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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회 (2020년 5월)

수상작 6편 · 출품 후보작 5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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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6편

심사평

한국기자협회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61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3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YTN의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이 단독 선정됐다. 가지지 못한 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기자 본연의 임무임을 제대로 보여준,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첫 발생 보도에 머물지 않고 끈질긴 취재로 음성 유서 등의 후속 보도를 이어간 점이, 사회부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양극화의 단면을 입체적으로 알려, 경찰 수사는 물론 국회와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이끌어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0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영예를 안았다. 국민일보의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는 소외되고 방치된 수용시설의 정신질환자 37명을 직접 인터뷰하며, 잊힌 사각지대를 조명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데이터 마이닝 취재기법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부각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제목의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일보의 <‘n번방 밖으로’ 시리즈>는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장기적인 후속취재를 이어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 경쟁의 열기가 꺾이고 나면, 문제해결 노력에서 멀어지는 일반적 관행에서 탈피한 모범적 취재라는 언급도 있었다. 14편이 출품된 기획보도방송 부문에서는 JTBC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이 선정됐다. 부끄럽고 후진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영세사업장이 아닌 대기업을 상대로 정면 취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련 영상이 필요한 TV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심층 보도해 사회적 성찰을 촉구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열네 편이 경쟁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강원일보의 <반환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이 단독 수상했다. 고고문화발굴팀, 녹색연합과의 협력을 통해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데다 서울 등 다른 지역 언론사의 기사 100여개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개발과 환경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역 언론에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6개 언론사가 출품한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이 영예를 차지했다. 33년 전 미얀마 상공에서 실종된 KAL858기의 동체 촬영에 성공한 이 보도는, 언론인이 항공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여객기를 수색해 찾은 최초 사례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방송의 해외 현장취재가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코로나 생활 속 거리두기와 재난지원금으로 떠들썩했던 2020년 5월에도, 권력을 감시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서민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기사들이 많이 출품됐다. ‘진실을 향한 열정으로 발품을 파는 기자들이 아직 이 땅에는 적지 않다’는 한 심사위원의 말로 심사평을 마무리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해병대 사격훈련 마친 손흥민 (사진보도 부문)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제주취재본부 박지호
미공개 사진으로 본 5·18 광주 (사진보도 부문)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뉴시스 사진영상부 박태홍*
여론조사를 조사하다 (온라인 부문)
후보 10-03 전문보도부문 헤럴드경제 디지털콘텐츠국 배두헌*·김성우*·김지헌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 주되 기부캠페인 펼치자 (해설·논평 부문)
후보 10-04 전문보도부문 헤럴드경제 논설위원실 전창협·강문규
2020 총선 특집 (온라인 부문)
후보 10-05 전문보도부문 중앙일보 정치부 임장혁*·심서현·김원
‘만삭의 위안부’ 영상 첫 발굴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KBS 통일외교부 최영윤*·김경진·강푸른·안용습
고3’이 이태원 클럽 다녀가…대면 수업까지 ‘아찔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MBC 사회정책팀 정동훈*·이덕영
‘독립기관’ 공수처, 하필 법무부 있는 과천청사로 가나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김정필*·임재우
5·18 계엄군 대대장·대공수사과장 최초 증언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JTBC 내셔널팀 봉지욱*·유선의*
정의연 부실회계 및 안성 쉼터 의혹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김정원*·김영훈*·이승엽*·김동욱*
‘맥줏집 3300만원 지출’ 등 정의기억연대 부실회계 의혹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양길성·김남영*
20대 국회 고액후원금 관련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KBS 탐사보도부 박현*·김성수*·권순두·박준영*
“난 무죄입니다” 56년만의 미투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오연서*
정의기억연대 ‘안성쉼터’ 고가매입·헐값처분 의혹 및 회계부정 의혹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TV조선 TV조선 이슈검증팀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19 확진자 판정 外
후보 1-11 취재보도1부문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김성훈*
‘나눔의집’ 후원금 유용 등
후보 1-12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사회정책부 박다해·이유진*
수의대생 유튜브 ‘갑수목장’ 고발
후보 1-13 취재보도1부문 채널A 사회부 서상희·백승우*·권솔
"고속도로 달리다 시동 꺼져".. 아찔한 A6 조사
후보 1-14 취재보도1부문 SBS 시민사회팀 강민우*
기후변화와 감염병, 자연의 역습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한겨레신문 사회정책부 최우리
하루 13시간 노역…병들어 숨지면 바다에 버려
후보 2-02 취재보도2부문 MBC 인권사회팀 고은상
바운스백 코리아 시리즈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매일경제신문 매일경제신문 특별취재팀
빅데이터로 본 ‘코로나 타격·재난지원금 효과’ 심층분석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KBS 경제부 서영민·이현준*·김민철*·고형석*
전 국민 고용보험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매일경제신문 경제부 김태준·김연주*·양연호
교육현장 성인지 감수성 실태 해부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투데이 사회경제부 김소희*·손현경
바다 위의 ‘김용균’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모바일팀 김지환*·김한솔·이효상·최민지*
장점마을의 17년-해바라기 꽃 필 무렵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IN 사회팀 장일호·나경희·이명익
n번방과 불법도박 범죄의 공생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김완*·박준용*·김민제
5·18 40주년 ‘조작된 영웅’
후보 4-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전국사회부 강현석*
5.18 40주년 특집 – 이방인의 증언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오마이뉴스 사회부 소중한·이희훈
성소수자’ 직장인들 “편견과 차별에 속으로만 울어요
후보 4-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투데이 산업부 유창욱·한영대
문재인 대통령 3년, AI 딥러닝 분석
후보 4-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정치부 이동현*·신은별
살인노동 2부작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보도부 임재성·강병수·김재현*
‘10.26과 전두환’ 2부작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내셔널팀 봉지욱*
2020 트랜스젠더 인권 연속 기획
후보 5-04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탐사보도부 권영인·이경원*·최재영*·배정훈*·배여운
포트스코로나19 : 달라지는 미래 外
후보 5-05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문화복지부 윤지연·우한솔·홍진아·공민경·이유민
‘박사방’ 격고도 개인정보 문 활짝 등 개인정보 관리 문제
후보 5-06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시민사회팀 박재현*·정반석*·홍영재*
오리온 익산공장 20대 여성 노동자 투신 사망, 성추행 의혹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전주 보도국 오중호
낙동강 다이옥산 검출 파동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사회2부 김성룡*·김준용*·김진룡·전민철
물고기 축제 그 후..외래어종 ‘득실’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강릉 보도부 정면구*·김중용
10년 동안 못 찾았다는 멸종위기종, 취재진 하루만에 찾아 외 5편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경남본부 최한솔*·정창욱
대문어 서식 산란장 ‘부서지고 깨지고..’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G1강원민방 정동원*·백행원*·유세진*
초고층빌딩 드림타워 문제점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제주MBC 보도국 조인호·문홍종·양윤택
‘수십억 혈세 멋대로’ 기막힌 실제상황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MBC충북 보도2부 정재영*·양태욱
또 다른 청년노동자 김 군의 죽음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MBC 보도국 남궁욱·우종훈*·김상배
태안 조직적 대규모 밀입국 의혹
후보 6-10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대전 KBS대전 태안 밀입국 의혹 특별 취재팀
서식지 이동 산천어 북한강 점령
후보 6-1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춘천 보도국 박성은*·최혁환
달리던 전동차 연기 자욱…무인 4호선 또 ‘아찔’
후보 6-12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사회1부 김민주*
강원관광대 ‘사회복지사 자격증 허위 발급’ 의혹
후보 6-13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강릉 보도부 박상희*·김남범
5·1 고성산불-화목보일러 안전관리 사각지대
후보 6-14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영동CBS 보도제작국 유선희*
옛 모습 잃어가는 경기만 갯벌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사회부 김영래*·이원근*·김동필·신현정·김금보*
인구는 사람이다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경남본부 진재운*·표중규*·주우진·박명선·이태훈*
인도에 반한 죄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광주 보도국 윤주성·신한비
대구 생계 자금은 그림의 떡, 긴급복지 지원은 예산 반납 위기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TBC 취재부 이종웅*
‘이름도 남김없이’ 2부작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광주MBC 취재부 김철원*·이정현*
그 날을 기억하다.. 부산서 꽃피운 5·18
후보 9-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부산 KBS부 공웅조·이한범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 YTN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 안윤학 YTN 사회부 기자 “제가 얼마나 공포에 떨었겠습니까… ○○○ 엄마, 도와줘서 고마워요.” 아파트 경비원 고 최희석씨의 음성 유서를 들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참기 힘들었습니다. 웬만해선 잘 울지 않는 편인데 눈시울이 계속 뜨겁게 타올랐습니다. 리포트를 쓰기 위해선 음성 유서를 반복해 들어야 했습니다. 참았던 눈물이 또 쏟아졌습니다. 기사 쓰는 내내 울었던 기억입니다. 슬픔, 그리고 분노. 경비원 사건에 매달린 보름 동안 눈물만 흘렸던 건 아닙니다. 때론 너무 화가 나 마음속에 참을 인(忍)을 새겨가며 기사 쓴 적도 수차례. 기자는 냉정해야 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입주민 가해자엔 화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비 아저씨는 폭행·폭언으로 공포에 떨었습니다. 이뿐만 아니었습니다. 경비 아저씨는 억울했습니다. 자신은 위해를 가한 적이 없는데, 가해자가 쌍방폭행을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엉뚱한 진단서로 거액의 치료비까지 요구했습니다. 일방적으로 때려 놓고도 말입니다. 그렇게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서도 재판에 넘겨질 때까지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지난달 12일, 기소 시점에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보도자료를 보다 다음 대목에 시선이 고정됐습니다. “(쌍방폭행) 내용과 상관없고 발병일 등을 가린 별개 진단서 사진을 전송. 협박 혐의.” 두 번째로 쓴 단독보도 내용이었습니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나쁜 일 하면 반드시 벌 받는다! 비통하게 돌아가셨지만, 경비 아저씨도 하늘나라에선 웃고 계실 것이다…. 경비 아저씨 기사를 쓰면서부터 슬픔과 분노 속에만 있다가 처음으로 기쁨이 솟구친 순간이었습니다. 최근 서울시가 경비원 처우 개선 아파트 보조금 지급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비노동자 노동인권 보호 및 권리구제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다행입니다. 여기에 좀 더 엄격한 법, 좀 더 높은 시민의식이 아직은 필요해 보입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 기사 쓰겠습니다.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 국민일보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 김판 국민일보 이슈&탐사1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먼저 목숨을 잃은 이는 20년 넘게 정신병원 폐쇄 병동에서 사회와 격리돼 지내온 정신질환자였다.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라는 의문이 취재의 출발점이었다. 사회와 완전히 격리된 이들의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을 수가 없었다.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조명된 적이 없는 정신질환자 장기 수용의 실태를 추적하기로 했다. 의료진과 시설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정신병원이나 시설에 장기 수용된 환자 37명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이가 된 환자들은 취재진에게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환자들은 인터뷰를 하며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고, 자신의 삶을 덤덤한 어조로 설명하기도 했다. 정신질환 당사자, 의료진, 사회복지계, 장애인 인권 단체, 가족 단체까지 모든 주체를 두루 만났다. 환자는 집에 가고 싶은데 가족은 이미 탈진해 있었다. 무조건 병원이나 시설 밖으로 내보낼 수도, 그렇다고 계속 격리해둘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누구의 편에도 쉽게 설 수가 없었다. 환자 당사자만 희생되면 가족과 의료진, 정부 모두가 편할 수 있는 잔인한 구조였다. 팀이 내린 결론은 ‘사회의 유폐’다. 가족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긴 채, 격리 외에 다양한 실험과 고민을 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책임이 크다. “소외된 자들을 어떻게 대하는 지가 우리 사회의 수준을 보여준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편견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사회적 낙인과 편견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때다. 차별과 배제, 격리는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당사자를 비롯하여 정신요양시설 관계자, 국립 정신건강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실 등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
'n번방 밖으로' 시리즈 국민일보
'n번방 밖으로' 시리즈 박민지 국민일보 'n번방 추적기' 특별취재팀 기자 지난해 6월 말, ‘추적단 불꽃’(불꽃)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일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갓갓’에서 시작한 텔레그램의 거대한 성착취 카르텔을 눈으로 직접 본 순간 ‘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주어진 선택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쫓고, 알려야 했습니다. 지난 3월9일 ‘n번방 추적기’ 첫 보도 이후 일주일여 만에 ‘박사’가 잡혔습니다. 이후 여러 핵심 공범 검거 소식이 알려졌지만, 창시자 ‘갓갓’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지난 5월11일 오전 8시, 기다리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속보] n번방 개설자 ‘갓갓’ 잡았다>. 알람이 뜨자마자 불꽃에 연락했습니다. “잡혔대.” 불꽃은 이 말이 뭘 뜻하는지 단박에 알아챘습니다. “진짜 잡히는구나.” 불꽃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당시 불꽃과 특별취재팀은 함께 트라우마 치료를 받던 중이었습니다. 그 무렵 전 매일 갓갓을 잡는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쫓고 또 쫓다가 깨면 온몸이 욱신거렸고 꽤 오래 심호흡을 해야 했습니다. ‘갓갓’이 잡히던 날, 꿈 얘기를 하며 우린 서로의 어깨를 토닥였고 불꽃은 “이제 악몽을 안 꾸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네왔습니다. 그들의 범행을 지켜만 본 취재팀이 이토록 괴로운데 피해자의 고통은 얼마나 클지 짐작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가해자를 향한 분노에서 피해자와의 연대로 시선을 돌리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기형적인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여성이, 아동이, 청소년이 약자로 치부되고 그래서 범죄의 대상이 되는 불균형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감방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들 모두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부지런히 쓰고 알리겠습니다. 여성이 안전한 사회가 다른 누구에게는 위험한 사회일 리 없습니다. 연대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 JTB…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 강희연 JTBC 탐사기획2팀 기자 사고는 반복돼 왔습니다. 지난 5월21일 울산 현대중공업 하청 업체 노동자 한 명이 숨졌습니다. 선박 내 배관 안에서 작업을 하다가 아르곤 가스에 질식했습니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 내 4번째 사망사고였습니다. 앞서 4월에는 노동자 두 명이 잇달아 문에 사고를 당해 숨졌고, 2월에는 노동자 한 명이 고층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살기 위해 나온 일터에서 맞은 죽음이었습니다. 죽음의 원인을 따라가 봤습니다. 이번 사고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일어났습니다. 한 노동자는 ‘민낯을 보여주지 않는데 감독이 제대로 될 리 있나’라고 되물었습니다. 노동자들은 노동부의 감독이 시작되면 관리자들이 감독관을 피해 노동자들을 숨겼다고 했습니다. 아예 출근시키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 4월 노동부의 정기점검 때도 노동자들은 팀장의 지시에 따라 어딘가에 ‘짱 박혀’ 있었습니다. 작업을 하지 않으면 감독관에게 지적받을 일도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감독이 끝나면 ‘안전 벨트’ 하나에 의지해 높은 구조물에 오르는 위험한 작업은 다시 시작됐습니다. 노동자들은 ‘질식위험’을 경고하는 경고장을 떼고 좁은 선박 안으로 기어들어 갔습니다.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거기에 있었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그런 이유들을 하나씩 보도해나갔습니다. 보도 이후 현대중공업은 3년간 3000억원을 쏟아붓는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노동부는 현대중공업을 ‘안전관리 불량 사업장’으로 지정해 특별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변화를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목소리를 내준 노동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들이 있었기에 보도가 가능했습니다. 또 함께 취재를 이끌어온 기동이슈팀·내셔널팀 선후배 동료들과 탐사기획2팀 팀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외치는 사람들 편에서 JTBC의 보도는 계속될 것입니다.
반환 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 강원일보
반환 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 이무헌 강원일보 사회부 기자 어린이날인 5월5일. 오전 데스크 회의를 마친 뒤 “반환미군기지에서 유전이 발견됐다던데? 빨리 취재해 봐”라는 오석기 문화체육부장의 농담 섞인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춘천의 반환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에서 문화재 발굴 도중 지하 2~3미터 안에서 석유 냄새가 진동하는 토양층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걸 돌려 말한 것입니다. 웃음도잠시…. 회사는 곧바로 사회부장을 중심으로 한 전담 취재팀을 구성했습니다. 관련 자료 확보와 전문가의 조언, 지속적인 현장확인과 관련자의 충분한 인터뷰에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취재팀은 부실정화 의혹에 초점을 맞춰 현장을 찾았습니다. 50여곳의 발굴터 가운데 15곳의 지하 토양층 색깔이 달랐습니다. 일부에서는 침출수 위로 기름띠가 떠다니기도 했습니다. 정화 완료 및 검증보고를 마친 뒤 8년…. 꿈에도 예상 못 했던 이러한 부실정화 흔적 및 관련된 여러 의혹들은 이튿날 1면과 사회면에 단독으로 게재됐습니다. 춘천시는 즉각 시료를 채취해 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그 결과 법정 석유계총탄화수소(TPH) 기준치의 최대 6배가 넘게 나왔습니다. 이어 아스콘 포장재, 유기성 폐기물 오염 흔적, 건설폐기물 매립 흔적 등 추가적으로 부실정화 근거가 속속 드러나면서 정부와 지자체, 시민사회단체는 반환미군기지 정화책임을 둘러싼 논의를 활발하게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취재보도 내용은 강원도 수부도시의 한복판에서 일어난 데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반환을 앞두고 시사하는 바가 워낙 크다 보니 중앙언론에서의 관심이 특히 높았습니다. 실제 강원일보의 첫 보도 이후 한 달간 중앙지와 지방지, 연합뉴스와 노컷뉴스, 뉴시스 등 통신사 등에서 총 100건이 넘는 관련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이젠 이러한 관심이 미군기지의 정화 주체였던 국방부의 완벽한 재정화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 협상 테이블에서도 오염의 원 주체인 미국에게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 대구MBC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 심병철 대구MBC 뉴스취재부 기자 지난해 3월 위안부 특집 제작을 위해 미얀마를 열흘 정도 방문했다. 미얀마는 과거 버마로 불리던 동남아 국가로 우리에게는 KAL858기(이하 858기) 실종사건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은 일본군 위안소와 관계자들을 취재하면서도 858기와 관련된 내용을 묻고 다녔다. 그러던 중 우연히 현지 코디를 통해 858기의 엔진을 인양한 어선의 선장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여러 차례 선장을 취재했고 858기가 추락했던 곳의 좌표까지 확보했다.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지만 좌표만 정확하다면 한 번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을까? 취재진의 무모한 도전은 시작되었다. 다이빙벨로 유명한 해난구조전문가인 이종인씨, 조종사 출신 항공전문가인 김성전씨, 드론 촬영전문가인 정윤환씨가 수색조사단에 합류했다. 지난해 11월27일, 취재진은 미얀마로 향했고 실종 32주기인 이튿날 새벽 858기가 추락한 안다만해역으로 나섰다. 바다에 추락한 민항기를 수색하는 것은 세계 언론사 최초의 일이었다. 네 차례의 수색을 통해 취재진은 858기 추정 동체의 엔진과 날개를 수중카메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객실과 화물칸이 있는 주 동체와 지지대를 비롯한 수많은 잔해도 카메라에 담았다. 취재진 촬영 영상을 본 항공전문가들은 대형여객기임이 틀림없고, 858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다. 858기 실종사건은 항공사고 역사상 가장 큰 수수께끼로 기록되고 있다. 취재진이 858기 추정 동체를 찾음으로써 33년 만에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기회가 생겼다. 동체를 인양하면 진실은 떠오를 것이다. 폭파범이라는 김현희의 주장대로 비행기 폭파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왜냐면 비행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점 의혹도 없는 철저한 재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유족들의 한 맺힌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모든 과정을 역사에 기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