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ㅇ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년여 전, KBS 탐사보도부에 한 법무법인을 통해 제보가 한 통 접수됐습니다. 학교 선생님인 강 씨가 10년 동안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 10여 명과 합숙 생활을 하며, 제자들을 수시로 성폭행하고 경제적 착취를 일삼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합숙 생활을 탈출한 피해자가 법무법인에 사건을 의뢰했고, 법무법인을 통해 저희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은 상당히 구체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증언만으로 이 사건이 진실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었습니다. 자신의 아내는 물론 자식들까지 함께 사는 집에서, 학교 선생님이 제자들을 10년 넘게 성폭행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정말 이 이상한 집단이 실제로 존재했던 것인지, 이같은 진술이 사실인지부터 검증에 나섰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수 개월에 거쳐, 해당 집단을 취재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을 통해, 합숙생활을 했던 약 10여 명의 다른 피해자들의 명단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과거 합숙 장소라고 언급했던 집 앞으로 직접 가서, 우편물 등을 확인했습니다. 확인 결과 다른 피해자들, 그리고 가해자의 이름으로 몇몇 우편물들이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또, 여러 피해자들의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가해자 아들의 인스타그램 등을 추적해, 내부 구조가 드러난 집 사진, 함께 키우던 애완 동물 사진 등을 확인해 이들의 합숙 생활은 사실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피해자가 입었던 성적인 피해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장기간 나눴던 SNS 대화를 입수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대화는 상당히 노골적이었고, 직접적인 성관계를 언급하는 내용도 많았습니다. 강 씨는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면서, 피해자에게 자신을 의지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성관계를 종용하고, 돈을 벌어 자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경제적인 착취도 사실이었습니다. 실제로 강 씨가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을 운영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가해자는 명문대에 다녔던 제자들에게 돈을 거의 주지 않고 강사로 기용했습니다. 피해자는 매달 강 씨로부터 일정액을 입금받았지만, 입금과 동시에 바로 돈이 빠져나갔습니다. 피해자가 집단을 탈출한 이후, 강 씨에게 임금에 대해 요구하자, 강 씨 집단이 적은 돈으로 사건을 무마하려했던 합의서와 문자 내용도 확인됐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의 진실성이 어느 정도 확인되자, KBS 취재진은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습니다. 우선, 피해자 인터뷰부터 시작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특성상, 방송에 나가면 자신의 신원이 노출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취재진은 수 차례 피해자와 접촉하며, 신뢰 관계를 쌓았고,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인터뷰 촬영을 진행하는 데 힘썼습니다. 또, 최초 제보자 이외에도 추가 피해자와 접촉해, 이같은 집단생활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었습니다.
피해자는 저희에게 제보한 뒤, 수 개월 이후 경찰에도 사건을 접수했습니다. 저희는 경찰이 강 씨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등, 경찰 수사 과정도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강 씨는 현재, 학원 운영을 접고 아직 남아있는 일부 제자들과 자신의 아내와 함께 제주도로 가서 팬션 사업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제주도에 내려가, 이들이 운영하는 팬션들을 확인하고, 강 씨의 거주지를 찾기도 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 취재진은 ‘그루밍 성범죄’라는 특수성을 가진 이 사건을 어떻게 보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했습니다. KBS 취재 과정에서 심리상담가, 형사정책연구원, 정신과 교수,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 다양한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했습니다. 피해자와 강 씨의 SNS 대화를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하고, ‘그루밍 범죄’의 특징적인 부분을 짚어냈습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미성년자 제자들이 성인으로 성장했음에도 강 씨의 지배를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를 ‘그루밍 범죄’의 특성 분석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민한 문제인만큼,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도 우려됐습니다. 피해자들의 신원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상당부분 재연 배우를 섭외해 촬영을 진행하고, 프로그램 방송 원고에서도 가명을 썼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시작 전, 재연/가명 사용을 고지함으로써, 피해자를 보호하고, 오해의 여지를 불식시켰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다른 사례 조사(안산 구마 교회 사건, 근본주의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사건) 등을 통해, 이번 보도 사례처럼 성적 착취가 경제적 착취로 이어지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며, ‘그루밍 성범죄’를 통해 경제적 착취가 다단계, 피라미드식으로 산업화되고 있다는 점을 짚어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오프라인에서 발생한 그루밍 범죄는 처벌 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KBS 탐사보도부가 단독으로 보도한 사건입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독자적으로 수개월에 거쳐, 취재하고, 뉴스와 프로그램 제작을 기획했습니다. 저희는 지난 1월 12일 KBS 9시 뉴스를 통해 첫 단독 보도를 하고, 뉴스를 보고 해당 집단을 목격한 제보자를 만나, 1월 30일 추가로 또 단독 보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단독보도에 깊이 있는 분석을 더해, 2월 22일 ‘9층 시사국’에서 <‘모든 것을 바쳐라’ 선생님의 그루밍>이라는 저희의 기획 제작물을 보도했습니다. 1월 12일 저희의 첫 보도가 나간 이후, 이데일리, 연합, mbc, sbs, mbn, 헤럴드경제, 노컷 등 다수의 매체가 저희 기사를 받았습니다. 저희를 제외하고는 타 매체가 피해자를 직접 접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보도한 피해자 인터뷰를 인용해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또, jtbc 프로그램 사건반장에서도 저희의 보도를 인용해 이 사건을 다뤘습니다. 또, ‘그것이 알고 싶다’, ‘피디수첩’ 등에서도 이 사건을 방송하고 싶다며, 저희에게 문의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들에서는 저희를 통해, 현재 피해자의 법무법인과 접촉해, 별도의 보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루밍 범죄가 산업화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어,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심어준 점이 이번 보도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그루밍 범죄의 경제적 착취는 사이비 종교 등에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학교, 학원 등 좀 더 일상의 영역에서 그루밍 범죄의 경제적 착취가 이루어지고, 이것이 하나의 산업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냈습니다.
또한, 아직 오프라인 그루밍에 대한 즉각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저희 보도가 하나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는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끈질기게 사건을 검증하고, 증명해 낸 근성의 결과였다고 자평합니다. 또한, 성범죄 피해자들의 2차 피해가 없도록, 취재와 제작 전 과정에서 굉장히 신중을 기했습니다. 피해자들도 이같은 취재진에 노력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무엇보다 강 씨의 반론권 확보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취재진은 수차례 가해자와 통화를 시도하고, 가해자의 거주지인 제주도 자택까지 내려가 반론을 받기 위해 애썼습니다. 가해자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가해자 측 변호사를 통해 가해자의 입장을 받았고, 이를 보도에 반영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0회 전체 총평
제39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9개 부문에 66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수상작 7편 중 4편이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기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지난달과 같은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그중에서 KBS의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KBS는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과거 자체 취재 보도 내용과 연결해 보강 취재하고 권력을 감시함으로써 정 변호사의 사임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3편이 출품되었고 그 중 TBS의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실태와 택시업계의 독점 행위 및 착취’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보도는 택시업계의 독점 행위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면서, 해당 사실을 실증적인 검증을 통해서 유의미한 결과로 도출해 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기사는 취재원을 통한 기사 작성에 그치지 않고 현장실험을 통해서 문제점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8편이 출품되어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민일보의 ‘모두의 바다로 오염수가 온다’ 보도는 일본 정부가 오는 5월에 후쿠시마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한다고 발표해 한국에서도 이슈가 될 만한 쟁점을 다각도에서 전문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방류될 오염수가 바다를 통해서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었지만 선박의 평형수를 통해 오염의 가능성을 밝혀낸 역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의 ‘서울로 가는 지역 암 환자, 고난의 상경치료 리포트’ 보도는 지역 의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깊이 있게 지속적으로 잘 다뤘다는 평이다. 지역과 서울의 의료진 능력 차이가 명확하게 검증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환자들이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을 입체적으로 다룬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13편이 출품되어 MBC의 ‘전국 지자체장 관용차 보고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전수조사를 통해서 기존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지자체장 관용차를 둘러싼 문제의 전체 윤곽과 세부 실태를 확인해 내고 그 결과 여러 지자체의 제도 정비는 물론 관련 조례와 규칙 수정을 끌어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8편이 출품되어 KBS광주의 ‘요양병원 검은 돈벌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자를 모으기 위해서 비용을 현금으로 페이백을 한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요양병원에 돈을 요구하는 환자로 인해서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요양병원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을 잠입 취재를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4편이 출품되어 전주MBC의 ‘일본 ‘고향납세’의 기적, 그리고 우리는?’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는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주요한 정책이 되고 있지만, 시행 초기라서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취재까지 진행하여 지방이 당면한 문제점을 자세하게 다룬 것은 지역 언론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