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ㅇ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시작은 한 교사 친구의 제보였습니다. 친구는 “교권 추락 문제가 심각한데, 용인 고기초에 있는 한 특수반 선생님이 유명한 웹툰작가한테 아동학대로 신고당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한 문장을 듣고 나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교육당국이나 수사당국을 통해서 수없이 많이 취재를 시도해봤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해 결국 외곽 취재밖에 답이 없었습니다.
외곽 취재도 쉽지 않았습니다. 유명인이 걸려있는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재를 피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칫 고소를 당할까봐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불이익을 감수하고 아주 조그마한 용기를 낸 사람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모여 결국 ‘모자이크’처럼 기사가 완성됐습니다. 익명의 취재원들이 아주 조심스럽게 흘리듯 던진 한 마디들을 갖고 사법기관, 교육당국 등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자칫 취재원의 주관적인 생각이 기사에 담길까봐 사실 관계여부를 꼼꼼히 따졌습니다.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해 주호민 작가 측에도 계속 연락했습니다. 다만 주 작가 측은 끝내 연락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진상은 파악했지만 여러 가지 사안들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우선 이 문제가 교권 침해와 연관 지을 수 있는지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쳤습니다. 그 결과 교사의 발언이 부적절할 수는 있지만 20년 경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돼 직위가 해제되고 아동학대로 형사재판을 받을 만큼 심하진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가 사건 중심에 선 만큼 자칫 장애혐오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취재 내용 중 많은 부분을 덜어내고 사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내용만 기사에 담았습니다.
장애혐오로 매몰되지 않고 여론이 ‘교권 침해’라는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팀과도 협업했습니다. 첫 보도가 나오고 다음날 지면톱은 <손톱 공격 당해도 참고 있는데…‘아동 학대’ 공격 받는 특수교사 눈물> 기사였습니다. 주 작가 사건을 취재에 돌입하면서 교육팀에선 특수교사들이 교실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심층 기획보도를 함께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같은 날 고기초 특수반 학부모들의 인터뷰를 해당 기사 옆에 실었습니다. 학부모님들과 한 분 한 분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 동안 주 작가 측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심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많은 내용을 덜고 또 덜었습니다. 주 작가 개인에 대한 공격보다는 특수교사의 어려움에 대해 조명을 비추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추락한 교권, 특히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교사들의 지위가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 보도와 관련해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7월26일 매일경제에서 최초로 보도한 이후 사실상 모든 언론이 추종했습니다. 현재까지도 주호민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여러 갈래의 후속 기획보도가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사회에 다양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 셈입니다. 사설도 덩달아 쏟아져 나왔습니다. 아래는 모두 주 작가 관련 주요 매체들의 기획보도들입니다.
▲아동학대법 논란
ㅇ장애아 학대 혐의 특수교사 복직...'무리한 고소·기소' 논란 등(조선일보 8월2일자 5면 전체)
ㅇ정서적 아동학대 기준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결국 법관 재량에 달려(한국일보 8월3일자 8면 톱)
ㅇ아동학대범으로 몰린 선생님들…법원이 ‘무죄’ 선고한 이유 (KBS 8월6일자 메인뉴스 보도)
▲교권 침해
ㅇ사건만 터지면… 도마 위 오른 ‘교사 직위해제’(세계일보 8월2일자 12면 톱)
ㅇ속수무책 특수교사…"교권 침해" 67% · "맞아봤다" 89%(SBS 8월2일자 메인뉴스 보도)
ㅇ"등교때마다 멍 체크해요"…'잠재적 아동학대범' 된 특수교사들(중앙일보 8월2일자 10면 중톱)
ㅇ“맞아도 참는 게 일상”…‘교권 사각지대’ 특수교사(KBS 8월5일자 메인뉴스 보도)
▲녹음기 사용 논란
ㅇ아들 아동학대 밝히려 '몰래 녹음'한 주호민, 증거능력 인정될까(한국일보 7월29일자 6면 톱)
ㅇ“교실 대화 녹음 금지” vs “아동학대 의심 땐 인정”(서울신문 8월2일자 8면 톱)
▲공소장 공개
ㅇ"진짜 밉상이네, 너 정말 싫어"...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는 이렇게 말했다(한국일보 8월2일자 8면 톱)
ㅇ교사 “밉상” “너 싫어” 발언… 법조계 “전체 맥락 봐야”(조선일보 8월4일자 중톱)
▲자폐 혐오
ㅇ“특수학교 보내라” 자폐 혐오 드러낸 주호민 논란 등(경향신문 8월4일자 8면 전체)
5. 사회에 끼친 영향
양천구 교사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교권 추락' 문제는 주호민 작가의 무리한 신고 논란으로 번지며 파급력이 매우 커졌습니다.
7월 28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질의했고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관할 경기도 교육청과 함께 이번 사건에 관한 대책과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해당 특수교사를 지원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31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주 씨의 신고로 직위 해제된 특수교사를 8월 1일자로 복직시키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전수조사를 실시해 직위해제 된 관내 교사를 전원 파악한 뒤 이들에 대해서도 복직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교육부도 교권 사각지대로 불리는 '특수교육·유아교육 교사 보호 매뉴얼'을 준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교사들의 반응도 들끓었습니다. 22일 열린 교사들의 1차 집회 땐 5000명이 참석했지만 주 작가 논란이 보도되고 이틀 뒤인 29일 집회엔 폭염에도 불구하고 4만여명이 거리에 나왔습니다. 교원단체들도 주호민 작가 아동학대 고소와 관련해 한목소리로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주호민 작가의 특수교사 대상 아동학대 고소 건에 대해 이날 수원지방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교사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고 전국초등교사노조도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2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학교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어 학교에서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아동학대 사례가 불거지면 교사들이 너무 쉽게 직위해제됐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송까지 가기 전에 학교 안에서 분쟁을 조정하자는 방안이 나온 것입니다.
3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작가 사건과 관련해 특수교육 시스템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사내 특종상에도 추천됐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5회 전체 총평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6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가장 많은 출품작이 경쟁을 벌인 결과 4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문은 취재보도1부문이었다. 2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한국경제신문의 「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교권이 무너졌다」, 그리고 SBS의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등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선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보도는 LH 아파트 부실시공 이면에 LH의 오래된 관행인 ‘전관특혜’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난 인천 검단아파트와 경기도 남양주 아파트가 모두 LH가 발주한 아파트라는 사실에 착안해 사태의 이면을 파헤쳤고 결국 LH가 공개한 철근 누락 15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감리업체가 ‘전관업체’였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특히 전관 감리 회사가 부실시공으로 4년 동안 6차례나 벌점을 받고도 LH 사업을 계속 수주한 사실을 고발해, 부실시공의 고질적 원인인 ‘전관특혜’를 근절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이초 교사 비극… 교권이 무너졌다」 보도는 단순 발생 사건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사안을 놓치지 않고 보도해 사회적 의제로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수만 명의 교사들이 집회와 시위를 통해 생존과 교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교육당국은 관련법 제·개정을 발표하는 등 교권 강화를 향한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 냈다. 교권 침해와 붕괴라는 심각한 실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크게 환기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보도는 디스코팡팡이라는 놀이시설에서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은밀하게 자행돼온 범죄를 세상 밖으로 드러낸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기자가 직접 교복을 입고 10대로 위장해 잠입취재까지 하는 등 집요한 취재정신을 발휘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보도 이후 11개 사업장이 폐장한 것은 물론 사업주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보도의 완결성을 갖춘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와 경향신문의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보도는 한마디로 복지의 사각지대를 심도 있게 잘 짚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취재의 성격상 섭외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이나 비수급 빈곤층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끈기와 집요함이 돋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 전국의 117개 기관의 도움을 받은 과정과 12가구와의 깊이 있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고 특히 복지 담당 공무원 106명과 전문가 37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실적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을 구현한 보도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내러티브 방식의 기사로 가독성을 높인 점도 호의적인 평을 얻었다.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보도는 관점과 시각을 달리하면 얼마나 참신하고 의미 있는 기획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다. 흔히 ‘옷’ 하면 예쁘다, 멋지다, 어울린다 등의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나 고정관념을 넘어 노동자가 입는 옷을 통해 안전, 건강, 계급, 차별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신속하게 보도한 연합뉴스의 보도가 없었다면 과연 해병대원 사망 사건은 지금쯤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는 그런 가정에 따른 아찔함을 처음부터 제거해준 매우 중요하고 값진 현장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허리까지 차올라 흐르는 급류에 무리하게 들어가 수색하다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했고 특히 구명조끼 미착용 사실을 해병대원들의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3개 출품작 중 국제신문의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이라는 광역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도시와는 괴리된 특이한 주거지인 ‘물만골’이라는 마을 공동체에 대해 기자가 직접 주민으로 생활하면서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을 9차례에 걸친 생생한 기획보도로 잘 풀어낸 기사다. 이른바 참여 관찰형 저널리즘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