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21년은 경찰에게 중요한 한해입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됐고, 검찰에게서 벗어나 독자적인 수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찰을 바라보는 냉소적인 시선은 여전합니다.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던 경찰이 과연 제대로 된 수사능력을 갖췄는가 하는 의문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탓입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 폭행 사건의 무혐의 처분, 경찰의 부적절한 결정으로 초래된 ‘정인이 사건’ 등은 이러한 시민들의 의문을 더 키우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수사는 경찰에게 더 중요했습니다. 전 국민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사건이고, 정부 역시 검찰이 아닌 경찰에 이를 담당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면 힘을 실어줬습니다. 경찰에게는 국민에게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경찰은 12만명이 넘는 조직원을 갖춘 권력입니다. 기자는 이러한 거대한 권력이 처음 맡은 대형사건인 만큼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판단했고, 수사 과정을 현장에서 밀착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번 보도가 이뤄졌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현장 취재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기자의 현장 지키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현장 취재를 통해 경찰의 수사상황에 대한 ‘허위 발표’가 드러났고, 경찰이 자신이 가진 권력을 제대로 된 형식도 갖추지 않고 휘두를 것이 아니라 신중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는 지적을 할 수 있었습니다.
① 경찰의 블라인드 압수수색 ‘헛발질’ 최초 보도
-해당 기사는 “꼬우면 이직하든가” 라는 글을 작성한 LH 직원을 찾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을 최초로 보도했습니다.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이와 관련한 국민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을 당시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블라인드에 올린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은 분노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작성자는 “어차피 한두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라며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회사로 이직하든가”라는 조롱 섞인 글을 올렸습니다.
이 때문에 LH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더 커졌고, 더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모양새가 되자 정부는 적극적인 대처를 하기로 했습니다. 국무총리도 “가능한 방법을 통해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고, LH도 즉각 경찰에 이를 고발했습니다.
경찰도 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작성자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에 착수했습니다. 압수수색 대상은 경남 진주의 LH 본사와 블라인드의 운영사 ‘팀블라인드’였습니다. 팀블라인드의 경우 본사가 미국에 위치해 있는데, 경찰은 본사에 이메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한편 한국지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단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압수수색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저희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팀블라인드 사무실 현장을 찾았습니다.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압수수색 과정에서 특이사항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지키며 이를 계속 확인하고 있었던 취재진은 저희 외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경찰의 발표와 달리 현장에서는 경찰 방문의 현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저희가 사무실 현장에 있었음에도 경찰은 “블라인드 주소를 찾아 현장을 방문했지만, 사무실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장에서 저희가 확인한 사실과 달랐습니다.
의아함에 경찰과 계속해서 연락을 했고, 경찰 압수수색팀은 철수를 하던 중 저희의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다시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방문한 시각은 이미 팀블라인드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상황이었고, 결국 경찰은 허탕을 치고 다시 경남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황을 알아보니 같은 이름의 빌딩을 잘못 찾아갔다가 ‘사무실이 없었다’는 발표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발표마저도 사실과 달랐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취재했던 저희 팀은 <[단독]“이 건물이 아니네”…‘블라인드’ 압색 허탕친 경찰, 우왕좌왕 LH 수사> 기사를 작성해 최초 보도했습니다. 또한 이후 경찰의 수사상황과 개선 방안 등에 대한 후속보도까지 이어나갔습니다.
-3월 17일
[단독]"이 건물이 아니네"…'블라인드' 압색 허탕친 경찰, 우왕좌왕 LH 수사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8&aid=0004878546
-3월 18일
엉뚱한 사무실에 '블라인드' 압수수색간 경찰…"주소 혼동" 실수 인정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8&aid=0004879116
② 경찰의 수사능력과 허위발표에 대한 지적
-LH 사건은 많은 이들의 초미의 관심사였고, 블라인드 사건의 경우 수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익명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였습니다.
더욱이 이번 LH 사건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맡게 된 첫 대형사건으로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경찰의 수사능력을 믿지 못하겠으니 검찰이 LH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고, 특검에 대한 논의도 많이 진척된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수사능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하는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단독 보도로 경찰이 수사능력이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압수수색을 비롯한 강제수사는 수사 과정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대목인데, 그 과정에서 어처구니없는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블라인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했다가 저희 취재인의 질의에 재차 발표한 ‘주소지로 찾아갔지만 사무실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내용까지 연이어 허위사실을 발표한 점은 경찰 수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대목입니다. 사소한 거짓말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찰과 같은 기관의 공적 발표에 대해 바로 믿을 수밖에 없는 일반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수사권이 부여된 첫해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만든다면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보도 이후 정치권에서도 경찰의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저희 기사를 인용하면서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 문제가 많다는 취지의 지적을 했습니다. “압수수색 전 현장답사는 기본이며, 경찰 수사 결과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이후 특별수사본부의 브리핑에서도 “압수수색 허탕은 어떻게 된 것인가”하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수사를 이끌고 있는 수사국장은 “주소에 혼동이 있었다”며 공식적으로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그는 이어 “확실하게 주소를 확인하고 수사를 다시 진행할 것”이라며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8&aid=0004879116)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팩트는 익명 취재원의 발언을 빌지 않아서 해당 없습니다.
-현장에 남아 있던 팀블라인드 직원의 발언을 기사 중간에 익명으로 인용했습니다. 현장에 직원이 있었음에도 경찰의 늦은 대처로 수사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취지로 인용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모든 기사는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현장에 있는 사건팀 기자가 압수수색 여부와 실시간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경찰의 압수수색 발표와 현장 상황이 다르다는 걸 깨닫고 결국 경찰이 같은 이름의 빌딩을 잘못 찾아갔다가 ‘사무실이 없었다’는 발표를 한 것을 취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이 “사무실을 찾아 나섰지만, 확인 결과 사무실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발표를 한뒤 이를 그대로 받아 보도하는 매체들은 있었지만, 실제로 사무실이 존재함에도 경찰이 주소를 혼동해 다른 건물의 사무실을 찾았다는 사실을 보도한 매체는 없었습니다.
-해당 기사가 보도된 뒤 주요 매체들도 즉각 같은 내용의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서울신문 등 주요 일간지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매일경제 등 경제지, SBS와 MBC 등 주요 방송사 모두 저희의 기사를 기반으로 한 기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는 저희뿐이었기 때문에 ‘같은 이름의 건물을 오해했다’, ‘경찰이 뒤늦게 도착했더니 이미 직원들은 퇴근한 후였다’는 내용의 보도는 저희 기사를 인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는 LH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기존 관행대로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하고 확실한 수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을 했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저희의 보도 이후 정치권에서도 해당 기사를 인용해 경찰의 수사력을 의심하는 의견이 제기됐고, 경찰의 최고 수사 책임자는 “주소를 혼동했다”며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현장감 있는 기사를 통해 경찰에 언론의 감시가 있다는 긴장감을 다시금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압수수색은 경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이 일반인들에게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이 때문에 압수수색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집행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취재과정에서 본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은 너무 허술했습니다. 과연 경찰에게 수사 능력이 있는 것인가 하는 충분한 의심을 가질 수 있는 정황이기도 했습니다.
-LH 사건은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요한 사건인 만큼, 경찰도 LH 수사를 진행함에 있어 언론의 감시 기능을 인식하고 보다 신중한 태도로 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 위반 사항이 없습니다.
-이데일리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적극 공감했습니다. LH 사건으로 국민의 분노가 들끓는 가운데, 헛발 수사를 하는 경찰에 대한 문제 제기 필요성에 대한 회사와의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해당 기사는 자사 온라인 홈페이지 메인에 게재돼 많은 이들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데일리는 'LH 사건' 취재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모든 LH 태스크포스(TF) 기자들을 올해 3월 사내 '이달의 기자상' 주인공으로 선정했습니다.
이데일리는 앞으로도 권력기관의 부패를 경계하고 감시하는 데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없이 취재한 기사라 해당 사항 없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과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해당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7회 전체 총평
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