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국회의원과 국방부 전 대변인의 폭로, 그리고 대통령실의 고발. 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고 반년간 이뤄진 팽팽한 진실게임, 바로 ‘역술인의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입니다.
관저를 옮기는 과정에 민간인이자 역술인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것으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부승찬 전 대변인에게 들은 내용을 토대로 주장하면서 처음 알려졌습니다. 이후 언론이 보도를 이어나가자, 대통령실은 “천공은 공관에 온 적 없다”며 부 전 대변인과 김 의원은 물론 기자들까지 고발하며 적극 부인했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6개월이 되도록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수 언론사의 취재에도 경찰은 ‘CCTV에 천공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답만 내놓았습니다.
이 의혹은 자칫 사인의 ‘국정농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터라 반년간 정국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느 한쪽도 거짓말을 한다고 믿기 어려운 ‘책임 있는 자’들의 대립 속에, 국민들은 해답을 찾지 못하고 수수께끼 놀이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던 중 KBS 취재팀은 지난 7월 21일 수수께끼의 답을 내놨습니다. 대통령 관저 후보지이던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지난해 3월 방문한 인물은 천공이 아니라 풍수지리가이자 관상가인 백재권 씨였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백 씨는 천공처럼 수염을 길게 기른 외모라, 최초 군 보고자들이 세간에 유명한 천공과 헷갈린 것입니다. 7월 21일부터 31일까지 KBS에서 보도한 기사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단독] 경찰, 천공 아닌 ‘제2의 풍수학자’ 尹 관저 후보지 방문 확인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29784
[단독] 경찰 “천공 아닌 다른 풍수학자가 관저 후보지 답사”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29807
[단독] 천공 아닌 다른 풍수학자가 관저 후보지 답사…수사 어떻게?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29919
다른 풍수학자, 관저 후보지 답사…“대통령실 해명해야”·“이재명도 만나”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30313
백재권 조사 없이 마무리 수순…“명예훼손 송치 검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31576
경찰 “육참총장 공관에 천공 아닌 백재권 방문 관련 법리 검토 중”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36748
취재를 시작한 시점은 경찰이 공관 CCTV를 전수 분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약 3개월 전입니다. ‘관저를 방문한 것은 천공이 아닌 백재권이다’라는 정보를 입수한 취재팀은 이번 취재가 그동안 보도됐던 의혹을 풀어내고, 새로운 국면을 열 수 있는 분기점이라고 판단해 집중 취재에 나섰습니다. 취재팀은 곧 경찰 등 사정기관은 물론 사건 관계자를 다수 취재해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크로스체킹은 난관이었습니다.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경찰 보고라인에게 확인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끝끝내 백 씨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을 해 줄 수 없다”고 일관했습니다. 그리고선 “명예훼손 수사에서 중요한 것은 천공이 왔냐 안 왔냐”라며 “다른 사람이 왔는지 여부는 수사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수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나마, 경찰이 명백하게 부인하지 않은 것만은 취재 성과였습니다.
결국 취재팀은 백 씨를 직접 만나 사건의 진실을 듣기로 했습니다. 폭염과 폭우 속에 백 씨와의 숨바꼭질은 지난했습니다. 백 씨는 몇 달 전 첫 통화에서 취재팀이 기자라고 밝히자, 황급히 끊어버리고는 더 이상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백 씨의 광화문 사무실에 몇 주일간 뻗치기를 했지만 단 한 번도 모습을 비추지 않았습니다.
등기상 흔적이 없는 백 씨의 집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수소문 끝에 백 씨의 용산구 자택을 특정했습니다. 직접 찾아가 물었더니 처음에는 백 씨 본인의 자택이 맞는다고 하더니, 기자 신분을 밝히자 “그런 사람 모른다”는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이며 회피했습니다. 이후 다시 백 씨를 만나기 위해 일주일간 백 씨의 자택을 찾았지만 백 씨는 집을 비우고 귀가하지 않았습니다. 백 씨를 대면한 건 자택과 사무실 양쪽을 동시에 뻗치기하고 나서였습니다. 결국 사무실에서 백 씨를 맞닥뜨렸지만 백 씨는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취재팀은 당시 백 씨와 함께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과 김용현 경호처장에게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반론을 듣는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이들도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의혹을 부인하지도 않았습니다.
수많은 확인 과정에 다시 한 번 팩트를 결국 확인했고, 기사화를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고 판단한 취재팀은 이 사실이 부승찬 씨와 관련한 경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취재했습니다. 천공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경위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점 등을 토대로 실제 부 전 대변인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선 어떤 과정 등이 필요한 것인지 취재했습니다.
백 씨가 민간인 신분임에도 어떻게 그곳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또 자문료 등의 비용 지불 여부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백 씨가 칼럼을 통해 풍수지리적으로 용산이 명당이라고 주장해온 점, 윤석열 대통령의 관상이 100년에 한 번 나오는 관상이라며 대통령 당선을 예언한 점, 대통령 취임식에 공식 초청을 받은 점, 이재명 대표 부부와도 만났던 점 등도 취재해 기사에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발굴하는 과정이었기에, 수차례 확인을 거쳤습니다. 처음 입수한 정보를 받아적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과 사건 관계자들에게 계속해서 사실을 되물었습니다.
또, 수사기관의 말 전하기가 아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꾸준히 현장 취재했습니다. 수개월 전 백재권 씨와 통화했던 내용뿐만 아니라 ‘정확한 팩트’를 토대로 대화하기 위해 전화와 문자, 텔레그램 등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고, 백 교수의 사무실과 집 주소 등도 현장을 뛰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취재해나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윤한홍 의원 등도 만나기 위해 국회와 각종 사무실 등을 다니며 취재해 본인의 주장을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보도 이후 모든 언론사가 해당 기사를 받아 보도했습니다. MBC 등 지상파를 비롯한 종합편성채널 대다수가 메인 뉴스에서 기사 내용을 다뤘습니다. 취재 경쟁도 일면서 타 언론사에서 8건의 단독 기사가 생산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중앙미디어그룹 회장과 사석에서 만났을 때 백 씨가 함께 있었다는 점도 타사의 후속 보도로 밝혀졌습니다.
지면 매체들도 KBS 보도와 정치권 공방 등을 보도했습니다. 특히, 진보 언론이 사설과 칼럼을 낸 것을 물론([사설]용산 관저 이전, ‘풍수가 개입’ 등 비정상 전모 밝혀야/한겨레), 보수 언론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모두 칼럼을 통해 해당 의혹으로 대통령실과 경찰을 비판했습니다.(조선일보/[이한우의 간신열전] [194] 혹(惑), 동아일보/[송평인 칼럼]불편한 대통령, 중앙일보/[최현철의 시시각각] 선택적 정보 공개와 거짓말 사이)
미디어비평 언론은 KBS 보도의 파장을 따로 다루는 한편, KBS 보도 전 대통령실과 경찰이 왜 사실을 숨겼는지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미디어오늘/관저 후보지 답사, 천공 아닌 다른 풍수학자" KBS 보도 파장, 미디어오늘/KBS 보도 전 백재권 공관 방문 사실은 왜 숨겼나, 미디어스/대통령실, 천공 아닌 풍수지리가는 괜찮다?)
이 밖에 타 매체 반향은 별도 첨부하겠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대통령 관저 선정에 역술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의 본질은 자격 있는 공인이 아닌, 사인이 국정에 관여했다는 것입니다. 천공과 별개로 풍수가 백재권 씨라는 또 다른 민간인이 관저 선정 등에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알릴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대통령 관저 선정은 청와대 용산 이전과 맞물리는 국가 중대사입니다. 그간 청와대 용산 이전을 두고 대통령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졸속 추진됐다는 비판을 제기돼왔습니다. KBS 보도로 다양한 비판 중 적어도 한 명의 민간인이 이전 과정에 개입했다는 점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아울러 권력기관과 수사기관이 진실을 얼마나 선택적으로 공개하는지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최초 의혹이 제기됐을 때 천공이 아니라 백 씨가 갔다고 정정해줬으면 깔끔히 해결됐을 것을, “천공은 안 갔다” 식의 선택적 공보로 사회적 비용과 수사력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게 했습니다. 보도 이후에도 대통령실과 경찰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풍수가 백재권의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관저를 풍수전문가가 정해주다니 지금이 조선시대입니까?’라는 제목의 비판 논평을 시작으로, 국민의힘과 수차례 공방 논평을 생산했습니다.
각종 방송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단골 토론 주제가 됐으며, 이 이슈로 여론조사까지 시행됐습니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와 ‘여론조사 꽃’은 각각 국민들 10명 중 6명이 백 씨의 관저 선정 개입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KBS 보도 이후에도 여전히 의혹이 꼬리를 물고 정치권과 경찰, 군, 언론 등이 서로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는 진실 확인을 위해 취재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 윤리강령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반론 신청 및 언론중재위 제소, 고소, 고발 제기 등 관련 사항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5회 전체 총평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6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가장 많은 출품작이 경쟁을 벌인 결과 4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문은 취재보도1부문이었다. 2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한국경제신문의 「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교권이 무너졌다」, 그리고 SBS의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등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선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보도는 LH 아파트 부실시공 이면에 LH의 오래된 관행인 ‘전관특혜’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난 인천 검단아파트와 경기도 남양주 아파트가 모두 LH가 발주한 아파트라는 사실에 착안해 사태의 이면을 파헤쳤고 결국 LH가 공개한 철근 누락 15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감리업체가 ‘전관업체’였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특히 전관 감리 회사가 부실시공으로 4년 동안 6차례나 벌점을 받고도 LH 사업을 계속 수주한 사실을 고발해, 부실시공의 고질적 원인인 ‘전관특혜’를 근절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이초 교사 비극… 교권이 무너졌다」 보도는 단순 발생 사건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사안을 놓치지 않고 보도해 사회적 의제로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수만 명의 교사들이 집회와 시위를 통해 생존과 교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교육당국은 관련법 제·개정을 발표하는 등 교권 강화를 향한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 냈다. 교권 침해와 붕괴라는 심각한 실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크게 환기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보도는 디스코팡팡이라는 놀이시설에서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은밀하게 자행돼온 범죄를 세상 밖으로 드러낸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기자가 직접 교복을 입고 10대로 위장해 잠입취재까지 하는 등 집요한 취재정신을 발휘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보도 이후 11개 사업장이 폐장한 것은 물론 사업주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보도의 완결성을 갖춘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와 경향신문의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보도는 한마디로 복지의 사각지대를 심도 있게 잘 짚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취재의 성격상 섭외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이나 비수급 빈곤층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끈기와 집요함이 돋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 전국의 117개 기관의 도움을 받은 과정과 12가구와의 깊이 있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고 특히 복지 담당 공무원 106명과 전문가 37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실적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을 구현한 보도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내러티브 방식의 기사로 가독성을 높인 점도 호의적인 평을 얻었다.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보도는 관점과 시각을 달리하면 얼마나 참신하고 의미 있는 기획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다. 흔히 ‘옷’ 하면 예쁘다, 멋지다, 어울린다 등의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나 고정관념을 넘어 노동자가 입는 옷을 통해 안전, 건강, 계급, 차별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신속하게 보도한 연합뉴스의 보도가 없었다면 과연 해병대원 사망 사건은 지금쯤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는 그런 가정에 따른 아찔함을 처음부터 제거해준 매우 중요하고 값진 현장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허리까지 차올라 흐르는 급류에 무리하게 들어가 수색하다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했고 특히 구명조끼 미착용 사실을 해병대원들의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3개 출품작 중 국제신문의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이라는 광역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도시와는 괴리된 특이한 주거지인 ‘물만골’이라는 마을 공동체에 대해 기자가 직접 주민으로 생활하면서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을 9차례에 걸친 생생한 기획보도로 잘 풀어낸 기사다. 이른바 참여 관찰형 저널리즘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