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0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태안 화력발전소의 김용균, 구의역의 김 군 그리고 김재순. 김 군들은 왜 계속 일터에서 죽어야만 했나. 그들의 죽음을 막을 책무가 있는 자들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취재진은 장애인이자 청년 노동자였던 故 김재순의 죽음 앞에 참담한 마음으로 이 물음에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우리 사회가 그를 어떻게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찾아내는 데 집중했다.
5월 22일 9시 45분, 26살 청년노동자 김재순이 파쇄기 칼날에 목숨을 잃었다. 그의 일터는 목재와 합성수지를 파쇄 해 되파는 재활용업체다. 김재순은 합성수지 파쇄기에 걸린 이물질을 제거하려다 칼날 위로 넘어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회사 간부는 사고의 책임을 김 씨에게 돌렸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2인 1조 원칙은 늘 지켜졌다며 사고 시간엔 작업이 없던 터라 다른 직원이 자리를 비웠다고 설명했다.
과연 그의 죽음은 그의 책임이었을까. 아니었다. 그의 죽음에 안전장치가 없었던 사실이 광주MBC 취재로 드러났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안전장치들, 파쇄기 칼날 위로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펜스는 없었고 손으로 작업하는 것을 대신하기 위한 전용 공구를 지급하란 지침은 지켜지지 않았다. 김재순을 죽음으로 몰아간 첫 번째 원인이다.
업체는 산업안전보건법을 버젓이 위반하고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당국의 지적을 받지 않았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최근 3년간 해당 업체에 안전점검을 나가지 않았다. 안전보건공단은 매년 점검을 나왔지만 파쇄기에 대한 지적은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 사업장은 6년 전 파쇄기 사망사고가 있었던 곳. 당국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노동청은 인력 부족으로 모든 사업장에 점검을 나갈 수 없다는 해묵은 변명을 했다. 광주MBC 취재로 이 모든 사실이 드러났다. 김재순이 죽은 두 번째 원인이다.
6년 전 사망사고로 사업주는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벌금 800만원이 전부였다. 사업주는 벌금 800만원을 납부하고 다시 파쇄기를 가동했고, 김재순은 그 파쇄기 위로 올라갔다. 문제는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 대부분이고, 솜방망이 처벌이 같은 사고를 반복하는 데 일조한다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는 비율은 2%에 그치는 반면 재범률은 80%에 육박한다. 6년 전 사고를 낸 사업주에게 더 강한 처벌이 내려졌다면 김재순이 올라간 파쇄기에 안전펜스가 설치되지 않았을까. 김재순을 죽음으로 몰아간 세 번째 원인이다.
김재순은 중증 지적장애인이었다. 그가 일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재활용업체 뿐이었다. 사업주는 그를 장애인이라고 배려하지 않았다. 위험한 파쇄 업무를 맡겼다. 장애인이 이런 위험한 업무에서 배제되게끔 혹은 안전한 조건에서 일 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가 있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 업무 현장을 사전점검하고 위험 업무에서 배제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을 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 김재순은 이 제도를 알지 못했다. 사업주는 신청하지 않았다. 신청 하지 않은 김재순을 장애인고용공단은 몰랐다. 김재순을 죽음으로 몰아간 네 번째 원인이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해당 업체 관계자들을 실명 취재 할 수 없어 모두 음성변조 및 모자이크 처리했다. 김재순의 아버지는 익명을 원해 익명처리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해당 취재에 제보자는 없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남궁욱, 우종훈, 김상배 기자 모두 현장 취재 등 직접취재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고 당일 대부분의 언론사가 사고 소식을 다뤘지만 광주MBC가 유일하게 리포트 기사로 비중 있게 처리했다. 그리고 김재순 씨 죽음의 원인에 대해 구조적으로 파고든 언론사는 광주MBC가 유일했다. 특히 파쇄기에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사실, 6년 전 사망사고에도 당국이 해당 업체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지 않은 사실을 단독보도했다. 또 장애인인 김 씨가 받을 수 있던 장애인지원제도의 허점을 짚은 것 역시 광주MBC 뿐이었다. 그의 죽음을 방지할 수 있었던 사회 구조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광주MBC의 당국의 허술한 안전점검 실태 보도 이후 KBS 등 타사가 뒤이어 취재를 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단순 사고로 묻힐 수 있던 사건이었지만, 광주MBC가 유일하게 사고 영상을 확보해 보도하면서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광주MBC가 입수한 영상을 본 시민들은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고, 노동계와 지역시민사회, 정치권이 움직였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했고, 노동청의 진상조사를 압박했다. 또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업체 CCTV를 입수해 김 씨가 사고가 나기 전부터 2인 1조 원칙을 지키지 않은 채 파쇄기 업무를 하던 사실을 밝혀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김재순 사고를 계기로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을 1호 법안으로 삼았고 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 8명 전원은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광주 청년유니온 등 광주지역 시민사회 단체도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시 관내 기업들의 근무환경 실태조사와 개선 방안을 지시했고, 관련 부서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장애인 노조는 지적장애가 있었다는 광주MBC의 보도가 나간 뒤 장애 특성을 고려한 업무 배치 등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장애인 노동 현실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광주MBC의 보도는 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의 원인을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 다각도로 분석함으로써 사회의 문제를 선명히 드러냈다. 김재순의 죽음엔 많은 문제가 농축되어 있다. 위험 사업장의 안전관리 실태, 당국의 허술한 안전점검 행태, 사업주 편에 서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장애인 지원제도의 허점 등이 그것이다. 광주MBC는 이 모든 부분을 보여주며 법과 제도 개선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언론윤리강령은 준수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반론ㆍ정정보도 요청, 보도에 대한 항의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57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61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3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YTN의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이 단독 선정됐다. 가지지 못한 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기자 본연의 임무임을 제대로 보여준,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첫 발생 보도에 머물지 않고 끈질긴 취재로 음성 유서 등의 후속 보도를 이어간 점이, 사회부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양극화의 단면을 입체적으로 알려, 경찰 수사는 물론 국회와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이끌어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0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영예를 안았다. 국민일보의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는 소외되고 방치된 수용시설의 정신질환자 37명을 직접 인터뷰하며, 잊힌 사각지대를 조명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데이터 마이닝 취재기법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부각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제목의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일보의 <‘n번방 밖으로’ 시리즈>는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장기적인 후속취재를 이어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 경쟁의 열기가 꺾이고 나면, 문제해결 노력에서 멀어지는 일반적 관행에서 탈피한 모범적 취재라는 언급도 있었다.
14편이 출품된 기획보도방송 부문에서는 JTBC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이 선정됐다. 부끄럽고 후진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영세사업장이 아닌 대기업을 상대로 정면 취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련 영상이 필요한 TV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심층 보도해 사회적 성찰을 촉구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열네 편이 경쟁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강원일보의 <반환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이 단독 수상했다. 고고문화발굴팀, 녹색연합과의 협력을 통해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데다 서울 등 다른 지역 언론사의 기사 100여개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개발과 환경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역 언론에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6개 언론사가 출품한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이 영예를 차지했다. 33년 전 미얀마 상공에서 실종된 KAL858기의 동체 촬영에 성공한 이 보도는, 언론인이 항공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여객기를 수색해 찾은 최초 사례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방송의 해외 현장취재가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코로나 생활 속 거리두기와 재난지원금으로 떠들썩했던 2020년 5월에도, 권력을 감시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서민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기사들이 많이 출품됐다. ‘진실을 향한 열정으로 발품을 파는 기자들이 아직 이 땅에는 적지 않다’는 한 심사위원의 말로 심사평을 마무리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