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감시가 허술한 권력 기관 중 한 곳은 바로 ‘지방의회’입니다. 특히 각 지자체마다 편성된 예산을 늘리거나 삭감할 수 있는 권한은 지방의회의 가장 큰 권력이라 할 것입니다. 반면 지방의회가 직접 쓰는 예산은 별 다른 검증이나 감시 없는 게 현실입니다. 부산MBC의 ‘부산광역시의회 정책연구용역’ 검증 기획보도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해마다 수억원씩 쓰는 시의원들의 특권 중 하나인 ‘정책연구용역.’ 과연 우리 세금, 똑바로 쓰고 있었을까요?
취재진은 2019년, 2020년 부산시의회가 진행한 22건, 3천605쪽의 정책연구용역 원본과 과업지시서, 용역비 산출내역서 등을 정보공개를 통해 확보해 ‘전수 분석’했습니다. 가장 먼저 연구윤리의 기본인 ‘표절률’을 확인하고, 배낀 보고서들 원문을 입수해 하나씩 대조하는 수작업을 거쳤습니다. 보도의 차별성을 위해 ‘용역 내용’도 검증했습니다. 과업지시서와 보고서 원문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부실 용역을 찾아내고, 용역수행업체, 연구내용들을 전수 분석해 시민 세금이 허투루 쓰였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보도 전 3주 간의 분석 결과, 시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표절 부문에서는 다른 연구진이 설문조사나 면접을 통해 도출한 결과, 타 연구진들의 주관이 담긴 분석 결과들까지 그대로 가져다 쓴 사실을 적발했습니다. 특히 ‘부울경 메가시티’ 보고서는 기존 국책연구원과 타지역 연구원 보고서 6개를 짜깁기한 ‘민망한’ 보고서였습니다. 5년 전 경기도의 한 동사무소 조직 구성안을 ‘부울경 메가시티’로 주어만 바꿔 붙여넣기까지 했습니다. 이 보고서로 과연 어떤 정책을 펼치겠다는 걸까요?
취재 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사실도 적발했습니다. 당시 부산시의회 의장이 2020년 총선 넉달을 앞두고 발제한 ‘부산시 정책만족도 보고서’입니다. 그런데 여론조사 문항에는 국정 지지도, 정당 지지도, 시민들의 투표성향 등 부산시 정책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묻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의 문의에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논의를 통해 해당 보고서 내용이 학술, 정책과는 상관없는 ‘선거여론조사’로 보고 ‘신고되지 않은 선거여론조사’, 즉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결론내렸습니다. 각 정당에서 후원금으로 진행해야 할 여론조사를 시민 세금으로 한 셈입니다.
그밖에 중복 연구를 통해 세금을 낭비한 사례, 엇비슷한 용역 주제를 2개 기관에 제출해 세금을 받아간 사례, 전문성 없는 업체가 용역을 받아가 부실 납품한 사례 등을 적발했습니다. 표절과 부실, 법 위반까지 해가며 2년간 부실 용역이 납품되어 온 것입니다. 취재진은 이후 부실 용역들이 양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들을 집중 분석해 보도했습니다. 검증없는 업체 선정, 의원끼리의 연구비 나눠먹기, 관리와 책임 없는 제도(조례) 등이 그 예입니다. 보도 이후 부산시의회에서는 그동안 부실용역을 인정하고 제도 개선을 시민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정책연구용역은 잘쓰면 약, 잘못쓰면 독이 되는 양날의 검입니다. 부실한 내용, 결여된 연구윤리로 덮힌 정책용역 결과를 만약 시의원들이 실제 정책에 활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더 큰 예산 낭비로 이어질 것입니다. 2년간의 부산시의회 정책연구용역에 시민들의 세금 5억 천 500만원이 쓰였습니다. 부산시의회는 이마저도 예산이 너무 적다며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세금 똑바로 쓸 수 있는 제도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부산MBC 10편의 기획보도를 통해 시민들과 부산시의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보도에 나타난 익명의 취재원은 부산시의회 사무처와 용역수행업체 관계자 등으로 모두 정책연구용역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 취재원들입니다.
- 별도의 제보자 및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선행보도 없는 부산MBC 단독 기획보도입니다. 부산 지방의회 정책연구용역을 깊이 검증한 보도 역시 지역에서 최초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산MBC 보도 이후 부산시의회 수장인 의장이 방송을 통해 제도 개선을 시민들에게 약속하고 현재 제도 개선이 진행 중입니다.
우선 정책용역을 검증할 제도가 전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부산시의회는 부산시와 타 지역 사례를 참고해 용역 준공 전 표절과 부실을 검증할 수 있는 상세 매뉴얼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또 용역 검증에 대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새로운 조례 제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보도로 지적한 부실 용역들은 현재 삭제하거나 수정되어 부산시의회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됐습니다. 또 정책용역비를 상세한 검토 없이 의원들이 나눠먹기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산시의회는 올해부터 의원들의 ‘과제제안서’를 꼼꼼히 검토해 시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연구만 진행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산MBC ‘엉터리 정책연구용역’ 기획보도는 단순히 ‘표절’ 검증을 넘어 보고서 내용 전체를 수작업으로 검토해 ‘부실 용역’을 적발하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의 ‘국회의원 정책연구용역 검증’ 보도와는 차별성을 갖는 부분입니다. 또 이번 보도를 통해 상대적으로 감시가 허술한 지방의회의 예산 낭비를 적발해 세금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한 보도입니다.
시의원뿐 아니라 민간 용역업체, 시민단체도 검증 대상으로 삼아 언론자유와 공정보도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정보 취득 과정 역시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활용해 적법하게 확보했으며, 내용 검증도 공인된 표절검증 기관 등을 활용해 신뢰성을 더했습니다. 인터뷰 대상자 일부는 익명 처리해 취재원을 보호하였고, 취재과정에서 상대방의 반론 역시 보도에 충분히 반영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외부 지원,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7회 전체 총평
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