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V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충격, 그리고 경악’ 지난해 4월 박지훈(가명)을 처음 만났을 때 <일요시사> 취재진은 모두 충격과 경악에 휩싸였습니다. 형제복지원, 선감학원 등의 사건이 있었던 1980년대 일어난 일이 아니었습니다. 박지훈은 2010년대 후반 불과 5~6년 전 일어난 일에 대해 말했습니다.
서울 꿈나무마을, 천주교 산하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가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 중인 아동보육시설. 마리아수녀회는 1975년부터 ‘엄마 수녀’를 자처하며 꿈나무마을을 운영했습니다. 모 방송국에서는 마리아수녀회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희생과 사랑, 봉사로 가득한 꿈나무마을 이면에 아동학대 의혹이 있다는 제보는 선뜻 믿기 어려웠습니다.
박지훈은 자신을 학대한 보육교사 3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일요시사> 취재진은 박지훈이 고소를 진행하기 전부터 여러 차례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만남을 거듭할수록 박지훈의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변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기억을 더듬는 과정에서 디테일한 부분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후 박지훈의 소송을 담당하는 변호사를 만나 사실 확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아동학대의 경우 보육교사는 물론 시설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합니다. 물증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박지훈은 ‘운이 좋은 케이스’였습니다. 주변 보육교사가 박지훈을 위해 진술했고, 그의 얼굴에 난 상처를 촬영해 사진으로 가지고 있었으며, 학교 선생님들도 적극적으로 그를 위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게다가 박지훈은 시설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행정입원 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병원 기록 등 공식적인 문서가 존재하는 셈입니다.
<일요시사>는 30페이지에 이르는 고소장을 단독으로 입수한 후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18세까지 꿈나무마을에서 생활한 박지훈은 올해 23세가 됐습니다. <일요시사>가 그를 만났을 때는 22세. 짧다면 짧은 그의 삶을 수차례에 걸쳐 반복 취재했습니다. 고단하고 힘겨웠을 박지훈의 삶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진 아동학대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첫 기사는 박지훈의 인생사와 아동학대 의혹에 대한 고발로 채워졌습니다.
첫 보도 이후 반향이 대단했습니다. 댓글이 1500개 이상 달렸습니다. 가명을 사용했지만 박지훈의 신상 정보가 댓글에 공개됐고, 실제 그는 전화, 문자 등으로 ‘테러’를 당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일요시사> 메일로 제보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댓글에도 꿈나무마을, 부산 소년의집(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아동보육시설)에 살 무렵 아동학대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줄을 이었습니다. 반대로 아동학대 주장은 거짓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일요시사> 취재진은 모든 제보에 응답했습니다. 대부분의 제보자를 설득해 만남을 가졌고 신상 공개를 우려하는 제보자는 부득이하게 전화 또는 이메일로 연락했습니다. 우리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기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태어나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을 이야기 해주길 바랐습니다. 최소 2시간, 길게는 3~4시간씩 인터뷰가 이어졌습니다. 거의 모든 제보자가 인터뷰 과정에서 눈물을 흘렸고 벗어나지 못한 트라우마에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제보자의 삶을 듣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크로스체크가 이뤄졌습니다. 비슷한 시기 시설에 머물렀다는 각각의 제보자는 공통의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또 자신을 학대한 수녀와 보육교사의 이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아동학대의 주체가 보육교사뿐만 아니라 수녀도 있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드러난 순간입니다. 수녀-보육교사로 이어지는 폭력의 대물림이 우리나라 최대 아동보육시설 중 하나인 꿈나무마을과 소년의집에서 오랜 시간 일어나고 있던 것입니다.
2개월에 걸친 취재 끝에 12월 두 번째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경남 합천군 소재 마리아수녀회가 소유하고 있는 삼가면의 농장에서 아동에게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다는 의혹과 수녀도 아동학대의 주체였다는 내용입니다. 마리아수녀회는 삼가면 농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삼가면 농장은 서울 꿈나무마을에서 5시간, 부산 소년의집에서도 2시간 이상 떨어져 있는 외딴 시골입니다. 아동이 자의로 갈 수 없고, 자의로 나올 수도 없는 곳에서 ‘벌칙’을 명목으로 농사일을 시킨 점은 아동학대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전문가 의견)
3번의 보도 이후 시민단체, 방송국 등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아권익연대는 지난 1월14일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 규탄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집회 이후 관련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1월21일 마리아수녀회는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내고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국내에서 전개 중인 아동복지사업을 모두 접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1964년 마리아수녀회 창설 이후, 1975년 서울 꿈나무마을 개원 이후 60여년 만에 나온 첫 사과라고 합니다. 제보자들이 마리아수녀회에서 내놓은 사과문을 보고 ‘조작이 아니냐’고 할 정도였습니다. 아동들이 성장한 이후 숱하게 제기한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꿈쩍도 않던 마리아수녀회가 처음 그 사실을 인정한 것입니다.
이어 MBC <PD수첩>에서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방송했습니다.(<나의 가족을 고발합니다>) 앞서 PD수첩 제작진은 <일요시사>를 찾아와 꿈나무마을 관련 보도에 대해 물었습니다. 취재원 소개, 관련 정보 공유 등 방송 제작을 위해 지원했습니다. <PD수첩> 방송 이후 <일요시사> 기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일부 동문들 사이에서는 자성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마리아수녀회는 아동학대 피해자를 위한 케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요시사> 보도 이후 모든 언론에서 박지훈이라는 가명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박지훈’이라는 이름이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 사건의 상징이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피해자가 ‘고아’라는 점입니다. 미혼모의 자녀로 태어나 갓난아기 때부터 18세 보호 종료 때까지 그들은 마리아수녀회 산하 학교에 다니며 울타리 밖은 구경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 폭언 등이 아동학대라는 사실도 제대로 몰랐을 것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일부 시설 출신들은 1명의 수녀 혹은 보육교사가 30~40명을 돌보는 과정에서 통제를 위해, 훈육을 위해 가해진 체벌일 뿐 아동학대는 아니라고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아동학대를 당한 이들이 시설 내의 문제아였다는 주장도 내세웠습니다. 때릴 만해서 때렸고, 맞을 만해서 맞았다는 주장입니다. 저는 이런 주장 때문에 마리아수녀회 산하 아동보육시설에서 일어난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제보자는 <일요시사>의 문을 두드리기 전 관리자 수녀, 학교 선생님, 상담 선생님, 심지어 경찰, 국가인권위원회 등을 찾았습니다. 마리아수녀회에서 아동학대 사실을 모를 수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마리아수녀회는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일요시사> 보도 이후 많은 언론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방송까지 이뤄지자 그제야 고개를 숙였습니다. 마리아수녀회는 <일요시사> 첫 기사 이후 ‘거짓 제보’ ‘그릇된 조력자’라면서 저희에 대한 법적 대응은 물론 제보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입장문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아동학대 피해를 주장하는 출신들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봉합의 형태로 사과문을 발표한 것입니다.
<일요시사> 보도는 천주교 산하의 종교단체, 고아들을 거둬 돌본다는 좋은 취지 등에 가려져 있던 아동보육시설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선뜻 나서지 못한 피해자들도 아직 많습니다. <일요시사>는 감시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또 이 보도가 마중물이 되어 전국 280여개 아동보육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랍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기사에 등장하는 모든 취재원을 직접 만나 취재했지만, 취재원의 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해당 보육시설의 특성상 신상이 공개되면 단체 공격 등의 보복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취재, 영상 촬영 모두 직접 진행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선행보도는 없습니다.
- 2022년 1월14일 시민단체 ‘고아권익연대’에서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 규탄 집회를 열었고,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 <조선일보> <TV조선> <MBN> <경향신문> <국민일보> 등의 언론에서 보도했습니다.
- 해당 보도를 한 모든 언론은 아동학대 혐의로 보육교사 3명을 고소한 꿈나무마을 출신 퇴소자에 대해 ‘박지훈’이라는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이 가명은 지난해 10월 <일요시사>가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을 최초 보도할 때 처음 사용한 것입니다.
- 지난해 12월 MBC <PD수첩>에서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의혹’과 관련해 프로그램 제작 의사를 밝혀왔고, 2022년 1월25일 <나의 ‘가족’을 고발합니다(1318회)>를 방송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꿈나무마을 위탁 운영 재단법인인 마리아수녀회는 1월21일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국내에서 전개 중인 아동복지사업을 모두 접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현재 마리아수녀회는 아동학대 피해자 케어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으며, 재단법인과 동문회(알로이시오 전자기계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입니다.
- ‘삼가면 강제노동 의혹’ 관련 경남 합천군의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 지난해 10월8일 첫 보도 당시 댓글이 1500개 이상 달리는 등 큰 반향이 있었습니다. 이후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이어진 제보에 대해 신중한 검증을 진행했습니다. <일요시사>에서 하나의 아이템을 가지고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가 많지 않았기에 자체적으로 새로운 선례를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첫 보도 후 3개월, 첫 취재 후 9개월 만에 마리아수녀회 측에서 사과문을 내놓은 점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 중입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7회 전체 총평
제377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 부문에 52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1월 출품작들 또한 취재 내용이나 방향 등에서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고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11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3월9일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 대선후보들에 대한 검증 보도를 한 SBS의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 보도와 세계일보의 <윤석열 캠프 ‘건진법사’ 고문 활동> 보도 2편이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배우자가 공무원을 사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을 보도해 사실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대선 정국에 큰 파급력을 불러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일보의 보도는 윤석열 후보 캠프의 무속인 개입 의혹을 단순한 제보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첩보를 바탕으로 동영상 발굴 등 적극적 취재를 통해 신빙성 있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YTN의 <공공재개발 ‘도심복합사업’ 문제점> 보도는 6000장 분량의 등기부 등본 분석 등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외지인들의 투기 문제를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허점을 잘 드러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2천만원짜리 욕망의 기획자들> 보도와 동아일보의 <공존: 그들과 우리가 되려면> 보도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신문의 보도는 위장취업 취재 등을 바탕으로 기획부동산과 그 피해자들의 생생한 실태를 보여줘 저널리즘에 충실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의 보도는 안산의 한 초등학교 사례 등을 바탕으로 이주민 문제를 기존 보도와 달리 이주민 아이들의 시선으로 다루는 등 신선한 방식으로 사안에 접근했을 뿐만 아니라, 이주민 문제 자체도 심층적으로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전주MBC의 <“의원인가, 업자인가?” 전북지방의회 이해충돌 보고서> 보도는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통해 전북지역 15개 광역·기초의회 소속 의원들의 이해충돌 문제를 잘 드러내고 고발한 보도였다. 특히 중앙 언론사들이 신경 쓰기 어려운 지역 정치권 문제에 대한 감시는 지역 언론사들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보도는 앞으로도 계속 격려해야 한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 속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