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 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제보 및 단독 취재)
#1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가 진정인 실명을 유출했다고요?”
2019년 8월 초, 지역 시민사회 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가 한 아동양육 시설(과거 고아원으로 불림)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을 접수받아 조사에 착수하기 직전에 진정인 이름을 노출시켰다는 겁니다. 해당 시설은 그 진정인을 색출하고 압박하는 등 2차 피해까지 일어났습니다. 아무리 실수라 하더라도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국가기관의 이 같은 행태를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2019년 8월 13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인권 감수성이 제로인 인권위원회를 어떻게 믿겠느냐?”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대구의 대표적인 아동양육 시설인 ‘에덴원’에서 은폐된 아동 학대, 인권 침해와 관련된 취재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2 “1년 넘게 이어진...코로나도 막지 못한 취재”
시민사회단체가 인권위원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일주일 만에 대대적인 현장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인권위는 본부 차원에서 조사관을 대거 급파해 제기된 아동 학대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취재진은 인권위 차원의 현장 조사를 확인해 단독으로 촬영,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취재진은 아동 학대 및 인권 침해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고 제보자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제보자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데다, 시설의 폐쇄적인 구조 탓에 제보자와의 접촉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두 달 뒤 다시 아동 학대 사건이 터졌습니다. 취재진은 문제의 사회복지사가 무차별적으로 내뱉은 욕설과 폭언 등 위협적인 언행이 고스란히 담긴 녹취를 확보해 단독 보도 했습니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 아동학대 조사 결과와 시설 자원봉사자들의 규탄 기자회견 및 탄원서 제출, 법원 판결과 사회복지사 및 원장에 대한 처분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에덴원에서 일어난 인권침해 발생 및 과정, 결과를 추적해 보도했습니다.
#3 “인권에서 시작해 인권으로 마침표를 찍다”
취재진은 미성년자인 피해 아동에 대한 인권 침해 사건을 다뤄야 하는 부담이 컸습니다. 그래서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자칫 해당 아동들이 언론 보도로 인해 예기치 못한 피해를 당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피해 아동을 보호하는 법정 보호자, 변호사 등의 동의를 얻어 아동과 직접 통화를 했습니다. 심지어 법정 보호자였던 담임 선생님과도 통화를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것은 사실 관계를 명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했고, 피해 아동이 원장이나 사회복지사 등으로부터 위협을 받거나 회유당하고 있어서 보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은 경찰 수사 과정이나 피해 아동의 쉼터에서의 생활과 심적인 고통 같은 부분들도 취재했지만 보도를 자제했습니다. 보도 분량을 늘리기 보다는 자칫 무분별한 보도가 아동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했습니다.
취재진은 상습적인 아동 학대의 가장 결정적인 물증인 녹취록을 확보하고도 이를 보도에 쓰지 않았습니다.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폭언, 위협적인 발언 등이 담긴 이 녹취록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가해 사회복지사의 인권 또한 침해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관련 내용을 CG로 처리하더라도 가해자들은 충분히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번 씩이나 시설 원장을 만나 충분한 반론 기회를 제공한 것도 인권을 다루는 보도에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원장은 회유성 발언들을 주로 했었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반론을 실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없음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현장과 후속 취재기자 등 바이라인 명기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2019년 8월 13일부터 2021년 3월 22일까지 모두 8개의 리포트, 3개의 주요 단신을 썼습니다.
1. R] 대구인권사무소 진정인 정보 유출 물의 (2019. 8. 13)
- 국가인권위원회 대구 인권사무소가 아동 양육 시설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과정에서 진정인의 이름을 유출해 파문이 일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습니다. 취재진은 기자회견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구사무소장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근본 원인을 따지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2. 단독R] 국가인권위, 대구 아동 시설 학대 의혹 조사 (2019. 8. 22)
- 공익제보자 신원 노출로 물의를 빚은 국가인권위원회 대구 사무소가 본부 차원에서 아동 시설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취재진은 이 사실을 파악해 발 빠르게 현장 취재를 했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 가지는 권력 관계보다 더 절대적인 위압적 권력 관계 속에서 이뤄진 학대이기 때문에 아동들의 정서적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권위의 철저한 조사와 뒷짐만 지고 있는 행정기관의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3. 단독R] 아동 양육시설 아동학대 의혹 파문(2019. 11. 22)
-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 침해 조사를 하는 와중에 같은 시설에서 또 다른 아동 학대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사회복지사가 피해자였던 10대 고등학생에게 또다시 심한 욕설과 협박, 위협 등을 한 겁니다. 취재진은 내부 제보자로부터 녹취록을 넘겨받아 분석했는데, 피해 아동이 얼마나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꼈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인권위 조사는 확실한 증거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어 은밀하게 아동들의 인권을 유린한 가해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단독 보도가 에덴원 원장과 사회복지사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하고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이 보도가 경찰 수사를 이끌어냈고, 지역의 공분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4. 단신] 아동 양육시설 학대 의혹,...징계 정직 3개월 (2019. 11. 22)
- 가해 사회복지사에 대한 재단의 징계 내용을 비롯해 가해 복지사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경찰 수사 내용도 추가 취재하며 아동 학대에 대한 책임을 계속 추궁했습니다.
5. 단신] 아동 학대 2차, 3차 가해...철저 수사, 엄벌 (2019. 11. 25)
- 추가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한 뒤 지역 20개 시민사회 단체가 공동 성명을 내고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행정기관의 강력한 행정 처분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대구 MBC 보도를 인용하며 이번 사건을 아동 학대와 은폐, 회유 등 여러 의혹을 받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6. 단신] 아동 양육시설서 발생한 아동학대 철저 수사 촉구 (2019. 11. 27)
- ‘대구 아동시설 아동학대 엄중 처벌과 근절을 위한 시민단체’가 연이어 대구 남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학대의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전원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7. R] 3차례나 아동학대 의혹...엄중 처벌 촉구 (2020. 3. 26)
- 대구에서 코로나 19가 한창인 3월 말 국가인권위원회가 작성한 에덴원 아동 학대 의혹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총 10건 가운데 5건이 아동학대로 인정됐습니다. 강압적인 분위기 조성, 외출 금지, 지속적인 반성문 작성 등인데, 인권위 조사는 사실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이 반복해서 일어난다면 상황이 다릅니다. 제보자들은 그런 부분을 걱정했고, 또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리포트에서는 문제의 사회복지사와 원장이 아직 재단 내에 있어 피해자와 가해자의 완전한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대구시와 관할 구청은 이 보도를 보고 에덴원 측에 공문을 보내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8. R] 자원봉사자도 탄원, 청와대 청원 나서 (2020. 5. 14)
- 에덴원에서 10년 넘게 자원봉사를 해온 봉사자들은 한 달에 한 번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에게 부모 역할을 하는 것을 정말 기뻐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충격적인 아동 학대 사건을 mbc 보도를 통해 접한 뒤, 기쁨과 자부심은 허탈과 배신감, 분노로 변했습니다. 자원봉사자 대표들은 눈물을 흘리며 에덴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도와 달라며 취재진에게 부탁했습니다. 이들은 탄원서를 법원에 내고, 청와대 국민청원 SNS 활동 등을 통해 에덴원 사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아동들에 대한 회유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대구시는 아동에 대한 접근 금지를 법인 측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이런 노력들이 하나, 둘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습니다.
9. R] 자원봉사자가 기자회견 자청 “엄중 처벌” 촉구 (2020. 6. 3)
- 에덴원에서 오랜 기간 자원봉사를 한 봉사자들이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자원봉사자들이 생업을 중단하고 거리로 나섰을까요? 이들은 재판부의 책임 있는 판결을 촉구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의 절규 섞인 목소리는 그대로 시민들에게 전달됐습니다. 대구시와 남구청, 해당 법인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하라는 메시지가 전달돼 강한 압박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들은 재판이 있을 때마다 법원에서 공명정대한 판결을 촉구했습니다.
10. R] 아동 양육시설에서 아동 학대 “온정주의 판결” (2021. 2. 1)
- 에덴원 사태를 전담했던 취재 기자가 안식년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법원 판결이 났습니다. 법조 담당기자가 판결문과 취재 기자의 조언 등을 바탕으로 리포트를 만들었습니다. 문제의 사회복지사는 징역형의 집행 유예, 원장과 사회복지법인에는 각각 300만원, 7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판결문은 취재 내용과 같았지만, 형량은 검찰의 구형량보다 줄었습니다. 취재진은 판결 내용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온정주의 판결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법원의 판결이 못내 아쉬웠지만, 오랜 시간 각계의 노력이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었습니다.
11. R] 아동 학대 경종 울린 에덴원 사태 (2021. 3. 22)
- 법원의 판결 이후, 대구 남구의회를 비롯해 에덴원 자원봉사자들이 아동 학대의 책임을 물어 에덴원 원장을 해고하라고 법인 측에 요구했습니다. 결국 해당 법인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원장을 해고했습니다.
문제의 사회복지사는 법인 내 다른 시설에 있다가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대구MBC 보도 이후 1년 넘게 꿈쩍 않고 버티던 법인 측이 움직였습니다. 에덴원측은 아동 인권침해 개선 계획까지 담당구청에 제출했지만, 여전히 미흡함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시설에서 일어나는 아동 학대는 개인이 아닌, 사회적 책임 문제라는 것을 리포트에서 강조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인권위 현장 조사, 잇따른 아동 학대 의혹과 경찰 수사, 자원봉사자 규탄 등은 대구 MBC 단독 보도입니다. 다만, 2019년 8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인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은 일부 인터넷 언론 매체가 동시에 다뤘습니다.
<타 매체 반향 리스트>
"대구 남구 아동시설 학대 의혹, 복지사도 수수방관" 2019.11.28 | 매일신문
대구 모 아동양육시설 원장과 사회복지사,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 2020. 6. 3. 매일신문
아동·청소년에 욕설·협박 아동양육시설 사회복지사 ‘집유’ 2021.01.29 | 경북일보
인권위 조사 중 또 아동학대..대구 아동양육시설 '파장' 2019.11.25 | 뉴시스
인권위 조사 받는 대구 양육시설 또… 2019.11.25 | 대구신문
인권위 조사 중 또 아동학대… 대구시민단체, ˝철... 2019.11.25 | 경북신문
대구 보육시설 아동학대 의혹… 시민단체, 수사 촉구 성명서 발표 2019.11.25 | 경북매일
아동학대 혐의 아동양육시설 전 원장 등 징역형 구형 2021.01.13 | 매일신문
'정서적 학대' 등 혐의 대구 남구 아동양육시설 사회복지사에 징역형 2021.01.29 | 영남일보
복지시설 아동 학대 사회복지사 징역형 집유 2021.01.31 | 경북매일
복지시설 아동 정서적 학대 사회복지사 징역형 집유... 2021.01.29 | 연합뉴스
"맨발로 밖에 서 있어" 복지시설 아동정서학대 사회복지사 집유 2021.01.29 | 서울신문 |
4. 사회에 끼친 영향
-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동 인권 침해를 조사하는 기간에 또 다시 문제의 사회복지사가 아동 학대를 저지른 사건은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취재진은 이 사건을 단독 보도함으로써 에덴원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 당시 사회복지사가 아동에게 폭언하고 협박하는 육성 음성이 담긴 파일은 C.G로 처리돼 방송에 나갔고,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국가인권위 조사에도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는 이 사건을 계기로 탄력을 받았고, 결국 사회복지사와 원장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고 기소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 에덴원 원장은 지역사회에서 인맥이 두터운 인사입니다. 취재기자가 그의 반론을 들을 당시, 그는 자신이 언론사 기자로 한 때 있었고, 언론계 내 지인들이 있다면서 취재를 만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문제의 사회복지사는 취재기자가 국가인권위 조사와 관련한 초기 보도를 했을 때, 전화로 협박성 발언을 했습니다. 취재진은 이런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연속 보도를 통해 진실을 알리려 노력했습니다.
-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한 당사자들이 모두 법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아동학대 가해자인 문제의 사회복지사가 징역형인 집행유예, 원장과 사회복지법인이 각각 벌금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 법원 판결 이후, 해당 법인은 긴급회의를 열고 에덴원 원장을 해고하고 원장 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 대구MBC 연속 보도로 지역 언론, 시민단체, 자원봉사자, 시민, 구의원 등이 시설 아동 학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 특히 에덴원에서 길게는 20년 이상 봉사를 했던 자원봉사자들은 대구 MBC 보도를 본 뒤 자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원장과 사회복지사의 잘못된 행태와 법인의 미온적인 대처를 규탄했습니다. 봉사자들은 대구시, 구청, 구의회 등도 찾아가 에덴원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한 합당한 처벌과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 검찰의 구형량보다 많이 줄어든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시민단체는 즉각 성명을 내고 법원의 온정주의적 판결을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취재진도 법원 판결을 그대로 받아쓰지 않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도를 이어 나갔습니다.
- 에덴원 사태 연속 보도를 통해 시설 내 아동학대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의 문제라는 인식을 확대했습니다. 자원봉사자, 시민, 시민단체, 언론, 구의회 등이 힘을 합쳐 폐쇄적인 아동시설의 학대 문제를 공론화했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의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 시설 내에서 일어난 폭력의 양상을 그대로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복지사가 아이들을 회유와 협박하는 실태 등도 함께 보도함으로써 아동 양육 시설의 구조화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 아동이 극도의 불안을 느껴서 취재기자는 대구시와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해서 아이를 안전한 쉼터로 옮기도록 조치했습니다. 취재기자는 아동의 법정 보호자 동의를 얻어 아동의 안전한 피신을 도왔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 아동 인권을 생각하며 아동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 본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 보도였습니다.
- 단순히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보도에 그치지 않고, 시설 내 아동학대 문제를 제기하고 결과까지 이끌어 낸 후속 취재가 잘 이뤄진 보도였습니다.
- 1회성 아동 학대 사건 보도로 끝난 것이 아니라, 시설 내에서 일어난 다양한 아동 인권 침해와 은폐, 회유의 과정, 지역 사회의 노력, 결과 등을 끈질기게 추적한 보도였습니다.
- 대구에서 코로나 19가 극심하고, 취재기자가 안식년에 들어간 상황에서도 관련 이슈를 마무리 짓기 위해 지속적으로 취재를 이어가는 등 언론의 본분을 다했습니다.
- 아동 양육 시설에서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는 원장과 사회복지사의 상습적인 아동 학대는 일반 가정과 어린이집에서 많이 일어나는 학대보다 더 심각합니다. 시설 아이들은 복지사와 원장을 사실상 부모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위계에 따른 학대 가능성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동 양육 시설에서 은밀하게 이뤄진 학대를 파헤쳐 재발을 막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어떤 소송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7회 전체 총평
367회 이달의 기자상은 ‘LH 투기 사건’ 보도로 출품작이 많았고, 선정도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YTN의 <광명·시흥 신도시 ‘전북 원정투기’ 등 각종 의혹>과 TV조선의 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결·과·적·으·로’라는 다섯 음절 안에 얼마나 많은 토론과 고민, 숙고가 있었는지를 소상히 전해달라는 심사위원들의 특별한 주문이 있었다.
이유는 이렇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LH공사 직원 투기 사건에 대한 기사 자체가 많았다. 최종 후보에 오른 관련 출품작만 10편이나 됐다. 모두 수작이었다. MBC의 은 LH공사와 직원의 우월적 구조에 초점을 맞췄고, 시사저널의 보도는 구체적인 수주 근거와 전관 명단으로 기사에 무게감을 실었다. 한국일보의 <자기 땅에 도로 낸 광양시장, 이해충돌>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국민청원에서 기사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KBS의 보도와 KBS 대전총국의 <전 행복청장 재임 중 세종시 국가 산단 투기 의혹> 보도도 취재와 영향력에서 흠을 잡기 어려웠다. 국민일보의 <광명·시흥 신도시 원정 투기 의혹> 보도도 막판까지 수상을 놓고 저울질할 정도로 좋은 기사였다. 특히, 경인일보는 이미 2019년 3월 <‘도면 유출’ 2년 만에 드러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예정지 투기 실체>를 보도하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를 미리 알아보지 못했다는 자책까지 들게 했다. 정말로 기사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차라리 ‘시민단체가 처음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언론이 추종 보도를 했다’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수상작을 선정하지 말자는 논의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LH공사 직원 투기라는 고질적 문제와 관련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록에 남겨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결국 몇 번의 토론 끝에 가장 굵직한 이슈였던 ‘원정투기’와 ‘강 사장’ 보도를 수상작으로 뽑았다. YTN의 <전북 원정투기> 보도는 사건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파급력이 큰 기사였을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수상에 이의가 없었다. TV조선 보도 역시 ‘강 사장’이라는 상징적 인물 취재와 지역농협의 유착까지 기사화했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작품 모두 시간이 지나고 사건을 되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만한 기사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 수상한 YTN의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 문제점> 보도는 국내 언론이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약물 불법 제조 실태와 식약처 직원의 유착 의혹, 여기에 식약처 점검 결과 대형 제약사의 불법 제조 실태까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 심사위원은 정부의 엄청난 R&D 지원이 들어가는 바이오·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한 매일경제의 <내로남불 김상조, 임대차법 이틀전 전셋값 14% 올려 외 2건> 보도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라는 파급력은 물론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해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한 KBS <낙인, 죄수의 딸> 보도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방송의 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현실감 있고 심층적인 취재로 시청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 결국 수상의 영예로 이어졌다. 아쉽게 수상작에서 빠졌지만 한국일보의 <트랜스젠더 의료는 없다> 보도도 기사의 높은 독창성과 인권의 사각지대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심사위원들을 고심에 빠뜨렸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영남일보 <‘구미 3세 여아’ 외할머니가 친모였다> 보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다. 언젠가는 알려졌을 시간차 특종에 대한 평가, 아동학대라는 본질이 가려진 점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팩트가 갖는 묵직함이 이런 우려를 충분히 압도했고, 꼼꼼한 취재와 확인 과정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한 인천일보의 <인천형 청년 베이비부머 연구록>은 우선 기사 내용이 훌륭했다. 인천의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만 26세에서 30세 연령층의 삶의 기록을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솜씨 좋게 버무려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이 어떤 보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NN의 <상괭이의 꿈>은 꽤 오랜 기간 취재에 공을 쏟은 기자의 열정이 상괭이 개체수 감소와 환경오염의 관계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넉넉하게 이겨내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같은 부문 KBS 광주총국의 <학대 피해자가 외면하는 장애인 쉼터> 보도는 보건복지부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MBC경남의 <공영주차장 특혜 20년, 불법 눈감은 창원시>는 지역의 고질적 부패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부 출품작의 경우, 크게 다르지 않은 보도 내용을 놓고 서로 단독기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확인 결과 보도 시점이 6일이나 차이가 났다. 출품에 앞서 개별 언론사 기자협회 차원의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동시에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도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367회 심사부터 최종 단계를 추가했다. 최종 투표를 마친 뒤에 선정작에 대한 마지막 이의 제기 절차를 신설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은 없는지, 아쉽게 탈락한 작품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심사위원의 부족함으로 혹시나 동료, 선후배 기자의 노력이 묻히지 않을까 두렵고 또 두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