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기획(O)
20대 국회는‘식물국회’, ‘동물국회’로 불리며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20대 국회가 끝나는 시점에서, 그렇다면 20대 국회의원들의 ‘돈’, 그러니까 정치 후원금은 정직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알아보자는 것이 취재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후원금을 검증하기 위해, 2016년부터 4년간 후원회를 통해 모집한 후원금 1,925억 원 가운데 고액후원금 385억 원을 따로 떼어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현직 기초의원들이 여야의 유력 정치인들에게 지방선거와 관련된 시기에 고액후원을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취재진은 기초의원이 자신의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국회의원에게 고액후원을 하는 것은 이해 충돌의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취재진은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이나 후원금을 준 기초의원을 임의로 선택하는 것은 취재윤리에 어긋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고액후원자 5,611명과 7대 지방선거 후보자 9,363명 전수를 교차 대조하는 취재 기법을 처음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18년 열린 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들 101명이 자기 지역구 20대 국회의원에게 5억 8천만 원이 넘는 고액후원금을 기부했단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특히 당시 지역(당협)위원장을 맡던 김석기, 이수혁, 박명재 등 여야 의원들이 각각 수천만 원의 고액후원을 지역 기초의원 출마자로부터 받은 사실을 최초 확인했습니다. 취재진은 KBS 취재 윤리와 취재가이드라인 기준에 맞춰 해당 국회의원들을 모두 접촉해 실명으로 적시해 보도했습니다. 또 지방선거 전후로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입금한 출마자들의 명단 역시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 가운데 57명의 현직 기초단체장·의원에 대해서는 실명을 적시해 인터넷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취재진은 지금까지 관행적인 정치부 기사에서 고액후원금을 다룬 것처럼, 의원 한두 명에 대한 파편적인 보도에 그치는 것은 지양하고자 했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기초의원의 공천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치는가를 담아야 다면적인 보도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경주, 포항, 정읍 등을 찾아 수십 명의 전·현직 기초의원들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현직 시의원이 “국회의원의 공천권으로 인해 후원금을 내지 않을 수 없다”는 취지로 증언, 국회의원이 가진 ‘공천권’으로 말미암아, 기초의원과 ‘갑을 관계’가 생성된다는 근원적인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현직 7대 기초의회에서 20대 국회의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담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이른바 ‘국회의원 갑질’에 대한 전·현직 기초의원들의 증언이 쏟아졌고, 시간과 기술적인 문제로 방송에 담지 못한 내용은 최대한 디지털 기사에 담아 별도 보도했습니다.
또 국회의원실이 고액후원 내역을 신고하면서, 후원자의 직업 등 신상을 숨긴다는 점을 고발했습니다. 20대 국회의원의 임기인 2016년~ 2019년 고액후원금을 기부한 기부자 전수를 분석했고, 그 결과 직업 등 신원을 옳게 적지 않은 경우가 전체의 80% 가깝단 사실 역시 확인했습니다. 특히 심재철, 제윤경 등 여야 유력 국회의원들이 관행적으로 현직 기초단체장과 시의회의원을 ‘회사원’ 심지어 ‘일반인’ 등으로 거짓 직업으로 신고한 점도 최초 발굴했습니다.
취재진은 20대 국회가 편법의 경계선에서 ‘정치 후원금’을 받은 것은 물론 후원자에 대한 신고도 허술했단 사실을 확인한 뒤, 다음 국회에선 이 같은 관행을 막는 것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취재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정치·행정 전문가들은 국회가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법안을 만드는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따라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관련 법안을 전수 분석했고, 고액후원금 내역 인터넷 공개를 의무화하는 개정안이 세 차례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하고 폐기된 사실을 최초 확인했습니다. 선관위 역시 네 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을 국회에 건의했지만 무산된다는 사실 역시 기사에 담았습니다. 나아가 기초의원이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자는 법안 역시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폐기됐다는 사실을 확인고 그 사이 정당 보조금과 연간 보수를 상승하는 안에는 여야 할 것 없이 하나 됐다는 기록을 취재했습니다.
취재진은 국회의원의 수상한 고액후원금을 둘러싼 다면적인 취재가 완성됐다고 보고, 문제가 된 국회의원들에게 반론을 요청해 최종 보도를 하게 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이해충돌이 의심되는 후원을 받은 국회의원은 모두 공인이기 때문에 익명 취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모두 정식 인터뷰가 이뤄졌고, 거부한 의원들의 경우 엠부시 현장 취재를 통해 반론을 확보했습니다. 또 수상한 후원으로 보이는 57명의 현직 기초단체장·의원에 대해서는 실명을 적시해 인터넷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다만 ‘갑을 관계’에 놓여 보도 후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전·현직 시의원과 보좌관들에 대해서는 익명 처리해 보도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
KBS 탐사보도부 명의로,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의원에게 먼저 연락해 만나 취재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제보자는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국회의원 고액후원금’ 취재는 20대 국회의원의 고액후원자와 7대 지방선거 후보자를 전수 대조한 통계적 영역과 전현직 기초의원을 만나 증언을 듣는 현장 치재, 투트랙으로 진행됐습니다. 통계적인 영역은 보안과 신빙성을 높이기위해 KBS 데이터팀과 자체적으로 진행했습니다. 현장 취재는 수십 명의 전·현직 기초의원들을 전국을 다니며 직접 만났고, 문제가 된 의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현재 국외(미국 대사)에 있는 등 현실적으로 만날 수 없는 의원의 경우 전화로 반론을 담았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보도는 기존의 고액후원금 보도와 달리,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실명을 최대한 많이 시민들에게 알리자는 목표로 기획됐습니다. 따라서 여야 가릴 것 없이 편법으로 고액후원금을 받은 것이 의심되는 의원들의 이름을 적시해 방송했습니다. 또 후원자들 가운데 현직 의원의 이름을 디지털 기사에 담았고, 낙천 인사의 경우 인물 정보를 최대한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나아가 관행적으로 기초의원이 고액후원금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를 현직 의원들을 통해 지적한 점이 이번 보도의 최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 없습니다.)
보도 이후 지역 신문 등이 ‘정당 공천제’의 폐단을 지적하고, 21대 국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정당 공천제’ 폐지를 추진해야 한다는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또 기초의회 정상화를 위해 역대 국회마다 제기됐지만 무산됐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및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다시 추진돼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또 방송 리포트와 디지털 전용 기사를 합쳐, 포털 등에서 3만 뷰 이상 소비되기도 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에서 밝혔듯, 정당 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의는 20대 국회에서 3차례 발의됐지만 모두 무산됐습니다. 보도 직후 21대 국회 내부에서 이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있었고, 정당공천제 폐지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될 예정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 윤리 강령기준을 모두 지켰으며, 현재 사내 기획상을 상신한 상태입니다.
6. 기타 고려사항
2020년 6월 8일 기준으로, 언론 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이 없고 어떤 보도 당사자도 반론보도를 신청해 오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과의 갑을 관계로 취재원 보호가 필요한 전·현직 기초의원과 보좌관을 제외하고, 문제의 당사자인 국회의원의 실명은 모두 기재했습니다. 민사 형사 고소 고발 역시 전혀 없습니다. 사내 기획상을 상신한 상태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357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61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3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YTN의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이 단독 선정됐다. 가지지 못한 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기자 본연의 임무임을 제대로 보여준,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첫 발생 보도에 머물지 않고 끈질긴 취재로 음성 유서 등의 후속 보도를 이어간 점이, 사회부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양극화의 단면을 입체적으로 알려, 경찰 수사는 물론 국회와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이끌어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0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영예를 안았다. 국민일보의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는 소외되고 방치된 수용시설의 정신질환자 37명을 직접 인터뷰하며, 잊힌 사각지대를 조명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데이터 마이닝 취재기법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부각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제목의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일보의 <‘n번방 밖으로’ 시리즈>는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장기적인 후속취재를 이어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 경쟁의 열기가 꺾이고 나면, 문제해결 노력에서 멀어지는 일반적 관행에서 탈피한 모범적 취재라는 언급도 있었다.
14편이 출품된 기획보도방송 부문에서는 JTBC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이 선정됐다. 부끄럽고 후진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영세사업장이 아닌 대기업을 상대로 정면 취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련 영상이 필요한 TV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심층 보도해 사회적 성찰을 촉구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열네 편이 경쟁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강원일보의 <반환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이 단독 수상했다. 고고문화발굴팀, 녹색연합과의 협력을 통해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데다 서울 등 다른 지역 언론사의 기사 100여개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개발과 환경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역 언론에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6개 언론사가 출품한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이 영예를 차지했다. 33년 전 미얀마 상공에서 실종된 KAL858기의 동체 촬영에 성공한 이 보도는, 언론인이 항공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여객기를 수색해 찾은 최초 사례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방송의 해외 현장취재가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코로나 생활 속 거리두기와 재난지원금으로 떠들썩했던 2020년 5월에도, 권력을 감시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서민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기사들이 많이 출품됐다. ‘진실을 향한 열정으로 발품을 파는 기자들이 아직 이 땅에는 적지 않다’는 한 심사위원의 말로 심사평을 마무리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