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사회적 고립 상태에서 맞이한 죽음인 ‘고립사’는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사회 문제입니다. 특히 대구에서는 2024년 기준 고독사 혹은 무연고사로 사망한 사람이 57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 평균 1.6명꼴입니다.
수치는 충격적이지만, 숫자만으로는 왜 이런 죽음이 반복되는지 설명되지 않습니다. 고립사의 핵심은 ‘혼자 맞는 죽음’이라는 사건이 아니라, 죽음 이전의 삶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본지의 기획보도 ‘대구고립보고서’는 이 지점에서 출발했습니다. “고립사를 앞둔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나?” 취재진은 이 질문을 품고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12월1일15시53분 나혼자 살다 외로운 죽음…대구 고립사 전국 평균 웃돌아
2 12월1일16시45분 고독사-무연고사…'사회적 고립'이란 공통분모로 접근해야
3 12월1일16시46분 201호에'눌어붙은 죽음'⋯고독사 알린건 냄새 뿐이었다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대구 고립 지형도를 그리다
가장 먼저 확인한 건 고립자들의 주소지였습니다. 이를 위해 취재진은 대구시와 8개 구·군(군위군 제외)이 관리하는 고독사 위험군 1만682명(2023~2024년 조사) 주소 데이터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고독사 위험군 조사는 지역 통장이나 사회복지사가 1인 가구를 직접 방문해 사회적 고립도를 파악하는 조사입니다. 취재진은 이들의 주소가 ‘사회적 고립의 좌표’일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주소 데이터를 지도 위에 옮겨 고립의 분포를 시각화했고, 행정동 인구 대비 위험군 비율을 산출해 ‘대구 고립 지형도’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개별 사례나 통계 나열에 머물던 기존 접근을 넘어, 지역 단위 고립 위험을 공간적으로 분석한 첫 시도였습니다.
지도는 두 가지 사실을 드러냈습니다. 고립의 위험은 일부 행정동에 비정상적으로 몰려 있다는 것. 그리고 위험군 비율이 높은 상위 10개 동에는 영구임대아파트, 원룸‧고시원촌, 노후주택가 등 특정 주거가 몰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여기에 쪽방을 추가해 기획기사를 쓰기로 했습니다. 쪽방은 절대적인 인구 수(대구 전체 약 530명)가 많지 않고, 주민들이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 많아 위험군 실태조사로는 포착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통계와 행정 데이터에 가려진 영역이지만, 고립사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기 위해 본지는 이 부분 역시 놓치지 않고 조명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취재진은 상위 10개 동을 ‘고립 밀집지’로 보고 영구임대아파트 밀집지, 원룸‧고시원촌, 노후주택가 밀집지 그리고 쪽방 밀집지로 분류하고 집중 취재했습니다.
◆1년간 60여명 취재…지역대학과 공동연구 수행
취재 기간은 약 1년입니다. 이 기간에 만난 취재원은 60명이 넘습니다. 교수, 연구자, 사회복지사 등 일부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고립 위험이 큰 1인 가구 당사자였습니다. 취재진은 지역 사회복지관의 협조를 받기도 했지만, 복지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원룸·고시원 밀집지 등에선 직접 골목을 돌며 문을 두드리고 주변을 탐문해 취재원을 발굴했습니다. 고립 가구 취재는 접근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만남이 성사되더라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거나, 인터뷰 도중 또는 이후에 갑작스럽게 연락이 끊기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단기간의 접촉에 그치지 않고, 반복해 연락하고 다시 찾아가며 신뢰를 쌓는 방식으로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강상훈 대구보건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김석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만나며 기획은 한 단계 확장됐습니다. 두 교수는 기획 취지에 공감해 취재진이 수집한 자료를 검토하고 자문을 제공했습니다. 나아가 취재진은 대구보건대의 지원을 받아 강상훈 교수와 김석주 교수, 조사연구기관 코뮤니타스와 공동연구팀을 꾸려 대구지역 고립사의 공간적·사회적 경로를 규명하는 연구를 병행했습니다. 이 연구는 본 기획이 단순히 현장 사례 모음에 머물지 않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주거 형태에 따른 고립 유형 분류
이번 기획의 큰 성과는 고립을 주거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으로 분류해 개념화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개인 특성이나 복지 이력 중심으로 접근한 기존 고독사·사회적 고립 보도나 연구와 달리, 삶이 놓인 공간을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선도적인 시도입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바, 이와 같은 주거 형태 기반의 고립 유형화는 학계에서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바가 없습니다.
취재진은 고립 위험이 큰 1인 가구 57명을 대상으로 집단심층면접(FGI)을 실시해, 주거 환경이 일상과 관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폈습니다. 여기에 현장 취재 과정에서 축적한 사례 분석과 전문가 자문을 결합해, 고립의 양상이 주거 유형에 따라 구분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고립은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리됐습니다. 영구임대아파트는 장기 수급자와 고령자, 만성질환자가 밀집해 관계 단절이 오랜 시간 누적되는 ‘만성 고립’, 원룸·고시원촌은 높은 이동성과 익명성 속에서 외부와의 접촉이 최소화되는 ‘은둔 고립’, 노후주택가는 장기 단절 상태의 노년층과 단기 유입 세입자가 혼재하는 ‘혼합 고립’으로 분류됐습니다. 쪽방촌에서는 극단적 빈곤과 관계 붕괴가 중첩된 ‘침전 고립’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분류는 현장의 목소리뿐 아니라 대학교수 자문, 고독사 예방 조사연구센터, 사회적 고립 전문 연구소(스스로랩), 대구서구사회적고립예방지원센터 등 실무·연구 현장의 검토를 거쳐 다듬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주거 유형별로 고립에 이르는 경로와 관계 회복의 가능성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유의미한 시도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획일적인 고립 대응 정책이 왜 현장에서 한계를 보였는지를 구조적으로 드러내는 분석틀을 마련했다고도 했습니다.
◆고립자 내러티브의 심층 취재와 정책적 함의 도출
본 기획은 동네 기사(공간)–인물 기사(생애사)–고립 유형 분석 기사(구조)로 이어지는 삼각 구성을 기본 단위로 설계해, 독자가 사회적 고립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고립자의 이야기가 개인의 비극으로 소비되는 것을 경계하고, 공간과 생활 조건을 먼저 제시한 뒤 인물을 배치함으로써 고립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결과로 읽히게 한 점이 특징입니다.
현장 취재에서는 고립이 어떤 계기로 시작됐는지, 또 관계가 끊어지는 과정에서 병과 빈곤, 주거 불안이 어떤 순서로 중첩되는지를 중심으로 생애 경로를 추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립이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누적·고착되는 과정적 현상임을 구체적인 사례로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독자가 고립사라는 현상을 다층적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대구시의 현행 사회적 고립 정책도 심층 분석했습니다. 정책이 주로 단편적인 발굴과 안부 확인에 머물러 있으며 고립의 핵심 위험군인 중장년층을 겨냥한 사업과 개입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어 공동연구 결과와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주거 유형과 생애 단계에 맞춘 정책적 보완 방향을 제시하고, 고립 예방과 관계 회복을 목표로 하는 지원 체계의 재설계를 촉구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보도 과정에선 익명 뒤에 숨지 않는 보도 원칙을 지켰습니다. 취재진은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하되, 인터뷰이가 신원 노출을 명확히 거부한 경우에 한해서만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고립의 실체를 보다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핵심 사례자들은 충분한 설명과 설득 과정을 거쳐 가능한 한 사진 보도에도 응하도록 했습니다.
본지 기획을 바탕으로 수행한 연구보고서는 지난달 발행돼 대구시 내 각 구·군청과 종합사회복지관 등에 배포됐습니다. 본지는 또 ‘대구고립보고서’를 인터랙티브 콘텐츠(http://a.imaeil.com/ev3/sbNews/isolation/)로 제작해, 독자들이 고립의 공간적 분포와 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사회 전반의 관심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관련 통계를 인용한 보도는 그간 다수 있었으나, 사회적 고립 가구의 주소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 고위험 행정동을 분류하고, 주거 유형에 따라 고립 양상을 유형화한 기획 보도는 본지가 처음입니다. 특히 고립 위험군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 전역의 고립 지형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주거 형태별 고립 유형을 개념화한 시도는 타 매체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취재원 규모 면에서도, 1년여에 걸쳐 고립 위험 1인 가구 60여 명을 심층 취재한 사례는 유사 기획물과 비교해도 두드러집니다.
본지 보도 이후 다수의 언론이 ‘대구고립보고서’를 인용해, 대구시의원들의 시정질문과 고립 대응 정책 논의를 전하며 본 기획의 문제의식과 분석 결과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본지의 심층 기획 연재 ‘대구고립보고서’는 사회적 고립 문제를 개인의 불운이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다뤄야 할 공공의제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12월 18일 열린 본지 독자위원회에서는 “지역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내공을 보여준 사례”(박순진 대구대 총장), “향후 행정·복지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 기사”(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 소장) 등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 독자는 본지에 메일을 보내 “기사를 읽고 마음이 무거워졌다”며 고립 사례자와의 만남을 요청했습니다. 해당 만남은 기자가 배석한 가운데 이뤄졌고, 독자는 이후 사례자와 매달 한 차례 식사를 하며 안부를 묻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역 정계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대구시의회는 본지 보도를 근거로 고립 위험군이 특정 행정동과 주거 유형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했고, 공간 구조와 생애주기를 고려한 맞춤형 대응의 필요성이 공개적으로 논의됐습니다.
보도 직후 정책적 변화도 가시화됐습니다. 서구는 1인 가구를 직접 찾아 안부를 확인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청년 봉사자 참여를 늘려 세대 간 교류를 강화했으며 남구는 식물을 매개로 한 정기 방문 사업을 추진하며 관계 형성 중심의 접근을 시도하고, 달서구와 중구, 수성구 등도 외출 지원, 교육 프로그램, 모임 공간 조성 등 관계 회복을 목표로 한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기부 단체 역시 변화에 동참했습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사회적 고립 관련 사업에 대한 지원 비중을 확대하고, 예방과 관계 회복을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번 기획보도를 계기로 지역대학이 중심이 된 통합돌봄모델도 생겨났습니다. 대구보건대는 4월 1딕 DHC통합돌봄지원센터(이하 센터)를 열었습니다. 해당 센터는 본 기획에서 지적된 중장년층 고립 지원 강화와 지역별, 주거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해 이뤄졌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2026 국제앰네스트 언론상 촛불상을 수상했습니다. 대구보건대의 연구지원과 세명대 안수찬 교수의 기획지원을 받았습니다.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등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7회 전체 총평
제427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서 후보작 86편이 경쟁했다. 6·3 지방선거와 중동 전쟁 등 어수선한 국내외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며 써내려간 수작이 많아 심사위원의 고민도 그 어느 때보다 깊었다.
다수의 출품작이 접수돼 경쟁이 뜨거웠던 취재보도1부문은 JTBC의 <마약왕 박왕열 인터뷰 및 후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3년 필리핀 감옥에 있던 박왕열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취재했고, 이 보도에 따라 범죄자 인도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제 마약 조직에 대한 까다로운 취재 여건과 살해 위협 속에서도 끈질기게 취재한 기자 정신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넌 남자도 아냐”라며 송환된 박왕열이 공항에서 기자를 향해 외친 영상은 ‘언론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 주는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각 지역의 특색을 엿볼 수 있는 출품작이 다수 경쟁한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KBS제주의 <지연된 정의_부장판사 판결문 늑장 송달> 보도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법원 판결문은 국민 개개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서류다. 법원의 늑장 송달 이유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판사가 판결문 원본을 제대로 쓰지도 않는다는 사실은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사건이었다. 해당 판사의 사건 600여건을 전수 조사해 분석했으며 그로 인해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경종을 울려 법원행정처가 대책 마련에 나선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SBS Biz의 <집주인 죽자 “사촌까지 찾아라”…황당한 보증보험 조건 폐지> 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내건 조건 등을 면밀하게 취재해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서민 주거 환경의 보호망인 보증보험의 사각지대를 파헤쳐 ‘서민의 울림’이 느껴졌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일반 국민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주지만 서민의 힘으로는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보도를 통해 제도 개선으로 이끌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연합뉴스의 <국내 명문대 학술 용병 의혹>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대학이 각종 평가의 지표가 되는 순위를 올리기 위해 피인용 수치가 높은 외국 연구자의 명의를 악용하는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도했다. 이 같은 대학 순위는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도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취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제로 지적된 해당 대학 교수들이 학내 논의를 시작하는 등 개선을 위한 ‘사회적 울림’도 상당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의 <아들의 첫 출근> 보도는 기자의 발품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 수작이다. 일하다 사망한 사회 초년생 행적을 추적해 1년9개월여 만에 산업재해 인정을 이끌어 냈고, 부검 과정의 허술한 시스템과 정부 조사의 허점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직업계 고등학교 현장실습생 등을 직접 만나 취재하는 등 보도의 완성도도 높았고,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한 언론의 감시 기능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에 충분한 보도였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인 한국일보의 <“썩은 마대자루 속에 아버지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족의 절규> 보도는 한 장의 사진이 가질 수 있는 ‘파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심층기획을 통해 제주항공 참사 잔해물 재조사 과정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 피해자 유해와 유류품 등 관리의 허술함을 극명하게 시각화했다.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참사 현장에서 취재를 이어간 현장 기자의 노력이 여실히 느껴졌고, ‘현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