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ㅇ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ㅇ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평소 알고 지내던 택시기사님으로부터 늦은 시간 연락을 받았습니다. 운행을 하다 젊은 여성으로부터 황당한 일을 당했다는 제보였습니다. 다음날 직접 만나 확인해보니. 20대로 보이는 여성이 60대 택시기사에게 자신의 신체를 만져달라고 요구하며, 이를 거부하자 기사의 팔을 잡아당기는, 믿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자주 벌어지는 일이 아닌 만큼, 기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기사는 분명 여성을 명확히 거부했고, 여성은 이를 무시하고 신체 접촉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가 특정 성별이나 나이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변호사의 자문을 통해 해당 행위가 성추행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택시기사들을 수소문한 결과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는 다른 기사의 증언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 수사가 이뤄지진 않은 상태지만 범행 영상이 명확하다는 판단 하에 보도가 결정됐습니다.
보도가 나가자 큰 반향과 많은 매체의 받아쓰기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경찰 수사도 시작돼 여성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수일이 지나도록 경찰은 여성의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찰로부터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cctv와 동선 파악이 어렵다는 무심한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그 순간 첫 번째 리포트 인터뷰 도중 택시기사가 ‘사건 당일 경찰서를 찾은 적이 있다’고 말한 부분이 생각났습니다. 기사는 당시 이 사건을 당하고 이상함을 느껴서 경찰서를 찾았지만 “경찰관은 당신이 성범죄자로 고소당하진 않을 것”이라며 피해 구제는커녕 기사의 가해자 여부만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만일 경찰이 민감한 성인지감수성으로 택시기사의 성범죄 사건 처리를 도왔다면 신속하게 범인이 잡혔을 수도 있었던 겁니다.
택시기사의 말을 경찰에 확인해봤습니다. 경찰은 기사가 사건 당일 파출소를 찾은 건 맞지만, 성추행 사건 고소 여부를 안내했다며 기사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경찰의 반박을 전하니 기사 역시 강하게 노발대발하며 그제야 10분짜리 동영상 하나를 제게 보내줬습니다. 사건 당일 파출소에 방문할 당시의 정황이 담긴 영상이었습니다. 영상 속에서 경찰관은 블랙박스 영상을 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다가 결국 호탕하게 웃었고 “잘못하면 넘어가버렸겠는데요?” 라고 말했습니다. 기사는 이미 사건이 기사화돼 큰 부담을 느낀다며 해당 영상까지는 송출하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좁은 지역사회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사의 요구를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해당 영상을 통해, 적어도 ‘경찰이 피해구제를 하지 않고 가해자 여부만 판단했다’는 기사의 말이 진실임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경찰의 미진한 성인지감수성과 미온적인 초동조치를 지적하는 기사가 나갔습니다. 그리고 기사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범인이 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마침 해당 보도가 나갈 당시 택시기사를 상대로 한 폭력범죄가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기 힘든 끔찍한 사건들 모두 블랙박스 영상이 있었기에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만일 블랙박스 없이 이 사건을 접했다면, 저 역시 선뜻 기사의 말을 믿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리고 현장 취재를 통해, 여수의 경우엔 얼마 전 여수시가 자체 비용을 들여 택시 블랙박스 설치를 지원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는 결국 지자체마다 블랙박스 설치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데, 역시 알아보니 택시는 버스와 달리 대중교통으로 분류되지 않아 법적으로 블랙박스 설치나 촬영을 해야 할 의무가 없었습니다. 블랙박스 촬영이 불법은 아니라 하더라도, 영상 속 승객처럼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를 대며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요구했을 때, 이를 거절할 법적 근거가 없었던 겁니다. 만일 이 기사가 여성의 요구대로 블랙박스를 껐다면, 그 어떤 대응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이에 따라 택시 블랙박스가 법적 사각지대에 있다는 리포트를 완성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제보자 보호를 위해 모습을 블러 처리 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직접 현장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으며, 사건 자체가 충격적이었던 것 만큼 저희 보도 이후 수를 헤아리기 힘든 수많은 매체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SBS, 연합뉴스, 뉴스1, 뉴시스, 남도일보 등..) 그리고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김현정의 뉴스쇼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해당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또 블랙박스 단독입수 리포트였기에 타 매체 모두 저희 회사명을 출처로 남기며 자료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젊은 여성으로부터의 추행이라는 믿기 힘든 사건을 보도함으로서, 택시기사를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또한 경찰의 미진한 성인지감수성과 초동대응을 지적해 신속한 수사와 범인 검거를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택시가 의외로 블랙박스의 법적 사각지대라는 점을 강조하며 택시기사 안전 보호의 필요성을 환기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 기사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는 민감한 성인지감수성입니다. 나이와 성별이라는 요소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중장년 남성을 성추행한 젊은 여성의 사건을 설득력 있게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 경찰이 파출소를 찾아온 기사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서만 바라보며 성별 고정관념에서 비롯한 미흡한 초동조치를 보였다는 리포트 역시, 예민한 성인지감수성을 발휘했기에 가능했던 리포트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5회 전체 총평
제39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76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가장 많은 출품작이 경쟁을 벌인 결과 4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부문은 취재보도1부문이었다. 2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한국경제신문의 「서이초 교사 극단적 선택...교권이 무너졌다」, 그리고 SBS의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등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선 「LH 부실시공과 전관특혜」 보도는 LH 아파트 부실시공 이면에 LH의 오래된 관행인 ‘전관특혜’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난 인천 검단아파트와 경기도 남양주 아파트가 모두 LH가 발주한 아파트라는 사실에 착안해 사태의 이면을 파헤쳤고 결국 LH가 공개한 철근 누락 15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감리업체가 ‘전관업체’였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특히 전관 감리 회사가 부실시공으로 4년 동안 6차례나 벌점을 받고도 LH 사업을 계속 수주한 사실을 고발해, 부실시공의 고질적 원인인 ‘전관특혜’를 근절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이초 교사 비극… 교권이 무너졌다」 보도는 단순 발생 사건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사안을 놓치지 않고 보도해 사회적 의제로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도 이후 수만 명의 교사들이 집회와 시위를 통해 생존과 교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교육당국은 관련법 제·개정을 발표하는 등 교권 강화를 향한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 냈다. 교권 침해와 붕괴라는 심각한 실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크게 환기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직적 강매·성매매 강요” 디스코팡팡 실태 폭로」 보도는 디스코팡팡이라는 놀이시설에서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은밀하게 자행돼온 범죄를 세상 밖으로 드러낸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기자가 직접 교복을 입고 10대로 위장해 잠입취재까지 하는 등 집요한 취재정신을 발휘했다는 점을 심사위원들은 높게 평가했다. 보도 이후 11개 사업장이 폐장한 것은 물론 사업주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보도의 완결성을 갖춘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와 경향신문의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보도는 한마디로 복지의 사각지대를 심도 있게 잘 짚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취재의 성격상 섭외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이나 비수급 빈곤층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끈기와 집요함이 돋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정부 기관과 지자체 등 전국의 117개 기관의 도움을 받은 과정과 12가구와의 깊이 있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고 특히 복지 담당 공무원 106명과 전문가 37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실적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을 구현한 보도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내러티브 방식의 기사로 가독성을 높인 점도 호의적인 평을 얻었다.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보도는 관점과 시각을 달리하면 얼마나 참신하고 의미 있는 기획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다. 흔히 ‘옷’ 하면 예쁘다, 멋지다, 어울린다 등의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나 고정관념을 넘어 노동자가 입는 옷을 통해 안전, 건강, 계급, 차별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모두 13편이 출품된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신속하게 보도한 연합뉴스의 보도가 없었다면 과연 해병대원 사망 사건은 지금쯤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보도는 그런 가정에 따른 아찔함을 처음부터 제거해준 매우 중요하고 값진 현장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허리까지 차올라 흐르는 급류에 무리하게 들어가 수색하다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했고 특히 구명조끼 미착용 사실을 해병대원들의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마지막으로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3개 출품작 중 국제신문의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이라는 광역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도시와는 괴리된 특이한 주거지인 ‘물만골’이라는 마을 공동체에 대해 기자가 직접 주민으로 생활하면서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을 9차례에 걸친 생생한 기획보도로 잘 풀어낸 기사다. 이른바 참여 관찰형 저널리즘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