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개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처음 사망한 사람은 청도 대남병원 장기 입원 환자였습니다. 그는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만 20년 넘게 지냈습니다. 형제가 있었지만 접촉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그에게 정신병원은 외딴 섬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평생을 격리 수용된 상태에서 잊힌 채 살아가다 자신과 상관없는 국가적 감염병 사태로 사망한 것입니다. 그의 인생은 어떤 의미인지, 이 참극은 누구의 책임인지 취재하기로 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와 같은 정신질환 장기수용 환자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도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갇혀 버린 이들의 목소리는 사회에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 국민일보는 정신 질환으로 장기 수용된 환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규모는 어느 정도 되는지, 지금과 같은 격리수용 위주의 방식은 적절한지 살펴봤습니다.
<2>심층인터뷰
먼저 장기 수용된 환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전국에 있는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시설에 연락해 취지를 설명하고 섭외를 진행했습니다. 수도권의 한 정신요양시설과 국립정신병원에서 협조를 받았습니다. 시설을 통해 현재 입소 중인 정신질환자들과 직접 대면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진과 시설 관계자 협조를 받아 코로나19 방역 및 소독 조치를 취한 뒤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정신병동의 경우 감염 우려로 면회가 제한돼 전화로 인터뷰 했습니다.
심층 인터뷰는 생애사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그들의 현재 상태를 만든 구조적 원인을 찾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을 인터뷰해 논문을 썼던 이용표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유선 사회복지학 박사 등의 자문을 받았고, 질적 연구 방식을 차용했습니다.
입소자 인터뷰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시설 관계자가 입회한 상태에서 진행했고, 해당 워딩이 진실에 부합한지 교차 점검도 했습니다. 정신병동 입원환자 역시 담당 주치의를 통해 사전 설명을 들었고, 사후 점검도 진행했습니다. 심층 인터뷰는 당사자 본인에게 기사의 취지를 최대한 자세히 설명한 뒤 진행했고, 당사자가 중단을 원하면 바로 중단했습니다. 이렇게 한 달 간 국내 정신병원 및 정신요양시설에 장기 수용된 환자 37명과의 심층 인터뷰가 이뤄졌습니다.
<3>실태 추적
국민일보는 정신병동에 장기 입원한 환자의 실태를 최초로 파악했습니다. 정부가 갖고 있는 정신질환자 재원기간 통계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정부는 정신병동 퇴원환자들의 재원기간만을 산출했고, 이 역시 중간값만을 발표해 왔습니다. 국립 정신건강센터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는 10년 이상 장기입원환자가 248명 뿐이었습니다. 정확한 실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일보는 정신질환 전문가와 보건 빅데이터 연구가 등의 자문을 토대로 새로운 통계 추출 방식을 설계했습니다. 환자들의 누적된 입원 일수를 계산해 보는 방식입니다. 기존 통계가 퇴원환자 기준이라는 점, 여러 병원을 전전해 사실상 수용 상태인 환자들의 통계가 누락된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설계한 뒤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국회 보건복지위 협조도 구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센터와 함께 추출한 결과 10년 이상 장기입원 환자는 최소 1만4890명에서 최대 2만명에 달한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기존 통계의 최대 60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건보공단 측도 통계 수치에 놀라 데이터를 수차례 재검토했다고 합니다. 현장의 의료진들은 질환이 만성화돼 장기 입원 중인 환자들의 실체에 근접한 수치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4>대안모색
정신질환자를 바라보는 각 주체들의 목소리를 모두 들어보았습니다. 정신질환 영역에서는 의료진과 복지 전문가, 당사자 단체, 환우가족 단체 등 크게 4개 조직이 조금씩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시설에서의 장기수용 단체 생활이 부적절하다고 보는 ‘탈시설’의 관점이 있는가 하면, 당장 현실적으로 어찌할 방도가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신질환자를 둘러싼 최대한 많은 주체들을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정신질환자 당사자는 물론이고 국립 정신건강센터를 비롯한 의료진, 정신요양시설과 후견인 제도를 운영하는 사회복지계,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실태 조사를 벌였던 장애인 인권 단체, 가족지원활동가 단체까지 두루 만났습니다. 각 주체별로 무게를 싣고 있는 지점은 달랐지만 결국에는 또 한 지점에서 목소리들이 만났습니다. 국가와 사회의 지원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고, 부담은 가족이 오롯이 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은 국가와 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으로 공존을 위한 더 다양한 실험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5>주요내용
1부(1~3회차)는 수도권 A정신요양시설 입소환자를 전수분석한 내용입니다. 정신질환자 당사자들의 ‘격리 인생’ 자체를 다뤘습니다. 장기 수용된 정신질환자 당사자가 직접 설명하는 인생의 기억과 장면들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1회 기사에 등장한 순이(가명)씨는 열입곱 소녀 때 정신요양시설에 들어와 34년4개월째 같은 시설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순이씨는 “애기 때, 꽃다울 때 왔지요”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아무도 순이씨의 인생을 물어보거나 관심있게 들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심층 인터뷰가 진행되자 순이씨는 기억을 곱씹어 냈습니다. 어렸을 적 식모살이를 하다가 성폭행을 당했고, 그 뒤로 알콜 중독과 함께 발병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순이씨는 인터뷰 도중 가슴을 쿵쿵 치면서 “‘하지마’ 소리를 못 했어요. 속에 감추고 살았어요”라며 울었습니다. 위로받지 못한 소녀를 우리 사회는 시설에 가두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나갈 생각을 못했습니다. 20~30년을 시설에서만 보내 사회적응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말로는 시설 내 죽음입니다.
이 시설 입소자 225명 가운데 무연고자는 92명에 달했습니다. 나머지 133명도 가족의 지지도는 낮았습니다. 독박 간병에 버티고 버티다 지친 가족들은 요양시설에 환자를 넘겼고, 부모 세대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환자 당사자는 무연고자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무연고자가 되면 사회로 나갈 수 있는 길은 더 요원해졌습니다.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요양시설 내부에서 입소자들이 실제 어떻게 생활하는지도 지켜봤습니다. 대규모 수용 시설에서의 삶은 근본적으로 다양한 인간의 욕구들이 채워질 수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2부(4~6회차)는 ‘오류의 반복’을 짚었습니다. 취재를 진행하면서 장기 입원이라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연로한 환자가 세상을 떠나도 또 누군가 다시 병상과 시설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장기 입원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짚어야 했습니다.
먼저 통계의 오류를 지적했습니다. 국민일보가 새롭게 밝혀낸 장기 입원 환자의 수는 기존 국가 통계의 60배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은 “국가가 사실상 현실을 외면해 제대로 논의할 기회조차 없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국립 정신건강센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다양한 방식의 통계를 추출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모든 기관에서 인정한 통계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 외 별다른 대안이 없는 현실에서 이른바 ‘사회적 입원 환자’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의료진들은 절반 가까운 장기 입원 환자들은 사실상 입원이라는 조치가 필요 없는 사회적 입원이라고 보고 있었습니다. 사실상 사회가 정신병원에 환자들을 버려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평생 환자를 돌보다가 탈진하고 있는 가족들의 목소리도 전달했습니다. 한국정신장애인가좁협회, 한국정신장애인 가족지원활동가와 공동으로 환우 가족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진행했습니다. 환우 가족들은 공통적으로 사회적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3부(7~8회차)의 주제는 ‘공존(共存) 실험’입니다. 앞선 2부에서 드러낸 냉혹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실험들이 존재했습니다. 각 지자체가 시도하고 있는 커뮤니티 케어 실험의 현장을 찾아갔고, 국가적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분야 전문가 및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시리즈를 마무리했습니다. “소외된 정신질환자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가 우리 사회의 수준”이라는 지적과 함께 “함께 살아갈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을 담았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당사자의 생생한 목소리
장기 수용된 정신질환자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 그들이 목소리를 직접 기록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특유의 격리 위주의 정책 속에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묻지 않았던 이야기를 물었습니다. 정신질환의 특성상 당사자들이 거부 또는 기피하는 경우는 인터뷰를 바로 중단했고, 병원과 시설의 협조 속에서 당사자들에게 무리가 가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정신질환 당사다 37명과의 심층 인터뷰, 환우 가족 30명과의 설문조사를 통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통계
취재를 하며 접한 현장과 기존 통계의 괴리가 컸습니다. 그래서 통계 추출 방식을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장기 입원 실태를 가늠해볼 수 있는 ‘누적 입원 일수’ 방식으로 새롭게 통계를 만들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센터의 로데이터를 활용해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들의 과거 입원 일자를 모두 계산해 더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정신 건강 통계를 공식적으로 다루고 있는 국립 정신건강센터도 국민일보가 제시한 누적 입원 일수 방식의 통계가 의미가 있다고 보고 향후 통계 지표 개선에 참고할 예정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병원이나 시설에 10년 이상 장기 수용된 정신질환자를 심층 인터뷰한 기사는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신 건강과 관련한 국가 통계를 총괄하는 국립 정신건강센터에서 국민일보 보도를 참고해 향후 통계 지표를 보완하기로 했습니다. 이영문 국립 정신건강센터장은 이번 보도에 대해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존 통계의 최대 60배에 달하는 실태가 처음 드러난 만큼, 통계가 보강되면 향후 정신 건강과 관련한 정책 수립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합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와 사진 촬영은 모두 당사자의 동의 하에 진행됐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도 모두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취재 관련자들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57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61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3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YTN의 <주민 갑질에 경비원 극단적 선택>이 단독 선정됐다. 가지지 못한 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기자 본연의 임무임을 제대로 보여준, 의미 있는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첫 발생 보도에 머물지 않고 끈질긴 취재로 음성 유서 등의 후속 보도를 이어간 점이, 사회부 탐사보도의 전형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사회적 양극화의 단면을 입체적으로 알려, 경찰 수사는 물론 국회와 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이끌어낸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10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영예를 안았다. 국민일보의 <‘미친’ 사람들과의 인터뷰 : 정신질환자 장기수용 실태 추적기>는 소외되고 방치된 수용시설의 정신질환자 37명을 직접 인터뷰하며, 잊힌 사각지대를 조명한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데이터 마이닝 취재기법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부각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제목의 어휘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민일보의 <‘n번방 밖으로’ 시리즈>는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장기적인 후속취재를 이어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취재 경쟁의 열기가 꺾이고 나면, 문제해결 노력에서 멀어지는 일반적 관행에서 탈피한 모범적 취재라는 언급도 있었다.
14편이 출품된 기획보도방송 부문에서는 JTBC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이 선정됐다. 부끄럽고 후진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영세사업장이 아닌 대기업을 상대로 정면 취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관련 영상이 필요한 TV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죽음을 심층 보도해 사회적 성찰을 촉구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열네 편이 경쟁한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강원일보의 <반환미군기지 부실정화 파문>이 단독 수상했다. 고고문화발굴팀, 녹색연합과의 협력을 통해 방대한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데다 서울 등 다른 지역 언론사의 기사 100여개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개발과 환경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역 언론에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6개 언론사가 출품한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KAL858기 실종사건’ 2부작>이 영예를 차지했다. 33년 전 미얀마 상공에서 실종된 KAL858기의 동체 촬영에 성공한 이 보도는, 언론인이 항공사고로 바다에 추락한 여객기를 수색해 찾은 최초 사례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방송의 해외 현장취재가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코로나 생활 속 거리두기와 재난지원금으로 떠들썩했던 2020년 5월에도, 권력을 감시하고 역사를 기록하고 서민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는 기사들이 많이 출품됐다. ‘진실을 향한 열정으로 발품을 파는 기자들이 아직 이 땅에는 적지 않다’는 한 심사위원의 말로 심사평을 마무리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