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2026-03-30 05:55 강의실엔 없는 외국인 석학…연고대'학술 용병'논란
2 2026-03-30 05:55 "고려대 국제논문 증가분48%는'용병교수'몫…실질협업은8%"
3 2026-03-30 05:55 '학술 용병'꼼수,원조는 연세대?…"소속 달면 인센티브"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이걸 어떻게 확인하란 말입니까?”
편집국에 들어온 제보를 전달받았을 때, 취재팀은 막막함에 부딪혔습니다. '국내 명문대학들이 국제 랭킹을 올리기 위해 피인용 수치가 높은 외국 연구자의 명의만 사 오고 있다'는, 상식적으로 믿기 힘든 의혹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국내 명문대를 제2, 3소속으로 두지만 정작 한국에 오지도, 국내 교수와 협업하지도 않는 이른바 '유령 교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논문 한 편당 얼마의 수당이 지급된다는 내용도 제보에 포함됐습니다.
대학 수강편람이나 홈페이지에는 이들의 이름조차 없었습니다. 실존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취재팀은 글로벌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뒤지는 ‘맨땅에 헤딩’을 시작했습니다.
①국제 DB 스코퍼스(Scopus) 총 피인용 수가 1만회를 넘고, ②외국 학자인데, ③뜬금없이 국내 대학 소속을 병기한 연구자.
이 세 가지 조건으로 밤낮없이 추적한 끝에 2주에 1편씩 논문을 찍어낸 파키스탄 학자나 튀르키예 등 제3세계 연구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직책은 하나같이 ‘객원교수’였습니다.
▲ 국내에선 전인미답, 해외 취재로 돌파구 마련
하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소속 표기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어떤 식으로 대학평가와 연결되는지 설명해줄 친절한 내부자는 없었습니다. 선행 보도가 있는 여타 사회문제와 달리 전인미답의 길이었기에 취재의 상당 부분은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의 틀을 짜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에 무대를 해외로 넓히는 ‘극단적 외곽 취재’를 택했습니다. 해외엔 학자들이 거리가 먼 지역의 여러 기관을 모두 소속으로 두고 논문을 내는 현상을 일컫는 ‘문어발 소속’ 논란이 이미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자교 소속 기재 대가로 노골적으로 돈을 줬다가 스캔들이 일었습니다. 논문에 소속이 병기되면 모든 곳의 실적이 되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성과 구조가 원인이었습니다. 이 문제의식으로 논문, 언론 인터뷰 등에 나섰던 거의 모든 외국 연구자, 학술단체, NGO 등에 접촉한 끝에 국내엔 없던 조력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숫자로 증명된 ‘학술 용병’의 충격적 실태
그 과정에서 섭외한 세계적인 연구윤리 대가인 로크만 메호(Lokman Meho) 베이루트 아메리칸대 교수는 논문 피인용이 기관 성과로 반영되는 원리를 연구한 계량서지학, 연구윤리 대가였습니다. 취재가 학계 자정작용에 직결된 문제라고 설득하자 그는 80여명의 외국 학자가 고려대 소속으로 스코퍼스에 올린 논문을 전수조사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고려대의 국제 논문 증가분의 무려 48%(1천11편)가 이들 외부 학자의 몫이었으며, 정작 국내 교원과의 실질적 공동 저술은 8%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분석 기간 고려대의 세계 랭킹은 우상향했습니다. 연세대도 비슷했습니다. 연세대는 외국 학자에게 자교 소속이라 병기해주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공개 제안까지 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취재팀은 실질 협력 교류 없이 소속만 한국 학교로 둔 학자들을 ‘학술 용병’이라 칭했습니다.
▲ 랭킹에 눈먼 대학 사회, 그 기형적 생태계를 공론화
부적절한 관행이었음을 인정한 연세대와 달리 고려대는 국제화 시대를 맞아 체류, 대면강의 의무를 없애는 등 혁신을 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꾸렸다고 맞섰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의 윤리적 인식틀을 넘기엔 부족했습니다. 핵심은 메호 교수의 질문이었습니다. ‘순위, 지표가 없었다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대답이 ‘아니오’라면 랭킹을 위한 얄팍한 전략이란 뜻입니다. 실제로 몇 년 간 대학자체평가보고서엔 성과 목표로 ‘랭킹’이 명시돼 있었습니다. 약 2달의 취재 끝에 취재팀은 명문대들이 교원의 통상 의무를 면제한 고인용 학자를 대거 데려와 국제화·연구협력 지표를 개선하고, 학술 실적도 챙기는 편법은 공론화가 필요하단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취재팀은 나아가 대학들이 왜 연구 윤리 논란을 감수하며 ‘학술 용병’을 동원했는지 동기를 집요하게 추적했습니다. 수조원의 예산이 걸린 BK21 사업의 목표로 명시된 대학 세계 랭킹, 법무부의 유학생 취업비자 심사시 출신교 세계 랭킹에 따른 가산점, 17년째 등록금 동결 기조에 외국인 석학 영입은 엄두를 못 내는 학교들의 사정, 연구 경쟁 대신 QS, THE 등 평가 기관에 광고를 집행하거나 외부 업체의 ‘컨설팅’을 받는 은밀한 관행, 학술 용병 사태에 자괴감, 박탈감을 느끼는 토종 연구자들의 목소리 등을 후속 기사로 발굴했습니다. 대학 세계 랭킹에 목메며 기형적으로 왜곡되고 있는 연구 생태계의 민낯을 처음으로 공론화한 것입니다.
▲ 연고대 '학술 용병' 활약 시기에 세계대학평가 순위 껑충(3월 30일)
▲ 파키스탄 학자가 2주 1편 써낸 논문, 고려대 학술 실적으로(3월 30일)
▲ BK21이 부추겼나…'학술용병' 눈감은 교육부, 연구 생태계 흔들(3월 31일)
▲ '1억 소속세탁' 사우디大의 몰락…연고대 '학술용병' 문제없나(3월 31일)
▲ 52개大 '보이콧'에도 굴복…상아탑 옥죄는 '랭킹의 덫’(4월 1일)
▲ "문어발 소속은 생태계 교란" 佛학자 경고, 한국은 '무방비’(4월 1일)
▲ '순위장사' 대학평가 부작용…고액컨설팅에 억대 광고비 '투입'(4월 2일)
▲ "이름 빌리는 데 펑펑, 우린 소모품이냐"…토종학자들 '부글'(4월 2일)
▲ 17년 돈줄 묶고 '세계 랭킹' 강조…'학술 용병' 부추기는 정책(4월 3일)
▲ 비자혜택이 만든 '랭킹의 늪'…中유학생 의존 대학들 생존게임(4월 5일)
▲ "표절이 도핑이면 '학술 용병'은 반칙" 연구윤리 석학의 일침(4월 6일)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해당사항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해당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취재 기자 모두 바이라인에 기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번 보도의 주된 의의는 단연 ‘독창성’입니다. 사회적으로 모범이 돼야 할 명문 사학들이 편법에 가까운 방식으로 외국기관 연구자들을 운용하고 있단 사실 자체를 대한민국 언론 최초로 알렸습니다. 직접인 선행 보도는커녕 유사한 문제의식을 담은 보도조차 전무했습니다.
이 사안이 얼마나 생소하고 충격적인 문제였는지를 가장 잘 방증하는 것이 바로 타 매체 기자들의 즉각적인 반향이었습니다. 연합뉴스가 ‘학술 용병’ 의혹을 처음으로 수면 위로 끌어낸 이후, 타 매체 기자들은 취재팀의 각 기자들에게 수차례 연락해왔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를 묻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취재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이토록 은밀한 관행을 도대체 어떻게 파악하게 됐는지를 제각각 앞다투어 캐물었습니다.
취재진이 약 2달 동안 벌인 취재 방법론의 특성상, 그리고 주로 공식 출입처를 통해서만 사실 여부를 확인받는 기존 언론 관행상 타 매체의 후속 보도가 뒤따르기 구조적으로 매우 어려운 기사였습니다. 그럼에도 선도적 보도 파급력에 힘입어 일부 매체를 통해 연합뉴스의 핵심 취재 내용이 인용되며 우리 사회 공론장에 성공적으로 전파 및 확산될 수 있었습니다.
▲ 해외 석학 온다더니 '유령 교원'...연고대 순위 상승 '꼼수'(한국경제TV)
▲ 연세대·고려대, 대학 순위 끌어올리려 '학술 용병' 활용 정황(강원도민일보)
▲ "소속만 걸었다"…국내 대학 '학술 용병' 의혹 제기(더퍼블릭)
▲ 고대·연대, '학술 용병' 의혹 부인…"대학 평가 편법 없었다"(이데일리)
▲"순위 못 들면 중국인들 유학 안 와"...평가기관에 수억씩 찔러주는 대학들(매일경제)
▲ [단독] 연세대·고려대 '학술용병' 의혹에 세계 대학평가기관 QS "증거 확보 시 조사 착수"(코리아헤럴드)
6.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의 가장 큰 사회적 의의는 ‘그들만의 세계’인 학계에서 암암리에 벌어지던 의심스러운 관행을 최초 발굴해 수면 위로 끌어올렸단 점입니다. 끈질긴 취재가 없었다면, 학술 생태계가 계량화된 지표 경쟁으로 교란되는 심각한 구조적 모순은 묻혔을지 모릅니다. 대형 언론사들이 유수 대학이나 대학평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학계에 미친 파장도 컸습니다. 암암리에 이런 관행을 알았던 학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고 반응했고, 처음 접한 학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뼈아픈 성토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고려대에서는 전임교원 1천800명이 소속된 ‘교수의회’가 9일 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학내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취재팀이 접촉한 일부 교수는 ‘학술 용병’ 교수에게 논문 한편당 200만원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있으며 금전 출처도 불분명하다며 진상 규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연구자 커뮤니티 등에도 연구 예산 등 각종 자원을 순위 경쟁에 투입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번지고 있습니다. BK21 사업이나 유학생 유치와 관련된 비자 문제 등 정부 정책과 연결된 부분도 적지 않아 사회적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는 보도 직후 국내 주요 대학을 대상으로 비전임 외국인 교원의 체류, 강의 실적 및 실질적인 연구 교류와 공동저술 비중을 확인하는 대대적인 실태조사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교육부는 이런 꼼수 전략을 인지하고도 '대학의 재량'이라며 방치해 왔습니다. 하지만 연합뉴스 보도가 학술 생태계 전반을 관통하는 ‘윤리적인 틀’을 명확히 제시하자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국으로선 단순 위법 여부를 따지는 것을 넘어, 국제적 연구협력이 잦아진 새로운 시대에 맞춰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할 엄중한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하 한국연구재단 역시 이번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연구 부정 대처를 총괄하는 연구윤리지원센터는 보도의 취지에 공감하며, 대학들의 성과 부풀리기에 악용될 소지가 큰 소속 표기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대학 측에 소속 표기에 대한 '일반 원칙'을 선제적으로 안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교육부, 국내 대학들 '학술용병' 의혹에 실태조사 착수(3월 31일)
▲ 뻥 뚫린 '학술 용병' 감시망…윤리 가이드라인은 사실상 전무(4월 7일)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으며 모두 직접 취재한 내용들입니다. 사내에선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 공정보도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 연합뉴스지회가 심사한 제352회(3월 송고분) 이달의 참글상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명문 사학들이 편법에 가까운 방식으로 외국 연구자를 운영하는 사실을 최초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았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취재팀은 치열한 의혹 제기 과정에서도 보도에 거명된 주요 대상 기관의 반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언론의 윤리적 책임을 다했다고 자평합니다.
연세대는 취재 과정에서 학술 용병의 문제를 인지한 뒤, 지난 2022년 8월 문제 학자들과의 계약을 선제적으로 해지했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이후 외국 우수 연구자와 비전임 교원 계약 시 그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침을 갱신했다는 입장을 전해왔고, 취재팀은 이를 기사에 충실히 반영했습니다.
고려대는 문제의 외국 고인용 학자 80여 명 집단, 이른바 K-클럽에 대해 '정상적인 국제 연구 협력이며 실질적인 학술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취재팀은 이를 각 개별 기사에 모두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학교의 해명과 설명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별도 기사까지 송고하여 취재 대상의 입장을 가감 없이 전했습니다.
이번 보도는 철저한 검증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신청서를 제출하는 4월 7일 현재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취재와 관련해 외부의 지원도 받은 바 없습니다.
취재후기
(427회)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연합뉴스
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
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학술용병’ 취재가 드러낸 의혹보다 중요한 건 배경입니다. 전 세계 대학을 한 줄 세워 순위를 매기는 산업이 고등교육 기준처럼 자리 잡은 시대입니다. 여기서 뒤지면 유학생·교원 유치 경쟁에도 밀리고, 기부금도 줄어듭니다. 랭킹이 떨어지면 동문들 압박도 거세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학의 각 부문을 따져 순위를 집계하는 주요 기관은 영국에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대학을 죽이고 살리는 기준이 밖에 있는 셈입니다.
한글로 쓴 논문은 랭킹에 중요한 학술 데이터베이스 인용 지표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그럼 영어로 쓰면 되지 않나? 취재해보니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훌륭한 영어 논문을 내도 ‘안 보이면’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취재로 만난 대학 관계자들은 우리 연구자가 글로벌 학계의 네트워크에 들어가 가시적으로 활동하지 않으면 피인용 수치를 늘리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금의 ‘랭킹 시스템’에선 연구 자체만큼이나 그걸 홍보하고 글로벌 학계에 유통하는 플랫폼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학으로선 내생적 역량 증진보단 외국 학자들을 교두보로 자교와 글로벌 학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훨씬 효율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구체적 방식이 사회적으로 마땅한지는 별개입니다. 나아가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어느새 우리 고등교육의 표준처럼 여기지는 랭킹 중심주의가 바람직한지도 비판적으로 따져볼 문제입니다. 지속적 공론화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공청회나 토론회가 열리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내길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427회 전체 총평
제427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서 후보작 86편이 경쟁했다. 6·3 지방선거와 중동 전쟁 등 어수선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며 써내려간 수작이 많아 심사위원의 고민도 그 어느 때보다 깊었다.
다수의 출품작이 접수돼 경쟁이 뜨거웠던 취재보도1부문은 JTBC의 <마약왕 박왕열 인터뷰 및 후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년 필리핀 감옥에 있던 박왕열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취재했고, 이 보도에 따라 범죄자 인도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제 마약 조직에 대한 까다로운 취재 여건과 살해 위협 속에서도 끈질기게 취재한 기자 정신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넌 남자도 아냐”라며 송환된 박왕열이 공항에서 기자를 향해 외친 영상은 ‘언론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 주는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각 지역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출품작이 다수 경쟁한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KBS제주의 <지연된 정의_부장판사 판결문 늑장 송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법원 판결문은 국민 개개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서류다. 법원의 늑장 송달 이유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판사가 판결문 원본을 제대로 쓰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사건이었다. 해당 판사의 사건 600여건을 전수 조사해 분석했으며 그로 인해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경종을 울려 법원행정처가 대책 마련에 나선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SBS Biz의 <집주인 죽자 “사촌까지 찾아라”…황당한 보증보험 조건 폐지>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내건 조건 등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서민 주거 환경의 보호망인 보증보험의 사각지대를 파헤쳐 ‘서민의 울림’이 느껴졌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일반 국민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주지만 서민의 힘으로는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도를 통해 제도 개선으로 이끌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대학이 각종 평가의 지표가 되는 순위를 올리기 위해 피인용 수치가 높은 외국 연구자의 명의를 악용하는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도했다. 이 같은 대학 순위는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도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취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제로 지적된 해당 대학 교수들이 학내 논의를 시작하는 등 개선을 위한 ‘사회적 울림’도 상당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의 <아들의 첫 출근> 보도는 기자의 발품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 수작이다. 일하다 사망한 사회 초년생 행적을 추적해 1년9개월여 만에 산업재해 인정을 이끌어 냈고, 부검 과정의 허술한 시스템과 정부 조사의 허점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직업계 고등학교 현장실습생 등을 직접 만나 취재하는 등 보도의 완성도도 높았고,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에 충분한 보도였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썩은 마대자루 속에 아버지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족의 절규> 보도는 한 장의 사진이 가질 수 있는 ‘파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심층기획을 통해 제주항공 참사 잔해물 재조사 과정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 피해자 유해와 유류품 등 관리의 허술함을 극명하게 시각화했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참사 현장에서 취재를 이어간 현장 기자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졌고, ‘현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