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취재(O), 단독기획(O), 제보(O)
“매년 이렇게 외래종이 나온다니까!”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 중인 산천어를 꺼내며 어민이 건넨 이야깁니다.
30년 동안 북한강에서 빙어와 붕어, 잉어 등 토속어종을 잡아 생계를 꾸리던 어민 황인구 씨에게는 이 산천어가 외래종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강한 포식성을 가지고 있어 황 씨 등 춘천호 어민들의 주 소득원인 ‘빙어’의 수가 크게 줄었고, 덩치가 크기 때문에 그물 등 어구도 훼손시키기 일쑤라는 얘기입니다. 동해안지역 계곡에 서식하는 산천어가 원래 서식지를 벗어나 영서지역 북한강에서 발견되고 있는 건 이미 10년도 넘은 이야기라고 증언을 얻은 뒤 정확한 조언을 얻기 위해 강원대학교 어류연구센터 최재석 교수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최 교수에게 돌아온 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진단입니다. 황 씨의 얘기처럼 토종 산천어는 동해안지역 계곡에만 살고, 지금은 강원도 고성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에 춘천호가 ‘산천어의 집’이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는 서식지를 옮긴 산천어 등 연어과 물고기들이 외국에서 온 블루길이나 배스 같은 외래 교란종과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기존 수중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터줏대감 격인 쏘가리와의 먹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회유성 어종인 연어를 조상으로 둔 특성상 활동범위도 넓어 북한강 유역 전반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자문을 얻은 뒤 바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황 씨에게 부탁해 설치한 정치망을 같이 걷어 봤습니다. 정확한 취재를 위해 최 교수에게도 동행을 부탁했습니다. 두 번째 그물을 걷을 때부터 잉어와 누치, 붕어 등 비늘이 뚜렷한 토속 물고기 사이에 은빛이 도는 물고기들이 걸려 올라왔습니다. 최 교수는 이 물고기에 대해 “연어과 물고기, 산천업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두 눈과 카메라로 생생한 현장을 포착하면서, 취재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어민들 모두 이 산천어의 출처를 ‘화천 산천어축제장’으로 지목합니다. 산천어가 걸려 올라 온 곳과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산천어 축제장과의 물길은 10㎞ 남짓에 불과했고, 그 사이에 산천어를 기르는 양어장도 없습니다. 게다가 춘천호 어민들은 하나 같이 “산천어 축제가 시작된 이후 산천어가 나왔다”고 주장합니다. 화천군도 일부 유출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취재가 막바지에 달할 무렵, “그 양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내부에서도 “보도가 나간 이후 축제가 입을 타격을 걱정했다”는 일부 증언이 있었지만, 그대로 해명을 실어줬습니다. 최 교수는 이런 일이 춘천호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하천을 대상으로 취재를 확대했습니다. 이미 춘천 소양강에는 산천어와 송어가 쉽게 잡히고 있었고, 홍천강과 평창 오대천 등 영서지역 하천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해당 하천은 모두 송어와 산천어 등 ‘송어과 물고기’를 소재로 한 축제를 진행하는 지역입니다. 산천어 양어장 인근 하천에서도 어렵지 않게 산천어가 발견됐습니다.
특히, 소양강댐 바로 밑에서는 국내 학계에서 보고되지 않은 유럽산 ‘브라운 송어’도 잡힌 것을 확인했습니다. 최 교수가 확보한 실물과 제보영상을 통해 따로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갈무리 해 일주일 동안 기획취재 형태로 보도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보자와 이해관계는 전혀 없습니다.
이번 취재와 보도는 제보자인 어민의 도움을 받았고, 전문가인 강원대학교 어류연구센터의 자문을 얻어 진행했으며, 이에 따라 서식지를 옮겨 온 육식어종인 산천어와 송어가 이대로 누출되면 수중 생태계를 크게 교란시킬 수 있다는 답을 얻어냈습니다. 국립생태원과 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 등 공신력 있는 유관기관의 생태계 교란과 산천어와 송어의 특성에 대한 교차 검증도 받아 객관성을 갖췄습니다. 또한, 신분 노출을 원하지 않는 취재원은 신원을 밝히지 않았고, 인터뷰는 모두 동의를 받고 진행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생생한 영상을 담고 있는 보도 이후 시청자들의 격려와 추가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인터뷰이와 취재처에 대한 타사의 문의가 있었지만, 후속보도는 아직 없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원주지방환경청은 화천군과 평창군, 홍천군 등 물고기를 소재로 한 축제를 여는 지자체에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문을 통해 축제용 물고기의 유출 현황 등 모니터링과 더불어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은 방지 대책 강구를 주문했습니다. 축제용 물고기 유출 방지 대책 마련은 이달 말까지 수립해야 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생생한 현장 영상을 바탕으로 어류전문가(대학교수)와 어민, 낚시꾼, 물고기를 소재로 한 축제를 하는 화천군 등 지자체, 환경당국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객관성을 보강했습니다. 이 때문에 보도 후 발생할 수 있는 민원 등 문제의 소지를 없앤 완성도 높은 보도라는 자체 평가입니다. 여기에 후속 조치도 이끌어 낸 점도 고무적이라는 판단입니다.
※위와 같이 소속사의 확인을 거쳤으며,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은 없었고, 취재와 보도에 대한 어떤 이의제기도 없었습니다.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서의 피신청사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7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61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3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YTN의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이 단독 선정됐다. 가지지 못한 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기자 본연의 임무임을 제대로 보여준,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첫 발생 보도에 머물지 않고 끈질긴 취재로 음성 유서 등의 후속 보도를 이어간 점이, 사회부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양극화의 단면을 입체적으로 알려, 경찰 수사는 물론 국회와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이끌어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0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영예를 안았다. 국민일보의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는 소외되고 방치된 수용시설의 정신질환자 37명을 직접 인터뷰하며, 잊힌 사각지대를 조명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데이터 마이닝 취재기법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부각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제목의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일보의 <‘n번방 밖으로’ 시리즈>는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장기적인 후속취재를 이어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 경쟁의 열기가 꺾이고 나면, 문제해결 노력에서 멀어지는 일반적 관행에서 탈피한 모범적 취재라는 언급도 있었다.
14편이 출품된 기획보도방송 부문에서는 JTBC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이 선정됐다. 부끄럽고 후진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영세사업장이 아닌 대기업을 상대로 정면 취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련 영상이 필요한 TV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심층 보도해 사회적 성찰을 촉구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열네 편이 경쟁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강원일보의 <반환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이 단독 수상했다. 고고문화발굴팀, 녹색연합과의 협력을 통해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데다 서울 등 다른 지역 언론사의 기사 100여개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개발과 환경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역 언론에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6개 언론사가 출품한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이 영예를 차지했다. 33년 전 미얀마 상공에서 실종된 KAL858기의 동체 촬영에 성공한 이 보도는, 언론인이 항공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여객기를 수색해 찾은 최초 사례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방송의 해외 현장취재가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코로나 생활 속 거리두기와 재난지원금으로 떠들썩했던 2020년 5월에도, 권력을 감시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서민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기사들이 많이 출품됐다. ‘진실을 향한 열정으로 발품을 파는 기자들이 아직 이 땅에는 적지 않다’는 한 심사위원의 말로 심사평을 마무리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