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제보와 추적
지난달 20일 저녁 보도국에 한 통의 제보가 왔습니다. 경기 용인의 한 풍산개 농장에 개 200여 마리가 방치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음 날인 21일 곧바로 현장에 가봤습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수십 마리의 개들이 근처 야산을 떠돌고 있었습니다. 농장 밖에서 보니, 농장 안 곳곳에 동물 사체가 널브러져 있었고 악취가 코를 찔렀습니다. 까마귀 떼도 몰려들었습니다. 농장 안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농장주의 사연
72살 농장주는 취재진을 막아섰습니다. 개들을 방치하는 것도 명백한 동물학대입니다. 그런데 농장주의 표정과 목소리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기자와 농장주는 6시간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농장은 한때 청와대와 독도경비대에 풍산개를 기증할 정도로 잘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지금도 분양을 받으려면 몇 개월 전 예약해야 할 만큼 유명한 곳이지만 실제로는 분양이 잘 안 됐고 빚이 늘어갔습니다. 농장주는 1993년 지인 소개를 받고 북한에서 중국을 경유해 인천항으로 풍산개 26마리를 처음 들여와서 29년간 키워왔습니다. 국내 최초 풍산개 농장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관리는 멈췄고 그러는 사이 개들은 하나둘 죽어갔습니다. 농장은 이미 사채업자에게 넘어갔고 농장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새끼 풍산개가 태어나는 산실
설득 끝에 농장주는 취재진에게 산실을 공개했습니다. 새끼 풍산개가 태어나는 산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처참했습니다. 천장은 무너질 것 같고 바닥에 피 묻은 먹이들이 쌓였습니다. 여기저기에 쥐들이 뛰어다녔고 개들은 겁에 질렸습니다. 예전 모습과 비교해보니, 최소 수년간 방치된 걸로 보였습니다.
○무관심한 지자체
취재 이후 사흘간 지자체에 사실을 알렸습니다.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농장주 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보도를 미루더라도 취재를 더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흘을 넘어 나흘째가 되는 날에도 지자체 답변은 없었습니다. 이후 마지못해 취재진에게 건넨 답변은 정말 황당했습니다. 용인시청 동물보호과는 구청 보고만 받을 뿐 관리 감독의 책임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담당 부서인 처인구청 산업과 축산팀과 방역관리팀은 현장 점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농장 안을 봐야 한다, 농장주를 설득해서 농장 안을 조사해달라는 취재진 호소에도 추가 답변은 없었습니다.
○후속
밀착카메라 보도 이후 세 건의 기사를 더 썼습니다. 취재진이 담당 공무원과 통화한 내용을 그대로 올렸습니다. 시청과 구청은 뒤늦게 농장을 점검했습니다. 농장주를 면담했고 동물학대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되면 농장주를 고발하고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취재진이 지적한 산실의 관리 실태에 심각성을 느낀 뒤 방역과 위생 관리에 더 힘쓰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농장주는 보도 일주일 만에 마음을 바꿔 농장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개들은 무료 분양하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풍산개 200여 마리는 모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농장주의 아내는 위암을 선고받고 항암치료 중에 있습니다. 아들과 딸은 호주에 머뭅니다. 농장 빚이 수억원에 이르자 70대 노인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놓지 못했던 건 국내 최초로 들여온 풍산개들을 정말 사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농장주는 지금 이 상태로 더 이상 농장을 운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농장 문을 닫고 개들을 무료 분양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아주 힘들었지만, 농장주는 취재진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이제라도 개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돼서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채널A / 야산 점령한 풍산개 150여 마리...농장주는 버티기
SBS 모닝와이드 / 야산 점령한 풍산개, 주인은?
5. 사회에 끼친 영향
JTBC 밀착카메라팀이 보도한 <‘국내 첫 풍산개 농장’ 가보니...동물 사체와 쥐, 까마귀 떼가> 제목의 기사는 유튜브 조회수 40만회, 추천수는 6천200회를 기록했습니다. 댓글은 1천500개가 달렸습니다. 대부분 “지자체와 동물보호단체에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농장주의 잘못도 잘못이지만 지자체의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라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7회 전체 총평
제377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 부문에 52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1월 출품작들 또한 취재 내용이나 방향 등에서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고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11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3월9일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 대선후보들에 대한 검증 보도를 한 SBS의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 보도와 세계일보의 <윤석열 캠프 ‘건진법사’ 고문 활동> 보도 2편이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배우자가 공무원을 사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을 보도해 사실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대선 정국에 큰 파급력을 불러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일보의 보도는 윤석열 후보 캠프의 무속인 개입 의혹을 단순한 제보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첩보를 바탕으로 동영상 발굴 등 적극적 취재를 통해 신빙성 있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YTN의 <공공재개발 ‘도심복합사업’ 문제점> 보도는 6000장 분량의 등기부 등본 분석 등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외지인들의 투기 문제를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허점을 잘 드러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2천만원짜리 욕망의 기획자들> 보도와 동아일보의 <공존: 그들과 우리가 되려면> 보도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신문의 보도는 위장취업 취재 등을 바탕으로 기획부동산과 그 피해자들의 생생한 실태를 보여줘 저널리즘에 충실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의 보도는 안산의 한 초등학교 사례 등을 바탕으로 이주민 문제를 기존 보도와 달리 이주민 아이들의 시선으로 다루는 등 신선한 방식으로 사안에 접근했을 뿐만 아니라, 이주민 문제 자체도 심층적으로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전주MBC의 <“의원인가, 업자인가?” 전북지방의회 이해충돌 보고서> 보도는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통해 전북지역 15개 광역·기초의회 소속 의원들의 이해충돌 문제를 잘 드러내고 고발한 보도였다. 특히 중앙 언론사들이 신경 쓰기 어려운 지역 정치권 문제에 대한 감시는 지역 언론사들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보도는 앞으로도 계속 격려해야 한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 속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