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2021년 초 한 취재원으로부터 공주 치료감호소(국립법무병원)에 수용된 발달장애인이 사실상 장기 구금돼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1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음에도 11년간 수용됐다는 것이었다. 선고 받은 형기의 약 8배 가량을 더 갇혀 있었던 셈이다. 이 발달장애인 A씨는 치료감호 종료를 신청했지만 11년간 번번이 탈락했다. 그의 법률대리인은 2021년 초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으며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법무부 치료감호심의위원회는 그 무렵 A씨에게 치료감호 가종료를 통보했다. 그의 상황은 전과 달라진 게 없었지만, 외부에 문제제기를 하자마자 집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A씨 말고도 치료감호소에 남아 있는 발달장애인은 수십여명이었다. A씨처럼 도움을 얻어 외부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보도를 통해 A씨 사례를 사건화하면서 치료감호소의 발달장애인 장기수용 실태를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발달장애인 A씨, 그의 가족, 그를 지원하는 변호인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사건을 취재했다. 발달장애에 전문성을 가진 정신과 전문의와 치료감호소를 관할하는 법무부도 취재하며 보도의 객관성을 높이고자 했다. 취재 결과 치료감호 제도의 문제는 심각했다. 1980년부터 도입된 치료감호 제도는 범죄를 저지른 심신장애인이나 약물 중독자 등 중에서 ‘재범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람을 교정시설 대신 치료감호소에 수용해 보호와 치료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해진 형기를 넘어 수용자를 최장 15년까지 장기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상 ‘가중처벌’이었다.
6개월마다 치료감호 종료 여부를 결정하는 치료감호심의위 심사 역시 불투명하고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인권위 지적도 있었다. 치료감호 종료 신청 기각 사유도 수용자 측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A씨를 비롯한 수용자들은 치료감호를 받으면서 자신이 어떤 약을 먹고 어떤 처치를 받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근본적 치료가 불가능하고 불필요한데도 ‘치료 필요성’이 요구되는 치료감호 제도가 적용되는 것도 문제였다. A씨 사건과 치료감호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담아 첫 기사를 보도했다. 치료감호 문제를 다각도로 짚고 발달장애인의 치료감호소 장기수용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린 것은 이번 보도가 처음이었다.
첫 보도 이후 2021년 3월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는 치료감호소의 발달장애인 장기수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비슷한 상황을 겪는 발달장애인 B씨 측도 동참했다. B씨 역시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 받았지만 형기 2배가 넘는 기간 동안 치료감호소에 수용돼 있었다. B씨의 변호인과 B씨 가족과도 접촉하며 취재를 이어갔다.
A씨와 B씨는 같은 기간 법무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당시 치료감호소에 수용된 상태였던 B씨는 법원에 장애인차별행위중지 임시조치도 신청했다. ‘법무부가 발달장애를 고려한 치료감호 종료 심사를 해달라’고 했다. 치료감호소에 수용된 발달장애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장애인차별행위중지 임시조치를 신청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를 후속으로 보도했다.
공은 행정부(법무부)에서 사법부로 넘어갔다. 사법부가 치료감호소의 발달장애인 장기수용 문제를 어떻게 판단할지를 B씨 변호인, 법원 취재를 통해 취적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1년 4월 B씨가 법원에 신청한 장애인차별행위중지 임시조치에 대해 행정법원이 관할이란 취지로 보정명령을 내렸다. 자기 관할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반면 과거 다른 유사 사건에서 법원은 관할이 행정법원이 아니라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이 장애인차별행위중지 임시조치 사건의 관할을 오락가락 판단하는 것이었다. 장애인차별행위중지 임시조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법원이 본안 판결 전에라도 신속하게 장애인 차별행위 중지를 위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였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었다. 이를 문제로 지적하는 후속 보도를 했다.
1심 재판부는 결국 B씨의 임시조치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치료감호 종료 심사에 형식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B씨는 장기간 수용돼 있는 인권침해 상황임에도 사법의 구제를 받지 못했다. B씨의 법률대리인은 곧바로 항소했다. 이 역시 변호인과 법원 취재를 통해 단독으로 보도했다.
다행히도 2심은 1심과 판단을 달리 했다. 2심 재판부는 2021년 12월 “법무부가 발달장애인인 B씨를 치료감호 종료 심사에서 실질적으로 배제하지 않도록 심사하라”고 조정권고결정을 내렸다. 주치의가 직접 B씨를 면담해 면담결과보고서와 정신감정서를 작성하게 하고, 치료감호심의위원회가 이를 바탕으로 B씨의 치료감호 종료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감안해 치료감호 종료 어부를 충실히 심사하라는 취지였다. 이 결정도 변호인과 법원 취재로 단독 보도했다.
보도 이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는 법무부가 법원 결정을 수용하고 제도 개선을 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법무부는 곧바로 법원 결정을 수용했다. 이후 치료감호심의위는 B씨에 치료감호 가종료를 결정했다. B씨는 2022년 1월28일 수감된 지 약 3년 만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다. 해당 보도 이후 연합뉴스, 한겨레신문, YTN, JTBC, MBC, 서울신문, 세계일보, 노컷뉴스, 뉴스토마토 등 주요 매체들이 따라 보도했다.
-한겨레신문 : 1년6개월’ 선고받은 장애인을 11년간 가둬놓은 국가(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538302)
-서울신문 : 1년 6개월 징역형 살고 치료감호소까지 3년째…발달장애인 차별 아닌가요(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81&aid=0003240380)
-연합뉴스 : "발달장애인 치료감호 종료심사 부실"…법원, 의사 면담 권고(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12818347)
-JTBC : "구치소보다 더 힘들다"는 치료감호소...법원 "발달장애 특성 고려해 수용해야"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437&aid=0000283796)
-MBC : "형기 끝났는데 11년 부당 치료감호" 장애인 국가배상청구(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214&aid=0001109131)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로 시민단체의 기자회견과 조력을 이끌어냈다. 보도 이후 법원은 “발달장애인 B씨를 실질적으로 심사에서 배제하지 말라”는 권고 결정을 내렸다. 법무부는 이 권고를 수용했고 B씨에 대한 치료감호 가종료 결정을 내렸다. 기사에 등장한 발달장애인 2명은 모두 가종료 통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연속 보도는 ‘장애인’과 ‘범죄자’라는, 사회에서 배제되기 쉬운 이중의 정체성을 가진 존재의 부당 장기수용 사건을 1년이란 장기간에 걸쳐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도로 시민단체의 기자회견과 조력을 이끌어냈다. 치료감호소에 수용된 발달장애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에 장애인차별행위중지 임시조치를 신청한 것은 처음이었다. 해당 보도는 이들이 처음 부당한 제도에 맞서 국가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었다는 사실을 처음 세상에 알렸다. 또한 이들이 모두 치료감호 가종료 통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보도가 법원의 권고 결정과 법무부의 권고 수용 및 가종료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기자는 2022년에도 치료감호 제도 문제를 계속 취재해나갈 계획이다. 법무부는 발달장애인 수용을 비롯한 치료감호 제도의 개선책은 마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치료감호소에 장기 수용되는 발달장애인 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기자는 치료감호소에 지난 수년간 일했다가 퇴직한 정신과 전문의도 최근 인터뷰했다. 그는 기사에 등장한 발달장애인 A씨와 B씨의 주치의였다. 치료감호소 내 의료진의 열악한 근무 환경, 이로 인한 수용자의 처우 악화 등 치료감호소 내부 문제를 추가 보도를 할 예정이다.
언론윤리강령과 인권보도준칙을 준수했다. 개인의 인격권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았다. 기사에 등장하는 발달장애인 A씨와 B씨 모두 익명 처리했다. 얼굴이 담긴 사진도 사용하지 않았다.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이들이 행한 범죄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보도는 궁극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제도 개선과 사회의 인식 개선을 목표로 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고려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77회 전체 총평
제377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 부문에 52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2년 1월 출품작들 또한 취재 내용이나 방향 등에서 우수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고 심사과정에서 경쟁이 치열해 수상작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11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3월9일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 대선후보들에 대한 검증 보도를 한 SBS의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 보도와 세계일보의 <윤석열 캠프 ‘건진법사’ 고문 활동> 보도 2편이 나란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 보도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배우자가 공무원을 사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을 보도해 사실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대선 정국에 큰 파급력을 불러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세계일보의 보도는 윤석열 후보 캠프의 무속인 개입 의혹을 단순한 제보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첩보를 바탕으로 동영상 발굴 등 적극적 취재를 통해 신빙성 있게 보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YTN의 <공공재개발 ‘도심복합사업’ 문제점> 보도는 6000장 분량의 등기부 등본 분석 등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외지인들의 투기 문제를 실증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허점을 잘 드러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8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2천만원짜리 욕망의 기획자들> 보도와 동아일보의 <공존: 그들과 우리가 되려면> 보도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겨레신문의 보도는 위장취업 취재 등을 바탕으로 기획부동산과 그 피해자들의 생생한 실태를 보여줘 저널리즘에 충실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의 보도는 안산의 한 초등학교 사례 등을 바탕으로 이주민 문제를 기존 보도와 달리 이주민 아이들의 시선으로 다루는 등 신선한 방식으로 사안에 접근했을 뿐만 아니라, 이주민 문제 자체도 심층적으로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전주MBC의 <“의원인가, 업자인가?” 전북지방의회 이해충돌 보고서> 보도는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통해 전북지역 15개 광역·기초의회 소속 의원들의 이해충돌 문제를 잘 드러내고 고발한 보도였다. 특히 중앙 언론사들이 신경 쓰기 어려운 지역 정치권 문제에 대한 감시는 지역 언론사들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보도는 앞으로도 계속 격려해야 한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 속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