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본지는 지난 5월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한국위) 복수의 내부자로부터 “한국위는 유엔의 공식 인가를 받은 국가위원회가 아니다”라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제보 내용을 믿기 어려웠습니다. 한국위의 위상은 이미 대통령과 정부 여당으로 인해 사실상 공인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한국위는 2019년 11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대한 출범식을 열었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유엔 해비타트 최초로 단일 국가위원회가 한국에 탄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각 부처 장관과 여당 의원들도 참석해 한국위 출범을 축하했습니다. 한국위는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유엔 해비타트 본부는 한국위를 세계 최초의 국가위원회로 승인해 줬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위는 실제로 정상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한국위는 여러 기업과 협약을 맺고 국내외 공익사업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또 행사를 열 때면 유엔 엠블럼을 부착해 자신들을 소개했습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한국위 활동 사실을 경력으로 적시해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습니다. 제보를 받고도 한국위에 대한 문제의식을 쉽게 느끼지 못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제보를 받은 이상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기로 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본지는 지난 5월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에게 메일을 보내 ‘유엔과 한국위의 관계’ 등에 대해 알고 싶다고 질의했습니다. 대변인은 유엔 해비타트 본부와 이야기를 해보라며 유엔 해비타트 본부 관계자를 소개해 줬습니다. 본지는 해당 관계자에게 메일로 문의했고, 관계자로부터 통화하고 싶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며칠 후 관계자와 화상통화가 성사됐고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났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유엔 해비타트 본부는 유엔 사무국에 불과해 국가 수준의 조직 인가를 하지 않습니다. 유엔 총회 결의안에 따라 국가위원회를 규정하는 유니세프, 유네스코 등과 달리 유엔 해비타트는 이와 관련된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대한민국 정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고 이름 등은 모두 한국이 제안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관계자는 또 유엔 해비타트 본부와 한국위의 관계에 대해 “아직 논의 중”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공식 출범을 위해서라면 유엔 해비타트 본부와 △서신 교환 △국가 승인 △공식 출범 등 세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한국위는 아직 ‘서신 교환’ 단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본지는 한국위 관계자들과 만나 유엔 해비타트 본부 측 답변을 제시하며 입장을 물었습니다. 한국위 측은 “우리가 국가위원회를 쓰는 건 유엔 해비타트와 상관이 없다”라며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또 “국가위원회를 쓸 때도 있고 쓰지 않을 때도 있다”라고 까지 말했습니다. 결국 ‘유엔 해비타트 최초 단일 국가위원회’ ‘유엔 해비타트 본부의 국가위원회 승인’ 등은 모두 거짓이었던 셈입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위가 그간 행사를 진행하며 유엔 엠블럼을 부착한 행위는 국제 조약 위반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유엔 총회 결의안에 따르면 유엔 로고, 엠블럼 등은 유엔 사무총장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위 측은 “앞으로 유엔 측에 요청을 보내겠다”라며 유엔 엠블럼 무단 사용을 인정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위의 위상은 상당했습니다. 한국위가 끌어모은 기부금 규모가 이를 방증합니다. 한국위는 2019년 출범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관통하면서도 3년 만에 44억 원 규모의 기부금을 모았습니다.
기부금 출처는 대부분 공기업, 대기업, 금융회사 등이었습니다. 기업들의 기부 행위는 자체적으로도 매우 엄격하게 이뤄집니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여러 취재원은 한국위가 유엔을 앞세운 데다, 출범 당시 정부 여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기에 방대한 기부금을 받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쉽지 않은 취재였습니다. 한국위는 당시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여당의 관여가 있던 단체였습니다. 게다가 한국위는 유엔과 그 산하 유엔 해비타트를 앞세워 수년간 활동했습니다. 자칫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신중하고 꼼꼼하게 취재했습니다. 취재 기간만 80일이 넘었습니다. 유엔 총회 결의안을 비롯한 국제 조약을 전문가와 함께 따져보고, 유엔 해비타트 본부 관계자와 통화한 내용을 정확하게 번역했는지, 과거 이와 비슷한 국내외 사례가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폈습니다.
취재 인원은 모두 3명으로 현장취재, 자료 분석, 기사 작성 등에 모두 참여했습니다. 제보자와는 특별한 이해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보도 및 타 보도 표절 사항은 없습니다. 그동안 한국위 활동과 관련한 단편적 기사는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지만, 한국위의 실상이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본지 취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본지는 이번 보도 이후 후속 취재([단독 그 후]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지워지는 흔적들)를 보도해 추가로 드러나는 진실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추적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위에 기부했던 기업 등은 본지 보도 이후 한국위에 협약 종료를 통보하거나 기부금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주택토지공사(SH)는 지난 2020년부터 한국위와 ‘SH어반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을 공동주최했지만, 앞으로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위 측에 따르면 몇몇 기업 등은 한국위에 후원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인 기업명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한국위에서 활동했던 일부 국회의원들은 포털 프로필에 관련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이들은 ‘한국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21대 총선 출마 당시 이를 경력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하지만 본지 보도가 있던 날 포털 프로필에서 한국위 이력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등에서는 본지 보도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보도 이후 한국위는 홈페이지를 폐쇄했습니다. 현재 한국위 홈페이지에는 ‘현재 사이트 준비 중입니다’라는 문구 외에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없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5회 전체 총평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6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가장 많은 출품작이 경쟁을 벌인 결과 4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문은 취재보도1부문이었다. 2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한국경제신문의 「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교권이 무너졌다」, 그리고 SBS의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등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선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보도는 LH 아파트 부실시공 이면에 LH의 오래된 관행인 ‘전관특혜’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난 인천 검단아파트와 경기도 남양주 아파트가 모두 LH가 발주한 아파트라는 사실에 착안해 사태의 이면을 파헤쳤고 결국 LH가 공개한 철근 누락 15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감리업체가 ‘전관업체’였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특히 전관 감리 회사가 부실시공으로 4년 동안 6차례나 벌점을 받고도 LH 사업을 계속 수주한 사실을 고발해, 부실시공의 고질적 원인인 ‘전관특혜’를 근절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이초 교사 비극… 교권이 무너졌다」 보도는 단순 발생 사건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사안을 놓치지 않고 보도해 사회적 의제로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수만 명의 교사들이 집회와 시위를 통해 생존과 교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교육당국은 관련법 제·개정을 발표하는 등 교권 강화를 향한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 냈다. 교권 침해와 붕괴라는 심각한 실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크게 환기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보도는 디스코팡팡이라는 놀이시설에서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은밀하게 자행돼온 범죄를 세상 밖으로 드러낸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기자가 직접 교복을 입고 10대로 위장해 잠입취재까지 하는 등 집요한 취재정신을 발휘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보도 이후 11개 사업장이 폐장한 것은 물론 사업주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보도의 완결성을 갖춘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와 경향신문의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보도는 한마디로 복지의 사각지대를 심도 있게 잘 짚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취재의 성격상 섭외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이나 비수급 빈곤층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끈기와 집요함이 돋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 전국의 117개 기관의 도움을 받은 과정과 12가구와의 깊이 있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고 특히 복지 담당 공무원 106명과 전문가 37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실적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을 구현한 보도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내러티브 방식의 기사로 가독성을 높인 점도 호의적인 평을 얻었다.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보도는 관점과 시각을 달리하면 얼마나 참신하고 의미 있는 기획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다. 흔히 ‘옷’ 하면 예쁘다, 멋지다, 어울린다 등의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나 고정관념을 넘어 노동자가 입는 옷을 통해 안전, 건강, 계급, 차별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신속하게 보도한 연합뉴스의 보도가 없었다면 과연 해병대원 사망 사건은 지금쯤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는 그런 가정에 따른 아찔함을 처음부터 제거해준 매우 중요하고 값진 현장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허리까지 차올라 흐르는 급류에 무리하게 들어가 수색하다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했고 특히 구명조끼 미착용 사실을 해병대원들의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3개 출품작 중 국제신문의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이라는 광역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도시와는 괴리된 특이한 주거지인 ‘물만골’이라는 마을 공동체에 대해 기자가 직접 주민으로 생활하면서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을 9차례에 걸친 생생한 기획보도로 잘 풀어낸 기사다. 이른바 참여 관찰형 저널리즘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