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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회 (2026년 2월)

수상작 7편 · 출품 후보작 4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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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7편

심사평

제426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서 후보작 53편이 경쟁했다. 평소보다 출품작 수는 적었으나, 굵직한 보도가 많아 심사위원들을 고심케 했다. 특히 지역 언론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이번 회 수상작 총 7편 중 3편이 지역 언론 보도였다. 여느 때처럼 경쟁이 치열했던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후보작 11편 중 CBS의 <약물 연쇄살인>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이라는 사건 자체만으로도 사회적 관심이 집중됐는데, CBS의 보도는 강북 지역에서 잇따라 터진 20대 남성 변사 사건이 단편적인 사건이 아닐 수 있다는 의문에서 출발해 경찰의 수사 방향을 조기에 바꾸는 계기가 됐다. CBS의 보도는 경찰과 유족 등을 다각도로 취재하고, 경찰 수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보도 시점을 정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7편이 경쟁한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MBC경남의 <“1년이 364일?” 대통령도 분노한 공공기관 꼼수계약> 보도와 KBS부산의 <‘이착륙 경로’에 해상풍력…“모르고 허가”>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MBC경남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1년 단기 계약직을 채용하면서 퇴직금 지급 의무를 피하려 의도적으로 ‘1월1일을 제외한 364일 계약’을 체결해 온 실태를 보도한 데 이어 여타 공공기관들에서도 비슷한 일이 관행처럼 자행되고 있는 점을 지적해 대통령 메시지와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까지 이끌어낸 수작이었다. 정부가 가덕도신공항 활주로 인근에 건립을 허가한 풍력발전기가 항공기 이착륙 경로와 겹친다는 내용을 다룬 KBS부산의 보도는 ‘부처 간 칸막이’ 탓에 행정기관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위험을 선제적으로 밝혀낸 점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보도 이후 국토교통부가 진상 파악에 나서면서 자칫 항공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었던 상황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심사에서는 “지역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보여준 보도”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하나의 자산으로 자리 잡은 요즘, 3대 사정기관으로 불리는 검찰, 경찰, 국세청이 압수물로 보관 중이던 수십~수백억원대 코인을 잇달아 분실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경제보도부문 수상작인 JTBC의 <니모닉의 비밀: 3대 사정기관 코인 관리 실태 추적> 보도는 사정기관들의 부실 관리 실태를 지적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술적, 구조적으로 어떤 부분이 취약점이었는지를 상세히 짚어 당국이 경각심을 갖게 만든 보도였다. 출품작 11편을 두고 심사위원들이 치열하게 논의했던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계엄과 검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981년 신군부의 검열로 삭제된 자사 기사 원고 300여 건이라는 소재 자체만으로도 언론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심층 인터뷰와 사진, 영상, 인터랙티브 콘텐츠, 미니다큐 등으로 다양하게 보도한 노력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2026년 예산 회의록 전수분석>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해당 보도는 정국 혼란으로 예산 심의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방대한 회의록을 꼼꼼히 분석해 ‘권력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회 심의 시간의 제도적 한계를 지적하고 해외 사례를 통한 대안을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이러한 노력은 결과적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예산에 대한 정부의 문제 인식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이끌어내는 성과로 이어졌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경인일보 <의원님의 쌈짓돈?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대해부> 보도는 지역 일꾼을 뽑는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의원의 ‘쌈짓돈’처럼 여겨져 온 특별조정교부금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선 “지역 정가에 경각심을 일깨운 보도”, “동료 기자들의 눈길을 끈 보도”라는 의견이 나왔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들과 함께 다른 지역 언론과 기자들에게 취재 의욕을 고취하고, 새로운 취재 아이템 발굴을 도울 수 있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환경미화원 임금 실태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경향신문 우혜림
방첩사 블랙리스트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JTBC 유선의*·박사라*·김필준·조해언·윤정주
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 대외비 문건’ 입수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동아일보 조동주·이승우*·조권형*·허동준
국립 인천대, 입시도 채용동 공정성 논란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MBC 박진준*
색동원 성폭력 의혹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중앙일보 변민철*
신천지 ‘윤석열 당선 축하파티’ 녹취 및 정교유착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JTBC 정해성·이자연·김영민·윤정환
전두환·노태우 사진 軍에서 사라진다…김용현도 '퇴출' 가능성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이데일리 김관용
멈춰선 검찰 수사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이투데이 박일경·조소현·박진희*
‘2차 특검 추천’ 대통령 질타 및 당청 균열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MBC 홍신영*·정상빈*
주한미군 서해 출격…美中 전투기 대치
후보 1-11 취재보도1부문 MBC 손하늘*
러시아에 납치됐던 우크라이나 소년 인터뷰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한국일보 정승임
일상 속으로, K관광 2000만 시대
후보 2-02 취재보도2부문 한국일보 한국일보 K관광 특별취재팀
농업과의 공존, 영농형태양광
후보 2-03 취재보도2부문 머니투데이 권다희·최지은
세금으로 놓은 개인섬 다리....20년 묵은 특혜
후보 3-01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김수윤·이민재*·정창욱
‘외국인 처녀 수입’ 발언 논란…전남 이주민 차별 현실
후보 3-03 지역 취재보도부문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박기웅*·이현행*
구청에 몰래 차린 부산 북구청장의 ‘쑥뜸방’
후보 3-04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임동우
법 해석 혼선 드러낸 세정아울렛 자율상권구역 지정
후보 3-05 지역 취재보도부문 뉴스1 광주전남본부 이수민*
춘천고 독서회 사건 가혹한 일제 판결문 84년만에 공개
후보 3-06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일보 손지찬
빗썸 비트코인 오입금 사태
후보 4-01 경제보도부문 데일리안 황지현
대한상의, 엉터리 상속세 이민 통계 인용
후보 4-02 경제보도부문 일요신문 김민호*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
후보 4-04 경제보도부문 일요신문 정동민
수익 구조 불투명한 이마트24, ‘제2피자헛’ 되나 3無라더니…슬그머니 ‘깜깜이 차액가맹금’
후보 4-05 경제보도부문 매일경제신문 노승욱
경제지 기자 선행매매 의혹 및 윤리 지침 발표
후보 4-06 경제보도부문 KBS 송수진·임현식
벼랑 끝 벤처 생태계 및 재도전 기업
후보 4-07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진용·김예솔·박우인·류석 박진용·김예솔·박우인·류석
대기업 우유 불법유통
후보 5-01 지역 경제보도부문 제주CBS 고상현*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후보 6-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서울신문 사회1부 법조팀
AI데이터센터의 그림자
후보 6-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투데이 조해수*·최민준·김홍찬·김태훈*
마지막 다이빙-조세이 탄광 유골 수습 잠수사들의 이야기
후보 6-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IN 전혜원*·최한솔*
교도소 담장 위의 2030
후보 6-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AI와의 위험한 대화
후보 6-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김판·김지훈*·이강민
빨라진 호모 라보란스의 종말
후보 6-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경제신문 양철민·양종곤*·김창영*
장기기증 켐페인: 이어진 숨, 피어난 삶
후보 6-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경제신문 안경진·박지수
[정신건강 사각지대] 유명무실 정신질환자 강제입원심사 진술권
후보 6-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연합뉴스 권지현
무재해2.0 선진국을 가다
후보 6-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경제신문 최예빈·곽은산·신유경
돈 벌이에 포획된 지방의회
후보 6-1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중앙일보 지방의회 비즈니스팀
약을 끊는다는 것에 관하여
후보 7-02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황현택*·오광택
'폭력'에 가려진 상처..교정 의료의 구멍에 주목하다
후보 7-03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안희재·권민규
‘안전한국’ 가야할 길은…스웨덴 사례 집중 조명
후보 7-04 기획보도 방송부문 연합뉴스TV 신선재
내란 재판 44회 연재’ 「피고인 윤석열
후보 7-05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이화진·이호준*·신현욱
캄보디아 지옥의 재구성
후보 7-06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김수정*
100년 전통 충장로상권, ‘광주의 심장’이 식어간다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광주일보 윤준명
민선자치 30년, 우리 지역 재정 성적표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기일보 황호영·김지혜·오민주·부 이호준*·황호영·김지혜*·오민주·부석우
무너진 도로 민주주의, 공존 해법을 묻다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무등일보 이삼섭·강승희
제설제의 비밀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최한솔*·박은성*
공무원 엉터리 해외 출장…7년 만의 추적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창원 최진석 최진석·이하우·최현진*·박종권*
‘산업재해 이주노동자’ 테무르의 절박한 호소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목포MBC 안준호·고재필·홍경석 안준호*·고재필·홍경석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7편

약물 연쇄살인 CBS
약물 연쇄살인 CBS 송선교 기자 마지막 피해자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2월 10일 저녁, 영업에 방해가 될까 말을 아끼던 모텔 직원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 몇 시간을 설득한 끝에 들은 첫마디, “여자가 수상하긴 하죠”.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그 여성이 훗날 신상공개까지 이뤄지는 ‘연쇄살인’ 피의자가 될 줄은요. 김소영은 처음부터 살인 혐의를 부인해 왔습니다. 약물을 건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죽을 줄은 몰랐다”는 주장입니다.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습니다. 죽은 자의 말을 대신할 ‘사실’들이 필요했습니다. 김소영의 동선을 따라 밤낮으로 현장을 누볐습니다. 그 과정에서 계획범죄 정황과 추가 피해 사실들을 확인했습니다. 기자로서 취재의 의미와 성취를 느끼는 동시에, 취재를 이어갈수록 사건의 실체가 점차 ‘살인’에 가까워지는 것을 지켜보며 기사 한 줄마다의 책임도 더욱 크게 느꼈습니다. 결국 김소영은 살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생존한 추가 피해자들의 사건도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김소영의 범행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김소영의 진짜 속내까지 알고 있다고는 자신하지 못합니다. 지금도 김소영은 “피해자들이 죽을 줄 몰랐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판단은 법원의 몫입니다. 피해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공정하고 엄정한 판단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이번 취재는 혼자라면 결코 해낼 수 없었습니다. 늘 정확한 판단으로 이끌어주신 김구연 캡과 김태헌 바이스, 그리고 함께 수유동 일대를 누빈 사건팀 김수정·김지은·박인·이원석 기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년이 364일?” 대통령도 분노한 공공기관 꼼수계…
“1년이 364일?” 대통령도 분노한 공공기관 꼼수계약 MBC경남 이선영 기자 365일 중 사라진 '하루' 환경부 소속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채용 계약은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쉬는 1월 1일을 제외한 1월 2일부터 계약을 체결한 건데, 단 하루의 공백으로 근로자는 1년 치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 '364일'의 굴레에 갇혔습니다. 타 기관에 문의했을 때 역시 "의아하다"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예산 절감을 위해 노동자의 피땀을 가로채는 행태가 국가기관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취재를 결심했습니다. ‘노동 도둑질’ 대통령실 발언에도.. 첫 보도 이후 사안은 '노동 도둑질'이라는 대통령실의 비판과 함께 국가적 의제로 부상했습니다. 대통령은 직접 수차례 공식 석상에서 보도를 근거로 정부부처에게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그럼에도 행정 최일선의 온도는 달랐습니다. 전국 500여 개 공공기관의 공고를 전수 조사한 결과,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을 포함한 다수 기관은 '11개월 계약' 등 대통령이 근절을 지시한 계약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상부의 지시가 현장 가이드라인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관행’ 뒤에 숨겨진 눈물 전국에서 절박한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경남 의령군청에서는 11개월 단위로 계약을 쪼개며 최대 6년 가까이 헌신한 노동자들이 퇴직금 한 푼 없이 일터에서 밀려났습니다. "그렇게 해왔다"는 군청 측의 답변은 무책임했습니다. 계약서를 정밀 분석해 서류상의 숫자와 달리 실질 근로가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공직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고용 윤리의 부재를 고발했습니다. 멈춰있던 관행을 움직인 기록의 힘 보도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낙동강청은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했고, 고용노동부는 재발방지책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의령군은 군수가 직접 근절을 약속하며 책임있는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산불 등 재난 상황 속에서도 취재의 끈을 놓지 않았던 건 계약서상의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삶을 지탱하는 자부심이자 땀의 대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관행 뒤에 숨은 부당함을 찾아내는 일, 상식을 지키기 위한 추적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이착륙 경로’에 해상풍력…“모르고 허가 KB…
‘이착륙 경로’에 해상풍력…“모르고 허가” KBS부산 전형서 기자 보도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비슷했습니다. 인터넷 댓글부터 국회의원까지 ‘황당하다’라고 했습니다. 정부가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를 공항 코앞, 그것도 국제선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자리인 줄 '모르고' 허가했다는 게 상식적이진 않습니다. 1조 6천억 원짜리 이 사업은 한 달 만에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또 입지 선정 제도도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위험을 못 걸러낸 책임은 정부로 무게가 실립니다. 기후부는 해상풍력 허가를 내기 전, ‘공항 건설 부처’인 국토부와는 협의하지 않아 공항과의 연관성을 빠뜨렸다고 했습니다. 내부 지침상 국토부가 협의 부처 목록에 없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신공항과 이 사업 부지가 가깝다는 건 지도만 펴 봐도 알 수 있고, 지역에 대해 조금만 알아봤다면 지나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렇게 해상풍력 허가 체계 자체에 허점이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래도 정부는 문제를 돌아보기보다는, 당장 추진에만 급급해 보입니다. 사업 재검토는 외부에 발표하지도 않았습니다. 군 작전 방해 논란 같은 다른 문제까지 불거져도 정부 부처와 한전 자회사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어느 지역이나 문제 생기는 건 다 마찬가지”라며 넘겼습니다. 2035년까지 해상풍력을 지금의 70배로 늘여야 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작은 걸림돌 하나로만 치부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깁니다. 제아무리 에너지 전환이 중요해도, 그 과정은 정상적이고 상식적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 책임이 정부에 있습니다. 발전기를 하나라도 더 지어 수익을 내는 게 목표인 민간 기업과 정부는 달라야 합니다. 당장 성과를 내려 급급하기보다는, 정말 이 사업이 공익을 위한 건지 뒤돌아봐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당장은, 정부의 시각은 민간 기업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니모닉의 비밀 : 3대 사정기관 코인 관리 실태 추적
니모닉의 비밀 : 3대 사정기관 코인 관리 실태 추적 JTBC 정해성 기자 저희 취재진에게도 낯설었던 ‘니모닉 코드’는 코인 지갑을 복구하는 24개 영어 단어입니다. 실물 지갑이 없어도 이 단어들을 알면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지갑을 여는 ‘마스터키’인 셈입니다. 이 낯선 개념은 경찰, 검찰, 국세청에서 잇따라 발생한 코인 해킹 사건을 푸는 핵심이었습니다. 3대 사정기관 모두 코인 지갑 자체는 잘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접근 권한의 핵심인 니모닉 코드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관리하지도 못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외부인에게 넘겨줬고 국세청은 아예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해킹 양상은 달랐지만 뚫린 이유는 같았습니다. ‘왜 이렇게 쉽게 뚫렸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한 순간 단순한 해킹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정부의 가상자산 관리 실패 문제가 드러난 겁니다. 이번 취재는 이전과 조금 달랐습니다. 누군가를 찾아가고, 설득하고, 문서를 입수하고, 그걸 다시 검증하는 익숙한 방식이 아니라 새롭게 배운 기술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블록체인 기록을 직접 들여다보며 코인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는 취재는 사실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국세청 ‘코인 400만개’ 2번 털렸다…2시간만 ‘원격 탈취’> 보도입니다. 탈취됐던 코인이 다시 국세청 지갑으로 되돌아갔다가 2시간 후 또 다른 지갑으로 세 차례에 걸쳐 이동한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이 기록과 함께 “특별한 해킹 기술은 없는 평범한 투자자”라는 1차 해커의 주장을 경찰과 국세청 양쪽에 확인하며 퍼즐을 맞췄습니다. 이렇게 국세청의 부실한 가상자산 관리 실태가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보도 이후 경찰, 검찰, 국세청이 뒤늦게 사건 경위를 밝혔습니다. 니모닉 코드 등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도 내놨습니다. 그리고 감사원은 주요 기관의 가상자산 압수‧관리 실태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취재에서 가장 오래 고민한 건 낯선 개념과 구조를 시청자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설명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후배 임지은 기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계엄과 검열 한국일보
계엄과 검열 한국일보 홍인택 기자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2024년 겨울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포고문 속 이 문장을 눈여겨 보지 않았습니다. 중무장한 군인들이 국회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광경만으로도 충분히 어안이 벙벙했기 때문입니다. 권력이 계엄으로 언론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알게 된 건, '계엄과 검열' 기획을 취재하면서였습니다. 신군부가 검열한 기사가 전부 워터게이트 특종처럼 권력의 치부를 집어낸 '단독' 이었던 건 아닙니다. 쌀 값이 오르고, 경제 성장율 전망은 어떠며, 어떤 사고로 누가 죽었다는 기사들. 누구라도 그 시절 그 곳에 있었다면 쓸 법한 평범한 기사들도 검열 대상이었습니다. 검열로는 모자랐는지, 군부는 기자들을 분류해 감시했으며 체포하고 고문하고 해직시켰습니다. 그럼에도 저희가 만난 그 시절 한국일보 선배들은 취재했습니다. 군복 차림 검열단원에게 빨간 펜으로 '난도질' 당할 게 뻔해도, 썼습니다. 그렇게 신문에 실리지 못한 기사를 다시 마주했을 때, 젊은 시절 친구를 만난 것처럼 기뻐했습니다. 선배들은 빛을 보지 못한 기사를 실어줘서 고맙다고 했지만, 기자일의 본질을 떠나지 않았던 그들에게 오히려 저희 취재팀이 위로받았습니다. 선배 언론인들께 감사드립니다. 자료를 제보받고 취재팀을 이끈 유대근 선배와 꼼꼼한 취재로 기획을 완성시킨 최나실·최은서 기자, 민경석·박새롬 선배, 박고은·김용식·권준오 PD, 민혜진 디자이너와 문찬웅 개발자, DB저작권팀을 대신해 이 글을 씁니다. 무엇보다 기획의 틀과 방향을 잡아주신 이진희 부장께 감사드립니다. 호외판 발행을 성원해주신 강철원 뉴스룸국장을 비롯한 한국일보 구성원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끝으로 부친의 유품인 삭제 기사를 제보해 46년 만에 독자들에게 배달할 수 있게 해주신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2026년 예산 회의록 전수분석 SBS
2026년 예산 회의록 전수분석 SBS 이경원 기자 대한민국 헌정사, 2025년 만큼 정치 기사가 쏟아졌던 적은 없었습니다. 초유의 계엄과 대통령 탄핵, 그리고 대선까지 대한민국 정치는 극심한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극렬한 진영 갈등 속, 정치 공간은 정책의 공간이 아닌, 게임의 공간이 됐습니다. 우리의 문제 의식은 이 지점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사이, 입법과 더불어 국회 핵심 책무인 '예산 심사'는 별로 다뤄지지 못했습니다. 728조 원, 역대 최대 규모의 슈퍼 예산이었지만, 예산 소식은 매일 같이 나오는 정치권의 경쟁보다 늘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예산 회의록 전수분석은 꼬박 두달이 걸렸습니다. 가정은 현실로 입증됐습니다. 예산 심사의 부실함과 졸속 처리는 예년의 수준을 넘어 정점을 찍었음을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예산 심사 시간은 물리적으로도 짧았습니다. 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 예산 관련 단어 비중이 얼마나 낮게 나타났는지 덧붙였습니다. 예산 감액 논의는 있었지만 증액 논의가 없었고, 국회법에 명시된 표결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회의록 통해 밝혀냈습니다. 대부분의 예산 심사의 결과는 '보류'였고, 결국, 당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의 밀실 합의를 통해 728조 원의 행방이 결정됐습니다. 그 와중에 의원들 개개인의 지역구 챙기기 예산 만큼은 소홀하지 않았다는 점을 양적 데이터로 제시했습니다. 전문가 자문을 통해 제도 개선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국회의 부실 심사와 함께, 언론 역시 책임의 지분이 있음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애썼습니다. 2027년도 예산 심사 만큼은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과제도 남았습니다. SBS 탐사기획팀은 AI를 통해 직접 예산 회의록를 검증하고, 이 방법을 뉴스 수용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었습니다. AI를 통해 누구나 많은 회의록을 직접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AI를 통한 회의록 분석의 정확도가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일부 정보에서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 허위생성)이 발견됐습니다. 회의록 요약 기능 정도는 AI를 참고했지만, 디테일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은 수작업이 불가피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탐사기획팀 소속 데이터 전문기자가 파이선 프로그램을 통해 결론을 산출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다만, 기술은 진보하기 때문에, 몇 년 안에 가능해질 거라고 믿습니다. AI를 통해 누구나 국회의 예산 심의를 감시할 수 있는 시대임을 선언하는 것, SBS 탐사기획팀의 이 목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의원님의 쌈짓돈?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대해부 경…
의원님의 쌈짓돈?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대해부 경인일보 한규준 기자 2025년 경기도 지역사회에서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은 논란의 중심이었습니다. 현역 경기도의원 3명이 특조금 사업을 따내려는 업자에게 편의를 봐준 대가로 뇌물을 수수해 중형을 선고받았고,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배분 시기를 명문화하는 조례안을 두고 대법원 소송전까지 치달았습니다. 특조금은 긴급한 시·군 사업과 주민 생활 개선에 쓰이는 재원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지방의원 쌈짓돈'이나 '도지사 통치 자금'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불투명해진 특조금이 제 역할을 찾도록 배분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을 추적했습니다. 경기경실련과 2023~2025년 특조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특조금은 취지와 달리 단순 개보수나 도시개발 사업에 편중돼 있었습니다. 배분 과정의 ‘불투명성’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지자체 담당 공무원과 현역 도의원들의 증언에 집중했습니다. 특조금은 시군의 의사와 관계 없이 도의원 등 정치인들의 입김에 의해 신청배분 됐고, 배분 권한을 가진 도지사는 정치인 길들이기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관행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조금이 배분된 경기도내 사업 현장도 직접 찾았습니다. 일부 사업은 특조금을 받았음에도 사업이 결국 무산되거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취재팀은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특조금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고, 차기 도지사 후보군과 도의회의 개선 의지를 이끌어냈습니다. 최근 조례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는 등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멉니다. 취재팀은 특조금이 본래 목적대로 투명하게 쓰일 때까지 감시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