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경기만 갯벌에서 소금 한 줌이면 젓가락처럼 긴 맛조개를 한 솥 잡아 석쇠에 구워 먹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0년 전쯤의 이야기입니다.
경기만 갯벌 인근에서 자란 40대 이상 경기도민이면 한번쯤 경험해보았거나 전해 들었을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최근 갯벌에서 낙지 등 어패류를 잡아 아들, 딸 대학 보낸다는 그런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경인일보는 앞선 2000년대 초 서해안 갯벌을 무대로 한 '경기만 기획'을 통해 부흥했던 갯벌의 이야기와 간척사업에 문제점을 연속기획보도를 통해 생생하게 보도한 바 있습니다.
보도 당시 우려했던 일들은 20년이 지난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풀어야 하는 숙제로 남았습니다.
간척사업으로 물길이 바뀌면서 갯벌이 죽어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화성지역 갯벌에서 200마리 넘게 잡히던 낙지도 이젠 옛 역사가 됐습니다. 서해안 갯벌의 대표 관광지인 제부도와 대부도(갯벌) 등이 명성을 잃었습니다.
섬으로 들어가는 데만 2~3시간 걸려 북적거리던 풍경은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간척사업이 폐해였던 것이지요.
지난 1991년 화옹지구인 화성시 서신·우정·장안·남양·마도 일원 6천212㏊를 메웠고 1998년부터는 시화지구로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화성시 송산·서신면 4천396㏊에서 간척사업을 진행됐습니다.
1980~90년대 서해 갯벌에서는 망둑어류 1천763t, 낙지 263t이 잡혔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65t, 90t으로 급감했습니다.
수산자원 전문가들도 “어종이 풍부하던 과거 모습이 사라진 이유로는 지난 1991년부터 서해안 일대에서 이뤄진 간척·매립사업이 대표적으로 꼽힌다”고 했습니다.
부흥했던 경기만 갯벌이 간척사업으로 인해 20년 뒤인 현재 어획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
한 어촌마을은 이 같은 폐해로 300여명에 달하던 맨손어부가 1~2명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실정이 이렇듯 경기도를 비롯해 '경기만' 일원의 지자체 등이 갯벌을 살리고자 매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투입해, 치어·종패류 방류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망가진 갯벌을 되살리기에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전문가들과 어민들은 한목소리로 갯벌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종패류 방류사업이 답은 아니었습니다.
물길을 트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어민들과 전문가들의 입장이었습니다.
인천 강화군 동검도는 50억원을 들여 2018년 1월 갯벌 생태복원사업을 완료했습니다. 동검도 인근 갯벌을 갈랐던 제방형태 연륙교 일부를 해수가 통하도록 교량 형태로 바꾼 것입니다.
안산시 단원구 시화방조제 인근 갯벌도 조력발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해수가 유입되면서 숨통이 조금 트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갯벌 퇴적물이나 생물 몸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 등 오염은 멈추지 않고 있어 방조제로 막힌 물길이 시흥 월곶포구에 영향을 끼치면서 항내 퇴적이 심각해 쓰레기가 쌓이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경인일보는 20년전 선배 기자들이 경기만 기획을 통해 남긴 기록을 다시 역추적해 2020년 현재 경기만 갯벌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기획을 다시 역사로 기록하게 됐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에 참여한 기자들 모두가 경기만 곳곳을 취재하고 다녔고 기사에 거론된 어민 등은 익명처리를, 전문가들은 실명 처리해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경인일보 단독보도
4. 사회에 끼친 영향
지난 5월 28일 경기도가 '경기 해양공간관리계획(안) 열람 및 공청회 개최 공고'를 냈습니다.
해양공간관리계획이란 육상의 '국토계획법'과 같이 해양 공간의 효율적인 이용과 보전을 위한 청사진으로, 지난 2018년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면서 해양수산부와 바다에 인접한 각 시·도가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산과 화성 등 경기 서부연안 해양 레저권과 김포 등 북부접경 평화 생태권 등 생태·역사·문화 자원을 다각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방아머리, 제부도, 궁평리 등 해수욕장과 바다 낚시터 등을 활용해 해양 레저 산업의 부흥을 위한 전략적 중심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경기도의 이번 정책은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경기만의 새로운 산소공급과 같은 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해 취재했고, 현장취재에 대한 자체 평가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자체 기획보도였으며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 등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7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61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3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YTN의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이 단독 선정됐다. 가지지 못한 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기자 본연의 임무임을 제대로 보여준,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첫 발생 보도에 머물지 않고 끈질긴 취재로 음성 유서 등의 후속 보도를 이어간 점이, 사회부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양극화의 단면을 입체적으로 알려, 경찰 수사는 물론 국회와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이끌어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0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영예를 안았다. 국민일보의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는 소외되고 방치된 수용시설의 정신질환자 37명을 직접 인터뷰하며, 잊힌 사각지대를 조명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데이터 마이닝 취재기법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부각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제목의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일보의 <‘n번방 밖으로’ 시리즈>는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장기적인 후속취재를 이어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 경쟁의 열기가 꺾이고 나면, 문제해결 노력에서 멀어지는 일반적 관행에서 탈피한 모범적 취재라는 언급도 있었다.
14편이 출품된 기획보도방송 부문에서는 JTBC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이 선정됐다. 부끄럽고 후진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영세사업장이 아닌 대기업을 상대로 정면 취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련 영상이 필요한 TV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심층 보도해 사회적 성찰을 촉구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열네 편이 경쟁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강원일보의 <반환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이 단독 수상했다. 고고문화발굴팀, 녹색연합과의 협력을 통해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데다 서울 등 다른 지역 언론사의 기사 100여개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개발과 환경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역 언론에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6개 언론사가 출품한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이 영예를 차지했다. 33년 전 미얀마 상공에서 실종된 KAL858기의 동체 촬영에 성공한 이 보도는, 언론인이 항공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여객기를 수색해 찾은 최초 사례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방송의 해외 현장취재가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코로나 생활 속 거리두기와 재난지원금으로 떠들썩했던 2020년 5월에도, 권력을 감시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서민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기사들이 많이 출품됐다. ‘진실을 향한 열정으로 발품을 파는 기자들이 아직 이 땅에는 적지 않다’는 한 심사위원의 말로 심사평을 마무리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