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내가 쓰고 싶은 기사>
지난해 11월 두 번째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를 했습니다. 편집부로 원직 복직했지만 이미 정원이 차 있어 편집국장은 별도 출입처를 배정하지 않고 ‘네가 쓰고 싶은 기사를 써라’고 주문했습니다. 편집국장의 배려였지만 처음에는 당황했습니다. 내가 쓰고 싶은 기사라. 15개월 동안 아이 둘과 매일 전쟁을 치르느라 아침마다 집 앞에 배달되는 신문도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는데 갑자기 기사를 쓰라니 막막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돌봄서비스가 떠올랐습니다.
<빛 좋은 개살구>
10년 차 맞벌이 부부지만 아이가 한 명일 때는 그럭저럭 돌봄 공백 없이 아이를 키웠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둘이 되니 다른 차원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육아 동지인 첫째 유치원 엄마에게 돌봄 고민을 털어놓자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을 추천했습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정부가 검증한 아이돌보미가 직접 집으로 찾아와 아이들을 돌봐주는 서비스입니다.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이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아이돌보미는 120시간 교육을 받아야 자격을 얻는다고 하니 그래도 믿음이 갔습니다. 특히 돌이 안 된 둘째를 어린이집에 오래 두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하원, 저녁 준비, 샤워까지 해준다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대감에 복직 3개월여 앞두고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했는데 대기자가 80명이라는 답변을 들었고 이후 연락은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몇 번의 독촉에도 담당 센터에서 돌아온 답은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였습니다. 발을 동동구르는 딸이 안쓰러웠던 친정 엄마께서 도와주기로 하면서 돌봄 공백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만, 도움받을 길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됐습니다.
<사명감>
경남지역의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문제를 다룬 기사가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목소리를 다루거나 단편적으로 대기가 길다는 소식을 다룬 기사는 있었지만 아이돌봄서비스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알린 기사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돌봄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칼럼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뜩이나 대기가 길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 문제 해결 없이 사업 규모만 키울 때인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남의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현실을 알리는 일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편집국장에게 보고하고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2025년1월14일 자 1면 보도‘경남 부모들 아이돌봄서비스 기다리다 지친다’
2 2025년1월14일 자 3면 보도‘정부 믿고 돌봄 맡겼는데 아이는 날이 갈수록 불안에 떨었다’
3 2025년1월15일 자 3면 보도‘돌보미 기다리는 데만 수개월 내가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경남지역 대기 가구만 653가구>
경남지역 아이돌봄서비스 대기가구 수부터 파악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653가구가 아이돌보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평균 대기 일수는 57.8일로 대기 일수가 가장 긴 지역은 240일, 약 8개월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사례자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대기 가구와 대기 일수 통계만으로 기사를 쓸 수도 있었지만 일회성 아이템으로 써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독자들에게 다가가려면 더 생생한 이야기가 필요했습니다. 주변인 사례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육아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도 찾아봤지만 수개월 전 글이라 시의성이 떨어졌습니다.
<6년 이용한 김민정 씨 사연>
통계 기사를 써야 하나 고민하던 중 육아 커뮤니티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이 어려워 힘들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댓글에도 글쓴이 의견에 공감하는 댓글과 대댓글이 붙었습니다. 글쓴이와 댓글을 단 이들에게 쪽지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다음 날 답신이 왔고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자들이 겪는 또 다른 어려움을 들었습니다. 특히 1, 2편에 익명으로 사연을 들려준 김민정(가명) 씨는 아이돌봄서비스를 6년 동안 이용했습니다. 첫째 아이는 아이돌보미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당해 심리 상담을 받았습니다. 민정 씨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돌보미에게는 을이었고, 가족에게는 죄인이었고, 일터에서는 민폐였다고 합니다.
그나마도 현재 돌보미가 갑작스레 일을 그만두면서 이용하지 못하게 됐고, 경력 단절 위기에 놓였습니다. 인터뷰 막바지에 울음을 삼키며 ‘정말 이 방법밖에 없는 거겠죠’라고 한 말이 아직 귓가를 맴돕니다.
<이용자 맞춤 시스템 필요>
이용자 이야기만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돌보미, 정부, 경남도, 광역지원센터, 사회복지 전문가(권희경 국립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차례로 인터뷰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돌보미 전문성 부족, 미스 매칭으로 발생한 일자리 부족, 공공성과 효율성 사이 간극, 돌보미 낮은 처우 등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러 당사자 이야기를 들으며 내린 문제의 핵심은 세심하지 못한 정부 정책이었습니다. 이용 가정은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요구 사항이 다른데 정부는 공공성만 내세우며 한 가지 시스템을 고집하니 어느누구도 만족시킬 수가 없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공공성이 필요한 가정은 그들대로 관리하면서 현재 시스템의 내실을 다지고, 동시에 그외 가정은 필요할 때 안심하고 돌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에 등장한 이용자들은 서비스 이용에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익명 처리했습니다. 김민정 씨는 직업은 물론이고 거주 지역도 알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경남이란 것 외에 구체적인 지명은 기사에 담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지면에 현장 사진을 담기 어려웠습니다. 시각적으로 눈길을 끌고 독자들의 기사 내용 이해를 돕고자 일러스트 기자와 협업해 매회 삽화와 표를 제작해 첨부했습니다.
기사에 등장한 이용자, 돌보미, 기타 노조, 전문가와는 이해관계가 전혀 없었으며, 직접 취재, 현장 취재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정부 정책인 아이돌봄서비스 문제를 다룬 기획 기사는 있었지만, 경남지역의 이용 대기가구, 대기시간, 돌보미 수 등 통계와 이용자/돌보미 실제 사례를 활용해 심층적인 실태 파악을 한 기획기사는 찾지 못했습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아이돌봄서비스 ‘기획 연재를 시작하며’, 1편 기사가 나간 다음날 경남도민일보 후원회원 단체 대화방에는 ‘흥미롭게 읽었다. 대기자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는 의견이 올라왔습니다.
경남도민일보 뉴스레터 ‘보이소’ 구독자는 “10여년 전 저녁에 일을 하던 때가 있어서 돌보미 제도를 써보려고 알아봤었는데 예약을 한다해도 소득분위에서 이미 후순위로 밀려버릴 뿐만 아니라 제가 원할 때 쓰기가 힘들더라고요. 문의받아주신 분은 굉장히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는데 전화를 끊고나서는 우리나라 복지는 여전히 선별복지고 세금내는만큼 누리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좀 달라졌겠지만 애초에 진입장벽이 있다보니 그 뒤로는 아예 알아볼 생각도 안했었네요”라고 의견 보내줬습니다.
기획 기사가 3편까지 보도된 이후 경남도가 이달 중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자와 아이돌보미, 제공 기관이 참여하는 정책간담회를 열기로 했음을 알려왔습니다.
기획 보도가 끝난 후인 1월 27일 KBS창원 라디오 <라이브경남>에서 인터뷰 요청이 와서 15분가량 기사 내용과 기획 의도, 소감 등을 소개했습니다.
2025년 2월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1월 ‘이달의 기사상’을 받았습니다. 최희태 위원(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정책기획국장)은 평가 보고서에서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공감할 주제로 적절한 기획이었다. 사례를 통한 실증, 당사자 증언과 입장, 전문가 분석과 조언 등 전반을 다루고자 애쓴 기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나유신 위원(변호사)은 “아이돌보미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낸 시도와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노희승 위원(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역시 “아이돌보미서비스를 직접 해본 경험자의 인터뷰는 매우 의미있는 사례이다. 그리고 데이터와 사례를 기반으로 이용자-돌보미, 구인-구직난이라는 대조적인 상황을 전달하며 아이돌봄서비스가 이용 가정과 돌봄 노동자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낳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평가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경남도민일보 1월 23일 자 사설 ‘아이돌봄서비스 더 촘촘하게 다듬어야’에서는 이번 기획 기사와 관련해 ‘수급 불균형으로 부모들은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해 배정받는 데 상당한 시일을 견뎌야 한다. 이렇게 기다리는 기간은 부모들에게 고역이며 엄청난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꼬집으며, 아이돌봄서비스 예산을 확대하고 정부, 지자체, 관련 기관들이 유기적인 관계로 정보를 소통하고 서비스 제공에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은 거리에서 ‘다시 만난 세계’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시 만들어갈 세계에는 아이들 웃음소리도 빠질 수 없습니다. 저출산 시대, 특히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의 저출산은 심각합니다. 정부 정책이 경남지역에서는 어떻게 시행되고 있으며, 어떤 고질적 문제를 낳았는지 낱낱이 알렸다는 데 큰 의의를 둡니다. 나아가 정부의 안일한 정책 추진을 꼬집고 수요 맞춤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과 노동자 처우 문제를 함께 다뤘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봅니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돌봄서비스가 이용자에게는 안심하고 돌봄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서비스로, 돌보미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기획 기사입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3회 전체 총평
제41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제주항공 참사와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등 기자들은 역사의 기록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계엄·탄핵 관련 출품작의 비중은 22편으로 전체 출품작의 36.7%였다. 특히 사진보도 부문은 7편 중 5편이 관련 보도였다. 이번 달 수상작은 모두 6편이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두 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먼저 중앙일보의 <명태균 황금폰 핵심 내용> 보도는 사인인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행사한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실체를 밝혀냈다. 수개월간 끈질긴 추적 끝에 핵심 내용인 통화 녹취와 메시지 내용을 확인해 보도했다. ‘황금폰 녹취 확인’에 이은 후속 보도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수사당국이 부실·축소 수사를 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심사위원회는 국민의 알 권리와 진실을 밝히는데 언론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함께 취재보도1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JTBC의 <서부지법 폭동 당시 7층 판사실 등 내부 취재> 보도는 법원 내부에서 벌어진 시위대의 폭력적인 행동을 방송용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긴박하게 촬영했다. 폭동 행렬 속에서 위험을 감수한 취재로 투철한 기자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는 취재현장에서 기자의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철저한 영상분석과 후속 현장 취재가 돋보였고, 주요 선동자와 가담자의 체포 근거가 된 점에서 수상의 이유는 명확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택갈이의 유혹’···중국 자본의 역습> 보도는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촉발된 관세전쟁과 맞물려 선제적인 문제 제기로 주목받았다. 중국기업이 전통 제조업뿐 아니라 첨단 산업에서도 한국을 우회 수출 통로로 삼는다는 사례를 산업군별로 발견해 공론화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기업 내부 정보를 취재한 노력이 인정됐다. 당국과 산업계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지 후속 보도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동아일보의 <누락: 당신의 아파트는 안녕하신가요> 보도는 ‘철근 빼먹기’라는 해묵은 병폐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민간아파트 427곳 전수조사 결과 부실시공이 없다’는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문을 품는 데서 기획이 시작됐다. 일상의 안전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지만, 단편적인 보도만으로는 개선되기 어렵다. 취재팀은 작정한 듯 문제의 뿌리부터 접근했다. 철근 검사 장비 사용법을 숙지하고 5개월간 21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기둥 주철근을 직접 탐사했다. 보도는 부실을 막는 최후의 보루인 감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현실에 다다랐다. 건설 관계자 인터뷰와 과학적인 검증을 뒷받침해 기획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취재팀의 열정과 팀워크의 결실이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의 <“배터리 휴대” 기내 방송은 ‘공허한 메아리’> 보도가 단연 돋보였다. 사건 초반에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당국조차 우왕좌왕할 수 있던 상황에서 중요 이슈를 잘 이끌어냈다. ‘기내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 후 연기 나고 불똥 떨어져’ 기사에 이어 승객 추가 진술을 통해 신빙성을 확보했다. 발로 뛴 취재로 사고 원인의 단초를 찾아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기내 소화기를 사용하지 못한 점, 기내 배터리 관리 허점을 밝혀내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 한겨레 <추악한 몰락…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윤석열 체포> 보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 포토라인을 피해 뒷문으로 들어가는 옆모습을 눈 깜짝할 사이에 포착했다. 당시 현장 풀 기자단 중 유일한 단독으로, 국내 통신사를 통해 전파됐다. 생방송 화면에 방영된 데 이어 AP, 로이터 등 외국 언론사에도 타전됐다. 찰나를 기록하기 위해 파인더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사진기자의 긴장감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