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출발점은 지난달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의 ‘LH직원 신도시 투기 의혹’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시민단체가 제기한 의혹 검증에서 출발해 본격적인 취재는 두 갈래로 진행됐습니다.
1) 신도시 땅을 미리 사들인 LH직원이 더 있는지와, 2)이들이 신도시 개발정보를 알게 된 시점과 같은 땅을 산 사람과 공유했는지 여부였습니다. 사전투기와 개발정보 유출 의혹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작업이라 취재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광명·시흥을 기점으로 과천지구와 고양 창릉,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 부지 가운데 맹지를 중심으로 토지등기부와 LH직원 명단을 일일이 대조해 엑셀로 변환하는, 전형적인 데이터저널리즘 기법도 사용됐습니다. 의심이 가는 토지는 곧바로 현장취재를 보내 스토리텔링을 더하면서 취재범위를 넓혀갔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광범위한 취재였지만, 잘 꿰어진 첫 단추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민변과 참여연대가 제기한 의혹을 검증하며 취재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2가지 특이점을 포착했기 때문입니다. LH직원들이 토지경매나 지분분할 매입 등으로 사들인 땅 가운데 길이 없어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맹지가 유독 많이 등장한다는 점과 약속이라도 한 듯 단위농협이나 단위축협으로부터 토지담보대출을 받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에 착안해 2016년 이후 거래된 토지 가운데 맹지를 중심으로 3기 신도시 부지 일대 전수조사에 돌입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민간업체가 만든 부동산 거래 사이트를 통해 매매가 이뤄진 토지를 특정한 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를 통해 토지등기부 등본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LH직원과 이름이 같은 땅주인이 등장하면 동명이인 확인작업과 동시에 현장답사를 보냈습니다. 신도시 땅주인임을 순순히 인정한 직원은 거의 없었지만, 취재가 시작되자 휴가를 떠나거나 LH측으로부터 대기발령을 받은 직원을 중심으로 범위를 좁혀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도시 예정부지 주민들 사이에서 ‘강 사장’으로 불린 LH직원 강모(57)씨의 땅 쇼핑에 가까운 투기 정황을 최초 보도(3월5일 <TV조선 뉴스9> ‘신도시 강 사장’ LH직원, 13억 근저당 잡고 '땅 쇼핑')했습니다. LH토지보상 담당자로 광명·시흥에서만 무려 10필지 땅에 등장(3월10일 <TV조선 뉴스9> [단독]LH 직원 '강 사장', 광명·시흥서 10필지 사들였다…'공매·경매·대출' 총동원)하는 LH직원 ‘강 사장’을 LH발 땅투기 의혹 수사의 키맨, 즉 핵심인물로 ‘강 사장’을 처음 등장시킨 보도였습니다.
단순 의혹제기에서 멈추지 않고 LH직원 ‘강 사장’와 함께 땅을 산 인물들에 대한 탐문취재를 통해 단위농협 임원 연루 사실도 단독 보도했습니다.
과천농협 비상임 감사이자 신도시 대책위원장이던 인물이 주민을 대표해 토지 보상을 담당하는 LH직원을 상대하면서 함께 신도시 땅 매입에 나섰다는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습니다. 해당 과천농협 감사는 시흥 신도시 땅을 사들이면서도 본인이 대출 적정성을 감시해야 할 과천농협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논란을 키웠습니다.(3월11일 <뉴스9> [단독]지역농협 임원이 'LH 강사장'과 함께 시흥 땅 매입/[단독]신도시 대책위원장 맡겼더니 LH직원과 짬짜미"…주민 분통/'지분 쪼개기'·'짬짜미' 의혹…'LH 강사장' 누구길래)
이후에도 ‘주민대책위원장이던 ’농협 감사‘, 보상지 땅 콕 찍어 구매(3월15일 <TV조선 뉴스9>)를 통해 해당 감사가 산 땅이 이듬해 ’과천 공공주택지구 토지보상계획 공고‘에 보상대상 지번으로 등장한다는 사실도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취재 초기 거의 모든 언론이 민변과 참여연대가 의혹을 제기한 광명시흥지구에 매몰돼 있는 사이 다른 신도시 개발지역에도 LH직원 명의 땅이 있다는 사실도 최초로 규명해냈습니다.
2018년 3기 미니신도시로 지정된 과천지구 맹지를 훑어나가던 중 또 다른 LH직원 명의가 등장하는 땅을 찾아냈고(3월9일 <뉴스9>[단독]과천 지구에서도 LH 직원 투기…보상금 노린 ‘맹지 묘목’까지 ‘시흥 판박이) 이틀 뒤 정부 합동조사반 1차 전수조사 결과에도 TV조선이 보도한 과천지구 사례가 포함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데이터저널리즘 기법과 현장취재를 결합한 전형적인 탐사보도의 결실이었습니다. 2016년 이후 거래된 토지의 생김새를 일일이 확인하고 토지등기부 등본을 통해 땅주인과 거주지를 확인해 데이터화한 뒤 다시 역으로 땅주인간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지난한 작업을 거쳐 일궈낸 특종이었습니다.
단순히 LH직원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사무실과 공동 소유주 취재 등을 통해 반드시 본인 확인작업을 거쳤습니다. 보도과정에서 취재원 보호를 위해 대부분 익명처리와 함께 목소리를 변조했고 반론 또한 최선을 다해 반영했습니다.
검증작업이 진행되면서 투기 의심 토지로 지목된 곳은 실제 보도로 이어진 필지 수를 크게 웃돌았지만, 진행중인 수사 등을 감안해 당사자 입장에서 최대한 신중을 기하자는 차원에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보도에 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LH직원 ‘강 사장’ 관련 타 매체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신도시 부지 주민들 증언을 토대로 한 TV조선의 최초 보도에 이어 광범위한 땅 매입과 단위농협 감사와의 공동매입 의혹에 이르는 추적보도에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의 첫 소환 당사자가 됐습니다.
이후 국내 언론에서 LH직원 ‘강 사장’은 고유명사화됐고, TV조선이 보도한 관련 의혹에 대한 추종보도가 이어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농협이 어떻게 보면 투기세력의 자금줄 같은 그런 역할을 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옆에는 NH(농협)가 있다 이런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지난 3월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성희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을 향해 질타 중 일부입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TV조선의 “지역농협 임원이 LH 강 사장과 함께 시흥 땅 매입‘ 보도 등을 인용하며 ”과천농협 감사가 LH 직원과 함께 땅투기에 참여했다“며 LH발 땅투기 의혹에 단위농협이 자금원으로 등장하는 이유를 소명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11일 정부 합동조사반 1차 전수조사에 앞서 과천지구에도 본인과 가족 명의로 맹지를 매입한 LH직원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해 조사범위 확대 필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경찰 특수본은 지난 3월19일 LH직원 ‘강 사장’을 필두로 투기 의혹에 연루된 LH 전현직 직원 소환조사와 강제조사에 착수했고, TV조선도 후속보도를 준비중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와 제작 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엄격히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 및 보도과정에서 당사자 해명과 반론을 충분히 반영하고 재차 검증해 현재까지 TV조선 보도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나 반론요청 및 정정보도 청구된 사항이 없습니다.
취재후기
(367회) LH 땅투기 수사 핵심 ‘강 사장’ 및 지역농협 연루…
LH 땅투기 수사 핵심 ‘강 사장’ 및 지역농협 연루 의혹
TV조선 사회부 정준영 기자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취재였습니다.
광활한 신도시 예정지의 등기부등본을 무한정 떼볼 순 없는 일이었습니다. 우선 취재 범위를 좁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각종 ‘프롭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면 특정 기간 거래가 이뤄진 부동산 물건을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알아낸 의혹 부지는 목록을 만들어 정리했습니다. 이른바 ‘손품’입니다. 이후부터는 ‘발품’을 팔아 등기에 나오는 정보를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주변을 탐문하며 ‘강사장’으로 불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강모씨가 의혹의 몸통이란 것을 파악했습니다. 주민 대책위원장 출신의 현직 농협 감사가 강 사장과 함께 땅을 사들였다는 단서를 잡고 지역 농협을 찾아다니며 의혹을 파헤쳤습니다.
밤낮으로 곳곳을 누빈 팀원들과 날것의 취재 내용을 날카로운 기사로 탈바꿈 해주신 데스크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LH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모든 언론인께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 드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367회 전체 총평
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