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1월23일, 03시00분 철근8개 있어야할 기둥,실제론4개밖에 없었다
2 1월24일03시00분 철근 누락 알리자,지자체“무너진 건 아니잖아요”
3 1월25일02시00분 통역까지 있어야 하는 공사현장…철근이 지시대로 박히지 않았다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민간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부실시공은 없어.’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의 7개월 아파트 철근 탐사 취재는 2023년 10월 국토교통부 보도자료의 이 한 줄에서 시작됐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총 427곳(시공 중 139곳, 준공 288곳)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은 0건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국토부의 ‘문제 0건’ 발표 이후 “LH와 달리 민간 아파트는 문제 없다”는 보도들이 쏟아졌습니다. 철근 누락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국한된 문제로 여겨졌고, 민간 아파트 부실 문제는 잠잠해졌습니다.
히어로팀은 정말 민간 아파트는 철근 누락이 없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직전 국토부는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로 LH 무량판 아파트를 전수조사했는데, 91곳 중 20곳(22%)에서 부실 시공이 발견된 것과 상반됐기 때문입니다. LH와 민간 모두 시행 주체가 다를 뿐, 같은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들이 많았습니다. 건설 현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결과 “검증이 어려울 뿐 민간만 부실시공이 없다는 결과는 매우 의아하다”, “오히려 법적 기준이 미비한 민간 아파트의 철근 누락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증언들이 나왔습니다.
이에 국토부 조사 결과의 진실성을 검증하고, 민간 아파트의 철근 등 부실 시공을 깊이 있게 취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토부는 한국인 절반(52%)이 넘게 사는 아파트 안전 전반을 관리, 감독하는 총책임 기관입니다. 만약 국토부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면, 이는 일상의 안전이 위협받고, 대형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문제 없다”는 결과만 보도자료로 배포했을 뿐 조사 아파트 명단과 아파트별 안전진단 보고서 모두 ‘영업상 비밀침해’ 등을 이유로 비공개했습니다. 취재 결과 조사대상 아파트 입주민조차 본인 아파트의 보고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콘크리트 속 보이지 않는 철근 누락 등 부실 시공은 입주민들이 직접 찾아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장기간의 심층 탐사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1회: 철근 8개 있어야할 기둥, 실제론 4개밖에 없었다>
지난해 8월 아파트 입주민과 정부 및 국회 취재원, 정보공개 사이트 등 여러 경로로 국토부가 조사한 3곳의 안전진단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전문가와 분석 결과 이 중 1곳에서 보고서상 철근 누락 의심 사례가 발견됐습니다. 직접 현장 철근 탐사를 통한 정확한 검증을 해야겠다고 결정한 계기였습니다.
이를 위해 국토부가 조사한 288개 아파트 명단(준공 기준) 전체를 입수한 뒤, 이를 토대로 아파트별 설계도면 확보에 나섰습니다. 국토부가 전수조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힐티’사의 최신 철근 검사 장비인 ‘PS300’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철근 탐사 전 힐티코리아 본사에서 히어로팀 취재기자 4명 전원이 사용법 교육 및 실습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간 설계도면을 확보한 전국 5개 시도의 21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기둥 주철근을 탐사했습니다. 철근 검사 장비로 기둥 4개면을 하나씩 훑어가며 도면과 비교했습니다. 한 단지당 최소 3시간 이상, 총 850개가량 기둥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21곳 단지 중 9곳(42%) 단지에서 최소 1개 이상의 주철근 누락이 확인됐습니다. 국토부 발표와 달리 조사 아파트 중 총 25개 기둥, 60개 철근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히어로팀은 어떤 취재보다 정확한 검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가 발견된 기둥은 상부, 하부, 중부로 나눠 총 30번 넘게 반복 검사했습니다. 건축구조기술사 등 전문가와 동행해 문제 기둥에 대한 재검증을 받았습니다. 누락이 많았던 아파트는 네 번 이상 찾아가며 재검사했고, 조사 결과 이미지도 구조기술사와 안전진단업체 대표 등 전문가에게 철근 누락 유무를 확인받았습니다.
나아가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된 기둥이 건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 검증에 힘을 쏟았습니다. 단순히 불안감만 조성하는 보도가 아닌 실증적 데이터로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보도 취지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누락 기둥이 발견된 아파트 설계도면을 구조설계 전문업체 ‘한구조엔지니어링’에 제공해 기둥 내력(하중을 버티는 힘) 감소분과 실제 붕괴 위험 정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했습니다.
아파트 현장 철근 탐사가 끝날 무렵인 지난해 12월에는 1102쪽 분량의 국토부 안전진단 전체 보고서를 단독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와 보고서 내용을 재검증한 결과 288개 아파트 중 11곳(3.8%)에서 부실 시공이 발견됐습니다. 8곳은 철근이 누락됐고, 3곳은 콘크리트 강도가 법적 최소 안전 기준(85%)보다 낮았습니다. 히어로팀의 현장 철근 탐사 및 국토부 안전진단 보고서 분석 결과, 두 가지 방식 모두 국토부 발표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2회:철근 누락 알리자, 지자체 “무너진 건 아니잖아요”>
국토부의 ‘부실 조사’가 드러난 만큼 국가 기관이 어떻게 부실을 은폐해 왔는지 무책임한 인식을 취재하는 데도 공을 들였습니다. 1년 4개월에 걸쳐 정부, 지자체에 맞서 홀로 철근 누락을 찾아내고, 보강공사를 하게 된 경기 A 아파트 이동민(가명) 입주민의 이야기가 대표 사례입니다. 이 씨는 국토부 조사 보고서에서 철근 1개 누락을 발견했지만 지자체 과장은 “무너진 건 아니잖냐”, 국토부는 “단순 오타일 것”이라며 일축했습니다. 결국 이 씨가 직접 안전진단업체에 문의 결과 철근 누락이 맞았고, 자체 정밀진단 결과 철근 33개 누락이 확인됐습니다.
건설 현장에도 안전에 대한 느슨한 인식이 관행으로 자리 잡아 있었습니다. 현장 취재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철근 몇 개 빠져도 안 무너질 것”이었습니다. 이에 히어로팀은 실제 철근이 빠진 비율과 양에 따라 어느 정도의 붕괴 위험성이 있는지 과학적 데이터를 활용해 검증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의 지진 빈도가 계속 증가하는 등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내진설계 전문업체 ‘SH구조엔지니어링’과 3D 시뮬레이션 실험을 일주일 간 진행한 뒤 그 결과를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 부실시공과 지진, 아파트 붕괴 등 연관성을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3D 시뮬레이션 실험 내용은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지면뿐 아니라 인터랙티브 기사로도 제작됐습니다. 기자들의 취재 과정 전반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도 제작했습니다.
<3회: 통역까지 있어야 하는 공사현장… 철근이 지시대로 박히지 않았다>
1, 2회에서 국토부 보고서 검증 및 현장 철근 탐사에 집중했다면 3, 4화에서는 왜 건설현장에서 철근 누락 등 부실 공사가 반복되는지 근본 원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지금껏 드러나지 않던 대한민국 아파트 현장의 가장 생생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 기자들은 직접 아파트 건설 현장으로 들어가 취재했습니다. 초기에는 불경기와 무경력 탓인지 인력 사무소와 건설 구인 앱으로 100곳 넘게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첫 취업에 성공했고 이후 철근공 보조, 잡부, 신호수 등으로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와 관리자의 소통 문제, 공사기한 압박에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일하는 요령이 없다 보니 매일 온몸에 알이 배고 죽을 맛이었지만 그만큼 기사 내용도 풍성해질 수 있었습니다.
3회에 등장하는 4차 불법 하도급 피해업체 정민호(가명) 소장은 “불법 하도급으로 적자에 허덕인 탓에 부실 기둥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주말 아침 지방의 한 식당에서 철근 소장 야유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듣고 찾아간 덕분에 처음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 소장이 대기업 건설사부터 1, 2, 3차 하도급사와 나눈 320건, 총 18시간 44분의 통화 녹음을 모두 살펴봤고, 불법 하도급이 어떻게 부실 공사를 유발하는지 실체를 재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4회: “부실 지적한 감리사 교체 당해…2시간 철근검사 10분에 끝내”>
부실을 막는 최후 보루인 감리가 왜 ‘부실 감리’를 할 수밖에 없는지 이면을 파헤쳤습니다. 보통 부실 공사가 드러나면 감리가 표적이 돼 처벌받고,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감리들이 제대로 맡은 일을 할 수 없었는지 구조적 원인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감리 10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감리 교체 사유가 담긴 공문들을 입수해 취재한 결과, 부실 문제를 제기하면 일자리를 잃는 역설적인 현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감리와 철근공 등 현장 근로자와의 인터뷰는 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업계가 좁아 피해를 받을 수 있다며 인터뷰에 부정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일일이 찾아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며 기획 취지와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일요일만 쉬는 건설직 특성상 주중에는 교수와 구조기술사, 안전관리자, 입주민 등을 인터뷰하고, 주말에는 전국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결과 7개월 동안 총 182명을 인터뷰했습니다. 1년 넘게 국가 기관에 맞서 홀로 철근 누락을 찾아내야만 했던 입주민, 철근을 제대로 묶을 시간이 없어 넘어갈 수밖에 없던 철근공, 문제를 제기하니 직장에서 잘려 자살까지 생각한 감리, 떼먹힌 돈으로 인해 사비로 공사하다 부실 기둥을 박을 수밖에 없던 철근 소장…. 현장의 공기 압박과 비용 절감이라는 구조 속에서 도움받지 못한 채 소외된 현장의 목소리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전보다 ‘공사비 절감’, ‘빠른 입주’, ‘집값 걱정’ 등이 우선시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객관적 자료들을 기반으로 보도했습니다. 또 2022년 1월 광주 화정 아파트 붕괴 직후 국토부가 내놓은 19개 안전 대책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추적 분석한 결과, 실제 시행 대책은 7개에 그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원인으로 ‘국토부 전관’ 등의 문제를 짚었고, 법원의 철근 누락 관련 판결도 부실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하되, 철근공과 감리 등 신변이 노출 시 업계에서 더 이상 일하기 어렵다는 사유로 요청할 경우 피해 예방을 위해 익명 보도했습니다. 철근 누락이 발견된 아파트 실명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입주민 등에 예기치 못한 재산상 피해를 줄 수 있는 점, 특정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 아파트의 구조적 문제라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으며 모두 기자들이 직접 취재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이후 LH 아파트의 부실 시공 관련 보도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의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검증을 위해 기자들이 직접 현장으로 가 철근 누락을 조사하고, 국토부 안전진단 보고서 전체를 입수하고 재검증한 보도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누락’ 기획 탐사보도 이후 건설업계 종사자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많은 공감과 응원을 보내줬습니다. 온라인에서만 253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7개월 간 직접 철근 탐사를 하고 182명의 건설 관계자를 심층 인터뷰했다는 점에 대해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수개월에 걸쳐 직접 현장 속으로 들어가 쓰신 기사 너무 좋았다’, ‘들인 노력이 보이는 꼼꼼한 취재’라는 평들이 이어졌습니다. ‘후속 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 ‘감리제도부터 아파트 건설 과정의 모든 걸 개혁해야 한다’며 국토부 등에 대책을 요구하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1월 24일 국토부는 경기 A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실을 보도에 대해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국토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이 해당 단지를 조사한 점검업체에 직접 확인한 결과 측정지점 1곳에서 시공 하자 우려가 있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그동안 부실 시공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는데 시공 하자를 인정한 것입니다.
다음날 건설현장 외국 인력 증가, 불법 하도급 문제가 부실시공으로 이어진다는 보도 이후 국토부는 “숙련 외국인력(E7-3비자) 도입 추진 및 불법 하도급 과징금을 현행 하도급액의 30%에서 40%로, 처벌 수준 역시 징역 3년에서 5년 이하로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초적인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외국인 건설 인력을 늘리겠다고도 했습니다. 1월 27일 감리제도 지적 기사에 대해서는 ‘국가인증 감리제’ 도입 추진 및 매년 400명 규모의 우수 건설사업 관리자를 선발하겠다고 추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2월 3일 국회 국토위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동아일보 보도를 근거로 상임위 등을 통해 국토부 조사의 진실성에 대해 국회 차원의 검증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2월 6일에는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주최로 박상우 국토부 장관 등 국토부 관계자, 국토위 여야 의원들이 건설 전문가와 함께 회의를 열고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 실태를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히어로팀은 입주민 등 부실 제보들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아파트 안전 관련 후속 보도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 기준 및 동아일보 기자윤리위원회의 기자윤리 강령을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반론 신청과 언론중재위 피신청사항 등 모두 해당 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413회)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동아일보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
동아일보 구특교 기자
국토교통부가 ‘문제 없다’고 한 민간 아파트에 대한 검증은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국토부는 아파트 명단과 조사 보고서를 모두 비공개했습니다. 설사 명단을 확보하더라도 아파트마다 설계 도면을 구해야 하고, 국토부가 사용한 철근 검사 장비도 확보해야 했습니다. 콘크리트 속에 파묻힌 철근을 찾는 모든 과정이 불가능하게만 느껴졌습니다.
현실적으로 검증이 어렵다면 포기하고 주제를 바꿀지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꼭 알아야 하지만, 알기 어려운 진실을 깊이 취재해 알리는 것’이라는 탐사보도의 기본 원칙을 떠올렸습니다.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듯 검사 장비를 들고 전국 21곳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그 결과, 국토부 발표와 달리 콘크리트 속 감춰진 ‘진실’이 드러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7개월 철근 탐사의 기획 취지에 공감하고 양심 고백을 해준 건설 근로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주말 밤낮 가리지 않고 현장으로 뛰어든 팀원들에게도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취재 전 과정을 믿고 맡겨준 회사와 선후배들의 응원과 격려가 있었기에 실패 속에서도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어디선가 아파트는 올라가고 있습니다. 또 한 번 무너지고 나서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기에는 그 대가가 너무 큽니다. ‘철근 하나쯤이야’라는 관행 대신 ‘철근 하나라도 제대로’라는 기본 원칙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국토부와 건설사 등 업계가 감춰진 ‘누락’도 언제든 드러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됐길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413회 전체 총평
제41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제주항공 참사와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등 기자들은 역사의 기록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계엄·탄핵 관련 출품작의 비중은 22편으로 전체 출품작의 36.7%였다. 특히 사진보도 부문은 7편 중 5편이 관련 보도였다. 이번 달 수상작은 모두 6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먼저 중앙일보의 <명태균 황금폰 핵심 내용> 보도는 사인인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행사한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실체를 밝혀냈다. 수개월간 끈질긴 추적 끝에 핵심 내용인 통화 녹취와 메시지 내용을 확인해 보도했다. ‘황금폰 녹취 확인’에 이은 후속 보도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수사당국이 부실·축소 수사를 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심사위원회는 국민의 알 권리와 진실을 밝히는데 언론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함께 취재보도1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JTBC의 <서부지법 폭동 당시 7층 판사실 등 내부 취재> 보도는 법원 내부에서 벌어진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동을 방송용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긴박하게 촬영했다. 폭동 행렬 속에서 위험을 감수한 취재로 투철한 기자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는 취재현장에서 기자의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철저한 영상분석과 후속 현장 취재가 돋보였고, 주요 선동자와 가담자의 체포 근거가 된 점에서 수상의 이유는 명확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택갈이의 유혹’···중국 자본의 역습> 보도는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촉발된 관세전쟁과 맞물려 선제적인 문제 제기로 주목받았다. 중국기업이 전통 제조업뿐 아니라 첨단 산업에서도 한국을 우회 수출 통로로 삼는다는 사례를 산업군별로 발견해 공론화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기업 내부 정보를 취재한 노력이 인정됐다. 당국과 산업계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지 후속 보도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 보도는 ‘철근 빼먹기’라는 해묵은 병폐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간아파트 427곳 전수조사 결과 부실시공이 없다’는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문을 품는 데서 기획이 시작됐다. 일상의 안전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지만, 단편적인 보도만으로는 개선되기 어렵다. 취재팀은 작정한 듯 문제의 뿌리부터 접근했다. 철근 검사 장비 사용법을 숙지하고 5개월간 21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기둥 주철근을 직접 탐사했다. 보도는 부실을 막는 최후의 보루인 감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현실에 다다랐다. 건설 관계자 인터뷰와 과학적인 검증을 뒷받침해 기획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취재팀의 열정과 팀워크의 결실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배터리 휴대” 기내 방송은 ‘공허한 메아리’>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사건 초반에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당국조차 우왕좌왕할 수 있던 상황에서 중요 이슈를 잘 이끌어냈다. ‘기내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 후 연기 나고 불똥 떨어져’ 기사에 이어 승객 추가 진술을 통해 신빙성을 확보했다. 발로 뛴 취재로 사고 원인의 단초를 찾아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기내 소화기를 사용하지 못한 점, 기내 배터리 관리 허점을 밝혀내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한겨레 <추악한 몰락…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윤석열 체포> 보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 포토라인을 피해 뒷문으로 들어가는 옆모습을 눈 깜짝할 사이에 포착했다. 당시 현장 풀 기자단 중 유일한 단독으로, 국내 통신사를 통해 전파됐다. 생방송 화면에 방영된 데 이어 AP, 로이터 등 외국 언론사에도 타전됐다. 찰나를 기록하기 위해 파인더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사진기자의 긴장감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