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
저는 이번 기사가 한국의 안이했던 영사 외교 관행에 경각심을 불어넣었다고 자평합니다. 이번 기사에 공감했던 국내 여론은 한국 외교 당국을 대신해 애틀랜타 총격 사건 유가족들과 지역 한인들에게 위로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력을 감시하고, 드러나지 않는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조명하는 것은 언론 본연의 사명입니다. 저는 이번 기사가 언론의 사회적 책임에 충실했던 기사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번 기사는 사건을 끝까지 추적하는 끈기와 집요함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합니다.
저는 국민일보 워싱턴 특파원입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은 지난 3월 16일(이하 미국 현지시간-구분이 필요한 시간은 현지시간·한국시간은 별도 표시) 발생했습니다. 미국에서 빚어지는 일상적인 총격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으로 한인 여성 4명이 숨졌습니다. 한국 언론들과 미국 언론들은 총격 사건을 크게 보도했고, 저 역시 이 사건에 매달렸습니다.
저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대한 한국 언론들의 관심이 낮아진 뒤에도 취재를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끈질김이 이번 사건을 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기사는 취재 과정에서, 언론계 은어인 ‘야마(주제·핵심)’가 바뀐 경우라는 점을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애틀랜타 교민들에 대한 취재를 이어가면서 아시아계 증오 범죄와 관련한 기획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다만, 이수혁 주미대사가 총격 사건 현장이었던 애틀랜타를 방문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좀 더 정리되면 애틀랜타를 찾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대사가 애틀랜타를 한 번도 찾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이 커졌습니다.
결정타는 이 대사의 장례식 불참이었습니다. 저는 취재원들을 통해 한인 여성 희생자 4명 중 3명의 장례식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기사에서도 썼듯이, 애틀랜타 한인회 관계자는 “나머지 한 명의 장례식은 사정이 있어 조금 늦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희생자 3명의 장례식이 치러진 이후 이 대사가 어느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던 사실을 현지 교민들과 주미대사관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이 대사가 자국민 보호와 희생자 위로 등 대사의 기본 임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애틀랜타 총격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 3월 19일 애틀랜타 현지를 급히 방문했습니다. 한인 희생자가 4명이나 발생한 상황에서 한국의 주미대사가 애틀랜타 현장과 장례식을 한 번도 찾지 않은 데 대해 애틀랜타 교민들 사이에서 분노와 불만, 섭섭함이 매우 높았습니다.
특히 희생자 1명의 장례식은 지난 3월 25일 주미대사관이 있는 워싱턴에서 가까운 버지니아주의 한 지역(알렉산드리아)에서 열렸습니다. 그러나 이 대사는 이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고, 워싱턴 총영사가 대신 참석했습니다.
애틀랜타에서는 2명의 장례식이 지난 3월 25일, 26일에 각각 열렸습니다. 저는 26일 저녁 현지 교민들에 대한 취재를 통해 이 대사가 애틀랜타에서 이틀 동안 열렸던 장례식 모두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단독/ 한인여성 4명 숨졌는데…이수혁 대사, 총격현장·장례식 한 번도 안 갔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송고했고, 28일 오전 7시 18분(한국시간) 국민일보 온라인을 통해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국민일보 기사가 나간 이후 최종 확인한 결과, 이 대사는 뉴욕에서 열렸던 한인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한인 희생자 4명의 장례식에 모두 불참했던 것입니다.
저는 이번 기사가 한국 영사 외교의 부실했던 단면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또, 외교 당국이 그동안 간과했던 부분에 대해 날카로운 문제 제기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이번 기사가 안이했던 관행에 건전한 변화들을 야기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저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애틀랜타 한인회장을 포함한 한인회 관계자,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현지 교회 목사, 한인 단체 관계자, 교민 등 다수의 취재원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장례식 일정 등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은 취재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 취재원들의 코멘트는 당사자들의 의견에 따라 실명과 익명으로 보도됐습니다.
외교 당국의 대응과 관련해 현지 교민들의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그러나 옹호론보다 비판론이 훨씬 높았습니다. 찬반양론은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취재에 오히려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이번 기사에서 4가지 팩트를 전했습니다. 이 대사가 △애틀랜타 총격 현장을 한 차례도 방문하지 않았던 사실 △당시 한인 희생자 4명 중 3명의 장례식 치러졌으나 모든 장례식에 불참했던 사실 △한인 유가족을 단 한 번도 직접 위로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 △애틀랜타 등에서 열렸던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희생자 추모집회에 참여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애틀랜타를 직접 방문해 아시아계 인사들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저는 이 대사의 대처 방식을 2018년 10월 27일 발생했던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총기난사 사건 당시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했던 대응과 비교했습니다. 취재원들로부터 이 대사에 대한 감정적인 비판이 아니라 한국 영사 외교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잣대를 제공했다는 호평을 들었습니다.
또 애틀랜타에서 진행됐던 희생자 추모·아시아계 증오 범죄 규탄 촛불집회 상황도 전했습니다. 영사 외교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애틀랜타 현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연락을 교환했던 다수의 취재원 중에서 저와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인물은 없습니다. 그리고 외교 당국의 영사 업무를 호의적으로 평가했던 일부의 취재원들도 이 대사가 애틀랜타를 방문하지 않았고, 어떤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팩트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제 기사엔 실명과 익명이 함께 등장합니다. 이는 취재원들의 의사에 전적으로 따른 것입니다.
모든 취재는 제가 직접 했습니다. 또 취재는 전화 통화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현지 취재원들과 주미대사관 등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 과정을 꼼꼼히 거쳤습니다. 결과적으로 틀린 팩트가 하나도 없었으며, 현지 교민들의 감정을 충실히 전달했다고 자평합니다.
특히 주미대사관의 해명을 기사 앞부분에 세 문장으로 충분히 담았습니다. 이 세 문장은 주미대사관이 제게 전달한 거의 모든 내용이었습니다. 가감 없이 이를 모두 전달했습니다. 주미대사관의 해명이나 반론권을 보장하는 데에도 충실했다고 생각합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취재와 보도 과정은 독자적인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습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 발생 이후 이 대사의 안이했던 대응 논란과 관련해 타 매체의 선행 보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국민일보는 온라인 강화를 강조하고 있어, 데스크와 상의한 이후 온라인에 기사를 먼저 내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28일 오전 7시 18분(한국 시간)에 기사가 나갔는데,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지난 29일 연합뉴스와 JTBC, 한국일보, 뉴스1, 조선비즈, 아주경제 등이 국민일보 기사를 받아 보도했고, KBS는 30일 북미 지역 공관장 화상회의에서 나온 이 대사의 사과성 발언을 전했습니다. 또 매일경제는 31일자 사설에서 이 대사의 대응을 비판했습니다.(이상 한국 시간)
미국 현지에서도 국민일보 단독 기사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미주중앙일보는 30일(현지시간) ‘기자노트’라는 칼럼에서 ‘희생자 외면 ‘이수혁 대사’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습니다. 이 칼럼은 ‘동포사회 한 인사는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계가 연일 증오범죄 규탄으로 열기를 더하고 있는 시점에 주미대사가 소극적으로 나서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선행보도와 타 보도에 관한 표절 여부’에 대해 제가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이 대사 기사에 대한 미국 현지 교민사회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이 대사 관련 기사가 나간 하루 뒤인 지난 28일(현지시간) 저는 다른 제보를 받았습니다. 애틀랜타 총영사도 애틀랜타 현지에서 열렸던 희생자 2명의 장례식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곧바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수습하는 한국 정부의 현장 책임자였습니다. 기사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현지 교민들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습니다. 또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와도 세 차례 통화를 하면서 해명을 들었습니다.
취재를 마쳤다고 판단해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단독/ 애틀랜타 총영사…지역한인 장례식엔 참석, 총격 희생자 장례엔 불참>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국민일보 온라인에 31일 오전 5시 32분(한국시간)에 실렸습니다. 국민일보 지면에는 4월 1일자 2면 톱으로 게재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기사를 이번 ‘이달의 기자상’ 내역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국민일보 보도 이후 애틀랜타 총영사와 관련한 타 매체들의 기사도 많이 나왔으나 이 또한 제외했습니다.
저는 이수혁 대사와 관련한 기사만으로 ‘이달의 기자상’ 수상 여부를 심사받고자 합니다. 선행보도와 관련해 티끌만한 논란도 만들지 않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지 한인 언론 애틀랜타K의 이상연 대표는 29일 아침(한국시간) MBC라디오의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애틀랜타에서 열린 장례식에 애틀랜타 총영사도 사실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주미대사가 왔을 리는 없고요. 추모 집회 자체 같은 것도 이게 슬픈 것이 저희들은 대사나 총영사가 안 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인터뷰는 이수혁 대사와 관련한 국민일보 단독 기사가 나온 다음날 이뤄졌습니다.
저는 방송이 나간 뒤 하루 뒤인 29일(현지시간·한국시간 30일) 이 대표의 발언 내용을 인지하게 됐습니다. 제가 애틀랜타 총영사 기사를 송고하기 하루 전날입니다.
저는 당시 관련 취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먼저 라디오를 통해 애틀랜타 총영사의 장례식 불참 사실을 밝힌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대표 발언이 방송 전파를 탔다는 이유로 진행하고 있던 취재를 접을 수는 없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참고로, 이 대사 관련 기사를 쓸 때는 이 대표와 접촉한 사실이 없습니다. MBC라디오 인터뷰 내용을 인지한 이후 이 대표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저는 이 대표 인터뷰를 인지한 상태에서도 ‘단독’ 형식으로 애틀랜타 총영사 관련 기사를 써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일곱 가지입니다.
△라디오에 나오긴 했으나 애틀랜타 총영사 장례식 불참 사실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이 대표 발언의 진위 여부를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었고 △애틀랜타 총영사가 희생자 장례식에는 모두 불참했으나, 애틀랜타 총격 사건 나흘 뒤에 열렸던 현지 한인의 장례식에는 참석했다는 팩트를 찾았고 △애틀랜타 총영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출장을 가는 등 총격사건 수습보다 통상적인 총영사 업무에 더 전념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던 사실을 발굴했고 △애틀랜타 현지에서는 주미대사보다 총영사에 대한 비판이 더 높았던 점을 감안했고 △애틀랜타 총영사 팩트는 이 대사 사례와 함께 한국 영사 외교의 부적절한 대응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했고 △애틀랜타 총영사의 해명을 충분히 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도 애틀랜타 총영사 기사가 가치 있는 보도라고 확신합니다. 이 기사도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다만, 이 대표의 발언이 인터뷰 형식으로 먼저 보도된 상황에서 애틀랜타 총영사 기사를 공적설명서에 넣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선행보도와 관련해 어떠한 논란거리도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저는 한국 언론 최초로 논문 표절 문제를 고발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논문 표절 기사로 한국기자상을 포함해 4개의 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제 스스로가 선행 보도와 표절 문제에 더 엄격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긴 설명을 드리는 이유는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들 중에서 ‘동일 기자가 이 대사 기사가 보도된 지 사흘 뒤에 애틀랜타 총영사 기사도 후속으로 썼는데, 왜 총영사 기사는 공적설명서에 포함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 분이 혹시 계시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영향을 미쳤음을 밝힙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수혁 대사가 애틀랜타 총격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 어떤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국민일보 기사는 후폭풍을 낳았습니다.
이 대사에 대한 비판 여론은 높아졌습니다. 특히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사의 교체를 주장했습니다. 기자회견에는 국민의힘 김기현·지성호 의원이 참석했습니다.
외교부는 최종문 2차관 주재로 30일 북미 지역 공관장 화상회의를 열고 재외동포 안전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사는 국민은 물론 동포사회의 눈높이와 기대감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전심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에 도움을 줬던 한인 단체 관계자는 “국민일보 기사로 인해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억울하고 불행한 죽음을 당했을 경우 현지 외교관들이 최소한 장례식을 소홀히 대할 수 없는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저는 이번 기사를 통해 해외 거주 한인 문제와 영사 외교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켰다고 자평합니다. 또 영사 외교의 관행에 일침을 가하면서 해외 한인들의 아픔까지 어루만지는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철저히 준수했습니다. 해명이나 반론권도 충분히 보장했으며, 이를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국민일보 내에서 어떠한 문제제기나 지적도 없었으며, 과분한 격려를 받았음을 밝힙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로부터 어떠한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수혁 대사와 주미대사관 등으로부터 어떠한 반론 신청도 받지 않았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등에 피신청된 사례도 전혀 없습니다. 기사가 보도된 이후 논란이 될 만한 일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367회 전체 총평
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