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KBS는 약 5년 전인 2018년 11월 2일 ‘뉴스9’을 통해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동급생에게 1년 동안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 오던 한 고등학생이 극심한 우울증을 앓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정황을 단독 보도했습니다.([단독]‘학폭’에 자살 시도…가해자는 학교에 피해자는 병원에) 당시 보도에는 ‘가해 학생 아버지는 고위직 검사로 확인됐다’는 내용이 담겼고, 가해 학생 측이 '전학 처분'에 반발해 재심과 행정소송, 집행정지 신청을 잇달아 진행한 내용도 함께 보도됐습니다.
이후 2023년 2월 24일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KBS는 2018년 당시 익명으로 보도했던 ‘가해 학생 아버지’가 정 변호사와 동일인물인 점을 확인한 뒤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다녔던 민사고의 책임자급 관계자 등을 통해 학교폭력 사건의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했고, 정 변호사 측이 제기한 행정소송의 판결문과 민사고 학교폭력위원회의 회의록 등을 추가 확보해 자세한 소송 진행과정을 들여다봤습니다.
취재 결과, 사건 당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 신분이었던 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동기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피해 학생에게 사실상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소송전을 장기간, 공격적으로 이어왔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법원의 판결문과 학교폭력위원회 회의록 등을 보면 정 변호사 자신도 미성년자 법정 대리인을 넘어 법조인으로서 전문 지식을 활용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됐습니다.
KBS는 취재 내용을 토대로 정 변호사가 수사 경찰을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 직을 맡기에 부적절한 전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고, 임명 당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KBS는 2018년 기존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우선 민사고 관계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첫 보도인 <[단독] 정순신 ‘학폭 가해 아들’ 소송에 가처분까지>에는 KBS 취재에 응한 민사고의 책임자급 관계자 발언이 음성 녹취로 담겼습니다. 해당 관계자가 현재 학교에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어 추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익명 처리를 결정했습니다. 취재과정에서 녹취 사용을 불허한 또 다른 민사고 관계자의 발언은 직접 인용을 피했습니다.
KBS는 이 밖에도 법원 판결문과 당시 학교폭력위원회 회의록 등 공문서를 토대로 학교폭력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후 징계 절차 등을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정순신 변호사 당사자 취재를 통해 본인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봤고, 이를 보도에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KBS 보도 이후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사건 경과,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 소송 개입 정황, ▲경찰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대통령실의 부실 인사 검증 의혹, ▲대학 입시 과정에서의 학교폭력 전력 반영 여부 등 여러 갈래의 후속보도가 장기간 이어졌습니다.
특히, 가해자들이 학교폭력위원회의 처분을 두고 집요한 ‘시간 끌기 식’ 소송전을 이어가는 관행을 지적하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학교폭력 사건이 벌어졌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과정에 여전히 큰 구멍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시스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후속보도도 이어졌습니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민정수석실이 폐지되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설치됐는데,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적인 시각의 보도가 줄을 이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하루 만에 정 변호사는 국가수사본부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시작 전 임명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사의 표명을 수용했습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인사 검증에 대한 정무적 책임감을 느낀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도 공직 예비 후보자에 대한 사전 질문지를 보강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교육부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전력을 가진 정 변호사 아들이 서울대에 진학한 것을 놓고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자, 학교폭력 기록을 입시에 적극 반영하고 생활기록부 기재 기간을 늘리는 등 가해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대책에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또, 가해자가 전학이나 징계 처분에 반발하면서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일단은 피해자와 분리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순신 부실검증 조사단’을 발족하고, 이번 인사 실패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대통령실이나 인사혁신처에 두는 이른바 ‘정순신 방지법’과 대입 정시에 학교폭력 연루 여부 등 인성평가가 반영되도록 하고 고위 공직자 임명 시 그 자녀의 학교폭력 전력도 조회하는 내용을 담은 ‘정순신 아들 방지법’ 등의 입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인사 검증 기능에 중대한 구멍이 있다는 것”, “책임져야 할 분이 있으면 책임도 물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KBS의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연속보도는 정확한 정보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켰고, 권력을 견제하고 진실을 알릴 의무를 다했습니다.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언론의 사회적 책무인 권력 감시기능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또한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켜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습니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소송전을 통해 징계 절차를 지연시키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는 관행에 대해서도 후속보도를 통해 경종을 울렸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90회)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 KBS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KBS 최유경 기자
“이 사람 그 사람이잖아.” 2018년, KBS가 단독 보도했던 민사고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 아버지 이름이 다시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미 5년 전 언론 보도까지 됐던 사안인 만큼, 정 변호사에 대한 인사검증을 맡았던 경찰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실패를 지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학교폭력 피해자를 또 한 번 고통으로 내몰았던 잔인한 ‘소송전’ 문제를 충실하게 짚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판결문에는 ‘검사 아버지’가 자신의 영향력과 법 기술을 동원해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에 개입한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실제로 피해자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행정소송, 행정심판 등에서 가해자 측이 가진 권력을 무겁게 받아들였습니다. 잇단 법적 대응이 피해자의 일상을 무너뜨렸단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흥행 이후,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 같았습니다. 정부가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제도 변화로 채우지 못한 빈틈을 메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보도는 2018년 최초 보도를 했던 훌륭한 선배들, 그리고 정치부와 사회부 동료들의 빛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병도 부장, 황현택 팀장, 최형원 반장을 비롯한 선·후배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0회 전체 총평
제39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9개 부문에 66편이 출품됐으며 이 중 6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수상작 7편 중 4편이 기획보도 부문에서 나오는 등 전반적으로 기획보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1부문에는 지난달과 같은 11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그중에서 KBS의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소송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KBS는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과거 자체 취재 보도 내용과 연결해 보강 취재하고 권력을 감시함으로써 정 변호사의 사임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3편이 출품되었고 그 중 TBS의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실태와 택시업계의 독점 행위 및 착취’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보도는 택시업계의 독점 행위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하면서, 해당 사실을 실증적인 검증을 통해서 유의미한 결과로 도출해 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기사는 취재원을 통한 기사 작성에 그치지 않고 현장실험을 통해서 문제점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8편이 출품되어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민일보의 ‘모두의 바다로 오염수가 온다’ 보도는 일본 정부가 오는 5월에 후쿠시마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한다고 발표해 한국에서도 이슈가 될 만한 쟁점을 다각도에서 전문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방류될 오염수가 바다를 통해서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었지만 선박의 평형수를 통해 오염의 가능성을 밝혀낸 역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의 ‘서울로 가는 지역 암 환자, 고난의 상경치료 리포트’ 보도는 지역 의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깊이 있게 지속적으로 잘 다뤘다는 평이다. 지역과 서울의 의료진 능력 차이가 명확하게 검증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환자들이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을 입체적으로 다룬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13편이 출품되어 MBC의 ‘전국 지자체장 관용차 보고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전수조사를 통해서 기존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지자체장 관용차를 둘러싼 문제의 전체 윤곽과 세부 실태를 확인해 내고 그 결과 여러 지자체의 제도 정비는 물론 관련 조례와 규칙 수정을 끌어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8편이 출품되어 KBS광주의 ‘요양병원 검은 돈벌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환자를 모으기 위해서 비용을 현금으로 페이백을 한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지만, 요양병원에 돈을 요구하는 환자로 인해서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요양병원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을 잠입 취재를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4편이 출품되어 전주MBC의 ‘일본 ‘고향납세’의 기적, 그리고 우리는?’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는 부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주요한 정책이 되고 있지만, 시행 초기라서 활성화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취재까지 진행하여 지방이 당면한 문제점을 자세하게 다룬 것은 지역 언론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