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O)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산업 수도이자 ‘산재’의 수도에서, 우리는 또 아들을 잃었다
울산에서 기자로 생활하면 ‘산업 재해’ 기사를 마치 ‘화재 기사’처럼 씁니다. 산업 수도이자 ‘산재’의 수도인 울산에서 일터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은 매일 같이 들려오고, 사고 이유도 비슷합니다. 일터에서 사람이 죽은 안타까운 사고임이 분명한데, 하루에도 몇 번씩 깔려서, 떨어져서, 빠져서 숨졌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면 어느새 무감각해집니다.
이번 김기범 씨 사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언론 할 것 없이 “이런 사고가 있었다”는 수준의 정보 전달 기사가 끝이었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노동조합 측에 요청한 사고 보고서가 계속 시선을 끌었습니다. ‘입사 3개월 차, 2002년생, 하청 노동자.’ 3개의 정보만으로도, 지켜지지 않았을 안전 수칙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 얼굴 내보내 주세요”…‘김기범’이라는 이름, 처음 세상 밖으로
노동조합을 통해 장례식장 위치를 알게 돼 상복을 입고 유가족을 찾았습니다. 기자임을 밝히자마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는데 직접 찾아온 기자는 처음이다”라며 하소연했습니다.
부산과 서울에서 울산으로 급히 달려온 사이, 원청 HD현대미포와 하청 기업으로부터 사과 한마디도 듣지 못하고 “도의적 도움은 줄 수 있다”는 말만 들은 유가족들은 사비로 숙소를 구하고 빈소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작업 당시 지켜지지 않은 2인 1조 작업 원칙 등 예상대로 문제가 가득했습니다. 경찰 수사 때문에 기범 씨 휴대폰은 제출한 상태였고, 지인들에게 연락조차 닿지 않아 빈소는 텅 비어있었습니다.
방송을 준비하며 기범 씨 영정 사진과, 그의 이름이 걸린 보도가 나갔을 때 생길 파장이 상상됐습니다. 조심스럽게 요청하자 망설임 없이 유가족들은 “아직 기범이가 죽은 줄도 모르는 사람들도 너무 많습니다. 이름, 얼굴 내보내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20대 하청 노동자 김 모 씨 숨져’라는 건조한 기사로 끝날 뻔했던 산업 재해가 ‘스물두 살 잠수부 김기범 씨 숨져’로 생명을 얻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김기범 씨 유가족 울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직접 대면해 인터뷰 진행.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와 이해관계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연속 보도 모두 직접 취재
-현장취재
1월 6일 울산대병원 장례식장 → 1월 7일 보도
1월 9일 금속노조 기자회견 → 1월 9일 보도 반영
1월 12일 부산 하청 업체 대한마린산업 방문 → 1월 13일 보도
1월 14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업체 고소 → 1월 14일 보도
1월 23일 HD현대미포 압수수색 현장 취재 → 1월 23일 보도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KBS 포함 전체 매체 사망사고 함께 보도, 이후 김기범 씨 실명·사진 공개 KBS 최초 보도
지난달 7일에 처음 보도된 <“엄마, 생일 선물 사줄게”…숨진 채 돌아온 아들>은 지역 방송 보도로는 이례적으로 50만이 넘는 유튜브 조회수, 다음 날 8일 아침 출고된 인터넷 기사는 네이버, 다음 두 포털에서 합계 4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언론과 시민이 돕지 않으면 이렇게 묻힌다’라는 시민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중앙지에서 후속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한국일보, 연합뉴스, 한겨레 등에서 유가족들을 찾아 보도를 이어갔고, 김기범 씨의 이름이 전국에 호명되기 시작했습니다. 책임을 피하기 급했던 HD현대미포가 유족 법률대리인 측과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해경이 두 업체 대표를 입건했고, 해경과 고용노동부는 보도 이후 두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타매체 반향
01.09
-HD현대미포 잠수부 사망, 협력사 대표는 잠적했다(한겨레)
01.10
-아픈 부모 챙기던 22세 아들, 홀로 잠수 일하다 숨져... 사장은 잠적(한국일보)
-"연말 휴가가 마지막일 줄은"…울산 사망 잠수부 유족들 눈물(연합뉴스)
01.13
-22세 잠수 노동자 물속에서 숨진 그때…"원청 안전 관리자는 없었다"(한국일보)
-‘22살 조선소 잠수부 사망’ 현장엔 1~3개월차 신입뿐이었다(한겨레)
01.14
-'22살 하청 잠수부' 유족, 원청·하청 고소… "모두가 방치했다"(중앙일보)
01.17
-UDT 꿈꾸던 사근사근한 아들···조선소 ‘이윤의 바다’에 스러졌다(경향신문)
5. 사회에 끼친 영향
-정치권에서 비판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유가족 빈소를 찾아 “사고 원인부터 철저히 규명해 기본도 갖추지 않은 업체에 일을 맡긴 HD현대미포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유가족과 함께 국회를 찾아 “도의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는 말, 청년 노동자 죽음 앞에서 당장 멈춰달라”며 HD현대미포를 향해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HD현대미포는 ‘책임 없다’는 태도를 바꾸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잠수 작업 중 감시자와 소통할 수단이 없었다는 지적에 “육상과 통신이 가능한 수중 소통 장비 활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하청 업체와 이야기를 풀어야 한다”는 태도를 유지하다 직접 유가족과 대화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사고 발생 약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5일, 김기범 씨 발인식이 열렸습니다.
-HD현대미포 임원진도 발인식에 참석해 유가족에게 사과했습니다. 기범 씨 어머니는 “당신들 자식이면 이럴 수 있겠나, 다시는 억울한 죽음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서야 유가족은 울산에 차려진 빈소를 떠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압수 수색을 진행했던 해경과 고용노동부는 원·하청 업체를 향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HD현대미포 대표 사무실을 조사하는 등 원청으로서 책임을 다했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원 발언 임의 수정과 각색은 없었습니다. HD현대미포 홍보팀을 통해 수차례 반론과 입장을 듣고 보도에 충실히 반영했습니다. 하청 기업인 대한마린산업은 연락을 회피하고 있어 대표 연락처를 통해 전화, 문자를 했지만 받지 않았고 직접 본사에도 방문해 입장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잠수부에게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라는 녹취 증언을 듣고 보도에 반영했습니다.
-사고 유가족은 첫 보도 당시 얼굴과 이름이 방송에 공개되기를 꺼려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대한마린산업 관계자 역시 사고 직접 관계자인 대표가 아니라 직원이었기 때문에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동료 잠수부 역시 이름이 방송에 공개되기를 꺼려 음성 변조와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하청 업체인 대한마린산업과의 통화 내용이 동의 없이 사용됐습니다. 하청 업체가 잠적해 직원들 조차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근거 자료로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었지만 기업의 직원으로서 녹음을 허락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의 없는 녹취가 기사에 사용됐습니다.
-내·외부 입장이나 요구로 기사 내용 수정과 편집된 바 없으며, 기사 근거 자료는 ‘유가족 측’이라고 표기해 입수 경로를 밝혔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413회 전체 총평
제41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제주항공 참사와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등 기자들은 역사의 기록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계엄·탄핵 관련 출품작의 비중은 22편으로 전체 출품작의 36.7%였다. 특히 사진보도 부문은 7편 중 5편이 관련 보도였다. 이번 달 수상작은 모두 6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먼저 중앙일보의 <명태균 황금폰 핵심 내용> 보도는 사인인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행사한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실체를 밝혀냈다. 수개월간 끈질긴 추적 끝에 핵심 내용인 통화 녹취와 메시지 내용을 확인해 보도했다. ‘황금폰 녹취 확인’에 이은 후속 보도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수사당국이 부실·축소 수사를 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심사위원회는 국민의 알 권리와 진실을 밝히는데 언론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함께 취재보도1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JTBC의 <서부지법 폭동 당시 7층 판사실 등 내부 취재> 보도는 법원 내부에서 벌어진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동을 방송용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긴박하게 촬영했다. 폭동 행렬 속에서 위험을 감수한 취재로 투철한 기자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는 취재현장에서 기자의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철저한 영상분석과 후속 현장 취재가 돋보였고, 주요 선동자와 가담자의 체포 근거가 된 점에서 수상의 이유는 명확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택갈이의 유혹’···중국 자본의 역습> 보도는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촉발된 관세전쟁과 맞물려 선제적인 문제 제기로 주목받았다. 중국기업이 전통 제조업뿐 아니라 첨단 산업에서도 한국을 우회 수출 통로로 삼는다는 사례를 산업군별로 발견해 공론화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기업 내부 정보를 취재한 노력이 인정됐다. 당국과 산업계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지 후속 보도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 보도는 ‘철근 빼먹기’라는 해묵은 병폐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간아파트 427곳 전수조사 결과 부실시공이 없다’는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문을 품는 데서 기획이 시작됐다. 일상의 안전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지만, 단편적인 보도만으로는 개선되기 어렵다. 취재팀은 작정한 듯 문제의 뿌리부터 접근했다. 철근 검사 장비 사용법을 숙지하고 5개월간 21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기둥 주철근을 직접 탐사했다. 보도는 부실을 막는 최후의 보루인 감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현실에 다다랐다. 건설 관계자 인터뷰와 과학적인 검증을 뒷받침해 기획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취재팀의 열정과 팀워크의 결실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배터리 휴대” 기내 방송은 ‘공허한 메아리’>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사건 초반에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당국조차 우왕좌왕할 수 있던 상황에서 중요 이슈를 잘 이끌어냈다. ‘기내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 후 연기 나고 불똥 떨어져’ 기사에 이어 승객 추가 진술을 통해 신빙성을 확보했다. 발로 뛴 취재로 사고 원인의 단초를 찾아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기내 소화기를 사용하지 못한 점, 기내 배터리 관리 허점을 밝혀내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한겨레 <추악한 몰락…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윤석열 체포> 보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 포토라인을 피해 뒷문으로 들어가는 옆모습을 눈 깜짝할 사이에 포착했다. 당시 현장 풀 기자단 중 유일한 단독으로, 국내 통신사를 통해 전파됐다. 생방송 화면에 방영된 데 이어 AP, 로이터 등 외국 언론사에도 타전됐다. 찰나를 기록하기 위해 파인더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사진기자의 긴장감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