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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회 (2026년 3월)

수상작 6편 · 출품 후보작 8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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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6편

심사평

제427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서 후보작 86편이 경쟁했다. 6·3 지방선거와 중동 전쟁 등 어수선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며 써내려간 수작이 많아 심사위원의 고민도 그 어느 때보다 깊었다. 다수의 출품작이 접수돼 경쟁이 뜨거웠던 취재보도1부문은 JTBC의 <마약왕 박왕열 인터뷰 및 후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년 필리핀 감옥에 있던 박왕열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취재했고, 이 보도에 따라 범죄자 인도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제 마약 조직에 대한 까다로운 취재 여건과 살해 위협 속에서도 끈질기게 취재한 기자 정신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넌 남자도 아냐”라며 송환된 박왕열이 공항에서 기자를 향해 외친 영상은 ‘언론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 주는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각 지역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출품작이 다수 경쟁한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KBS제주의 <지연된 정의_부장판사 판결문 늑장 송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법원 판결문은 국민 개개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서류다. 법원의 늑장 송달 이유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판사가 판결문 원본을 제대로 쓰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사건이었다. 해당 판사의 사건 600여건을 전수 조사해 분석했으며 그로 인해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경종을 울려 법원행정처가 대책 마련에 나선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SBS Biz의 <집주인 죽자 “사촌까지 찾아라”…황당한 보증보험 조건 폐지>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내건 조건 등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서민 주거 환경의 보호망인 보증보험의 사각지대를 파헤쳐 ‘서민의 울림’이 느껴졌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일반 국민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주지만 서민의 힘으로는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도를 통해 제도 개선으로 이끌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대학이 각종 평가의 지표가 되는 순위를 올리기 위해 피인용 수치가 높은 외국 연구자의 명의를 악용하는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도했다. 이 같은 대학 순위는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도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취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제로 지적된 해당 대학 교수들이 학내 논의를 시작하는 등 개선을 위한 ‘사회적 울림’도 상당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의 <아들의 첫 출근> 보도는 기자의 발품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 수작이다. 일하다 사망한 사회 초년생 행적을 추적해 1년9개월여 만에 산업재해 인정을 이끌어 냈고, 부검 과정의 허술한 시스템과 정부 조사의 허점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직업계 고등학교 현장실습생 등을 직접 만나 취재하는 등 보도의 완성도도 높았고,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에 충분한 보도였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썩은 마대자루 속에 아버지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족의 절규> 보도는 한 장의 사진이 가질 수 있는 ‘파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심층기획을 통해 제주항공 참사 잔해물 재조사 과정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 피해자 유해와 유류품 등 관리의 허술함을 극명하게 시각화했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참사 현장에서 취재를 이어간 현장 기자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졌고, ‘현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해체작업하는 사드기지 방공무기 발사대
후보 10-01 사진보도보문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 김현태*
홍 중사의 비극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국민일보 송태화
'수천만원 가입비 받고 짬짜미'...서울 한복판에 판치는 '중개사 담합' 외 2건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파이낸셜뉴스 권준호
대북송금 사건 검찰 조작 의혹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오마이뉴스 김종훈*
김병욱 아들, 28억 강남 아파트 ‘아빠찬스’ 검증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JTBC 이윤석 이윤석
조의금을 현금깡으로... 재향군인회 회계 비리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한국일보 신은별·나광현·이유진*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추행 의혹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MBN 김도형*·김순철·이지율·심동욱
안전공업 대표 막말 및 구조적 결함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SBS 제희원·김민준*·조민기*·권민규·임지현
사적보복 대행 조직 추적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MBN 김순철·최민성·조성우*·황지원*·정혜진*
남양주 김훈 스토킹 살인
후보 1-10 취재보도1부문 KBS KBS 사회부 종로 사건팀
함양 산불 방화 용의자, 잡고 보니 ‘봉대산 불다람쥐’
후보 1-11 취재보도1부문 세계일보 강승우
사드 반출 및 천궁Ⅱ 실전 투입
후보 1-12 취재보도1부문 SBS 김태훈*·김수영*
정원오 고액후원 8인 업체, 5년간 성동구 수의계약 '541억원' 따내
후보 1-13 취재보도1부문 시사저널 변문우·강윤서
조선일보 둘째 아들, 회삿돈 500만 달러 배임 의혹
후보 1-14 취재보도1부문 뉴스타파 전혁수*·박종화*·최혜정*
정보 경찰 저인망식 수집 부활 실태
후보 1-15 취재보도1부문 아시아투데이 최민준·정민훈*·조해수*
장경태 국회의원 성추행 의혹 영상 및 2차 가해 의혹
후보 1-16 취재보도1부문 TV조선 황정민·한송원·고희동·전정원·고승연*
남양주 스토킹 살인
후보 1-17 취재보도1부문 연합뉴스 경기북부취재본부 최재훈*·심민규*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 부실수사
후보 1-18 취재보도1부문 YTN 김이영·최승훈*·표정우·김광현*
김건희 불기소 처분 전 ‘무혐의 판례 검토’ 지시
후보 1-19 취재보도1부문 경향신문 유선희*·이홍근·정대연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구청-대통령경호처’ 통신 기록
후보 1-20 취재보도1부문 JTBC 임지은*·김서하·조유리
국가 통계의 미래 (해설·논평 부문)
후보 12-01 전문보도보문 이투데이 김지영*
"보디프로필이면 장땡?" 전문성 실종된 헬스장, 위고비 습격에 '고사 위기‘ (체육·레저 부문)
후보 12-02 전문보도보문 노컷뉴스 김조휘
탄소 없는 열, 유럽에서 답을 찾다 — SBS '모든 것의 전기화' 시리즈 (과학·환경 부문)
후보 12-03 전문보도보문 SBS 장세만·장선이
[12.3 내란의 재구성] 윤석열 1심 판결 대해부 (온라인 부문)
후보 12-04 전문보도보문 오마이뉴스 이종호*·박소희*
대북송금 사건 진술회유 의혹
후보 1-21 취재보도1부문 KBS 김태훈*·김우준*·김영훈*·정해주
금지된 사이비 ‘윤 율리아’, 40년의 민낯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CPBC 맹형균·전은지·이정민*·이준태
‘번역가’ 황석희, 성범죄 리스트
후보 2-02 취재보도2부문 디스패치 김소정·정태윤
포화 속의 두바이 : 이란전쟁 직후 192시간의 현장 리포트
후보 2-03 취재보도2부문 JTBC 조보경
119 신고하고도 소방·경찰의 부실 수색으로 숨진 채 발견된 30대 공무원
후보 3-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 박세진*
보호받지 못한 보호구역
후보 3-02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북매일 단정민
한 아이의 죽음, 반복되는 침묵…해든이가 남긴 사회의 책임
후보 3-03 지역 취재보도부문 뉴스1 광주전남본부 김성준*·박지현*
관권선거의 부활, ‘읍면동지’의 실체
후보 3-04 지역 취재보도부문 제주MBC 권혁태·강흥주
제주항공 참사, 주먹구구식 초기 수습
후보 3-05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일보 박준원
성희롱 쪽지는 무죄, SNS는 유죄?.. 성폭력처벌법 개정 주도
후보 3-06 지역 취재보도부문 춘천MBC 나금동*
초유의 경주마 금지약물 도핑 사태
후보 3-08 지역 취재보도부문 JIBS제주방송 김동은*·윤인수*·강명철
갑자기 ‘세금 폭탄’..미등록 PG 단말기 피해
후보 3-09 지역 취재보도부문 G1방송 김도운·김윤지·손영오
전주올림픽 타당성 보고서 대해부
후보 3-10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조수영*·정자형·정진우*·조성우*
장애인 보호시설의 인권 유린…'은폐 카르텔' 고발
후보 3-1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부산 KBS부 김서영*·김기태*
잃어버린 명예
후보 3-12 지역 취재보도부문 인천일보 이순민·이창욱·이아진*·전민영*·이나라
바로잡을 의지 없는 ‘낯부끄러운 공정위’
후보 3-13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일보 양재희
부당 견인과 정비소 유착 실태
후보 3-14 지역 취재보도부문 G1방송 김도운·손영오
울산 일가족 사망 사건
후보 3-15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울산취재본부 장지현
남양주 스토킹살인
후보 3-16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목은수·조수현*
전기차 충전, 약탈적 생태계
후보 4-01 경제보도부문 이투데이 김채빈·조유정*·정호영·서이원
설계자들
후보 4-02 경제보도부문 아시아경제 임혜선·허경준
AI ‘정의로운 전환’을 묻다-AI 시대 노사 2.0
후보 4-03 경제보도부문 헤럴드경제 박혜원·전새날
알뜰주유소의 배신
후보 4-04 경제보도부문 MBN 이혁근·이시열·김영진*
한·중·미 로보택시 大戰
후보 4-05 경제보도부문 아시아경제 백종민·오현길·이승진·최영찬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후보 4-06 경제보도부문 서울신문 황인주·김예슬·이승연*
삼성-레인보우로보틱스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후보 4-08 경제보도부문 CBS 이원석 이원석*·김지은*·김수정*·김구연*
지역 편의점 위기 조명
후보 5-01 지역 경제보도부문 중부일보 박지우
형법 98조(간첩법) 개정 필요성
후보 6-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배민영
출판기념회의 민낯: 반성없는 정치인, 방치하는 선관위
후보 6-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신은별·나광현·이유진*
주소불평등 사회 x 아파트 20년 실거래가 라이브러리
후보 6-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오마이뉴스 신상호·이종호*
[스마트에너지리포트]전력 패러다임 바꾸는 분산에너지
후보 6-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머니투데이 권다희·임찬영
전기국가 패권전쟁
후보 6-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경제신문 김리안·김대훈*·하지은*
2036년 당신의 직업은 안전합니까?
후보 6-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심희정*·양한주·김혜지*
그림자전쟁 : AI의 직업 침탈기
후보 6-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한국일보 특별기획팀
산불 1년 : 꺼지지 않은 상처
후보 6-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김판·김지훈*·이강민
여야, 안 가리고 출판기념회서 또 오고간 현금
후보 6-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신문 정현환*
'AI 환각' 투성이, 공무원 국외훈련 보고서 전수분석
후보 7-02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노유진·배여운
신상박제 주클럽 피해자 318명 추적
후보 7-03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황현규·김보담*·김혜진*·김영훈*
'배드파더스'의 귀환-오지 않는 양육비
후보 7-04 기획보도 방송부문 MBN 이혁준*·안병수*·최하언
일본 극우세력 ‘위안부 모욕’ 후원 실태 탐사
후보 7-05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홍의표·정혜인
‘배달의민족’ 고객 정보 유출·보복 테러 조직 실체 추적
후보 7-06 기획보도 방송부문
프로포폴 오남용 실태 추적
후보 7-07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이형관·이도윤*·이유민·심새하·서원철
어른이 된 아이들-돌봄의 무게 벗을까
후보 7-08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손은혜
불길 밖 죽음: 소방관 트라우마 국가 책임을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무등일보 이삼섭·최류빈
지방자치 최전선 읍·면·동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부일보 박명호
포천 오폭 1년, 버려진 상흔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일보 김현우*·박지혜*·김혜진*·이광덕·김철빈
대구고립보고서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신문 신중언·임재환·윤수진*
보이지 않는 지옥도, 다제내성균
후보 8-05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기일보 황호영·김도균*·오종민
청년 정착 꿈꿨지만…정착 못하는 청년마을
후보 8-06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광주일보 서민경
바다를 건넌 용기, 섬의 3·1운동
후보 8-07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일보 양진수·곽안나·안지섭·양민섭
‘코리안 드림’ 외국인 노동자리포트
후보 8-08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남도일보 조태훈·박건우·임지섭
광주 100년 도심학교 무너진다
후보 8-09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남도일보 김경태*·임문철·김다란·이서영
무명, 나무 심는 여인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진재운*·정기형
교육감 선거 의제...생성형 AI 검증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전주 오중호·김동균*
경북 산불 1년_붉은 낙인 타버린 권리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TBC 안상혁·김도윤*
책임 없는 ‘시민의 발’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전주MBC 조수영*·이주연*·조성우*·서정희*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마약왕 박왕열 인터뷰 및 후속 JTBC
마약왕 박왕열 인터뷰 및 후속 JTBC 최광일 기자 2021년 1월, 황하나 마약 관련 제보로 시작된 취재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직접 만난 세 명이 마약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마약 범죄는 개인의 일탈이나 안전의 문제를 넘어, 한순간에 사회를 무너뜨리는 구조적 범죄라는 걸 배웠다.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조직적 마약 유통 구조를 추적하던 중, 그 정점에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인 박왕열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살인 전과로 복역 중이었음에도 국내에 마약을 지속적으로 유통하며 여전히 범죄를 확장하고 있었다. 2023년 4월, 첫 필리핀 현지 취재는 완전히 실패였다. 교도소 접근은 제한됐고, 촬영 역시 불가능했다. 그러나 현지 인맥과 제소자 접촉을 통해 박왕열을 대면할 단서를 쌓아갔고, 수개월에 걸친 시도 끝에 공식 촬영 허가를 받아냈다. 마침내 박왕열과 마주한 자리에서 그는 살인과 마약 유통을 ‘사업’이라 주장하며, 피해와 죽음에 대해 어떠한 죄책감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며 범죄를 합리화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취재진은 그의 발언과 실태를 공개할지 깊이 고민했다. 보도 이후 감수해야 할 위험은 분명했고, 실제로 협박과 위협이 이어지며 신변 보호까지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이 구조를 드러내지 않는다면 또 다른 피해가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보도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결국 3월 박왕열의 국내 송환으로 이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마약 중독에 무너지고 있기에 언론은 끝까지 악을 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연된 정의_부장판사 판결문 늑장 송달 KBS제주
지연된 정의_부장판사 판결문 늑장 송달 KBS제주 고민주 기자 법정에서 선고를 듣다 보면, 그 안에는 무수한 눈물과 안도, 절망과 기쁨이 뒤섞여 있다는 걸 느낍니다. 판사의 한마디가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판사는 법정을 찾은 모든 이에게 최대한 빠르고 명쾌한 답을 줘야 합니다. 2월, 한 변호사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선고는 났는데 판결문이 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재판은 끝났지만 판결문을 받지 못해 소송 당사자는 강제집행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믿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판결문 늑장 송달로 멈춰버린 당사자들의 시간을 따라가다 보니, 문제는 한 사건만이 아니었습니다. 제주지방법원에서 근무했던 김모 부장판사는 2년 동안 64건의 판결을 선고한 뒤, 판결문을 한 달이 넘어서야 당사자에게 송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길게는 반년 가까이 판결문을 받지 못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판사들은 우리네 심정을 모른다”는 한 당사자의 말이 오래 맴돌았습니다. 이후 계속 ‘왜’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왜 판결문 송달이 늦어졌는지, 왜 법원은 송달 지연 통계조차 관리하지 않는지 하나씩 확인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법원 문턱이 높다는 것도 절실히 느꼈습니다. 복도 촬영조차 허가가 나지 않았지만, 촬영기자 고진현 선배의 새로운 촬영 덕분에 취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 채승민 선배, 강탁균 선배 덕분에 취재 방향을 잡고 기사를 더 잘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보도 이후 법원행정처는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속 보도를 이어가며 더 끈질기게 취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집주인 죽자 “사촌까지 찾아라”…황당한 보증보험…
집주인 죽자 “사촌까지 찾아라”…황당한 보증보험 조건 폐지 SBS Biz 박연신 기자 우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합니다. 주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세금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에 돈을 더 내면서까지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합니다. 하지만 집주인의 사망이라는 변수 앞에서, 이 보험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마땅히 세입자들을 보호해야 할 순간에, 전세보증보험은 오히려 세입자들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은 제도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임대인이 사망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세입자에게 집주인의 4촌 이내 방계혈족까지 직접 찾아 상속 포기를 입증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법원 실무와 동떨어진 행정 편의적 기준으로 인해, 보험료를 납부한 가입자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절차를 떠안고 있었습니다. 많은 보도가 전세사기라는 범죄 현상에 집중할 때, 저는 제도 내부의 구조적 결함에 주목했습니다. 보증 이행이 중단된 사례가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을 확인했고, 보도를 통해 단기간 내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습니다. 현장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이를 정책 변화로 연결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역할임을 이번 취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주거 불안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사를 쓰게 돼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이번 수상은 SBS Biz가 한국기자협회로부터 받는 첫 번째 기자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쁩니다. 앞으로도 숫자와 거대 담론에 가려진 사각지대를 끝까지 추적하겠습니다.
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 연합뉴스
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 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학술용병’ 취재가 드러낸 의혹보다 중요한 건 배경입니다. 전 세계 대학을 한 줄 세워 순위를 매기는 산업이 고등교육 기준처럼 자리 잡은 시대입니다. 여기서 뒤지면 유학생·교원 유치 경쟁에도 밀리고, 기부금도 줄어듭니다. 랭킹이 떨어지면 동문들 압박도 거세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학의 각 부문을 따져 순위를 집계하는 주요 기관은 영국에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대학을 죽이고 살리는 기준이 밖에 있는 셈입니다. 한글로 쓴 논문은 랭킹에 중요한 학술 데이터베이스 인용 지표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그럼 영어로 쓰면 되지 않나? 취재해보니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훌륭한 영어 논문을 내도 ‘안 보이면’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취재로 만난 대학 관계자들은 우리 연구자가 글로벌 학계의 네트워크에 들어가 가시적으로 활동하지 않으면 피인용 수치를 늘리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금의 ‘랭킹 시스템’에선 연구 자체만큼이나 그걸 홍보하고 글로벌 학계에 유통하는 플랫폼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학으로선 내생적 역량 증진보단 외국 학자들을 교두보로 자교와 글로벌 학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훨씬 효율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구체적 방식이 사회적으로 마땅한지는 별개입니다. 나아가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어느새 우리 고등교육의 표준처럼 여기지는 랭킹 중심주의가 바람직한지도 비판적으로 따져볼 문제입니다. 지속적 공론화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공청회나 토론회가 열리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내길 바랍니다.
아들의 첫 출근 KBS
아들의 첫 출근 KBS 김지선 기자 19살 아들을 잃은 엄마는 맨발이었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여름날. 회사 문 앞에 주저앉아 단식 농성을 하던 고 박정현씨 어머니의 처연한 그 발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유가족은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진실을 밝혀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취재팀이 경찰 보고서, 부검감정서를 입수해 분석해 봤더니 곳곳이 허점이었습니다. 엉터리 조사 끝에 나온 결론은 ‘회사 책임 없음’, ‘개인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었습니다. 방송 이후 다시 열린 산재 심의에서 박정현씨의 죽음은 산업 재해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사망 1년9개월 만입니다. 유가족은 ‘이제 정현이를 하늘나라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늦었지만 참 다행스러운 일이나, 부실한 정부 조사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첫 출근을 하는 이들이 부디 안전하기를, 더 이상 귀한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취재했습니다. ‘기레기’라는 말에 이어서 ‘재래식 언론’이라는 말까지 나온 세상에서 기자는 뭘 할 수 있을까, 뭘 해야 할까, 무력감에 시달릴 때가 있습니다. 기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치열하게, 성실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지치지 말고, 더 잘하라는 격려를 담아주신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으로 구현하기 쉽지 않은 주제를 1시간짜리 다큐로 만들 수 있었던 건 촬영기자, 편집감독, 조연출, 리서처, 그래픽감독, 음악감독 덕분입니다. 밤새 고생을 함께 해주신 <시사기획 창> 제작팀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엄마가 바빠서 늦게 오는 날에도 씩씩하게 잘 버텨준 5살 ‘이태이’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썩은 마대자루 속에 아버지가···&qu…
19살 아들을 잃은 엄마는 맨발이었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여름날. 회사 문 앞에 주저앉아 단식 농성을 하던 고 박정현씨 어머니의 처연한 그 발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유가족은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진실을 밝혀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취재팀이 경찰 보고서, 부검감정서를 입수해 분석해 봤더니 곳곳이 허점이었습니다. 엉터리 조사 끝에 나온 결론은 ‘회사 책임 없음’, ‘개인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었습니다. 방송 이후 다시 열린 산재 심의에서 박정현씨의 죽음은 산업 재해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사망 1년9개월 만입니다. 유가족은 ‘이제 정현이를 하늘나라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늦었지만 참 다행스러운 일이나, 부실한 정부 조사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첫 출근을 하는 이들이 부디 안전하기를, 더 이상 귀한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취재했습니다. ‘기레기’라는 말에 이어서 ‘재래식 언론’이라는 말까지 나온 세상에서 기자는 뭘 할 수 있을까, 뭘 해야 할까, 무력감에 시달릴 때가 있습니다. 기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치열하게, 성실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지치지 말고, 더 잘하라는 격려를 담아주신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으로 구현하기 쉽지 않은 주제를 1시간짜리 다큐로 만들 수 있었던 건 촬영기자, 편집감독, 조연출, 리서처, 그래픽감독, 음악감독 덕분입니다. 밤새 고생을 함께 해주신 <시사기획 창> 제작팀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엄마가 바빠서 늦게 오는 날에도 씩씩하게 잘 버텨준 5살 ‘이태이’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