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 <'가짜 종이 번호판' 식별 못 하는 무인 주차시스템> 보도 (3월 22일)
주차장 출입구 시스템이 자꾸 오작동한다며 지인이 무심코 뱉은 말이 긴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넣으면 알람이 울리는데 회사에 있는 동안에도 문자가 온다는 겁니다. 이상하게 여기던 중 비슷한 내용의 제보를 접하고 취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의 아파트에 가서 CCTV를 확인한 결과 황당한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웬 남성이 주차장으로 들어와 자신의 차량에서 종이로 된 가짜 번호판을 떼어내는 모습이 포착된 겁니다.
가짜 번호판을 단 차량이 차단기가 있는 출입구를 자연스레 드나들었습니다. 월 주차비를 아끼기 위해 범행을 했다는 황당한 답변도 확인했습니다. 이미 관공서와 국가시설 곳곳에 설치된 무인 주차시스템의 허점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범행에 쓰인 번호판은 압수된 상태라 구할 수가 없어 직접 제작해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문제가 된 주차 업체와 같은 기기를 쓰고 있는 시설을 찾아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무사 통과였습니다.
기기를 만든 주차 관제업체 기술팀에 질의를 해보니,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기기는 차량번호가 등록된 번호와 일치하는지만 확인할 뿐이지,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분하기 위한 용도는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보도 이후 업체는 공문을 통해 보완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약속하고 대책 마련을 준비 중입니다.
2) <'국가 중요시설' 정부청사·경찰청도 '무사통과’> 보도(3월 22일)
정작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었습니다. ‘보안시설에서도 가짜 번호판이 통할까?’ 설마 하는 마음에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무인 주차시스템은 이미 국가시설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여러 주차 관제업체와 통화하며 국가 보안시설에도 납품하는지를 물었는데, 직접 판매는 하지 않지만 기술과 원리는 똑같다는 답변을 여럿 받았습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대답했습니다. 아파트에서도 보안이 민감한 사항인데, 국가시설에서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면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보안 등급이 가장 높은 정부서울청사와 경찰청에서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두 곳에 차량이 등록돼 있는 번호판을 종이로 제작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종이를 노란색 고무줄로 고정한, 비교적 어설픈 형태의 위장 차량이었습니다. 주차 시스템이 ‘등록 차량’으로 인식하자 곧바로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경찰청과 정부서울청사도 마찬가지였던 셈입니다. 국가에서 가장 보안이 높다고 분류된 시설의 보안 실태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보안 구멍을 확인한 이후 경찰청과 정부서울청사에 실험을 진행한 사실을 알렸고, 방호 책임자들도 취재 목적과 보완 필요성에 대해 수긍했습니다. 그리곤 전국에 있는 청사 출입구 보안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3) <'홀로그램' 신형 번호판도…"주차 카메라, 글자 모양만 인식"> 보도(3월 23일)
취재 과정에서 새로 알게 된 사실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전국에 신형 번호판을 도입했는데, 여기에 번호판의 위조와 변조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홀로그램을 붙였다는 겁니다. 번호판 우측 구석에 있는 푸른색 홀로그램이 있었다고 해, 신형 번호판도 복제해 추가 실험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무인 주차시스템은 구형과 마찬가지로 가짜를 식별해내지 못했습니다. 국토부에서는 신형 번호판의 홀로그램은 단순히 일반 개인이 번호판을 쉽게 따라 만들 수 없도록 설계됐을 뿐, 그 자체로 식별 기능을 가진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아 보니 신형 번호판이 소용이 없었던 이유가 명확해졌습니다. 무인 주차 관제시스템이 번호판을 인식하는 과정을 살펴보니 기기는 애초에 차량 번호판에 나와 있는 숫자와 글자가 있는 영역만을 떼어내 인식했기 때문에, 홀로그램이 있는 영역은 애초 판독대상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 원리를 알고 나서 마지막으로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번호판을 종이에 직접 그려보는 방식이었습니다. 굵은 매직으로 일부러 투박한 모양에, 코팅도 하지 않은 그야말로 펄럭거리는 번호판을 차량에 부착했습니다. 인식기는 진짜 번호판과 다름없이 인식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보도 및 표절은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행정안전부 정부 서울청사관리소]
보도 하루 뒤 YTN 보도를 인용해 출입 시스템 실태를 재차 알린 뒤, 보완책을 약속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출입구에서 무인 주차시스템을 통해 등록 차량인지를 확인하고, 통행을 허가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기기가 등록 차량으로 인식했다고 해도 차량번호가 해당 차량이 실제로 맞는지도 확인하고 신분증도 재차 확인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또 단순히 신분증을 확인할 뿐 아니라, 사전에 등록되어 있는지도 연계해 확인하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정부서울청사 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보안 시설에 이 방식을 도입하도록 보안 매뉴얼을 바꾼다는 계획입니다.
[대법원]
보도 이틀 뒤 법원행정처에서 YTN 보도를 인용해 새로 마련한 보완책을 설명했습니다. 시설에 등록된 출입 차량은 청사 직원이 한눈에 볼 수 있게 차량 출입 스티커를 교부받아 전면 유리에 부착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무인 주차 관제시스템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고 기술적으로 보완된 시스템이 나올 때까지 이 지침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인주차 업체]
보도가 이뤄지고 하루 뒤, 광명 아파트에 설치된 무인주차 업체에서 홈페이지에 메인 화면에 공문을 올렸습니다. 현 기술로는 가짜 번호판 식별이 어렵지만, 이를 식별할 수 있도록 의무로 두고 있는 규격은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영상인식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해 차량번호와 차량 사진이 다르면 위조와 변조가 있는지를 추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출시하겠다고 입장을 냈습니다. 또 신형 번호판에 있는 홀로그램을 인식하거나, 이중 입차 차량을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특히 정부서울청사를 비롯한 관공서 보안 실태를 알리기 위해 선의로 한 취재였지만 취재 방식에 대한 고민도 있었습니다. 실험 행위 자체가 법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해 사전에 법무팀과 상의했고 그 결과를 이행했습니다. 취재 이후 방호팀에 그 목적을 밝혔고, 취재 목적이 보완 촉구에 있는 만큼 기사를 통해 취지와 보완책에 대해서도 알리기로 했습니다.
보도 대상이 됐던 청사와 주차 업체에서 공문으로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보완을 약속한 만큼, 사실 관계와 반론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YTN 사내에서는 ‘3월의 좋은 보도’로 선정돼 새로운 모델로 삼자는 사내 평가를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보도 이후 우려했던 모방범죄…세 차례 출연 통한 보완책 조명 노력
기자 개인이 직접 번호판을 만들 수 있었던 만큼, 보도가 나갈 경우 모방 범죄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업체들과 무인 주차시스템 분야 전문가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담당자를 취재하면서 보완책이 명확히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취재 대상인 주차 업체와 정부서울청사에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만큼, 보도로 사회적 경각심을 환기하는 게 더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리포트에서 전부 언급하지 못했던 여러 보완 방향을, 스튜디오 두 차례, 취재 후기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에 한 차례 출연해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취재·제작해 보도했고, 이달의 기자상 접수일까지 언론중재 신청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7회 전체 총평
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