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ㅇ)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7월 15일 아침 내린 집중호우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빚어졌다. 취재팀은 많은 이의 생명을 앗아간 지하차도 침수가 인근 미호강 범람에서 비롯한 사실에 천착해 ‘범람 원인’ 취재에 집중했다.
우선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사고 직후 궁평리 주민들은 입을 모아 “다리 공사 한다고 멀쩡한 제방을 부쉈다”고 말했다. ‘오송-청주(2구간) 도로공사’ 일환으로 진행 중인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위해 기존 미호강 제방을 없애고 쌓은 임시제방 탓에 사달이 났다는 얘기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삶의 터전이 그곳인 사람들의 주장이기에 가볍게 듣고 넘길 수 없었다. 검증을 시작했다. 임시제방 부실 여부를 따지게 된 이유다.
‘기준’을 확인했다. 임시로 쌓는 제방일지라도 기준은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하천 설계기준에 따르면 미호강처럼 계획홍수량이 5,000㎥/s가 넘는 하천의 경우 제방의 여유 높이를 1.5m 이상 두고 설계해야 한다. 이 기준대로라면 미호강 임시제방의 높이는 해발 30m가 넘어야 했다. 하지만 공사 발주처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밝힌 임시제방 높이는 29.74m로 이에 못 미쳤다. 공사 허가 관청인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도 이런 ‘제방 높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을 확인해 사고 사흘째인 7월 17일 단독 보도했다.
다음으로 임시제방 ‘시공’은 과연 제대로 됐던 것인지 따졌다. 사고 당일 현장 주민들이 강물이 넘치는 순간을 찍은 영상을 보면 제방 높이나 시공 상태도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을 통해 ‘시공 계획서’를 단독 입수해 살펴봤다. 아니나 다를까 제방의 안정을 위해 개당 500kg~1t에 달하는 무게의 흙 자루, 일명 ‘톤백’을 여럿 쌓고 물이 안 새게 천막 마감할 것이라고 돼 있었다. 사고 당일 아침엔 없었거나 일부 위치에서만 보이던 것들이다. 부실시공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실제 사고 이튿날 시공사는 부랴부랴 계획서에 있는 톤백을 쌓느라 분주한 모습이 렌즈에 담기기도 했다. 이런 내용을 사고 나흘째인 7월 18일 단독 보도했다.
취재팀은 공사 ‘허가 과정’ 자체도 짚어봤다. 문제의 공사는 미호천 점용허가를 두 차례 연장하면서 진행 중이란 것을 확인했다. 행복청이 처음 점용허가 연장을 신청할 때 허가 관청은 국토부였다. 국토부 내부 기술 검토 자료를 입수해 살펴보니 당시에도 ‘홍수 우려’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교각 확장 공사로 다리를 못 쓰게 되니 만드는 거대 가설 도로도 하천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게 드러났다. “치수 검토를 다시 하라”는 게 당시 국토부의 주문이었다. 국토부는 이런 이유를 들어 점용 연장을 불허하기도 했는데, 발주처가 최종 제출한 ‘홍수위 변화 미미’ 주장을 추인하고 점용을 연장해줬다. 당시 치수 검토는 과거 자료에 근거한 계획홍수위 계산 등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분석이 있다. 그 뒤 정부 물 관리 일원화로 허가 권한은 환경부로 이관됐는데, 이 때 행복청이 추가로 낸 점용허가 연장 신청은 단 두 달 만에 받아들여진다. 국토부가 문제 삼았던 홍수 우려는 검토되지도 않았다. 이런 내용들을 7월 20일에 단독 보도했다.
행복청과 환경부 사이 엇박자도 확인했다. 물 관리 일원화 뒤 행복청이 추가로 냈던 하천 점용허가 연장 신청이 금강유역환경청의 엉뚱한 부서로 들어가 논의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단독 취재했다. 행복청은 임시제방 부실 논란이 제기된 뒤로 일관되게 ‘허가를 받아 진행한 것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이를 탄핵하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문제의 임시제방 설치 논의가 엉뚱한 부서와 이뤄졌다는 것이고, 국무조정실도 이런 사실을 확인해 검찰에 수사의뢰했다는 내용 등을 7월 25일에 단독 보도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행복청은 사고 이튿날 <SBS 등이 보도한 '미호천교 제방 철거' 관련 설명>이란 제목의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기관명과 제목 등 양식화한 부분을 빼면 단 '267자'가 자료에 담긴 설명의 전부였다. "기존 제방을 그대로 두고 미호천교를 건설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제방 철거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추가 확인을 위한 취재 문의엔 답하지 않았다. 취재 방향이 맞고 추가 보도를 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된 계기다.
‘기준’을 문제삼은 단독 보도 이튿날 행복청은 또 한 번 보도 해명자료 한 장을 배포했다. <최근 오송-청주(2구간) 도로공사 관련 언론보도와 관련한 입장문>이란 제목의 문서는 '231자' 분량으로 "공사의 전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행위도 한 사실이 없다…사실과 다른 보도가 계속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추후 허위보도가 계속될 경우에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는 경고가 씌어 있었다. 인명 참사에 대한 유감 표명 보다 미디어를 상대로 한 ‘엄포’ 놓기를 우선한 공사 발주처의 반응은 그 자체로 상궤를 벗어났다. 우리 보도가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웅변했다.
이 처럼 변변한 사과도 없이 변명만 급급한 행복청의 행태를 종합해 7월 30일 뉴미디어 텍스트 기사 ‘취재파일’로 출고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SBS 보도 이후 SBS가 지적한 ‘하천 설계기준 상 제방 높이 미준수’와 ‘시공계획서로 본 부실시공 정황’을 KBS, 연합뉴스, 한겨레, MBN, JTBC 등 여타 매체도 보도.
[KBS]유실된 임시 제방…하천 설계 기준에 못 미쳐(7월 18일 뉴스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26844
[JTBC]참사 다음 날 ‘모래 덮기 급급’(7월 19일 뉴스룸)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5901&pDate=20230719
[MBN]“임시 제방 설계부터 부실..참사 불렀다”(7월 19일 뉴스7)
https://www.mbn.co.kr/vod/programView/1333558
[한겨레]미호강 임시제방, 날림으로 쌓고 관리도 안 했다(7월 20일 2면)
https://www.hani.co.kr/arti/area/chungcheong/1100928.html?_ga=2.108204298.943912697.1691383808-1297930411.1691383808
[연합뉴스]"둑 높이 낮고 공사 졸속"…'오송참사' 원인 제공 지목된 행복청(7월 24일 11시 42분)
https://www.yna.co.kr/view/AKR20230724069900063?section=search
5. 사회에 끼친 영향
사고 직후 꾸려진 경찰 특별수사본부와 별개로 임시제방 부실 의혹 집중 보도가 이어지자 국무조정실이 감찰에 나섰다. 국무조정실은 감찰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부실 임시제방’ 이 “사고의 선행요인이었다”고 밝히고 관련 공무원과 임시제방 공사 관련 민간인 등 모두 3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특히 행복청이 발주처로서 부실 시공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 했다며 행복청장에 대해선 인사권자에게 인사조치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과정에서 저널리즘 원칙과 윤리를 지켰습니다.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로서 외청인 행복청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참사 원인 규명에 천착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5회 전체 총평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6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가장 많은 출품작이 경쟁을 벌인 결과 4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문은 취재보도1부문이었다. 2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한국경제신문의 「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교권이 무너졌다」, 그리고 SBS의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등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선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보도는 LH 아파트 부실시공 이면에 LH의 오래된 관행인 ‘전관특혜’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난 인천 검단아파트와 경기도 남양주 아파트가 모두 LH가 발주한 아파트라는 사실에 착안해 사태의 이면을 파헤쳤고 결국 LH가 공개한 철근 누락 15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감리업체가 ‘전관업체’였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특히 전관 감리 회사가 부실시공으로 4년 동안 6차례나 벌점을 받고도 LH 사업을 계속 수주한 사실을 고발해, 부실시공의 고질적 원인인 ‘전관특혜’를 근절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이초 교사 비극… 교권이 무너졌다」 보도는 단순 발생 사건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사안을 놓치지 않고 보도해 사회적 의제로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수만 명의 교사들이 집회와 시위를 통해 생존과 교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교육당국은 관련법 제·개정을 발표하는 등 교권 강화를 향한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 냈다. 교권 침해와 붕괴라는 심각한 실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크게 환기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보도는 디스코팡팡이라는 놀이시설에서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은밀하게 자행돼온 범죄를 세상 밖으로 드러낸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기자가 직접 교복을 입고 10대로 위장해 잠입취재까지 하는 등 집요한 취재정신을 발휘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보도 이후 11개 사업장이 폐장한 것은 물론 사업주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보도의 완결성을 갖춘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와 경향신문의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보도는 한마디로 복지의 사각지대를 심도 있게 잘 짚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취재의 성격상 섭외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이나 비수급 빈곤층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끈기와 집요함이 돋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 전국의 117개 기관의 도움을 받은 과정과 12가구와의 깊이 있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고 특히 복지 담당 공무원 106명과 전문가 37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실적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을 구현한 보도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내러티브 방식의 기사로 가독성을 높인 점도 호의적인 평을 얻었다.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보도는 관점과 시각을 달리하면 얼마나 참신하고 의미 있는 기획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다. 흔히 ‘옷’ 하면 예쁘다, 멋지다, 어울린다 등의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나 고정관념을 넘어 노동자가 입는 옷을 통해 안전, 건강, 계급, 차별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신속하게 보도한 연합뉴스의 보도가 없었다면 과연 해병대원 사망 사건은 지금쯤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는 그런 가정에 따른 아찔함을 처음부터 제거해준 매우 중요하고 값진 현장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허리까지 차올라 흐르는 급류에 무리하게 들어가 수색하다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했고 특히 구명조끼 미착용 사실을 해병대원들의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3개 출품작 중 국제신문의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이라는 광역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도시와는 괴리된 특이한 주거지인 ‘물만골’이라는 마을 공동체에 대해 기자가 직접 주민으로 생활하면서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을 9차례에 걸친 생생한 기획보도로 잘 풀어낸 기사다. 이른바 참여 관찰형 저널리즘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