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서울 노원에서 세 명 시신 발견.’
목요일인 3월 25일 밤 10시 50분쯤. 한 취재원으로부터 짤막한 첩보를 입수한 취재팀은 전후 사정 파악을 뒤로 하고 차량에 탑승해 곧장 서울 노원구로 향했습니다. 즉시 단체대화방이 꾸려졌고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누가 발견된 건지 쉴 새 없이 전화를 돌리면서 행선지를 바로 잡았습니다. '경찰, 서울 노원구서 세 모녀 살해 후 자해한 피의자 체포'. 이날 밤 11시 59분, '김태현 스토킹 연속살인사건'으로 기억될 이 사건의 1보를 SBS가 띄웠습니다. 타사에서 2보가 나오기까진 2시간이 넘는 공백이 있었습니다.
○[온라인]경찰, 서울 노원구서 세 모녀 살해 후 자해한 피의자 체포(3.25)
●[리포트]세 모녀 흉기 찔려 숨진 채 발견…피의자 현장서 체포(3.26)
조간과 통신마저 잠든 시간, 취재팀은 밤새 세 모녀가 발견돼 현장감식이 한창인 현장을 지켰습니다. 날이 밝고 주민 인터뷰를 통해 쏟아진 오보들 속에서 SBS가 사건을 제대로 알려 중심을 잡을 수 있었던 건 첫날 새벽의 고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6일 오전 7시 34분쯤 연합뉴스가 기사를 띄운 뒤로 아파트 앞엔 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기자들은 현관 앞을 지나며 입을 여는 이웃주민마다 몰려 녹음기를 들이댔습니다. ‘큰딸의 헤어진 남자친구의 범행이 틀림없다’ ‘약 1년쯤 전 이사 왔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기사화됐습니다.
전 남자친구의 집착이란 범행 동기는 언뜻 비교적 쉽게 수긍갈만 했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은 당사자들이 고인이 되어 나서서 해명할 수 없는 사건일수록 신중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과연 주민이 20대인 딸의 사생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까?’하는 현장 기자의 고민도 더해졌습니다. 취재팀은 사정을 알만한 주변인들, 특히 큰딸의 친구들을 수소문했습니다. 남자친구였다면 가까운 지인들이 모를 순 없었습니다.
“김태현이요?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어렵게 연결된 통화 너머로 큰딸의 친구들은 피의자의 이름 앞에서 물음표를 던졌습니다. 언론 취재를 일절 거부하던 친구들은 정확한 정보 전달이 곧 고인의 명예와도 연결된단 끈질긴 설득에 망설이다 입을 뗐습니다. 연애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단 친구는 ‘확실히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오히려 친구들은 잘못된 정보로 마구 찍혀 나오는 기사에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당일 SBS는 8뉴스 ‘세 모녀 피살…“게임에서 만나 교제 요구하다가”’ 리포트에서 큰딸 김모 씨가 최근 스토킹 때문에 전화번호까지 바꾼 점을 근거로 이 사건이 스토킹 범죄임을 처음 알렸습니다. 여러 친구들 인터뷰를 통해 헤어진 남자친구가 아니란 점도 바로 잡았습니다. 같은 시간 다른 지상파방송 뉴스에서 “용의자는 숨진 큰 딸의 헤어진 남자친구”라고 전한 것과 대조적이었습니다.
●세 모녀 피살…"게임에서 만나 교제 요구하다가"(3.26)
SBS는 최초 신고자와 신고자의 부탁을 받고 경찰보다 먼저 25일 집 앞에 도착했던 친구 등 2명을 대면 인터뷰해 김태현의 스토킹이 3개월간 이어졌단 사실을 보도(3월 29일 보도)했습니다. 친구들이 밝힌 스토킹 정황은 여러 형태로 퍼지며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이날 마침 피의자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됐습니다.
취재팀은 세 모녀 유가족과의 접촉을 위한 시도도 계속했습니다. 부검 뒤 2일장으로 짧게 치러진 장례식장을 찾아 사실 보도를 위한 진심을 전하려는 노력 끝에, 애초 언론 보도에 큰 거부감을 드러냈던 유가족의 인터뷰 승낙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먼저 두 딸의 친가 쪽 유가족 2명을 인터뷰해 안타까운 사정을 전했고(3월 30일 보도), 피해자 중 어머니의 언니를 만나 외가 쪽의 이야기(4월 6일 보도)도 들었습니다. 단란했던 가족의 생전 상황을 전하는 유가족 인터뷰가 전해지며 피의자의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높아졌습니다.
결정적으로 취재팀은 큰딸이 그동안 친구들에게 보냈던 메시지를 단독 입수해 보도(3월 31일 보도)하며 스토킹이 어떻게 집요하게 이뤄졌고, 피해자가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는지 알렸습니다. 특히 큰딸이 생전에 남긴 메시지들은 모든 언론사가 받아서 보도하며 스토킹 범죄에 대한 관심을 높였습니다.
●"석 달 동안 스토킹 당해"…전화번호도 바꿨지만(3.29)
●'세 모녀 살해' 범행 직후, SNS 삭제 정황 포착(3.30)
○"그 남자 무섭고 두렵다"…죽은 큰딸이 남긴 메시지(3.31)
●"무섭다, 다가오는 검은 패딩"…피해자 생전 대화 입수(3.31)
●'세 모녀 살해' 피의자 첫 조사…다음 주 신상공개 논의(4.2)
○"휴일 골라 범행?"…'세 모녀 살인' 계획범죄 가능성(4.2)
●경찰, '노원구 세 모녀 살해' 김 모 씨 구속영장 신청(4.3)
뿐만 아니라 취재팀은 신상이 공개되기 전 김태현이 급소만을 노린 점 등 범행이 얼마나 잔혹한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자칫 엽기적인 범죄 행각만 강조되지 않는 선에서 경찰 수사 내용을 연속으로 전했습니다. 범행 동기와 연쇄 살인은 우발적이라고 주장하는 등 피의자 조사에서의 김태현의 진술 내용을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또 여러 증거 인멸 정황과 계획범죄 정황이 확인된 점, 프로파일러 투입과 사이코패스 검사 검토 등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파악해 알렸습니다.
●"피해자 급소에 치명상"…발각 열흘 만에 구속(4.4)
●'세 모녀 살해범' 24살 김태현…사이코패스 검사(4.5)
●범행 방법 사전 검색…택배 사진으로 주소 알아내(4.5)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연속 살인은 우발적"(4.5)
●"스토킹 사라지길"…법 있어도 피해자 보호 '감감'(4.6)
○'강남역 살인 · 이춘재 사건' 베테랑 프로파일러, 김태현 조사 투입(4.6)
재발방지를 위한 고민도 놓지 않았습니다. ‘희생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뜻을 전하면서 9월 시행을 앞둔 스토킹처벌법의 허점을 짚어 보도(4월 6일 보도)했습니다. 실제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 여성을 인터뷰해 우려와 걱정에 대해 듣고,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였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유가족들과 숨진 큰딸의 친구들 인터뷰 시 익명성 보장과 고인의 명예를 위해 충분한 협의를 거쳐 반영했습니다. 지나치게 선정적인 내용은 자칫 엽기적인 범죄행각이 강조되지 않도록 취재가 되었더라도 기사에 담지 않거나, 담아야할 내용은 표현에 신중을 기했습니다. 범행 지역인 노원구가 강조되지 않도록 대부분 기사에서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정도로 지역 명을 흐려 반영했습니다. 또 자칫 스토킹에 대한 논의가 성별 구도로 흐르지 않도록 표현과 내용에 신경 썼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사건은 SBS가 첫 보도해 선행 보도는 없습니다. 1보로 사건을 알린 뒤 주민의 입을 빌려 피의자를 ‘헤어진 남자친구’로 지칭하는 다수 매체의 추정하는 보도가 쏟아졌지만 끈질긴 취재와 보도로 이를 바로 잡았습니다.
또 취재팀이 보도한 피의자의 스토킹 정황은 모든 언론사가 받아서 보도하거나 프로그램 등에서 다뤘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지인들에게 보낸 ‘아파트 1층에서 스윽 다가오는 검은 패딩’, ‘집에 갈 때마다 돌아서 간다’는 등의 피해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메시지가 전해진 뒤로 타사들 역시 스토킹 범죄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무엇보다 SBS는 거의 모든 매체가 취재에 손을 놓고 있던 때 연속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의 씨앗인 스토킹 정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실제 범행 현장이 처음 발견된 3월 25일부터 신상공개가 이뤄지기 전날인 4월 4일까지 10일 동안 주요일간지 10곳에 실린 지면 기사는 단 3건에 불과합니다. SBS의 선행보도 이후 타사의 후속보도들은 SBS가 전한 스토킹 정황을 바탕으로 이뤄졌습니다.
(MBC 뉴스데스크)"1층에 검은 패딩"…세 모녀 살해범 스토킹 정황 확인<4월 1일>
(KBS 뉴스9)‘세 모녀 피살사건’ 청원 20만 명 넘어…신상 공개 이뤄지나?<4월 1일>
(JTBC 뉴스룸)"배달 왔다고 속여 침입"…'세 모녀 살해' 20대 구속<4월 4일>
(TV조선 뉴스9)[포커스] "노원 세 모녀 살인범 신상 공개" 청원 20만 넘겨<4월 1일>
(MBN 종합뉴스)노원구 '세 모녀 살해' 피의자 구속…범행 동기 파악 주력<4월 4일>
(채널A 뉴스A)[사건을 보다]세모녀 살인…허락치 않은 검은 그림자 ‘스토킹’<4월 3일>
(경향 27면/사설)스토킹 범죄 위험성 보여준 노원 세 모녀 살해<4월 6일>
(국민 27면/사설)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신상 공개 마땅하다<4월 6일>
(한국 2면)반의사불벌죄 규정 탓... ‘처벌 회피’ 스토킹범 협박에 시달릴 수도<4월 7일>
(중앙 10면)게임 모임서 피해자 만나...택배상자 사진 보고 주소 파악<4월 7일>
(경향 8면)노원 세 모녀 살해 사건에 여성들이 죽어간다 시민들 분노<4월 5일>
(동아 12면)세모녀 살해 피의자, 퀵서비스 기사로 속여 침입<4월 5일>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건을 다룬 SBS의 보도들은 공익을 위한 보도가치와 수정이 필요한 이슈의 공론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자부합니다.
먼저, SBS는 자칫 잔혹하고 엽기적인 피의 사실에만 이목이 집중되지 않도록 보도를 꾸려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가치를 지켰습니다. 선정적으로 소비될 위험이 높은 살해 방식 등에 대해 SBS는 고민에 고민을 거쳐 전해질 필요가 있는 내용만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또 본류라고 볼 수 없는 피해자, 또 피의자의 사적 기타 정보들은 가급적 배제하려 했고 이런 노력은 타사의 후속 보도로도 이어졌습니다.
또 부정확한 취재에 기댄 타사의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적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애썼습니다. 그 결과 유가족 등 주변인들이 지적하는 오보 문제가 상당히 바로 잡힐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SBS는 스토킹에서 시작한 범행의 뿌리를 쫓아 들춰 사회적인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스토킹에 대해 두려움을 표시하는 여러 피해자의 생전 메시지를 입수해 전한 뒤로 온라인에선 스토킹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타 매체에서도 지난 3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9월 시행을 앞둔 스토킹처벌법의 허점을 짚어 보도하는 등 선행 효과를 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소속사 확인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반론시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7회 전체 총평
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