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건보공단, 동성커플을 ‘부부’로 인정하다?> 첫 기사는 2020년 9월 취재원으로부터 제보를 받아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성부부인 경우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도 사실혼 관계에 있다면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성커플은 법률혼, 사실혼 등 그 어떤 관계도 제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다수의 동성부부가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동성커플이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에 성공했다는 제보를 접하게 됐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쪽 의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국가가 처음으로 동성부부의 사회보장제도상 권리를 인정한 셈이었기 때문에 그 의미와 파장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취재를 통해 당사자인 소성욱·김용민 부부와 연락이 닿았고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연애 7년차에 결혼해 신혼 2년째에 접어든 동성부부였습니다. 성욱씨는 건강 문제로 회사를 그만둔 터였고, 용민씨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였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도 사실혼 관계에 있다면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피부양자 등록을 신청했는데 그해 2월 예상치 못하게 받아들여졌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동성부부의 피부양자 등록 사실이 알려지면 건보공단이 피부양자 자격 등록을 취소할 수 있고 보험료 감면 혜택도 더는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었습니다.
2020년 9월 23일 서울에 위치한 그들의 신혼집에서 장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는 이들 부부가 여느 부부처럼 어떻게 돌봄관계를 형성하게 됐는지 중점적으로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현재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는 무엇인지, 이들의 돌봄관계를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왜 당연하고, 또 필요한지 취재를 더했습니다. 그리고 <한겨레21> 제1335호에 <건보공단, 동성커플을 ‘부부’로 인정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들의 사연이 처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 기사는 후속보도가 필연적으로 예정돼있었습니다. 기사가 나가면 건보공단이 피부양자 자격 등록을 취소할 것이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기사가 나간 당일인 2020년 10월23일 시민단체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는 동성커플의 배우자 지위를 인정한 건보공단의 조처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건보공단은 “실무자의 단순 실수에 불과하다”며 피부양자 등록을 취소했습니다. 건보공단은 “민법·가족관계등록법상 혼인관계로 인정돼야 직장가입자 배우자로 피부양자 등록 처리가 가능하다. 공공기관이 법을 위배하면서 임의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소식은 <한겨레21> 제1337호에 <[보도 그뒤] ‘동성커플 부부 인정’ 없던 일로> 후속 보도됐습니다. 이 기사는 이들 부부가 건보공단 처분의 적법성을 다투는, 즉 동성부부의 사회보장제도상 권리를 다투는 행정소송이 시작되는 첫 시작을 알리는 기사가 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2월21일 동성부부의 사회보장제도상 권리를 인정하는 첫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모든 언론이 일제히 관련 소식을 속보로 보도하며 그 의미를 조명했습니다. 한겨레21은 제1452호에 <동성부부 차별에 법원 제동… 천 가지 권리 향한 중요한 첫 걸음> 기사로 자세하게 그 의미를 분석하는 한편, 제1453호에 <‘동성 부부’ 건보 피부양자 인정, 첫 보도 뒷이야기> 기사(온라인에 2월28일 보도)를 통해 취재 뒷이야기를 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첫 보도에서 시작된 일련의 사건은 건보공단의 착오에 의한 행정 처리를 제보받은 데서 시작됐습니다. 무엇보다 건보공단쪽 처분을 언론 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리기로 결심한 소성욱·김용민 부부의 결단이 있었기에 <한겨레21> 보도와 행정소송, 1심 패소와 2심 승소까지 이르는 긴 여정이 가능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얼굴과 실명을 드러낼 수 있냐는 기자의 제안에도 흔쾌히 응해주었습니다. 이는 단순 행정 실수에 머무를 수 있는 건보공단쪽 처분이 사회적으로 어떤 파장을 갖는지, 다른 동성부부의 권리 신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기자와 취재원이 모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가 보도되기 전후 건보공단 쪽의 입장도 충실히 취재했습니다. 기사가 나가기 전에는 건보공단 쪽의 처분이 단순 실수일 가능성임을 취재해 기사에 담았고, 취소 처분이 내려진 다음에도 건보공단쪽 실무자와 책임자, 인권 운동가, 변호사 등과 통화하며 현행법상, 또 행정 관례상 왜 이같은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는지, 이같은 처분이 근본적으로 어떤 점에서 문제인지, 어떻게 개선돼야 하는지 충분히 묻고 기사에 담고자 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 10월23일 <한겨레21>의 첫 보도가 나온 뒤 여러 언론이 이들 부부를 뒤이어 인터뷰했습니다. 같은 해 11월11일 연합뉴스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지위 잃은 동성부부 "건보공단에 법적대응"> 기사를 실었습니다. 주간경향은 12월2일 표지이야기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제도적으로 허하라>는 기사를 보도해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기획기사를 냈습니다. 이듬해 경향신문, 뉴스1, 연합뉴스, 중앙일보, 여성신문, 뉴시스 서울신문, MBC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이들의 행정소송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한겨레21>의 최초 보도에 앞선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2월21일 동성부부의 사회보장제도상 권리를 인정하는 첫 번째 판결이 나왔을 때 방송과 신문 가리지 않고 모든 매체가 판결 소식과 그 의미를 대대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일례로 SBS는 이날 8시뉴스 첫 번째 꼭지로 <"동성 결합 차별 안 돼"…건강보험 자격 첫 인정> 기사를 보도한 데 판결의 의미와 동성부부 인권의 현주소를 짚는 기사 세 꼭지를 추가로 연달아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 경향신문, 한국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등이 일제히 관련기사를 다음날 신문지면 1면에 실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올해 2월 법원의 판결은 사실혼 동성 부부의 배우자를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국내 최초의 판결입니다. 서울고법 행정1-3부(재판장 이승한)는 건보공단이 이들 부부에게 사회보험 혜택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지적하며 동성부부의 사회보장제도상 권리를 최초로 인정했습니다.
이는 이들 부부에게 패소 판결을 내린 1심을 완전히 뒤집은 것입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동성부부의 사실혼 관계 자체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소득이나 재산없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에게 건강보험의 수급권을 인정하는 사회보장제도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성적지향을 이유로 차등을 두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명확하게 짚었습니다.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가 생활공동체 관계에 있고, 피부양자가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지하며, 소득 및 재산이 일정 수준 이하라는 점에서 동성 부부 또한 동일한 사회보장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특히 재판부는 “사회보장 제도를 포함한 공법적 관계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소수자일 수 있다.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일수록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인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의 가장 큰 책무”라고 선언했습니다.
<한겨레21>의 보도가 아니었다면, 이러한 판결은 없었을 것입니다. 건보공단 처분이 <한겨레21> 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진 뒤 관련 처분이 취소되고 이들 부부가 행정소송을 결심하면서 소송은 시작됐습니다. 그렇게 나온 이번 법원 판결은 동성부부 또한 사실혼 배우자와 사회보장제도상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원칙을 새롭게 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양성의 구별과 그 결합만을 혼인으로 보는 현재 법과 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사회 전반적으로 환기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건보공단의 상고로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아있습니다. 대법원에서 2심을 인정한다면, 동성부부와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에 기여하는 역사적 판결로 남을 것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겨레21의 관련 보도는 모두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등 모두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0회 전체 총평
제39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9개 부문에 66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수상작 7편 중 4편이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기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지난달과 같은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그중에서 KBS의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KBS는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과거 자체 취재 보도 내용과 연결해 보강 취재하고 권력을 감시함으로써 정 변호사의 사임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3편이 출품되었고 그 중 TBS의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실태와 택시업계의 독점 행위 및 착취’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보도는 택시업계의 독점 행위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면서, 해당 사실을 실증적인 검증을 통해서 유의미한 결과로 도출해 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기사는 취재원을 통한 기사 작성에 그치지 않고 현장실험을 통해서 문제점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8편이 출품되어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민일보의 ‘모두의 바다로 오염수가 온다’ 보도는 일본 정부가 오는 5월에 후쿠시마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한다고 발표해 한국에서도 이슈가 될 만한 쟁점을 다각도에서 전문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방류될 오염수가 바다를 통해서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었지만 선박의 평형수를 통해 오염의 가능성을 밝혀낸 역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의 ‘서울로 가는 지역 암 환자, 고난의 상경치료 리포트’ 보도는 지역 의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깊이 있게 지속적으로 잘 다뤘다는 평이다. 지역과 서울의 의료진 능력 차이가 명확하게 검증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환자들이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을 입체적으로 다룬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13편이 출품되어 MBC의 ‘전국 지자체장 관용차 보고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전수조사를 통해서 기존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지자체장 관용차를 둘러싼 문제의 전체 윤곽과 세부 실태를 확인해 내고 그 결과 여러 지자체의 제도 정비는 물론 관련 조례와 규칙 수정을 끌어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8편이 출품되어 KBS광주의 ‘요양병원 검은 돈벌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자를 모으기 위해서 비용을 현금으로 페이백을 한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요양병원에 돈을 요구하는 환자로 인해서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요양병원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을 잠입 취재를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4편이 출품되어 전주MBC의 ‘일본 ‘고향납세’의 기적, 그리고 우리는?’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는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주요한 정책이 되고 있지만, 시행 초기라서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취재까지 진행하여 지방이 당면한 문제점을 자세하게 다룬 것은 지역 언론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