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취재(0)
지난 5월 1일 시민사회단체의 제보를 받아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선원들이 숨진 뒤 바다에 수장당하는 영상과 상어 불법포획 영상을 받았고 부산에 자가격리되어 있던 인도네시아 선원들에 대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해상에서 촬영된 영상은 보통 선주들의 통제 하에 삭제됩니다. 따라서 해상에서의 인권침해는 보통 구증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선원들이 어렵게 보관하고 있던 ‘수장’ ‘불법 조업’ 영상을 모두 확보해 이를 공개하는 자체가 해상 인권침해의 실체를 알리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수장되어버린 인권 “바다에 버려지다”
2019년 2월 한국 부산항에서 중국 원양어선 롱싱 629가 출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선원 20명이 여기에 탔습니다. 중국은 외국 선원 비자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인력을 받아서 태우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진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루 18시간에 이르는 강도 높은 노동에도 기본적인 생활 여건이 최악에 가까웠습니다. 중국 선원들은 육지에서 공수해온 생수를 먹었던 반면 이들은 바닷물을 걸러 마셨습니다. 선원들은 몸에서 염증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 중 선원 한명이 다리가 붓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50일 가까이 고통을 호소했지만 먹을 수 있는 건 항생제, 진통제가 전부였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노동을 강요받았고 결국 숨졌습니다. 그러자 중국 선원들은 이들의 시신을 바다에 수장시켰습니다. 그리고 세 명의 선원이 같은 질병을 호소하다 숨지고 역시 바다에 버려졌습니다. 숨진 선원 가운데 가장 어렸던 선원의 나이는 19살이었습니다. 남은 선원들은 바다 위에서 숨졌을 때 가까운 항구에 내려져 화장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일부 계약서에는 명확히 숨졌을 때 가까운 항구에서 화장해 인도네시아 본국으로 송환한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동료들의 죽음과 수장에 충격을 받은 동료들이 단체로 귀환을 요청했고 이들은 다시 부산항으로 들어와 자가격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 21살 선원이 부산의료원으로 옮겨져 사망했습니다. 동료들은 급히 이같은 사실을 국내 인권사회단체에 알렸고 이 제보가 저에게 들어왔습니다. 믿기 힘든 사건이었지만 반드시 보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꼼꼼이 취재해 전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법무부, 해경, 해양수산부와 부산의료원 등 우리 관련 기관 역시 충실히 취재해 사실확인 절차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이것이‘인신매매’다
보통 인신매매는 물리적 납치나 강제노역을 생각하지만 국제사회는 사기에 가까운 방법으로 사람들을 유인해 노동 착취를 하는 경우를 인신매매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가난 때문에 불합리한 조건의 계약을 강요당했습니다. 고액의 송출비용, 계약 기간 미 이행시 빼앗기는 이탈보증금 문제로 힘들어도 배를 떠날 수 없었고 여권도 본인들이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하루 18시간 노동은 기본이고 고기가 잡히면 이틀을 꼬박 서서 일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해도 한 달 월급 자체가 300달러 우리돈 36만원인 사람도 다수였습니다. 그나마도 임금 체불이 이뤄져 13개월을 일하고 120달러 우리돈 13만원 가량을 받은 선원도 있었습니다. 한달 월급으로 치면 1만 1천원을 받은 셈입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2015년 강제노역과 성착취 등의 인신매매를 막기 위한 국제 의정서를 국회에서 비준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신매매 사건의 경우 국적과 사고 발생지를 가리지 않고 수사해 처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물리적인 인신매매만을 인신매매로 바라보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이런 관행에 경종을 울린 보도였다고 인권단체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불법 어업을 영상으로 보도
해상에서 이뤄진 불법적인 일은 보통 영상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선원들이 배에서 내릴 때 선장의 통제하에 촬영했던 영상을 대부분 삭제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많은 사건들이 선원들의 증언을 통해 보도를 하다보니 파급력이 현저히 낮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영상을 확보했고 특히 참치잡이 어선이었음에도 상어를 일부러 포획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게다가 상어 지느러미만 도려내 배에서 불법적으로 보관하고 있었던 사진도 모두 확보했습니다. 이런 불법 어업들 때문에 어선에서 환자가 발생해도 가까운 항구에 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항만에 들릴 경우에 각 국가별 항만국의 검사를 받아야하기 때문입니다. 해상에서의 불법조업과 인권침해는 보통 동시에 이뤄집니다. MBC는 이같은 내용을 충실히 보도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고 이 보도 이후 국제사회의 반향이 컸습니다. CNN, BBC, AP, AFP 등 유수의 국제 언론사들과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이 MBC보도 이후 인용 보도와 후속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간 이 뉴스는 6월 8일 현재 726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도 인용 및 후속보도에 나서 각 매체 별로 속보를 전했습니다. 지금도 외신을 중심으로 속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유튜브 (6월 8일 현재 조회수 726만 회)
https://www.youtube.com/watch?v=3QIEmJ1mCZY
CNN :
https://www.youtube.com/watch?v=l9_w5oLjPlY
BBC :
https://www.youtube.com/watch?v=1GVNwK92NVM&t=51s
AP :
https://apnews.com/117c0b35b2cb8930f2a5d6af15ad9ba4
로이터 : https://www.reuters.com/article/us-indonesia-china-burials/indonesia-summons-chinas-ambassador-over-burials-at-sea-on-fishing-fleet-idUSKBN22J1PM
ABCNEW : https://www.abc.net.au/news/2020-05-11/indonesia-condemns-abuse-of-fishermen-aboard-chinese-boats-slave/12233312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https://www.scmp.com/week-asia/article/3084015/indonesian-fishermen-who-died-chinese-boat-faced-abuse-21-hour-days
자카르타포스트 :
https://www.thejakartapost.com/news/2020/05/12/family-of-chinese-fishing-vessel-crewman-demands-investigation-into-sons-death.html
기타 해외 소수 매체는 제외
국내
연합뉴스 :
https://www.yna.co.kr/view/AKR20200505075700004?input=1195m
YTN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2&aid=0001437321
김현정의 뉴스쇼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79&aid=0003357052
서울신문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81&aid=0003088549
인사이트 :
https://www.insight.co.kr/news/282433
허프포스트코리아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china-indonesia-sailor_kr_5eb1fe5bc5b6f8deb4e8dd50?utm_id=naver
오마이뉴스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47&aid=0002268669
4. 사회에 끼친 영향
이 보도 이후 한국 해경이 즉각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며 해양수산부 장관이 즉각적인 조치를 지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즉각 조사와 중국 당국에 대한 항의가 이뤄졌으며 국제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선원들의 인권 침해에 대한 개선을 위해 잇단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MBC는 이 사건 최초 보도에 5분을 배정했습니다. 지상파 뉴스로는 상당히 긴 시간을 할애하여 이들이 처한 상황을 꼼꼼이 취재해 보도했고 이후에도 해경의 수사착수와 인도네시아 현지 반향 등 사건 진행과정에 대해 사흘 동안 연속보도를 했습니다. 자체적으로도 매우 의미있는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기타 고려할 사항은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7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61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3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YTN의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이 단독 선정됐다. 가지지 못한 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기자 본연의 임무임을 제대로 보여준,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첫 발생 보도에 머물지 않고 끈질긴 취재로 음성 유서 등의 후속 보도를 이어간 점이, 사회부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양극화의 단면을 입체적으로 알려, 경찰 수사는 물론 국회와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이끌어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0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영예를 안았다. 국민일보의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는 소외되고 방치된 수용시설의 정신질환자 37명을 직접 인터뷰하며, 잊힌 사각지대를 조명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데이터 마이닝 취재기법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부각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제목의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일보의 <‘n번방 밖으로’ 시리즈>는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장기적인 후속취재를 이어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 경쟁의 열기가 꺾이고 나면, 문제해결 노력에서 멀어지는 일반적 관행에서 탈피한 모범적 취재라는 언급도 있었다.
14편이 출품된 기획보도방송 부문에서는 JTBC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이 선정됐다. 부끄럽고 후진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영세사업장이 아닌 대기업을 상대로 정면 취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련 영상이 필요한 TV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심층 보도해 사회적 성찰을 촉구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열네 편이 경쟁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강원일보의 <반환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이 단독 수상했다. 고고문화발굴팀, 녹색연합과의 협력을 통해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데다 서울 등 다른 지역 언론사의 기사 100여개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개발과 환경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역 언론에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6개 언론사가 출품한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이 영예를 차지했다. 33년 전 미얀마 상공에서 실종된 KAL858기의 동체 촬영에 성공한 이 보도는, 언론인이 항공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여객기를 수색해 찾은 최초 사례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방송의 해외 현장취재가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코로나 생활 속 거리두기와 재난지원금으로 떠들썩했던 2020년 5월에도, 권력을 감시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서민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기사들이 많이 출품됐다. ‘진실을 향한 열정으로 발품을 파는 기자들이 아직 이 땅에는 적지 않다’는 한 심사위원의 말로 심사평을 마무리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