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중대 산업재해의 근절’이라는 염원을 안고 제정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지난달 27일로 시행 1년을 맞았습니다. 올해 초 대부분 언론사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실태를 돌아보는 보도를 앞다퉈 내놨습니다. 하지만 <한겨레>처럼 경남 창원 등 지역에서 열리는 관련 사건의 재판을 직접 챙기거나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감독관의 실태까지 꼼꼼히 들여다본 보도는 드물었고, 법원의 무더기 배당오류를 짚어내 중대 산업재해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경각심을 일깨운 보도는 <한겨레>가 유일했습니다.
■법원,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배당 오류…1호 판결부터 ‘무효’될 뻔
한겨레 법조팀과 사회정책팀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기사 계획을 만드는 단계부터 긴밀히 협업했습니다. 법조팀은 전국 법원에서 심리 중인 중대재해처벌법 기소사건 11건의 사건번호를 모두 확인했는데, 이 내용을 함께 살펴본 사회정책팀 기자가 ‘배당오류 가능성’을 처음으로 짚었습니다. 현행 법원조직법상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건은 형량에 관계없이 판사 1명이 심리하는 단독 재판부에 배당해야 하지만, 11개 사건번호는 단독 재판부에 배당됐다는 뜻의 ‘고단’ 사건번호와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에 배당됐다는 ‘고합’ 사건번호가 뒤섞여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입니다. 사회정책팀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은 물론, 그와 관련되는 타법까지도 폭넓게 살펴보고 있던 덕분에 오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법원조직법, 배당오류가 발생한 경우의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별도의 재정합의 결정 없이 합의부에 배당됐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7건은 법원조직법을 위반한 ‘배당오류’가 맞고 △잘못 배당된 재판부에서 판결이 선고되면 이는 ‘사물관할 위반’으로 상급심에서 판결이 파기될 수 있으며 △창원지법 마산지원이 심리 중인 한국제강 사건은 배당오류 사실을 모른 채 2월3일로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어서, 실제로 ‘중대재해처벌법 1호 선고’ 사건부터 판결 파기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산재 사망사고를 가볍게 다뤄왔던 관행에 대한 반성적 고려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는데, 이 법이 적용된 사건들이 막상 법원에서는 기본적인 절차 규정도 지키지 않은 채 다뤄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보도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법원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법 적용 과정에서 생겨난 ‘아이러니’까지도 짚고자 했습니다. 합의부에 배당해 현행법을 어긴 7개 사건은 반대로 생각하면 산재 사망사건을 엄중히 인식해서 단독 재판부가 아닌 합의부에 배당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안을 중대하게 인식한 재판부들이 오히려 ‘배당오류’라는 결과를 일으킨 아이러니를 꼭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을 일괄해서 단독 재판부에서 심리하도록 한 법원조직법상 특례조항이 생겨난 배경을 파악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조직법을 담당하는 기관인 대법원 법원행정처 고위관계자조차도 특례조항이 왜 생겨났는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담당 기관의 책임자도 모르고 있던 내용은 2021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을 뒤져 확인했습니다. 회의록에는 당시 국회와 법원 관계자들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사실상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다름없이 여기며 의사결정을 했다는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 기소 11건 분석…수사 현장과 법정의 목소리까지
이처럼 <한겨레>가 정작 법원도 놓치고 있었던 법원의 오류를 처음으로 짚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번 기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위한 한시적인 취재로 준비한 것이 아니라, ‘중대 산업재해’라는 사회 문제를 오랜 기간 면밀히 관찰하며 관심을 이어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모습의 한 예로 <한겨레>는 경남 창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 1호 기소’ 두성산업·대흥알앤티 사건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고, 일부 공판기일에는 직접 법정 취재를 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기소 11개 사건의 공소장을 입수해 분석하는 것은 물론, 법정을 직접 취재한 내용까지 담아 중대재해처벌법이 현실에서 작동하는 실태를 생생히 담았습니다. 특히 두성기업 쪽 간부 3명과 세척액 납품에 관여한 직원이 증인으로 참여한 지난해 11월16일 공판과 위헌법률심판과 관련한 기업 쪽 변론이 열린 지난 1월18일 재판을 방청하며 주요 쟁점은 물론 노동자들이 기업 쪽의 변론에 보이는 반응까지도 생생하게 기사에 담아냈습니다.
또 재판을 방청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수사·재판 과정에서 ‘노동자’가 배제되고 있는 실상도 알 수 있었습니다. 형사절차는 피고인에게 죄를 물으면서도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긴장관계 속에서 진행되는데, 최근 각종 분야에서 ‘정작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를 입은 쪽의 진술권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 분야도 마찬가지였고, 두성산업·대흥알앤티 사건의 피해자들도 사건 기록 열람신청이 법원에서 반려된 상황이었습니다. <한겨레>가 보도한 이런 내용은 다른 언론사의 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실제로 현장에서 적용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감독관의 목소리 역시 주요하게 담았습니다. 다른 언론사의 보도에도 산업안전 감독체계의 미비는 담겨있지만, 이 과정에서 감독관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애로사항까지 담은 보도는 드물었습니다. 산업안전감독관을 직접 취재한 <한겨레>는 ‘감독체계의 미비’라는 문제를 법의 무용론으로 비약하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대형 로펌을 동원해 사실상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며 나타나는 현실적 어려움까지 충실히 담았습니다.
이처럼 <한겨레>의 보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을 돌아보며 ‘법이 현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단순한 진단이 아닌, 어느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한지를 노동자와 산업재해 피해자 등 당사자와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감독관, 검찰, 법원, 재야 법조인 등을 통해서 다양하게 짚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수사의 어려움을 알리는 현직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감독관 2명입니다. 한겨레가 직접 취재한 이들인데, 언론윤리강령이 정한 ‘취재원 보호’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판단해 직접 취재한 뒤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그 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수사, 재판받는 기업과 이 법 시행과 관련해 분석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은 모두 실명으로 보도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특이사항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현장 기자들이 직접 취재해서 보도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보도는 없었고, 타 보도를 표절하지도 않았습니다.
2월2일자로 보도한 ‘법원의 배당오류’ 기사는 <경남도민일보>, <국제신문>, <경남신문>, <KNN> 등 지역언론이 큰 관심을 가졌던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경남 지역언론들은 <한겨레> 보도 직후,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예정됐던 ‘중대재해처벌법 1호 선고’ 한국제강 사건의 선고기일 변경과 법원의 오류 사실을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KBS>와 <연합뉴스>, <서울신문>, <조선비즈> 등 주요 언론사들도 후속 보도를 했습니다. <KBS>는 <한겨레> 첫 보도 당일부터 배당오류와 관련한 자체 분석기사를 썼고, 보도 한 달 뒤인 3월6일에도 한국제강 사건의 속행공판 일정 기사를 보도하며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중대재해처벌법 1호 선고’ 예정 사건, 1심 선고기일 변경 후 절차 보완
창원지법 마산지원은 <한겨레> 보도를 계기로 판결 파기 위기였던 ‘1호 선고’ 예정 한국제강 사건의 2월3일 선고기일을 취소했습니다. 오는 3월24일 다시 공판기일을 열고 법원조직법 확인 미비로 누락했던 재정합의 등 절차를 보완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23년 현재 계급적 이해관계가 가장 직접 맞붙고 있는 전선입니다. 법 제정부터 수사, 재판 과정 모두 노동과 자본의 첨예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고, 특히 기업 오너의 형사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경영계는 모든 법률적,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얼핏 사소한 실수로 보이는 배당오류 때문에 첫 판결이 파기됐다면, 법 제정 단계부터 법리적 오류를 끊임없이 주장해 온 경영계는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한 노력 전반을 무위로 돌리려 시도했을 것입니다. 한국제강 사건은 단건 재판의 파기 위험이라는 단순한 상황이 아니라, 경영계가 이 사건 오류를 빌미로 법 시행 1년 만에 ‘중대재해처벌법 무용론’마저 제기할 수 있던 상황이 바로잡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국 각급 법원, 중대재해처벌법 ‘배당오류’ 시정
나머지 6개 배당오류 사건도 전부 현행 조문에 맞게 단독 재판부로 배당돼 현재는 법원의 법 위반 상태가 모두 해소됐습니다.
■법원행정처, 오류 방지 대책 마련
법원행정처는 비슷한 오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관 연수를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두성산업·대흥알앤티 사건 피해자들, 공판기록 열람신청 허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건에서 피해자들의 진술권과 기록 열람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한겨레> 보도가 나간 뒤, 피해자 쪽은 재판기록 열람 재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서 일부 사건 기록을 볼 수 있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의 기준을 위반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한겨레신문사>는 1월27일치 보도에 대해 2월 사내포상을 결정했고, 2월2일치 보도도 3월 사내포상을 신청할 예정 예정입니다.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도 이번 보도를 모두 ‘이달의 좋은 기사’로 선정했습니다. 열린편집위원들은 “중대재해처벌법 관련해 11건의 공소장을 꼼꼼하게 전수 분석한 노력이 깃든 기사”(2월6일치 <한겨레> 23면)라거나 “법원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예리하게 포착한 기사”(3월6일치 <한겨레> 23면)라고 평가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외부지원 받지 않은 자체 기획이고,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 피신청사항 등은 없습니다.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0회 전체 총평
제39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9개 부문에 66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수상작 7편 중 4편이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기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지난달과 같은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그중에서 KBS의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KBS는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과거 자체 취재 보도 내용과 연결해 보강 취재하고 권력을 감시함으로써 정 변호사의 사임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3편이 출품되었고 그 중 TBS의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실태와 택시업계의 독점 행위 및 착취’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보도는 택시업계의 독점 행위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면서, 해당 사실을 실증적인 검증을 통해서 유의미한 결과로 도출해 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기사는 취재원을 통한 기사 작성에 그치지 않고 현장실험을 통해서 문제점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8편이 출품되어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민일보의 ‘모두의 바다로 오염수가 온다’ 보도는 일본 정부가 오는 5월에 후쿠시마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한다고 발표해 한국에서도 이슈가 될 만한 쟁점을 다각도에서 전문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방류될 오염수가 바다를 통해서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었지만 선박의 평형수를 통해 오염의 가능성을 밝혀낸 역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의 ‘서울로 가는 지역 암 환자, 고난의 상경치료 리포트’ 보도는 지역 의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깊이 있게 지속적으로 잘 다뤘다는 평이다. 지역과 서울의 의료진 능력 차이가 명확하게 검증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환자들이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을 입체적으로 다룬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13편이 출품되어 MBC의 ‘전국 지자체장 관용차 보고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전수조사를 통해서 기존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지자체장 관용차를 둘러싼 문제의 전체 윤곽과 세부 실태를 확인해 내고 그 결과 여러 지자체의 제도 정비는 물론 관련 조례와 규칙 수정을 끌어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8편이 출품되어 KBS광주의 ‘요양병원 검은 돈벌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자를 모으기 위해서 비용을 현금으로 페이백을 한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요양병원에 돈을 요구하는 환자로 인해서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요양병원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을 잠입 취재를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4편이 출품되어 전주MBC의 ‘일본 ‘고향납세’의 기적, 그리고 우리는?’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는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주요한 정책이 되고 있지만, 시행 초기라서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취재까지 진행하여 지방이 당면한 문제점을 자세하게 다룬 것은 지역 언론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