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직장 안에도 분명 성 소수자들이 있지 않을까?”
취재는 산업부 회의 시간에 나온 막연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이태원 클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많은 언론이 성 소수자에 관한 기사를 쏟아내던 시점이었다. 성 소수자도 분명 경제 활동을 하고 직장에 다닐 텐데, 생각만큼 직장 동료로 성 소수자를 마주한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그만큼 많은 성 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노동과 경제 활동은 개인이 독립된 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삶의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이다. 성 정체성을 이유로 경제 활동에 불이익을 받거나 어려움을 겪는다면 성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기업 입장에서도 성 소수자 직원에 관한 고민과 제도적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계를 비롯해 채용, 직장 생활까지도 취재 영역으로 두고 있는 산업부의 특성을 살려 ‘직장 내 성소수자’를 조명해보자는 취지로 기획을 시작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주요 취재원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했다. 기사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익명 취재원을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직장 내 성 소수자’를 다룬 기사의 특성 상 취재원의 익명 처리가 불가피했다. 해당 취재원은 직장에 성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이며, 성 정체성이 드러날 경우 예상되는 불이익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자신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회사 이름과 연령 등의 정보를 공개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했다. 취재원의 실명을 밝히는 대신, 직장에서 겪는 사례를 자세하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사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기자는 시민단체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측에 회사 공문을 보내 해당 취재원을 5월 18일 서울 마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대면 인터뷰했다. 하지만, 기사에는 취재원을 직접 만난 일시와 장소를 드러내진 않았다. 취재원이 평소 경험하는 불안과 불이익을 스토리텔링 식으로 서술하는 형식의 기사였기에 해당 정보를 포함하지 않았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취재원이 처음으로 응한 언론 인터뷰였다. 취재원이 활동 중인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는 후원회원만 1000명이 넘는 단체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말하자 이에 항의하는 기습시위를 벌인 단체다. 최근 들어 많은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지만, 단체 구성원 사이에서 언론 노출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돼 대부분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단체는 본보가 보낸 공문에 ‘성 소수자의 노동권’을 취재하겠다는 기획 취지가 담긴 점에 차별성을 느껴 인터뷰에 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취재팀이 ‘산업부’ 소속이라는 점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로 성 소수자를 다룬 기사는 빈번히 등장했다. 다만, 성 소수자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거나,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을 대립해서 보여주는 기사가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가 이어지자 성 소수자 관련 23개 단체는 5월 12일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를 출범시켰고, 언론 보도 모니터링을 시작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보도를 살펴봐도 선행 기사 중 성 소수자의 ‘노동권’에 집중한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 성 소수자가 받는 사회적 차별을 다룬 기사는 있었지만, 본 취재팀은 경제지와 산업부의 특성을 살려 ‘직장 내 성소수자’로 취재 범위를 좁혔다.
기사에 언급된 통계와 사례는 국가인권위원회, 한국행정연구원, SOGI법정책연구회, OECD,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에서 발간한 자료를 직접 확보해 작성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성 소수자 직원에 관한 논의와 고민을 시작해봐야 한다는 화두를 기업에 던지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즉각적인 반응이 있기 어려운 주제였고, 실제로도 그랬다. 이런 ‘무반응’은 언론이 지속적인 관심과 보도를 이어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업을 담당하는 산업부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성 소수자를 취재했다는 점에서 색다른 기사라는 평가를 사내외에서 받았다. 언론이 성 소수자에 관한 부주의한 보도로 비판을 받았고, 일부 언론사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본보 보도는 성 소수자에 관해 앞으로 한국 사회가 고민해봐야 할 새로운 지점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 기준도 모두 준수했다.
6. 기타 고려사항
보도 후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측이 공식 SNS 계정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성 소수자의 노동권에 집중한 의미 있는 기사의 예시라고 설명했다.
회차 심사평
제357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61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3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YTN의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이 단독 선정됐다. 가지지 못한 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기자 본연의 임무임을 제대로 보여준,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첫 발생 보도에 머물지 않고 끈질긴 취재로 음성 유서 등의 후속 보도를 이어간 점이, 사회부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양극화의 단면을 입체적으로 알려, 경찰 수사는 물론 국회와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이끌어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0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영예를 안았다. 국민일보의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는 소외되고 방치된 수용시설의 정신질환자 37명을 직접 인터뷰하며, 잊힌 사각지대를 조명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데이터 마이닝 취재기법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부각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제목의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일보의 <‘n번방 밖으로’ 시리즈>는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장기적인 후속취재를 이어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 경쟁의 열기가 꺾이고 나면, 문제해결 노력에서 멀어지는 일반적 관행에서 탈피한 모범적 취재라는 언급도 있었다.
14편이 출품된 기획보도방송 부문에서는 JTBC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이 선정됐다. 부끄럽고 후진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영세사업장이 아닌 대기업을 상대로 정면 취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련 영상이 필요한 TV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심층 보도해 사회적 성찰을 촉구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열네 편이 경쟁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강원일보의 <반환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이 단독 수상했다. 고고문화발굴팀, 녹색연합과의 협력을 통해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데다 서울 등 다른 지역 언론사의 기사 100여개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개발과 환경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역 언론에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6개 언론사가 출품한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이 영예를 차지했다. 33년 전 미얀마 상공에서 실종된 KAL858기의 동체 촬영에 성공한 이 보도는, 언론인이 항공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여객기를 수색해 찾은 최초 사례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방송의 해외 현장취재가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코로나 생활 속 거리두기와 재난지원금으로 떠들썩했던 2020년 5월에도, 권력을 감시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서민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기사들이 많이 출품됐다. ‘진실을 향한 열정으로 발품을 파는 기자들이 아직 이 땅에는 적지 않다’는 한 심사위원의 말로 심사평을 마무리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