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ㅇ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국가,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 의한 토지의 강제수용과 이에 동반되는 보상제도와 관련해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땅투기를 막지는 못하면서 정작 생활터전을 잃게 되는 원주민들의 생활여건 복원에는 턱없이 모자란 보상을 하면서, 양도소득세로 수용보상금의 일부를 국가가 되가져가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사유재산인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는 만큼 진짜 공익사업이 맞는지 정밀 검증을 통해 사업이 결정되어야 함에도 법에 명시된 ‘공익성 검증’ 과정이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보상금 산정에도 불투명한 부분이 많아서 평생 일군 땅을 헐값에 빼앗기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이에 본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건 전부터 공공개발사업의 실태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국가에 의한 무분별한 땅 수용...99% 무차별 사업 승인>
무분별한 토지 수용 사업을 막기 위해 어떤 제동장치가 마련돼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확인 결과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사업 승인 전 ‘공익성 검증’을 맡고 있었습니다. 본지가 취재를 통해 단독으로 확보한 2018~2020년 중토위 심의 결과를 보면 3년 간 토지 수용이 거부된 사례는 1.4%에 불과했습니다. 국토부가 올려준 사업계획에 통과 도장만 찍은 셈입니다. 이는 중토위가 그동안 공익성 검증에 소홀히해왔다는 것을 드러낸 최초의 통계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충남 서산에 있는 고파도 갯벌복원사업입니다. 국토부와 서산시가 밀어부처서 토지 강제수용이 이뤄질 뻔 했지만 행정법원에서 사업을 취소하는 판결이 나온 사례입니다. 이 사례는 중토위가 심의에 올린 사안이지만, 실제 검토는 이뤄지지 않은 채 국토부에서 올려준 대로 통과도장이 찍힌 사례입니다. 법원에서는 애초부터 토지수용이 가능한 공익사업에 해당하지도 않는데 토지수용법을 적용했다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10년째를 맞이한 경기 과천시의 ‘아해박물관’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어린이들의 전통 놀이문화를 보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이곳이 강제 토지 수용 사업에 의해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였습니다. 이 박물관을 운영하는 문미옥 관장은 “강남 아파트 10여채를 준다고 설득해왔지만 박물관 자체가 역사”라며 울부짖었습니다.
현행법상 토지보상법이 아닌 다른 법(110개)에 의한 인허가를 받았을 때 공익성을 검증하는 제도는 지난 2019년에 처음 생겼습니다. 타 법에서 인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공익성 검증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강제 수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여러 전문가들은 공익성 심의 절차 개선을 위해 중토위의 독립성과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현재는 국토부가 모든 걸 좌지우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전문투기꾼에 유리한 보상제, 원주민은 피눈물>
불투명한 토지 수용 사업은 국민의 보금자리를 강제로 뺏는데 멈추지 않습니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꾼에는 관대하게 보상하면서 정작 제대로 보상받아야 할 원주민들은 생활터전을 잃은 채 쫓겨나게 만드는 제도였습니다. 실제 남양주 화도읍에서 3393㎡ 규모의 토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던 황 모씨(당사자의 요청으로 익명처리)는 보상가로 3.3㎡당 67만원을 제시받았다고 합니다. 최대 100만원까지 치솟은 주변 시세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보상금에 대한 세금도 문제입니다. 10년 동안 의자 공장을 운영해온 석양순 씨의 경우 총수용보상금 18억1000만원에서 내야하는 세금이 무려 5억에 달했습니다. 보상금을 모두 끌어 모아도 같은 지목의 땅을 1/3 밖에 사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나본 피수용자들은 피눈물을 통해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현 제도는 전문투기꾼들의 배를 불리기엔 유리하지만 오래 살아온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면서도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하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투기꾼과 원주민을 분리한 합당한 정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또 본지 취재 결과 LH 직원이 경기도 과천 택지개발 지역 주민들에게 ‘토지 수용 찬성’을 조건으로 경기도 용인시 개발정보를 건네준 정황도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이 인물은 일명 ‘강 사장’으로 불리는 이로 내부 정보를 토대로 토지 수용에 찬성할 것을 지역 주민들에게 종용한 것입니다. 현재 경찰도 이 부분을 집중 조사 중입니다.
※본지 보도 내역
<투기꾼에 이로운 공공개발…주민은 "왜 쫓겨나야하나"> (3월 19일자, 1면)
<주민은 울면서 토지수용…정작 꾼들은 인근땅 사들여 대박> (3월 19일자, 3면)
<무분별한 땅 수용 여전…토지수용委 안건 99% 통과> (3월 22일자, 1면)
<"아파트 10채 줄테니 박물관 땅 다내놔라"…LH의 막무가내 토지수용> (3월 22일자, 5면)
<LH '강 사장', 과천 시민에게 시흥 용인 개발정보 찍어줬다> (3월 27일자, 1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발표 1년전…공무원 땅보러 다닌다 소문 무성"> (3월 27일자, 4면)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토지 수용 관련 공익성 검증 과정과 사례를 심층 보도한 건 본지가 최초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부실 검증 관련 통계까지 단독으로 확보해 보도했습니다. LH 사태를 맞이해 투기꾼이 아닌 원주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본지 보도 이후 타지에서도 유사한 기획을 하기도 했습니다.(국민일보 - '대토 보상'의 겉과 속)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본지의 토지보상제 관련 기획 이후 정부도 제도 개선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실제 청와대,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진행된 당정청 협의회에서 “토지보상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서 부동산 투기 세력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LH 사태 관련 부동산 투기 이슈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공공개발에 경종을 울리는 기사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정곡을 찌른 기사”, “제대로 분석한 기사”, “투기했다고 욕만 하는 겉핥기가 아닌 기사” 등의 응원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7회 전체 총평
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