅투기 수사 핵심 ‘강 사장’ 및 지역농협 연루 의혹
TV조선 사회부 정준영 기자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취재였습니다.
광활한 신도시 예정지의 등기부등본을 무한정 떼볼 순 없는 일이었습니다. 우선 취재 범위를 좁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각종 ‘프롭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 특정 기간 거래가 이뤄진 부동산 물건을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알아낸 의혹 부지는 목록을 만들어 정리했습니다. 이른바 ‘손품’입니다. 이후부터는 ‘발품’을 팔아 등기에 나오는 정보를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주변을 탐문하며 ‘강사장’으로 불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강모씨가 의혹의 몸통이란 것을 파악했습니다. 주민 대책위원장 출신의 현직 농협 감사가 강 사장과 함께 땅을 사들였다는 단서를 잡고 지역 농협을 찾아다니며 의혹을 파헤쳤습니다.
밤낮으로 곳곳을 누빈 팀원들과 날것의 취재 내용을 날카로운 기사로 탈바꿈 해주신 데스크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LH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모든 언론인께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 드립니다.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
YTN 'LH 투기 의혹' 특별취재팀 김지환 기자
“LH 직원이 맞는지, 추가 의혹이 있는지는 언론과 수사기관에서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시작됐지만, 언론의 역할이 참 중요했던 취재였습니다. 등기 수백 통 가운데 유독 머릿속에 남아 퍼즐처럼 맞춰지던 주소들이 있었습니다. 무심히 말했지만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던 취재원 이야기에 각종 보상 관보를 보기도 했습니다. 형질 변경으로 바뀌기 전 주소를 알아내려고 땅 모양을 일일이 대조해보고 지적도를 떼보기도 했습니다. 막연히 단독 보도가 나온 신기한 순간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되돌아보면 언론이 해야 할 일이 분명한 덕이었습니다.
처음 땅 주소 하나 알아내기도 쉽지 않았는데,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결국 ‘LH 투기 의혹 특별취재팀’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의혹에 확신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취재팀 선후배뿐만 아니라 사회부장과 데스크, 캡, 그리고 광명·시흥 일대 부동산을 돌며 땅까지 팠던 수습기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LH 투기 의혹은 아직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인물, 의혹도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끝까지 언론이 해야 할 일을 되새기며 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매일경제신문 부동산부 유준호 기자
“이 금액이면 시세보다 낮아요. 세입자랑 합의도 된건데….” 고위공직자들이 전셋값 인상 실태를 추적하던 기자에게 내놨던 변명입니다. 정치적인 색안경을 끼고 사회를 들여다보는 일각에게는 통할 수 있는 해명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난해 부동산 현장의 전세대란을 목격했던 기자로서는 공직자들의 안일한 현실 인식에 서글픈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세 시장 혼란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세 실거래 가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같은 층, 동일 면적 물건이 하나는 3억9900만원에, 다른 하나는 8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됐습니다. 현재 전세 호가를 감안하면 3억9900만원은 갱신 계약일 것입니다. 과연 이번에 5%만 올려 전세 계약을 한 세입자가 2년 뒤에도 지금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요. 일부 고위공직자는 내로남불 논란에 앞서 맺은 계약을 뒤엎고 다시 전세 계약을 하겠다고 합니다. 2년 뒤 다가올 더 큰 후폭풍을 우려하는 시장 상황은 눈에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웃들의 전셋값 걱정을 덜어주려면 본인들이 맺은 ‘바담풍 전세계약’보다 ‘부동산 정책’ 수정에 앞장서야 할 때이지 않을까요.
낙인, 죄수의 딸 KBS
낙인, 죄수의 딸
KBS 탐사보도부 하누리 기자
“생일에 케이크 먹어보는 거요.” ‘꿈이 뭐냐’는 질문에, 아이가 답했다. 열아홉 살 은미(가명)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가 교도소를 오가, 내내 생계를 꾸려왔다. 아버지 영치금도, 은미가 벌었다. 선생님이 꿈이었지만 대학을 갈 수 없으니 못 이룰 것을 잘 안다고 했다. 대신 평범하게, 생일에는 케이크도 먹고 축하도 받으며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수용자 자녀를 만나기 쉽지 않아 취재의 기로에 섰을 때, 처음 만난 게 은미였다. 은미는 한 차례 만남을 거부했다가, “내 이야기를 알려서, 나같이 사는 아이들이 없어지면 좋겠다”며 약속 장소에 나왔다. 은미를 만나 그 삶을 듣고 나니, 다른 아이들을 찾아 실태를 전해야 한다는 마음이 굳어졌다.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구속된 미성년 자녀가 수만 명, 이 중 몇 명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지 우리 사회는 모르고 있다. 아이들도 ‘낙인’이 두려워 숨어있었다. 겨우 만나 인터뷰를 요청하면, 아이들은 은미처럼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라며 말을 이어가곤 했다. 마음을 헤집는 질문도 있었을텐데, 함께해준 이들에게 깊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어른들이 낙인찍은 ‘범죄자의 자녀’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또 만나기를 바라본다.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영남일보 경북부 양승진 기자
어떠한 창작물보다 현실이 더 비극적일 때가 있다. 이번 사건이 그랬다. 단순한 아동학대 사건인지 알았던, 이 사건의 비밀은 DNA 검사 결과를 통해 그 내막을 드러냈다. 물론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은 남았고, 이제 법의 심판만이 남았다.
DNA 검사 결과를 처음 알게 됐을 때는 가족사의 비극을 보도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도 컸다. 하지만 엄마를, 아니 자신을 지켜줄 누군가를 기다리며 지쳐 잠들었던 아이를 생각했다. 이 사건의 감춰진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보도 이후 국민 관심이 집중됐다. 연달아 터진 아동학대·방임 사건에 이번 보도가 경종을 울렸으리라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가 이 같은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는 법·제도의 정비도 이뤄지고 있다. 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가 뒤늦었지만 무등록 출생아에 대한 정비가 이뤄진다는 건 고무적이다.
이제 남은 건, 사라진 아이의 행방이다.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또 하나의 소중한 생명, 그 생명을 찾는 길에 이번 보도가 조금이나마 기여했다고 믿는다.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 인천일보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
인천일보 탐사보도부 김원진 기자
서울이나 경기도 지역 지인들과 장소 선정을 놓고 벌이는 파워 게임에서 인천 청년들은 주로 지는 쪽입니다.
특히 서울 친구들은 회나 한 그릇 할 각오 없으면 인천 방문을 굉장히 꺼립니다. 거리도 먼 데다 만나서 할 게 없다는 이유를 댑니다. 인천 청년들도 대부분 이에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놀고 먹을거리가 더 많은 서울에서 만나는 게 여러 가지로 합리적입니다. 접선을 위한 이동 거리를 인천 사람이 혼자 뒤집어쓰더라도 말이죠.
인천 청년이 취업에 접어드는 생애주기엔 서울까지 심리적 거리는 더욱 가까워집니다. 인천 주요 환승역인 부평역, 계양역, 부평구청역에선 아침저녁 원사이드 게임이 존재합니다. 출근 시간에는 서울행 플랫폼이, 퇴근 시간에는 인천행 플랫폼이 붐빕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대학 교육을 거치는 지금 시대에 인천 일자리는 제조업에 국한돼 있습니다. 소위 문과, 예체능 계열 친구들은 서울 일자리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왕복 3시간 넘는 출근길이지만 우리 인천 사람들에게 서울까지 왕래는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것입니다. 3시간 이동 거리는 몸에 배 있어 이제 와 따로 불만을 표출하지 않습니다. 다만 서울 접근성 향상이라는 교통 호재가 있으면 동네가 난리가 나는 내부적 고충은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로 인한 인천지역 구인구직 미스매치를 매번 서울 종속적 사고로 해소하면서 인천사람들이 청년쯤 되면 으레 겪는 익숙한 고충에 관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정치적 논리에 뒷전으로 놓여 있는 청년들이 자신들 권리를 찾는 과정에 이 기사가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구인구직 미스매치나 서울 종속적 사고는 인천에서 너무 고질적인 고유명사라서 기획 구성에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힘을 실어준 편집국에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1991년~1995년 사이 인천에서 태어난 토박이 청년들이 기획 접근 방식에 공감해 도움을 주신 덕분에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상괭이의 꿈 KNN
상괭이의 꿈
KNN 보도팀 이태훈 기자
상괭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가장 많이 서식하는 토종 돌고래입니다. 마치 웃는 모습을 하고 있어 웃는 돌고래,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 해서 ‘세젤귀’ 고래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천마리가 넘는 상괭이가 죽은 채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상괭이의 잇따른 죽음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고 상괭이에게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추적해보기로 한 것이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세계자연기금, WWF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인간의 행동으로 인해 지구에 사는 야생동물 수의 60%가량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우리 바다에 사는 토종 돌고래, 상괭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그물에 의한 혼획으로 너무나 많은 상괭이가 죽고 있었습니다. 부검을 했더니 상괭이 몸속에서는 기생충과 종양 그리고 각종 발암물질까지 검출됐습니다. 상괭이를 통해 바라본 우리 바다는 건강하지 않았습니다. 상괭이는 우리에게 공존의 의미는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많은 이야기들이 있듯이, 우리 바다에는 상괭이도 함께 살고 있다는 점 모두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는 돌고래 상괭이가 다시 웃는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