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취재를 착수할 당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 LH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연일 불거지던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토지’ 뿐 아니라 ‘주택’에 의한 투기 의혹도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LH는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설계부터 개발까지 깊게 개입한 공공기관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전국에서 주택가격 상승률이 가장 큰 세종시, 그 중에서도 아파트를 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이전기관 특별공급’의 허점을 이용했을 것이란 가설을 세웠습니다.
세종과 혁신도시의 이전기관 특별공급은 대상 공무원과 공공기관 근무자들에게 취득세 면제, 이주비 지원, 일반 공급에 비해 낮은 경쟁률 등 각종 혜택을 줍니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각 도시로 실거주하며 근무하면서, 안정적인 정주 환경에서 공무에 집중하라는 이유입니다. 만일 LH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서 실제 거주하지 않고, 매매와 전세 월세 임대 등을 통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얻었다면, 이는 부동산 시장을 교란한 것이기 때문에 고발 보도해야 한다고 취재진은 판단했습니다.
앞서 취재팀은 시사기획 창 ‘행복도시 내 집 마련의 비밀’ 편을 통해 등 각종 혜택을 받지만, 정작 세종에 실거주해야한다는 취지를 어긴 고위공직자에 대한 취재 및 보도를 진행한 바 있었습니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 LH가 이전기관 특별공급 제도 초창기에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기도 했을 정도로 제도 설계에 깊게 개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기존 ‘땅 투기’ 의혹의 경우 개인적인 일탈로 LH가 해명했지만, 이전기관 특별공급의 제도를 어기고 시세차익을 얻은 LH직원들이 무더기로 확인된다면 이는 조직 전체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더 크다고 여기고 취재를 시작하게됐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정보공개청구제도를 활용하여, LH 직원 가운데 이전기관 특별공급 확인서를 발급받은 명단과 현재 세종 지사에 계속 근무하는지 여부, 인사 이동일 등을 요구했습니다. 결과를 확인해 보니 349명의 특별공급 확인서를 발급 받은 LH 직원 가운데 10% 정도만 초기부터 세종에 정착했고 나머지 직원 311명은 모두 세종을 떠났습니다.
이들은 실제 거주하지도 않고 최대 8억 원이 넘는 재산상의 이득을 보고 있는 직원들도 다수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특별공급 당첨시 실거주를 의무화하는 법이 올해 초에야 뒤늦게 생겨 LH 직원들의 이익 환수나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제도적인 허점 역시 기사에 담았습니다.
연도별로 특공 당첨자를 분석해보니, 특히 LH가 특공대상에서 만료되는 2019년도에 특공 당첨자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2019년은 세종 집값이 폭등하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아파트가 채 지어지지도 않은 현재 시점에서 이미 세종을 떠난 상황이었습니다. 세종시 집 값 상승률이 높아지며 가장 많은 재산상 수익을 얻었으나, 대다수가 세종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 확인했고, 법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LH측의 해명도 담았습니다.
첫 번째 보도를 마친 뒤 취재진은 LH 본사가 있는 진주 혁신도시에서도 이전기관 특별공급이 있음을 확인했고, 제도에 허점을 통해 세종과 진주 양 도시에서 중복으로 특별공급을 받은 직원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취재를 시작한 결과 진주에서만 1,700명이 넘는 LH 직원들이 특별공급을 받았고, 이 가운데 70명이 세종에서도 특별공급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들 70명의 임대, 매매 여부 및 거래가액을 모두 확인한 결과 70명의 LH 직원들이 세종과 진주 두 도시에서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은 아파트 140채 가운데 37채는 분양권 상태에서 팔렸고 전·월세로 임대된 아파트도 21채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한 직원은 2014년 세종시에 이전기관 특별공급으로 분양받고, 지난해 1월 팔아 분양가 대비 약 6억 원의 수익을 남겼습니다. 2017년에는 진주에서 특별공급을 받은 아파트를 팔아 천만 원의 차익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특별공급 받은 사람이 계속 소유 중인 아파트는 53채였는데, 지금 시세를 감안하면 매매시 분양가 대비 평균 7억 4천만 원이 넘는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특혜 또한 제도적 문제에 기인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이나 신혼부부 등 다른 특별공급은 평생 단 한 번 가능하지만, 세종시 이전 기관 특별공급은 중복 당첨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을 둔 탓입니다. 이런 제도적 허점으로 LH가 시세차익을 얻었고, 환수나 처벌도 불가한 상황임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부동산 중개인과 LH 내부 직원 등 보도가 나갔을 시 피해가 예상되는 취재원에 대해서 음성변조를 실시했습니다. 제보자 없이 자체 분석으로 진행됐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보도 직후 해당 내용을 MBC, SBS, YTN,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사에서 인용해, 70여 건의 기사가 출고됐습니다. 이외에도 세종 특별공급으로 다른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내역을 검증한 기획 기사들도 파생됐습니다.
기존의 LH 의혹이 ‘땅’투기에 집중됐으나 보도 이후 ‘아파트’투기 의혹까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여론을 환기하는 데 성공했다고 취재진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이전기관 특별공급을 통해 재산을 증식하는 것이 단순히 제도에 맞게 사유재산을 얻었기에 문제 삼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실거주하지 않는다면 제도를 악용해 시민들의 분양 기회를 뺏은 것이기에 공직자들의 재산 검증 대상에 포함된다는 보도 경향을 만들었다고 자평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인 3월 29일 정부는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세종 행복도시 이전기관 특별공급 대상이 되는 이전 기관의 요건을 강화했습니다. 해당 대책에서 세종 이전 기관 특별공급은 1인당 한 차례만 기회가 부여되며 요건 또한 수도권으로부터 이전 기관으로 한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보도에서 지적했던 중복 당첨 예외 규정 사실상 무효화됐고, LH는 물론이고 이전기관 특별공급 대상이 되는 다른 공공기관들 역시 중복 당첨은 앞으로 불가능해졌습니다.
보도 당사자인 LH 역시 진주와 세종 양 쪽에서 나라에서 준 일종의 혜택인 이전기관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아, 시세차익을 얻은 사실을 인정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잘못 운영되던 제도를 개선하겠단 약속을 당사자와 정부 모두에서 이끌어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보도 당사자인 LH를 포함해 국토교통부 등을 통해 모든 공개 자료를 확인했습니다.
또 언론 윤리 강령기준을 모두 지켰으며, 현재 사내 기획상을 상신한 상태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상신일 기준으로, 언론 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이 없고 어떤 보도 당사자도 반론보도를 신청해 오지 않았습니다. 민사 형사 고소 고발 역시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7회 전체 총평
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